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11회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강자의 편이거나 약자의 편인데

진실의 편은 아무도 없다

원래 그 역할을 했어야 할 예진우는 위 두 장면으로 절묘하게 약자의 편이 되었다

이 새끼는 위로라기 보다는 약해진 틈을 타서 스킨십 하려고 하는게 아닌가 의심되기는 한데

그 동기가 어쨌든 간에 새글21이라는 약자의 편에 선 건 분명하다

주경문 교수와의 가설 검증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병사로 몰고가고 싶어서 안달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 와중에 합리적 의심에 도저히 반증이 안되니까

"부검을 반대하는 거냐"고 물어보는 것을 통해서

진실을 덮는 권력의 개새끼 내지는 겁쟁이 프레임을 씌우려는

졸렬한 이 새끼의 수법에 일단 박수를 치고 넘어간다

그 개수작에 넘어가지 않고

부검은 원래 했어야 하는 거라고 한 주경문 교수가 그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새글21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과 함께

권력자들의 간계에 맞서 함께 싸우기로 결정하는 의리파가 된 시점에서

이 양반 역시 그냥 약자의 편이 되었다

설령 이 사람이 약자의 편이 아니라 진실의 편일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구조상 예진우의 보조적 역할에 그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 그냥 약자의 편인거지

이 기자는 굳이 말할 것도 없고...

솔직히 난 이 장면이 제일 역겨웠는데

이 기자가 사실관계 전체를 아는지 모르는 지는 극중에 나오지 않아서 모르지만

약자의 편에 서서 강자랑 싸우고 있으니까 무슨 수단을 쓰든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인식을 드러내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생각하는 건 잘못 된 해석이라고? 이런 인식을 조장한 건 연출이야

취재과정에서 무슨 짓을 벌였는지를 다 봤는데

그 사건 뒤에 연결해서 이런 장면을 보여주면 누가 감정적으로 동조해주겠냐?

거기에, 취재 과정에서 사람이 죽었고 현직 기자가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돼 있는데

취재 경위를 살피기 위한 압수수색이 무슨 권력의 횡포라는거야 미친 개소리 하고 자빠졌네

그리고 이 기자가 죽인거나 마찬가지니까 살인죄로 잡혀들어가도 싸다

이번에는 권력자 쪽이 더 이해가 된다는 병신 쌉소리 하는 새끼들도 있는데

이 기자가 취재과정에서 기자윤리를 위배하고

선정적인 보도로 한 사람을 파멸의 길로 몰아넣은 건 맞는데

제보자가 죽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지 아닌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정말로 병사일 수도 있고 외인사일 수도 있다

근데 처벌받는게 싸다? 살인죄로? 대가리 속에 우동사리만 들었니?

사실 라이프 11회에서 합리성과 도덕성을 모두 갖춘 말을 하시는 분은 이 분 뿐이다

그런데, 볼때는 개 빡쳤는데 다 보고 나니 이게 말이 된다

내가 믿는 것이 무조건 진실이라고 생각하고

상대방이 하는 말은 모두 간계라고 치부하고

진실은 상대방을 이기기 위한 무기로만 사용하며

그 누구도 순수하게 진실을 추구하지 않는 사회

한 사람의 비극을 오로지 자기만을 위해 소비하는 부도덕한 사회

어떤 영웅도 없이 바닥을 기는 병신새끼들이

서로 물고 뜯는 아귀다툼을 벌이는 지옥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크 시발 내가 이런 드라마를 다 보네

길이 남을 걸작임에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