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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창작] [물갤SS] 니지가사키 역전재판 - 꿈속에서의 역전앱에서 작성

니코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5.15 20:53:05
조회 704 추천 39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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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타「다들 안녕~」

유우「흐아아암~ 안녕하세요, 카나타씨」

카나타「오늘은 카나타쨩보다 먼저 부실에서 자던 사람이 있네」

아유무「유우쨩, 요새 계속 피곤해 보여」

아유무「오늘도 연습 끝나면 또 음악과 갈 거잖아」

유우「음악과 기말 과제도 얼마 안 남았으니까...」

유우「아유무,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오늘은 먼저 돌아가」

아유무「그치만...」

미아「음악과 기말 과제 정도로 고생하면서 사람 걱정하게 만들지 말라구」

유우「나도 미아쨩처럼 천재였으면 좋겠네...」

카스미「얼레, 미아코~ 유우 선배 걱정하는 거야?」

미아「나, 나는 딱히 그런 생각은...」

란쥬「미아는 솔직하지 못하니까!」

시오리코「당신은 생각하는 게 밖으로 너무 많이 나와서 탈이예요」

세츠나「저는 그런 란쥬씨도 좋다고 생각해요!」

아이「이야, 오늘도 동호회는 시끌벅적하네」

유우「막 기분좋게 자려던 참이었는데」

아유무「유우쨩, 괜찮아?」

유우「에이, 그 때는 어쩌다 한 번 그런 거라니까」

카나타「수면은 중요하다구~ 오늘은 특별히 카나타쨩의 베개를 쓰게 해 줄...」

카나타「으, 으와아아아!」

카스미「카나타 선배?!」

아유무「무슨 일이예요?」

카나타「내 베개가... 내 베개가...」

카나타「사라졌어!」

세츠나「진짜네요! 카나타씨의 베개라면 항상 똑같은 곳에 있었을 텐데!」

미아「그럼 저 베개는 뭐야」

란쥬「아, 저거? 내가 얼마 전에 가져온 베개네」

란쥬「카나타한테 써 보라고 줬었는데」

시오리코「란쥬, 또 당신 짓인가요」

란쥬「라?」

시오리코「카나타씨의 베개를 어디에 숨기셨는지나 빨리 말하세요」

란쥬「자, 잠깐! 란쥬 아무것도 안 했어!」

리나「저기 놓여 있던 거, 란쥬씨가 들고 온 베개라고 직접 말했고...」

카나타「란쥬쨩, 설마 내 베개를...」

란쥬「아니라니까! 나 진짜 아무것도 안 했다구!」

아이「자자, 다들 란쥬한테 너무 심하잖아」

세츠나「맞아요! 증거도 없이 사람을 몰아가는 건 말도 안 돼요!」

벌컥

엠마「늦었지? 오늘 국제교류학과 수업이 늦게 끝나서~」

시즈쿠「늦어서 죄송해요, 얼른 연습을...」

시즈쿠「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유우「카나타씨의 베개가 없어졌는데, 그걸 란쥬쨩이 숨겼냐 안 숨겼냐로 의견이 갈리나 봐... 흐아암」

