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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22화에서 보여준 등장인물들의 '그릇'

댓글요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9.17 17:00:02
조회 3372 추천 195 댓글 40

가장 놀랐던 건 유진의 겸손함이었음


석방후의 초췌한 모습에 충격받아서 잠시 생각을 못했는데

유진은 미국인이 되기 위해 군인이 되었고

군인이 되고 지옥같은 전쟁터를 살아남아 영웅이 되고 지휘관이 되었는데

하루아침에 모든 걸 잃고 3년간 옥살이를 하다 나와야 했음


사람은 권력에 취하기 쉬움. 그리고 그 권력을 휘두르기 가장 좋은 직업이 군과 정치인임

유진은 쥐고있던 권력을 강제로 빼앗겨 잃었지만 단 한순간도

'내가 옛날엔 말이야' 하는 태도나 빼앗긴 권력에 대한 아쉬움을 보이지 않음

높은자리에 있다가 바닥으로 내려왔지만 유진은 그게 전혀 아무렇지 않아 보였음

처음부터 가장 낮은자리에 있던 유진은 자신이 권력을 쥐었다 해서 높은자리에 올라가지 않고 계속 낮은자리를 유지하며 겸손했기 때문에

다시 낮은자리로 내려왔을때 그에대해 분노하거나 좌절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생각함.


그리고 이후 안창호 선생을 만난 이후의 유진의 자기소개

조선이 어려워졌고 애신이 미국으로 올 수 없음을 직감한 유진은 조선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고

더 이상 군인이고 미국인인 유진초이가 아니라 최유진으로 자신을 소개했음

이제 다 내려놓고 나온 모습을 보여준거라 생각함.

그저 아쉽고 안타까운건 조선에 두고 온,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는 정인 단 하나뿐인

그 정인의 생존 하나만으로도 나는 듯이 갈 수 있다는 그런 마음을 갖게하는

유진이 욕심을 내는 건 물질도 신분도 아닌 사랑 단 하나인것





그 다음으로 보여준 동매의 자기희생


고사홍 어른이 어르신은 어르신인것이. 담 한번 넘은걸로 동매의 열을 파악하셨음.

물 불을 가리지 않고 지켜줄 자로


동매의 삶은 피비린내 나는 날카로운 칼날 위 삶 그 자체였음

베고 베는만큼 베이고 죽이고 죽을고비를 넘기고 그리고 그 삶에서 겨우 '우리애들' 이라 할 수 있는 가족들을 얻었음

그런데 그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세상 모두와 적이 되어도 좋다 라고 말함

단 한사람을 지킬 수만 있다면

부귀영화도 아니고 여인을 품는것도 아닌

그저 가져본 적 없는 이를 살릴수만 있다면 내가 죽어도 좋다 라고 말하고 있음


사람은 누구나 힘들게 얻은 걸 쉽게 놓지 않으려고 함

그게 목숨을 오락가락 하며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위험한 삶 속에 겨우 얻은 안정이라면

더더욱 놓을 수 없었을 것임 집착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음

그런데 동매는 그걸

단 한번도 가져본적 없는 이를 위해 다 놓겠다 했음

기꺼이 자신의 목숨마저 내놓겠다고

사랑에 미친자 라더니 진짜 미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선택임

멀리 갈 필요 없이 가까운곳에 짝사랑 하던 여자가

자신의 기분을 조금 상하게 했다고

썅년미친년어장관리하는년 하고 펄펄 뛰는 얄팍한 인사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음

그렇게 애신을 구하기 위해 낭인의 표적이 되고 물에 빠진 동매가 놓친건

아프지만 소중한 기억도, 애신의 동전도, 조선에 돌아가야 한다는 의지도 아닌


동매가 애신을 살리기 위해 기꺼이 내려놓겠다던

동매가 내려놓기 전까지 가지고 있던것들을 얻을 수 있게 해준 검이었음

진고개의 오야붕이 되게 해준 검. 열에 아홉은 자신에게 빚을 지게 만들었던 그 검을 놓침으로써

죽음같은 시간속에서 살아돌아온 동매가 새로이 얻은 검으로 앞으로 무엇을 위해 무엇을 베어나갈지가 궁금하게 함.





