오늘 방문한 곳은 을지로 커피인쇄소
커피인쇄소는 커창들이라면 알 법한 가게인데
커피미업의 김동완 대표님이 직접 브루잉을 하면서
바자리에 앉아 커피로 수다를 즐길 수 있어 유명함

원래 집에서 거리가 애매해서 방문계획은 없었는데
인스타에서 한달간 쉰다는 소식을 보고
당분간 갈 일이 없을 것 같아서
집에서 빈둥대다가 호다닥 카페로 출발함

을지로3가역 근처에 있어서 가깝긴 한데
카페가 큰 간판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골목길+2층건물에 도어락까지 있어서
찾는데 약간 힘들었다

우선 입구에서 노아이스라 시무룩..ㅜㅜ
두꺼운 철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예상보다 카페 내부는 아담했고
바자리+좌석까지 사람이 꽉 차있었음;;

뻘쭘하게 빈자리에 앉아있다가 바자리 날때까지 대기
그래도 자리가 빨리 비어서 바에서 제법 수다를 즐김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랑 커피만으로 얘기하는 것도
꽤나 재밌는 일이었음

전현직 바리스타도 있었고 스페셜티를 접한지
얼마 안된 사람도 있었고 나처럼 집에서 소소하게
해먹는 사람들도 있고 각양각색의 커피매니아들이
바에서 대표님을 중심으로 커피담화를 나눔.
확실히 대표님이 친절함과 친근함을 갖추고 있어
얘기를 건네는 게 어렵지 않고 오히려 즐거웠음

사먹은 커피는 태국 핀카 출린세 로즈, 라일루전 2개.
왜 사먹은 커피가 되었나면 여기는 손님이 가져온
게스트 빈을 대표님이 브루잉도 해주기 때문에
곁다리로 얻어먹은 커피들이 많았음.

우선 주문한 커피를 리뷰해보자면
태국 핀카 출린세는 데 푸에고 동생같은 느낌
계피향이 잘 살아있는 무산소 발효커피였음.
라 일루전은 컴플렉스함과 미지근하게 식었을 때
나타나는 망고나 열대과일넥타같은 달달함이 일품

곁다리로 얻어먹은 커피는 센터커피 세로아줄
로스터릭 우라가 고메로(!!!)갑분로 무엇;;
로스터릭 보자마자 너무 당황해서 표정관리 안됨
어떤 양반이 갤럼 걸러낼라고 들고왔다;;

우라가 고메로는 세로아줄을 먹고 난 뒤라
강제로 비교되어 초라해졌지만
우라가 고메로의 고유한 특징인 박과류의 시원한
느낌과 단맛은 잘 살아있었음.
세로 아줄은 뭐 말 안해도 라벤더 딸기 복숭아 노트가
선명하게 꽂히는 존맛탱이었고.

총평
여기는 나처럼 커피로 수다떠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면 재미나게 놀 수 있는 즐거운 공간인 것 같음.
시크함이나 각잡힌 느낌보다는 인간미있는
커피토픽이 하고 싶으면 가보는 것을 추천함.
물론 아이스 안되고 운영시간을 인스타로 칼같이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그것을 상회하는 즐거움이 있어서 아쉽지 않음
추가적인 소식으로 센서리랩 건물이 계약만료되서
8월 쯔음에 현재 인쇄소로 이전한다 하니
센서리랩을 가보고 싶었던 갤럼들은 그 전에 가볼 것


그리고 아직도 로릭 원두로 나를 갤밍아웃팅
시킨 사람이 잊혀지지 않는다 허 참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