시즈쿠「...그럼 여러분, 재판을 열어 보는 건 어떨까요?」

미아「법적으로 해결하자는 마인드, 아메리카다워서 싫지는 않아」

카린「하지만... 우리끼리 그 어려운 걸 어떻게?」

시즈쿠「걱정 마세요! 얼마 전에 법정 드라마를 봤거든요!」

카스미「우와... 믿음 안 가...」

유우「Zzz...」

아유무「거기에 유우쨩은 피곤했는지 자고 있고...」

시즈쿠「시작해 보죠! 저희들의 재판을!」

~~~~~~~~~~~~~~~~~~~~~

시즈쿠「그럼 지금부터 피고인 쇼우 란쥬씨의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시즈쿠「양 측, 준비되셨나요?」

시오리코「미후네 시오리코, 준비 완료입니다」

세츠나「유키 세츠나, 준비 끝났어요!」

아이「분명 나나 모드로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리나「세츠나씨, 얼마 전에 법정 게임을 해서 그래」

세츠나「정말 뜨거운 승부였죠! 특히 마지막에 검사의 바이저 틈새로...」

시즈쿠「변호인, 정숙해 주세요」

세츠나「네...」시무룩

시즈쿠「그럼 시오리코씨, 사건을 정리해서 설명해 주세요」

시오리코「사건은 월요일 방과후, 즉 오늘 바로 여기 동호회 부실에서 일어났습니다」

시오리코「카나타씨의 베개는 온데간데 없고, 대신 놓여있던 건 이 베개입니다」

시오리코「란쥬는 이 베개가 자신이 카나타씨에게 선물한 베개라고 증언했습니다」

란쥬「그냥 베개가 아니야! 카나타의 상쾌한 숙면을 위해 준비한 메밀껍질 베개라고!」

시오리코「...이 메밀껍질 베개는, 당연하게도 카나타씨가 오기 전에 놓여 있었습니다」

시오리코「그리고 저희 모두 누군가가 베개를 가져다 놓는 걸 보지 못했죠」

카스미「확실히, 그랬다면 누군가는 눈치챘겠지」

시오리코「하지만 저희가 볼 수 있는 건, 자신이 온 다음의 상황뿐입니다」

시오리코「예를 들어, 제가 오기 전에는 이미 부실에 세 분이 있었기에, 저는 그 세 분이 부실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는 모릅니다」

엠마「그럼 부실에 제일 빨리 온 건 누구야?」

란쥬「당연히 나지! 이 란쥬가 수업시간이 끝나자마자 달려왔다는 말씀!」

시즈쿠「란쥬씨, 복도에서 뛰지 말아주세요」

시오리코「그건 둘째치고, 방금 증언으로 미루어 볼 때 범행이 가능한 건 란쥬밖에 없습니다」

란쥬「이, 이야기가 왜 그렇게 되는 거야!」

시오리코「란쥬 이외에는 부실에 혼자 있었던 사람이 없거든요」

세츠나「이의 있습니다!」

세츠나「결국 란쥬씨가 범행을 저지르는 모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얘기잖아요!」

시오리코「예, 본 사람은 없네요」

시오리코「하지만 여기 있는 모두가, 베개가 옮겨지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면」

시오리코「그 베개는 저희가 오기 전에 옮겨졌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미아「소거법이네, 간단하면서 논리적인 추론이야」

카린 (잘 모르겠으니까 가만히 있어야겠다)

세츠나「이의 있습니다!」

세츠나「하지만 란쥬씨도 베개가 옮겨지는 모습은 보지 못했어요!」

란쥬「그래! 나도 누가 베개를 옮기거나 하는 건 못 봤어!」

시오리코「범인이 자기가 옮겼다고 말하지는 않겠죠」

시즈쿠「현재로써는 시오리코씨의 추론이 더 논리적인 것 같네요」

시즈쿠「변호 측에서 새로운 증거를 내세우지 않는 이상은 피고의 유죄 쪽에 무게가 실립니다만...」

세츠나 (란쥬씨가 오늘 부실에 처음으로 왔다는 건 확정된 사실입니다)

세츠나 (하지만 란쥬씨는 자기가 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어요)

세츠나 (그렇다면 란쥬씨가 오기 전에 누군가가? 하지만 란쥬씨는 오늘 수업이 끝나마자 달려왔는데요...)

세츠나 (오늘 수업이 끝나자마자... 오늘...?)

시즈쿠「세츠나씨, 더 이상의 변론이 없다면 재판을...」

세츠나「잠깐만요!」

세츠나「변호 측은 본 사건의 피해자인 카나타씨에게 증언을 요구합니다!」

시오리코「이의 있습니다, 카나타씨의 입장이라면 시작할 때 정리해 드렸습니다만 뭐가 더 필요하시다는 거죠?」

세츠나「아뇨, 아직 카나타씨에게서 들어야 할 증언이 있습니다!」

시즈쿠「변호 측의 주장을 인정합니다」

시즈쿠「그래서 카나타씨에게 드릴 질문은...?」

세츠나「카나타씨, 마지막으로 베개를 보신 건 언제였죠?」

카나타「응? 카나타쨩, 저 베개는 학교용으로 쓰니까...」

카나타「금요일에 연습 끝나고 항상 놓던 곳에 놓은 게 마지막인데」

세츠나「바로 그겁니다!」

세츠나「카나타씨가 베개의 변화를 눈치채신 건 월요일」

세츠나「카나타씨가 마지막으로 자신의 베개를 목격하신 건 금요일」

세츠나「범행은 오늘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시오리코「뭐, 뭐라고요오옷!!!」

세츠나 「즉, 란쥬씨는 범인이 아닐 가능성이...」

시오리코「...세츠나씨가 이런 반응을 원하시는 것 같아서 연기해 보았습니다만, 어땠나요?」

시즈쿠「시오리코씨는 혹시 연기에도 적성이 있는 거 아닌가요?」

아유무「시오리코쨩, 진짜로 놀란 것만 같았어」

시오리코「과분한 칭찬입니다」

세츠나「어, 어라... 저만 어떤 상황인지 이해 못 하는 건가요?」

미아「Exactly」

시오리코「범행시각이 금요일 이후였던, 월요일 방과후였던 란쥬의 혐의는 그대로입니다」

시오리코「저희 학교는 주말에 학생회의 허가 없이는 외부개방을 하고 있지 않으니까요」

세츠나「그 부분에 대해서는 학생회장이었던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

카린「그럼 주말에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 말고는 부실에 올 수 없다는 것도 알겠네」

시오리코「참고로, 이번 주말에 학원을 개방해달라는 신청은 없었습니다」

세츠나「...기숙사에 란쥬씨만 사는 건 아닙니다!」

카린「서, 설마 세츠나, 나를 의심하는 거야?」

세츠나「아하하, 역시나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요...」긁적

시오리코「그럼 세츠나씨, 카린씨는 어째서 의심하지 않으시는 거죠?」

세츠나「동기가 없다고나 할까요, 굳이 카린씨가 베개를 바꿔놓을 이유는...」

시오리코「그 동기가, 란쥬씨에게는 있다고 한다면 어떨까요」

세츠나「뭐, 뭐라고요오옷!!!」

시즈쿠「이번에는 연기도 뭣도 아닌 것 같네요」

시오리코「저 역시 카나타씨에게 추가적인 증언을 요구합니다」

~~~~~~~~~~~~~~~~~~

시오리코「카나타씨, 란쥬에게 저 베개를 선물받았을 때의 일을 증언해 주세요」

카나타「글쎄, 언제였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카나타「분명 카나타쨩이 자려고 할 때 란쥬쨩이 저 베개를 가져왔었지」

카나타「이쪽이 더 상쾌할 거라고 했던가」

카나타「카나타쨩, 그대로 란쥬쨩의 무릎을 베개 삼아 잠들어 버렸답니다」

카나타「그 뒤로 란쥬쨩한테 받은 베개는 사물함에 넣어놓고, 쓴 적도 없어」

세츠나「...」

세츠나「저기, 그게 끝인가요...?」

카나타「응, 끝이야~」

세츠나「제대로 기억하시는 게 거의 없잖아요!」

카나타「그야, 졸렸으니까」

세츠나「이거 증언으로 채택해도 되는 걸까요...」

시오리코「분명한 것은 카나타씨가, 란쥬의 베개를 거절했다는 겁니다」

란쥬「엄청 섭섭했다구」

란쥬「물론 카나타가 내 무릎을 베고 자서 금방 풀렸지만 말이야!」

시오리코「과연 그럴까요」

시오리코「만약 카나타씨에게 그 베개를 쓰게 하는 것을 포기했다면, 어째서 회수하지 않았죠?」

란쥬「그... 그야! 그래도 한 번쯤은 써 줬으면 해서...」

시오리코「하지만 카나타씨는 한 번도 그 베개를 쓰지 않았죠」

카나타「그야 카나타쨩, 자기 베개가 있는데 굳이 다른 베개를 쓰지는 않는걸」

시오리코「거기에 란쥬는 질투심을 느낀 겁니다」

란쥬「물론 그런 마음이 없지는 않았지」

세츠나「라, 란쥬씨! 지금 그 발언은...」

란쥬「응? 란쥬 뭐 잘못했어?」

시오리코「란쥬는, 카나타씨의 베개에 질투를 느낀 나머지 베개를 훔친 겁니다!」

란쥬「아니, 란쥬 그런 짓 안 했다니까!」

시오리코「하지만 방금 대사로 동기는 충분히 설명되었잖아요」

시오리코「란쥬, 순순히 인정하시죠」

란쥬「우, 우으으...」

란쥬「우와아아앙! 시오리코가 나 안 믿어줘!」

시오리코「아, 아니 란쥬... 지금 저는 검사 역할이라 캐릭터성을 좀 강하게 잡은 거고...」당황

란쥬「그럼 나 믿어주는 거야?」

시오리코「아뇨, 란쥬가 범인이라고 생각하는 건 진짭니다」정색

란쥬「우와아아아앙!」

시즈쿠「란쥬씨! 제발 정숙해 주세요!」

란쥬「그치만... 그치만...」

세츠나「걱정 마세요, 란쥬씨!」

세츠나「일단 변호사가 된 이상, 저는 란쥬씨를 끝까지 믿을 테니까요!」

란쥬「...정말?」

세츠나「물론이죠!」

세츠나「저는 란쥬씨가 그런 이유로 남을 곤란하게 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믿어요!」