그리고 히나의 무욕


그동안 히나를 보면 자신은 장사꾼이라 하거나, 세훈의 첩으로부터 금을 빼앗고 예쁜옷을 지어입는등 

아비의 손에 빼앗긴 것들을 남은 삶을 화려하게 가꾸는것에 아끼지 않는걸로 보상을 받으려 하는듯 보였음

그리고 그 가장 큰 보상은 글로리 호텔이었고.

히나를 그저 계집이 아닌 호텔 글로리의 사장으로써 사내들이 함부로 대할 수 없게 만든, 히나에겐 가장 지킬 필요성이 있는 것이였음.


그런데 일본은 끝내 히나에게서 엄마도 이름도 빼앗고

조선도 빼앗고 호텔도 빼앗고

소중한 친구마저도 빼앗아갔음


소중한 친구의 죽음에 울기를 선택한 히나는

자신이 가진 가장 크고 중요한 것으로 물기를 선택했음

일본에 잠시 빼앗기더라도 호텔을 지키고 재산을 불려 친일을 할 수도 있었는데

자신의 빼앗긴 삶과 맞바꿔 얻은 호텔을 자신의 적들과 함께 터트리는 선택을 했음


히나가 유일하게 욕심을 냈던건 돈도 호텔도 아니라 

엄마와 친구의 생존이었는데 그 모든 걸 잃은 히나의 앞을 더 이상 막을게 없는것임




그리고 애신의 의지


애신은 모든 걸 다 잃었음

할아버지도, 가문도, 애기씨의 삶도, 아버지같은 스승 장포수도, 사랑하는 연인도, 조선도, 그리고 많은 동지들을 잃었을 것임.

애신의 빛나고 고왔던 삶은 척박하고 메말라 갈라진 삶으로 변해버렸음

일본은 잔인하게 애신의 삶 애신의 저항 그 모든걸 짓밟고 뭉개놨음

애신은 아프고 괴로우면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았음

헛된 희망이 아니라 

희망이 한톨도 보이지 않더라도, 빼앗겨 잃었다 하더라도

되찾아 돌려놓겠다는 의지 그 하나만으로 버티고 있음




마지막으로 희성의 신념


애신은 희성에게 글에 힘이 없다고 했고, 실제로 희성이 아무리 글을 쓴다 한들 일제강점기는 기어이 오고야 말았음.

애신은 이미 글에대한 신념을 내려놓고 총포를 선택했고.


믿음을 갖고 행한 일들이 빛을 받지 못하면 사람은 쓰러지기 쉬운 상태가 됨

고흐또한 그랬음. 자신의 그림이 잘못된건지 생에 단 한점밖에 팔지 못했단 사실에 사람이 무너지기 시작함

그것이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신념이 있을수록 자신을 괴롭게 했을 것임

세계 미술사에 두고두고 회자되는 안타까운 인재도 이러한데 일반인은 말 할 것도 없음..


하지만 희성은 글을 쓰는 일을 멈추지 않았음

조선이 주권을 빼앗기고, 국왕이 쫓겨나고, 의병이 죽고, 마음속에 간직한 정인이 범죄자가 되어 현상수배가 되어도

자신의 글에 힘이 없는지 의심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계속해서 글을 썼음

누군가는 기록해야 한다는 신념 하나로.

아직은 나오지 않았지만 일제시대때 문인과,언론인에 대한 탄압도 심각했음. 걸핏하면 끌려가서 고문받고 심문받고

주인공중 한명이니 희성은 그 모든 과정을 이겨내고 끝내 글을 쓰겠지만


자신이 힘이 있다 믿는것이 몇번이고 부정당하고 쓰러져도 포기하지 않고 글을 쓰는것

이 또한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됨.



출처: 미스터 션샤인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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