시오리코「란쥬의 소꿉친구로서 드리는 충고인데, 저는 훨씬 사소한 이유로도 곤란해진 적이 있어요」

세츠나「...」

세츠나「아무튼! 아직 란쥬씨가 베개를 훔쳤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어요!」

시오리코「끈질기시군요」

시오리코「그렇다면 란쥬가 훔치지 않았다는 증거는 있는 건가요?」

세츠나 (란쥬씨가 베개를 훔치지 않았다는 증거...)

세츠나 (목격자도 CCTV도 없는데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잖아요!)

세츠나 (란쥬씨의 가방에서 베개가 나온 것도 아닌데 이렇게 몰아가는 시오리코씨도 나빠요!)

시오리코「어, 엄청난 기세로 노려보고 계시네요」

시오리코「아무튼, 반론이 없으시면 여기에서 끝내도 되죠?」

시즈쿠「많이 찝찝하기는 하지만... 정황증거상 란쥬씨 이외에는 저지를 사람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세츠나 (죄송해요, 란쥬씨...)

세츠나 (저로서는 란쥬씨를 지켜 드릴 수 없었어요...)

리나「세츠나씨, 발상의 역전」

세츠나「발상의... 역전?」

리나「세츠나씨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리나「그 게임에서도 항상 그랬잖아」

세츠나「...리나씨, 고마워요!」

세츠나 (발상의 역전...)

세츠나 (그럴 리는 없지만, 란쥬씨가 훔쳤다면 그 베개의 행방은 란쥬씨 이외에는 알 수 없습니다)

세츠나 (그렇다면... 란쥬씨가 훔치지 않았다면요?)

세츠나 (다른 분이 훔쳤을까요?)

세츠나 (아뇨, 다른 분들께는 동기가 없어요)

세츠나 (만약 아무도 훔치지 않았다면... 베개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요?)

시즈쿠「그렇다면 란쥬씨는 역시 유죄인 걸로...」

세츠나「이의 있습니다!」

세츠나「변호 측에서는... 베개의 수색을 요구합니다!」

시오리코「이의를 제기합니다」

시오리코「그런 건, 재판이 끝나고 란쥬에게 물어보면 될 일입니다」

세츠나「아뇨, 지금 베개를 수색하면 란쥬씨가 유죄인지 무죄인지 알 수 있습니다!」

시즈쿠「그거 흥미롭네요」

시즈쿠「어떻게 베개를 수색하는 걸로 그걸 알 수 있다는 거죠?」

세츠나「생각해 보세요, 시즈쿠씨가 만약 베개를 훔쳤다면 그걸 어디로 가지고 갔을까요?」

시즈쿠「그야 집으로 가지고 가거나, 어디 아무도 모르는 곳에 버리지 않았을까요」

세츠나「그렇습니다」

세츠나「누군가가 베개를 훔쳤다면, 그 베개는 부실 밖으로 이동했을 거예요」

시오리코「그야 부실 안에 숨겨 봤자 금세 찾을 테니까요」

세츠나「하지만 저희는 아직 베개를 찾아보지 않았죠」

아유무「하긴... 찾기도 전에 재판이 시작되어 버렸으니」

엠마「수업 끝내고 들어오자마자 재판이 시작되어서, 난 아직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

카스미「엠마 선배도요? 카스밍도 전혀 모르겠어요~」

아이「카스카스는 처음부터 있었잖아」

카스미「겍, 아픈 부분을... 그리고 카스밍이라니까요!」

시즈쿠「정숙해 주세요! 변호인, 이야기를 계속해 주시죠」

세츠나「란쥬씨가 훔쳤다면, 란쥬씨 이외에는 그 베개의 행방을 유추하기 힘들 겁니다」

세츠나「부실을 제외한 어디에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세츠나「하지만 만약... 아무도 베개를 훔치지 않았다면...」

세츠나「그 베개는 부실 안에 있을 겁니다!」

시즈쿠「하지만... 그것은!」

시즈쿠「아무도 훔치지 않았는데 베개가 이동했다는 말이 돼요!」

세츠나「저는 동호회 여러분을 믿어요!」

세츠나「분명 이번 일도 무언가의 착오 때문에 벌어졌을 거예요!」

시오리코「좋습니다, 제 쪽에서도 부실 수색에 찬성하죠」

세츠나「시오리코씨...!」

시오리코「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다면 그것만큼 깔끔한 결과가 없겠죠」

시오리코「물론, 현실에서는 그런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만」

시즈쿠「양 측의 협의에 따라, 지금부터 부실 수색을 시작할게요!」

카나타「부실 안에서 나오면 좋겠는데...」

카린「그러게, 하지만 딱히 짚이는 데도 없고」

리나「부실, 그렇게 넓지는 않으니까」

카스미「열심히 찾아보죠! 그쵸, 엠마 선배?」

카스미「엠마 선배?」

엠마「뭐야~ 딱히 사라진 것도 아니었네」

엠마「여기 그대로 있잖아, 카나타쨩 사물함에」

카나타「오, 그런가...」

카나타「가 아니잖아! 카나타쨩의 베개가 왜 거기 있는 건데!」

카나타「애초에 그거 카나타쨩 베개 맞아? 베개 커버가 없는데...」

엠마「응? 이거 카나타쨩 베개 맞는걸?」

아유무「진짜요? 엠마씨, 어떻게 그게 카나타씨 베개란 걸 아세요?」

엠마「그야 내가 여기 넣었으니까!」

모두들「????」

~~~~~~~~~~~~~~~~~

시즈쿠「아무래도 상황이 크게 바뀐 것 같네요」

시즈쿠「실종된 베개는 커버가 벗겨진 채로 카나타씨의 사물함 안에 있었습니다」

시즈쿠「베개를 넣은 것은 다름아닌 엠마씨」

시즈쿠「그렇다면 베개 커버도 엠마씨가 가져가신 건가요?」

엠마「나, 금요일 밤에는 항상 부실을 한 번 더 청소하거든」

엠마「그 때 카나타쨩 베개가 땅에 떨어져 있길래 주워서 봤더니 엄청 더럽더라고」

엠마「그래서 베개 커버는 기숙사에서 빨기로 하고, 베개는 먼지 쌓일까봐 카나타쨩 사물함에 넣어 뒀어」

엠마「근데 사물함을 열어 봤더니 베개가 하나 더 있길래, 카나타쨩 건가 싶어서 그 자리에 놔둔 거야」

엠마「월요일에 카나타쨩이 베고 잘 베개가 없다며 슬퍼할지도 모르니까」

시오리코「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되었지만요」

엠마「베개가 사라졌다길래, 난 또 부실을 뒤져봤는데 안 나왔다는 줄 알았지~」

세츠나「엠마씨는 재판 직전에 들어오셨으니, 저희가 먼저 부실 안을 찾아봤을 거라고 생각하신 거군요」

엠마「큰 사건이 아니라서 다행이야~」

시즈쿠「베개 커버가 얼마나 더러웠길래 빨랫감이라고 생각하셨던 건가요」

엠마「갈색 얼룩이 잔뜩 묻었던데」

아유무「갈색 얼룩이요...?」

카린「흙이라던가? 카나타, 잔디밭에서 자곤 하니까」

엠마「흙은 아닐걸? 어릴 때 알프스 풀밭에서 잔뜩 굴러봤지만, 흙이 묻은 모습이랑은 달랐어」

시오리코「그럼 뭐가 묻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엠마「음...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액체였을 거야!」

엠마「커버를 만져봤을 때 살짝 끈적이기도 했고...」

엠마「손에 약간 묻어나기도 하던데, 대체 뭐였을까」

시오리코「알겠습니다, 엠마씨는 지금 당장 베개 커버를 가져와 주세요」

엠마「하지만 아직 자국이...」

시오리코「재판에 필요한 거예요」

엠마「알았어! 금방 다녀올게!」후다닥

세츠나「잠깐만, 재판이요?」

세츠나「베개를 란쥬씨가 훔치지 않았다는 것은 이걸로 입증됐잖아요!」

시오리코「방금 엠마씨의 말로, 란쥬의 혐의가 바뀌었습니다」

시오리코「절도에서... 재물손괴죄로 말이죠」

란쥬「라?」

시즈쿠「시오리코씨,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릴게요」

시오리코「금요일에 카나타씨는 상당히 빠른 시간에 부실을 나서셨죠」

카나타「금요일은 아르바이트가 바쁘게 돌아가거든」

시오리코「실은, 카나타씨가 떠나신 후에 부실에서 밥을 먹은 사람이 있습니다」

란쥬「스테이크에 콜라 말이지? 먹고 싶으면 얘기를 하지」

시오리코「제가 밀폐된 공간에서 냄새나는 음식을 먹지 말라고 그렇게 일러뒀건만」

란쥬「고기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어!」

시오리코「란쥬는 어릴 때부터 여기저기 묻히면서 먹는 버릇이 전혀 없어지지 않았죠」무시

란쥬「어릴 때도 저번 금요일에도 입가는 시오리코가 닦아줬지」

미아「이건 Baby쨩도 아니고 그냥 Baby잖아」

시오리코「아무튼, 저는 학생회 일 때문에 먼저 떠나고, 란쥬는 부실에서 혼자 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란쥬「혼밥은 익숙하니까 모만타이라!」

아이「잠깐 눈물 좀 닦아도 될까」

리나「인싸에게는 견딜 수 없는 스토리」

시오리코「과연 혼자 남은 란쥬는 밥을 깔끔하게 먹었을까요?」

란쥬「깔끔하게 바닥까지 해치웠어!」

시오리코「제가 말하고 싶은 건 밥을 전부 먹었느냐가 아닙니다」

시오리코「어딘가에 흘린 것은 없는가... 바로 그거죠」

란쥬「나, 나는 모르는 일인걸?」휘파람

시오리코「혹시 콜라를 엎질렀다던가...」

란쥬「...」뜨끔

시오리코「역시, 눈이 그쪽으로 돌아가는군요」

시오리코「시선은 거짓말을 하지 못합니다」

시오리코「그래요, 지금 란쥬가 보고 있는...」

시오리코「카나타씨가 베개를 놓던 자리 말입니다!」

란쥬「코, 콜라를 엎지르기는 했지만!」

란쥬「바닥에 엎질렀지 카나타의 베개에 엎지르지는 않았어!」

란쥬「주변도 제대로 닦았는걸!」

시오리코「당신이 하는 일이니, 허술한 점이 한두개 정도는 있겠죠」

시오리코「비록 당신이 눈치채지 못했다고 해도, 베개에 콜라가 묻어 있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습니다」

세츠나「하지만 그게 콜라라고 밝혀진 것도 아니잖아요!」

시오리코「갈색의 끈적끈적한 액체, 이게 콜라가 아니면 뭔가요?」

세츠나「그건...」

벌컥

엠마「베개 커버 가져왔어!」

시즈쿠「어디 보자... 한 번 빨았던 거 맞죠?」

엠마「응, 근데 자국이 영 안 지워져서...」

시오리코「도대체 얼마나 흘렸길래 안 지워지는 건가요」

란쥬「그러니까 그건 내가 흘린 게 아니라니까」

시오리코「이미 빨아서 그런지 점성은 사라졌습니다만, 갈색 얼룩은 여전하군요」

시오리코「이래도 이게 콜라가 아니라고 할 생각인가요?」

란쥬「...」

세츠나 (란쥬씨를 어떻게 도울 수는 없을까...)

세츠나 (하지만 정황상 갈색 얼룩은 콜라라고 생각하는 편이...)

세츠나 (동호회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실까요)

카스미「카스밍, 어디선가 비슷한 자국을 본 적 있는 거 같기도 하고」

카스미「리나코는 어때? 이거 콜라 같아?」

리나「글쎄, 키보드에는 몇 번 엎어봤지만 옷에는 엎어본 적이 없어서」

카린「그거 큰일이었겠는걸」

아이「흐음... 콜라 맞나, 저거...」

세츠나「잠시만요!」

아이「우왓, 깜짝이야」

세츠나「아이씨, 방금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고 계셨죠?」

아이「아니, 아이씨는 이래봬도 몬쟈야키집 딸이잖아」

아이「테이블을 빨리빨리 정리하다 보면 앞치마에 소스나 음료 같은 것도 꽤 튄단 말이지」

아이「하지만 그동안 콜라가 이렇게 안 지워졌던 적은 없지 않나... 싶어서」

세츠나「빨래 한 번 하면 말끔히 지워졌다는 말이시죠?」

아이「응... 뭐, 갈색 끈적끈적한 액체라면 콜라 말고도 데리야끼 소스 같은 것도 있지만」

아이「그쪽도 이 정도로 자국이 남지는 않았는데」

세츠나「그렇군요... 이 정도로 자국이 남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라고 봐도 되겠죠?」

아이「아이씨가 아는 한에서는, 식자재로 이렇게 진하게 자국이 남긴 쉽지 않아」

아이「그것도 빨래를 한 다음이라면」

시오리코「불가능한 것을 전부 제외하고 남는 것은, 아무리 말이 되지 않더라도 진실일 수밖에 없습니다」

시즈쿠「셜록 홈즈의 대사네요!」

시오리코「금요일부터 지금까지 란쥬 이외에 부실에서 뭔가를 먹은 사람은 없고, 따라서 뭔가를 흘릴 사람도 없습니다」

시오리코「남은 가능성은 단 하나, 란쥬가 콜라를 엎질렀다는 것 뿐이죠」

세츠나 (식자재로 저 정도의 진한 자국이 남기는 쉽지 않다고 하셨죠...)

세츠나 (그렇다면 저 자국은 도대체 뭐죠?)

세츠나 (왠지 눈에 익숙한 자국이면서도, 그걸 부실에서 봤다고 하기에는 뭔가 위화감이 느껴지는 자국)

세츠나 (니지가사키 기숙사 시설은 최고급인데, 그 세탁기로도 안 지워질 정도라면...)

세츠나 (혹시 세탁으로는 지울 수 없는 자국이 아닐까요?)

세츠나 (일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세탁으로 안 지워지는 자국이라 하면...)

시오리코「이번에야말로 판결을 내려주시죠, 시즈쿠씨」

시즈쿠「네? 아, 그랬죠! 저희 재판 중이었죠」

시즈쿠「피고, 란쥬씨는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란쥬「란쥬는 잘 모르겠지만, 혹시 란쥬가 그랬다면...」

세츠나「잠깐만요!」

란쥬「...」

세츠나「전 란쥬씨를 믿고 있어요!」

세츠나「란쥬씨도 마지막까지 저를 믿어 주세요!」

란쥬「...세츠나!」

란쥬「응, 란쥬는 베개에 아무것도 엎지르지 않았어!」

시오리코「이미 콜라 자국이라고 판명이 난 이상, 이제 남은 것은 유죄 판결뿐입니다!」

시오리코「시즈쿠씨, 판결을!」

세츠나「이의 있습니다!」

세츠나「아직 저게 진짜 콜라 자국인지는 판명되지 않았어요!」

시오리코「그렇게까지 말하신다면 증거는 있으시겠죠?」

세츠나「증거는... 아직 없습니다」

시오리코「그렇다면 역시 유죄...」

세츠나「하지만 이제부터 저 자국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세츠나「변호 측은 루미놀 검사를 요구합니다!」

시즈쿠「루미놀?! 그건 이 베개 커버에 묻은 게...」

시즈쿠「피라는 뜻이 되는데요!」

카스미「아! 카스밍 핏자국이라고 하니까 생각났어요!」

카스미「벽에 붙은 모기를 손으로 잡으면 벽지에 저런 색깔의 자국이 남아요!」

카린「확실히, 피는 물로 잘 안 지워지기는 하지만...」

카나타「아이돌이 모기를 손으로 잡는 건 좀...」

카스미「...카, 카스밍은 아무것도 모르겠네요~」

세츠나「저 역시 공부를 하다 옷에 코피를 흘린 적이 있습니다」

세츠나「그 때의 자국과 지금 자국은... 거의 흡사합니다!」

세츠나「저게 핏자국인지 아닌지는, 루미놀 검사를 해 보면 확실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오리코「이의를 제기합니다」

시오리코「루미놀 검사는 불가능합니다」

시즈쿠「그 이의를 받아들이겠습니다」

세츠나「그런 건 말도 안 돼요!」

세츠나「어째서인지 설명해 주세요!」

시오리코「세츠나씨, 게임을 너무 많이 하셨어요」

시즈쿠「그러게요, 아무리 저라도 여기서 루미놀 검사를 요구하지는 않을 거예요」

세츠나「...네?」

리나「우리, 고등학생이야」

리나「루미놀 약품은 독성이 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약은 상당히 비싸」

리나「아무리 나라고 해도,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잖아」리나쨩 보드 [절레절레]

세츠나「그, 그럴 수가...」

세츠나 (겨우 해냈다고 생각했는데...)

란쥬「세츠나! 정신 차려!」

세츠나「란쥬씨...」

란쥬「란쥬를... 믿어 준다고 했지?」

란쥬「솔직히, 이건 남한테 책임을 돌리는 거 같아서 말 안한 건데...」

란쥬「그래도 세츠나가 란쥬를 믿어 준다면, 란쥬도 세츠나한테 도움이 돼야겠지!」

시즈쿠「란쥬씨, 추가로 증언하실 게 있으신가요?」

란쥬「란쥬, 실은 부실에서 나갈 때 부실로 들어오는 유우랑 마주쳤어」

란쥬「분명 아유무를 기다린다고 했어」

시즈쿠「그게 사실인가요?」

세츠나「분명 아유무씨는 유우씨를 기다리러 음악과로 간다고 하셨죠」

시오리코「서로 엇갈린 거군요」

아유무「...」

시오리코「아유무씨, 어째서 금요일 저녁 때의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죠?」

아유무「란쥬쨩 관련해서 이야기가 흘러가길래, 나는 란쥬쨩을 안 만났으니까 관련 없나 해서...」

시오리코「당시 베개의 상태는 기억하시나요?」

아유무「아니... 베개에 신경쓰지는 않잖아, 보통」

아유무「음악과에서 기다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유우쨩이 안 나와서」

아유무「전화를 해 봐도 안 받길래 혹시 해서 부실로 갔더니 유우쨩이 있었어」

아유무「그리고는 그대로 같이 집으로 갔어」

시즈쿠「어떤가요, 세츠나씨」

시즈쿠「지금 증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신다면 심문을 하셔도 괜찮아요」

세츠나「아뇨, 아유무씨의 증언보다도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세츠나「란쥬씨가 부실을 떠난 다음부터 아유무씨가 부실에 올 때까지」

세츠나「유우씨는 쭉 이 부실에 혼자 있었습니다」

세츠나「저희는 유우씨의 증언을 들어 봐야 해요!」

아유무「...그건 안 돼」

세츠나「아유무씨?」

아유무「유우쨩, 오랜만에 정말 곤히 자고 있어」

아유무「지금은 그냥 자게 놔두자」

세츠나「그러면 란쥬씨가 카나타씨의 베개를 더럽힌 범인이 된다구요!」

아유무「...」

시오리코「아유무씨의 생각도 이해는 갑니다」

시오리코「하지만, 저희는 진실을 찾기 위해 여기 서 있습니다」

시오리코「아유무씨의 억지 때문에 란쥬를 희생시키게 된다면...」

시오리코「저는 이 자리에 서 있을 자격이 없어요」

시즈쿠「양 측의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시즈쿠「카스미씨, 그럼 유우 선배를...」

아유무「...어」

시즈쿠「아유무씨, 뭐라고 하셨나요?」

아유무「내가 했어」

아유무「베개에 핏자국을 남긴 건, 나야」

~~~~~~~~~~~~~~~~~~~~~~

세츠나 (아마도, 이게 마지막 증언이겠네요)

세츠나 (정신 똑바로 차리고 갑시다)

시즈쿠「아유무씨, 증언 시작해주세요」

아유무「카나타씨의 베개에 핏자국을 묻힌 건 나야!」

아유무「그 날은 음악과 앞에서 유우쨩을 기다렸어」

아유무「아무리 기다려도 유우쨩이 안 나오길래 혹시나 해서 부실로 갔더니... 유우쨩이 있었어」

아유무「나, 너무 반가워서 달려가다가 넘어졌어」

아유무「넘어지다가 책상에 코를 찧어서... 엄청 아팠어」

아유무「아마 그 때 튀지 않았을까, 코피」

아유무「아무튼, 그리고는 유우쨩이랑 집으로 돌아갔어」

세츠나「...」

시오리코「...」

시즈쿠「두 분 다, 말이 없으시네요」

시오리코「...아유무씨다운 증언이네요」

세츠나「네, 그 말 밖에는 할 수가 없네요」

세츠나 (아마 여기 있는 사람 전부가 저 증언이 거짓말이라는 걸 알고 있을 거예요)

세츠나 (그리고 그런 증언을 한 이유도...)

세츠나 (하지만 뭐라고 해야 하나, 너무 비논리적이어도 증거로 파고들 틈이 없네요)

세츠나 (일단은 증언 중에 수상한 곳을 찾아서, 추궁해 보죠!)

세츠나「아유무씨, 정말로 아유무씨가 핏자국을 묻히신 게 맞나요?」

아유무「그렇다니까」

세츠나「그 원인은 달려가다가 책상에 찧어서 나온 코피라는 거죠?」

아유무「다 자백했잖아, 내가 잘못한 거야」

세츠나「그럼 유우씨는 책상 쪽에 있었다는 말이 되겠군요」

아유무「으, 응... 그렇게 되겠지?」

세츠나「카나타씨가 평소에 베개를 어디에 놓는지는 알고 계신가요?」

아유무「...소파 위」

시오리코「거짓말을 하실 거라면 더 제대로 생각하고 해 주세요」

시즈쿠「아유무씨, 증언 수정 부탁드릴게요」

아유무「...」

아유무「책상에 찧어서 코피가 난 건 맞지만, 유우쨩은 소파 쪽에 있었어」

아유무「나는 코피가 난 것도 모르고 유우쨩한테 다가간 거고, 그 때 코피가 베개에 떨어진 거야」

아유무「응, 그렇게 된 거야!」

시즈쿠「...코피에 대한 집착이 엄청나시네요」

시오리코「차라리 옷핀에 찔렸다고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

세츠나 (이 정도로 코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은...)

세츠나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본 사실을 말해버리는 거겠죠)

세츠나 (아마 베개에 묻은 게 코피라는 사실 자체는 맞는 것 같네요)

시즈쿠「세츠나씨, 더 심문할 부분이 있을까요?」

세츠나「아유무씨, 코피가 '떨어진' 것 치고는 자국이 상당히 크게 남아 있네요...」

아유무「그... 그건...」

아유무「쌍코피였거든!」

세츠나「쌍코피가 '떨어졌다면' 자국이 2개가 남았을 거예요!」

세츠나「그 사이의 간격을 메우고도 남을 정도로 코피를 흘리며 베개 앞에 서 있었다고 하실 셈인가요!」

아유무「...」끄덕끄덕

세츠나「만에 하나 아유무씨가 그렇게 피를 흘리고 있었다고 치죠」

세츠나「그걸 본 유우씨가 가만히 있으셨을까요?」

세츠나「유우씨는 그렇게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었나요?」

아유무「유우쨩을 나쁘게 말하지 마!」

세츠나「네, 저도 유우씨가 그러실 분이 아니라는 건 잘 알아요」

세츠나「하지만 아유무씨의 증언대로라면 두 분께서는 그대로 집으로 가셨죠」

세츠나「과연 누가 유우씨를 나쁘게 말하고 있는 걸까요?」

아유무「...사실은, 둘이서 보건실에 들렀어」

시오리코「새로운 증언이군요」

시즈쿠「방금 하신 말씀, 새로 증언에 추가해 주세요」

아유무「하지만 이건 코피를 흘리고 난 다음 내용인걸」

세츠나「중요한 부분이예요」

아유무「...」

아유무「내가 피를 너무 흘려서, 유우쨩의 부축을 받아 보건실로 갔어」

세츠나 (정말 멀고도 먼 길이었어요)

세츠나 (이번 증언에 반론을 가하면 란쥬씨도 아유무씨도 무죄 확정입니다)

세츠나 (하지만... 정말 괜찮을까요?)

세츠나 (어차피 동호회의 거의 모두가 진실을 알고 있어요)

세츠나 (아유무씨가 바라는 대로, 당사자에게는 알리지 않는 방법도...)

시오리코「뭘 망설이시나요, 세츠나씨」

시오리코「분명 이번 판결로 인해 밝혀지는 진실은 누군가의 마음에 짐이 될 겁니다」

시오리코「하지만, 당신은 그렇다고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은 사람을 유죄로 만들 건가요?」

시오리코「이대로 놔두면 다음에 같은 일이 또 생길지도 모르는데, 그때도 아유무씨를 유죄로 만들 건가요?」

시오리코「당신이 가만히 있는다면, 저는 검사로서 아유무씨를 기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란쥬「나도 아무 잘못 안 했는데 아유무한테만 무르단 말이야...」

시오리코「란쥬한테는 따로 사과드릴 테니까 지금은 가만히 계세요」

세츠나「...시오리코씨, 그 마음 잘 받았어요」

세츠나「변호 측에서는 방금 증언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아유무「그, 그렇지만 보건실에 간 건 사실인데...」

세츠나「네, 제가 이의를 제기할 건 그 부분이 아닙니다」

세츠나「변호 측은 유우씨가 코피를 흘려, 아유무씨의 부축을 받아 보건실로 갔다고 주장합니다!」

아유무「...즈, 증거 있어?」

아유무「그 때 우리 둘을 본 학생은 아무도 없어」

아유무「동호회 멤버들은 벌써 다 집에 가고도 남았을 시간이고」

아유무「엠마씨는 우리가 떠난 뒤에야 부실에 왔어」

아유무「내가 피를 흘리지 않았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어!」

세츠나「아유무씨가 피를 흘리지 않았다는 증거는 없죠, 확실히」

아유무「그러면...」

세츠나「발상의 역전이예요, 아유무씨」

세츠나「저희에게는 그 날 아유무씨가 피를 흘리지 않은 증거가 아니라, 누가 피를 흘렸는가에 대한 증거가 필요한 거예요」

세츠나「저 정도의 피를 흘렸다면, 보건실에 가는 건 학생으로서 당연한 행동입니다」

세츠나「보건실에 가면 가장 먼저 하는 게 뭐죠?」

세츠나「여기에서는 보건위원인 카나타씨에게 여쭤보도록 할까요」

카나타「그야 자기 이름이 뭐고, 어디가 아파서 왔는지...」

카나타「아!」

세츠나「네, 양호 선생님께서는 모든 환자의 진찰 정보를 기록해 놓으십니다」

세츠나「학생회의 권한으로 그 기록을 살펴보면 알 수 있을 겁니다」

세츠나「그 날 코피를 흘린 것은...」

세츠나「너무나도 피곤한 나머지 쪽잠을 자면서 코피를 흘린 음악과 2학년 타카사키 유우씨라는 것을요!」

아유무「...」

아유무「꺄, 꺄아아아앗!」

~~~~~~~~~~~~~~~~~

아유무「하지만... 그러니까...」

아유무「아무튼 유우쨩은 아니란 말이야!」

유우「이제 그만해도 돼, 아유무」

아유무「유, 유우쨩...」

유우「금요일에는 아유무를 기다리러 부실에 왔었어」

유우「란쥬쨩이 나오길래 연습도 다 끝났을 거라고 생각했지」

유우「그런데 10분이 지나도 아유무가 오지 않았어」

유우「최근 기말 과제 때문에 잘 시간이 없어서 점점 눈은 감겨오고」

유우「그 때 눈에 들어왔던 게 카나타씨의 베개야」

유우「카나타씨, 항상 저 베개에서 기분 좋은 듯이 자고 있었지...」

유우「얼마나 편안한 베개길래...」

유우「나는 그대로 베개 위로 쓰러지듯 잠들었어」

유우「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보건실에 누워 있던 거야」

유우「아유무는 내가 죽은 듯이 잠을 자길래 불안해져서 데려갔다고 했는데, 이런 일이 있었던 거구나」

아유무「음악과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유우쨩이 나오지 않아서, 혹시 하는 마음에 부실로 갔어」

아유무「부실에 들어갔더니 유우쨩이 누워 있었고, 코에서는 피가...」

아유무「나, 너무 당황해서 일단 유우쨩을 보건실로 데려가야겠다고만 생각했어」

시즈쿠「이해해요, 저라도 그 상황에서는 베개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거예요」

아유무「베개에 갈색 얼룩이 묻어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가슴이 철렁했어」

아유무「하지만 유우쨩한테 부담을 주기는 싫었어」

아유무「유우쨩은 지금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우리를 위해 여기 앉아 있는데...」

아유무「일부러가 아니라고 해도, 자기가 카나타씨의 베개를 더럽혔다는 걸 알면 자책할 거라고 생각했어」

아유무「그 때 생각한 거야, 저게 핏자국인 게 밝혀지면 나 혼자 뒤집어쓰자고」

유우「...과제 때문에 잠을 못 자서 몸은 삐걱거리고, 머리도 어지럽지만」

유우「그래도 나만 고생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어」

유우「그러려던 게 결국 동호회에 민폐만 끼치고...」

세츠나「민폐라니, 절대 아니...」

시오리코「예, 민폐 맞아요」

세츠나「시오리코씨?!」

시오리코「당신 때문에 카나타씨는 오늘 잠을 못 잤고」

시오리코「저희는 재판을 하느라 연습을 못 했죠」

시오리코「하지만 무엇보다 큰 민폐는... 저희가 당신을 걱정하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시오리코「요새 유우씨만 보면 불안해서 연습을 제대로 할 수가 없어요」

시오리코「동호회의 모두가 같은 심정이었을 겁니다」

카나타「카나타쨩, 수면부족이 얼마나 힘든 건지 잘 아니까...」

엠마「오늘은 쉬어도 된다고 말할 때마다 한사코 거절하고!」

카린「컨디션 조절 실패는 프로답지 못한 행동이야」

미아「나도 작곡만 하던 시절엔 저런 적이 있긴 하지만... 그만큼 남의 일 같지가 않더라고」

아이「유우유, 휴식도 엄연히 일의 일부야, 일인 만큼」

란쥬「그렇게 쉬지 않고 달리다가는, 언젠가 이거보다 크게 다치게 될 걸」

리나「최근 유우씨는, 거의 좀비」

카스미「유우 선배가 웃는 모습을 본 지 한참 되었다구요!」

시즈쿠「제가 연극 때문에 동호회 활동을 쉴 때는 괜찮다고 하시면서, 왜 유우씨 자신은 그렇게 하시지 않는 건가요」

세츠나 (역시 동호회의 모두, 마음이 통하고 있었군요)

유우「...」

유우「미안해...」

~~~~~~~~~~~~~~~~~

시즈쿠「길고도 긴 이야기였습니다」

시즈쿠「설마 베개 실종사건으로 시작한 게 유우 선배의 거취를 정하는 일이 될 줄이야...」

시즈쿠「현실보다 연극에 더 가까운 사건이었네요」

시즈쿠「아유무씨」

아유무「응」

시즈쿠「아유무씨는 유우 선배의 공범인 데다가, 위증죄가 더해집니다」

시즈쿠「거짓말은 나쁜 행위입니다만, 여러 정황을 참작하여...」

시즈쿠「아유무씨에게는 카나타씨의 베개 커버를 깔끔하게 빨아올 것을 명합니다」

아유무「...정말 그걸로 괜찮은 거야?」

카나타「그야 베개보다는 유우쨩이 중요하지~」

카나타「베개가 사라진 것도 아니고, 좋게좋게 끝내자구」

시즈쿠「다음은 유우 선배」

유우「응」

시즈쿠「유우 선배는 참 죄가 많은 여자군요」

유우「그 얘기라면 아유무한테서도 항상 듣지만...」

시즈쿠「기말 과제는 어느 정도 완성되었죠?」

유우「응? 이제 80% 정도려나」

시즈쿠「유우 선배에게는 해당 과제가 완성될 때까지 동호회 출입금지를 명합니다」

유우「그, 그럴 수가...」

유우「하지만 동호회도 조금 있으면 라이브고, 준비할 게 산더미인데...」

시즈쿠「이런 일을 겪어 놓고는 또 그런 소리를 하시나요」

유우「...」

시즈쿠「유우 선배, 저희 걱정은 마시고 자기 꿈에 집중해 주세요」

시즈쿠「저희들을 믿어 주세요」

유우「...알았어」

유우「최대한 빨리 돌아오도록 노력할게」

시즈쿠「동호회는 언제든지 유우 선배가 돌아올 날을 기다리고 있을게요」

시즈쿠「마지막으로, 피고인 란쥬씨」

란쥬「기다리다 목 빠지는 줄 알았어」

시오리코「판결 전에, 한 마디 괜찮을까요」

시즈쿠「부탁드립니다」

시오리코「란쥬, 당신을 믿어주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시오리코「란쥬는 한 번도 자기가 했다고 말한 적이 없는데, 거짓말이라 단정지었어요」

란쥬「흥, 시오리코한테는 실망했어!」

란쥬「아무리 검사라고 해도 그렇지, 소꿉친구를 그렇게까지 몰아붙이기 있어?」

시오리코「...」

란쥬「...뭐, 그래도 아유무한테서 증언을 끌어내는 시오리코를 보고 깨달은 게 있어」

란쥬「아마 란쥬가 아니라 누가 여기 있었어도 시오리코는 똑같이 대했을 거라는 걸」

란쥬「시오리코는 원래 그런 사람이잖아, 그치?」

시오리코「제 안 좋은 버릇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오리코「모든 걸 의심해 보고, 딱딱하게 말하고...」

란쥬「그래도, 란쥬는 그런 시오리코가 좋아」

란쥬「시오리코가 그런 사람이라는 건 저 옛날부터 알고 있었으니까!」

시오리코「...」훌쩍

란쥬「뭐야~ 시오리코, 우는 거야?」

시오리코「우, 울기는 누가 울어요!」

시즈쿠「그럼 두 사람의 이야기도 끝난 것 같으니, 여기서 란쥬씨에게 판결을 선고합니다」

시즈쿠「피고인 쇼우 란쥬는... 무죄입니다!」

세츠나「다행이네요, 란쥬씨!」

란쥬「다 세츠나 덕분이야!」

시즈쿠「아, 그래도 부실 안에서 스테이크를 먹는 건 삼가 주세요」

시즈쿠「연습복에 고기 냄새가 배었다는 민원이 속출하고 있어요」

란쥬「알았어...」시무룩

시즈쿠「그럼 오늘 법정은 여기서 종료!」

~~~~~~~~~~~~~~~~~

세츠나「재밌었죠! 오늘 한 재판!」

시즈쿠「네! 연기로는 몇 번 접해 봤지만, 역시 실제로 하는 건 느낌이 전혀 다르네요!」

리나「게임 같이 반전에 반전의 연속이라, 재미있었어」

세츠나「기회가 되면 또 해 보고 싶네요!」

란쥬「란쥬는 피말려 죽는 줄 알았는데...」

카스미「카스밍도 피고 역할은 사양할게요~」

카나타「혹시 알아? 다음에는 다른 사람이 변호사를 할지」

카린「그럴 수도 있겠지만, 역시 변호사에 가장 잘 어울리는 건...」

아이「역시 셋츠지~」

미아「세츠나같은 attorney가 있다면 저작권 소송이나 표절 시비도 간단할 텐데」

세츠나「에헤헤, 너무 띄워주시니까 쑥스럽잖아요」

시오리코「그런 세츠나씨에게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습니다만」

시오리코「어느 쪽부터 들으시겠어요?」

세츠나「물론 좋은 쪽이죠!」

시오리코「좋은 소식은, 아마 근시일 내로 재판이 한 번 더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예요」

세츠나「그거 피가 끓어오르는데요! 이번엔 누굴 변호하면 되나요?」

시오리코「나쁜 소식은, 피고인이 세츠나씨라는 겁니다」

세츠나「엣」

시오리코「저희 학교 반성문 제도는 알고 계신가요?」

세츠나「제도라... 제출 기한 얘기하시는 거라면 일주일로 기억하고 있는데요?」

시오리코「네, 그 동안 그 기한을 지키지 않은 학생은 없었죠」

시오리코「한 명만 빼고 말이예요」

세츠나「설마...」

시오리코「유키 세츠나, 무허가 라이브, 반성문 3장」

시오리코「교칙을 뒤져 보니 일주일마다 반성문이 1장씩 늘어나던데요」

시오리코「옥상에서의 라이브가 5월이었으니 지금은...」

세츠나「그, 그런 교칙은 듣도 보도 못했어요!」

시오리코「쓸 일이 없었으니까요」

세츠나「...」

엠마「세츠나쨩, 이럴 땐 역시 그 대사지?」

아유무「언제나처럼 커다란 목소리로 부탁해!」

리나「이왕 하는 거 삿대질도」

시오리코「지금 연습해 두세요, 조만간 많이 쓰게 될 테니까요」

세츠나「...」

세츠나「이의 있소!!!!!」



언젠간 한 번쯤 써 보고 싶었던 역전재판
분량 조절 못할 거 같아서 탐정파트 거르고 법정 파트만 썼는데도
생각보다 분량이 많이 길어졌다
역재의 꽃은 연출과 브금이라고 생각하는데
텍스트만으로는 전달이 안 되는게 아쉽네
타이밍 맞춰 브금 링크 넣으면 읽기 힘들어지고

제목은 카나타의 베개가 사라졌다는 것과
유우의 수면부족을 하나로 엮어서 만들어 봄

러브라이브에 나쁜 사람은 없다는 걸 지키려고 노력함
그래도 시오리코가 좀 매운맛으로 나와서
7화 란쥬 표정 보고 나니까 란쥬한테 너무 심했나 싶기도 함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
다음에는 뭐 쓸지 안 정함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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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닉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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