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갤SS] 시오리코「카오루코 언니! 돈 좀 빌려주세요!」

니코냥 · 2022.03.19 11:32:19

1ebec223e0dc2bae61abe9e74683766d1a166dbef70f0f5929d8e24a4c7156d82c5f843f46242a43e95f48

시오리코「자, 마지막으로 정리해 보죠」

시오리코「우에하라 아유무 네소베리」

시오리코「가격은 2500엔입니다」

시오리코「제 한 달 용돈은 3천엔」

시오리코「만약 다음 달 용돈으로 산다고 하면, 한 달을 500엔으로 버티게 되겠지요」

시오리코「저는 한 달을 500엔으로 버틸 수 있을까요?」

시오리코「...아뇨,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무리겠죠」

시오리코「저는 이미 3월을 800엔으로 버티는 중입니다」

시오리코「도저히 못해먹을 짓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시오리코「아유무씨의 생일과 화이트데이는 왜 같은 달에 있는 건가요, 도대체」

시오리코「그렇다면 다음 문제, 저 네소베리가 꼭 제 삶에 필요한가요?」

시오리코「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시오리코「쓰다듬고 싶어요! 껴안고 싶어요! 돌돌이로 먼지를 떼어주고 싶어요!」

시오리코「현실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이런저런 일들을 해 보고 싶어요!」

시오리코「같이 침대에 들어간다거나!」

시오리코「자기 전에 키스한다거나!」

카오루코「야! 시끄러워!」벌컥

카오루코「오랜만에 집에 왔는데 좀 편히 쉬게 해 주면 안 돼?」

시오리코「남의 혼잣말을 멋대로 듣지 마세요!」///

카오루코「그게 혼잣말이냐? 소리지르는 거지!」

카오루코「내가 너 말하는 톤 그대로 따라해 줄까?」

카오루코「'현실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이런저런 일들을 해 보고 싶어요!'」

시오리코「전 그렇게 크게 말하지는 않았어요!」

카오루코「그랬거든?」

카오루코「'같이 침대에 들어간다거나!'」

시오리코「아아아아아아아아」

카오루코「'자기 전에 키스한다거나!'」

시오리코「아아아아안들려요안들려요」

카오루코「참, 옛날에는 똑부러진 애였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시오리코「그건 제가 하고 싶은 말인데요」

카오루코「그럼 너도 나처럼 되는 중이라던가?」

시오리코「그럴 일은 절대 없거든요」

카오루코「그러셔」

카오루코「아무튼, 좀 조용히 하라고」

카오루코「나 간다?」

시오리코「네네」

쾅

시오리코「어휴... 언니랑 이야기하면 10년씩 늙는 기분이예요」

시오리코「그럼 다시 본제로 들어가서」

시오리코「2500엔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요...」

시오리코「용돈을 가불받는다?」

시오리코「아니, 부모님께서 허락해 주실 리가 없죠」

시오리코「분명 어디에 쓸지 이야기하라고 하실 테고」

시오리코「인형이라고 말하면 가불은 커녕 용돈이 깎일지도 몰라요」

시오리코「거짓말을 해봤자 금방 들킬 테고...」

시오리코「아르바이트는... 학생이 할 만한 당일 아르바이트는 찾기 힘드네요」

시오리코「그럼 친구한테 빌린다?」

시오리코「아뇨, 이것도 아닙니다」

시오리코「제 교우관계라고 해봤자 동호회 아니면 학생회」

시오리코「빌려달라고 한다면 빌려야 주시겠지만...」

시오리코「이미 갚을 수 없는 은혜를 잔뜩 받았기도 하고, 그분들께 손을 벌리고 싶지는 않네요」

시오리코「아니? 란쥬라면 괜찮을지도...?」

시오리코「란쥬와의 관계는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마이너스였던 게...?」

~~~~~~~~~~~~~

시오리코「란쥬! 2500엔만 빌려주세요!」

란쥬「2500엔? 스케일이 너무 작네!」

란쥬「빌릴 거라면 통 크게! 25만엔 정도는 그냥 줄 수 있어!」

시오리코「아뇨, 그 정도로는 필요없으니까요」

란쥬「근데 2500엔으로 뭘 하려고?」

시오리코「...그냥 빌려주실 수는 없나요?」

란쥬「궁금하잖아! 자꾸 그러면 안 빌려준다?」

시오리코「사실은 아유무씨의 네소베리를 사고 싶어서...」

란쥬「꺄핫! 역시 시오리코는 아유무를 좋아하는구나?」

란쥬「좋았어! 지금 당장 아유무한테 얘기해주러 가야지!」후다닥

시오리코「잠깐만요! 란쥬! 란쥬!」

~~~~~~~~~~~~~~

시오리코「분명 이렇게 될 거예요」

시오리코「그럼 이쪽도 안 되고...」

시오리코「일단 조건을 한 번 정리해 보죠」

시오리코「2500엔을 부담 없이 빌려줄 수 있는 사람」

시오리코「부모님이나 아유무씨에게 말하지 않을 만한 사람」

시오리코「제가 빚을 졌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 사람」

시오리코「...」

시오리코「진짜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요?」

시오리코「아뇨, 여기서는 눈 딱 감고 빌리는 겁니다」

시오리코「빌릴 때의 수치는 한 순간」

시오리코「네소베리와 함께하는 행복은 영원!」

시오리코「하기로 정했다면 관철할 뿐이예요!」후다닥

시오리코「카오루코 언니! 돈 좀 빌려주세요!」벌컥

~~~~~~~~~~~~~

카오루코「음... 하고 싶은 말은 잘 알았어」

카오루코「그러니까, 너는 인형이 사고 싶어서 나한테 돈을 빌리려고 한다는 거지?」

시오리코「네」

카오루코「그리고 인형을 사서는 현실에서 못 해볼 변태짓을 하고 싶다는 거지?」

시오리코「네... 아, 아뇨!」///

카오루코「흑흑, 이 언니는 동생이 변태로 자라서 너무나도 슬프답니다」

시오리코「시끄러워요!」

카오루코「어허, 넌 지금 나한테 돈을 빌리는 입장이라니까?」

시오리코「크으윽...」

시오리코 (이래서 언니한테는 오기 싫었던 건데...)

시오리코「네, 죄송하게 됐네요」

카오루코「표정관리는 좀 하고 말하지」

카오루코「스쿨 아이돌의 생명은 미소라니까?」

시오리코「언니 앞에서 미소라니, 차라리 도게자를 하게 해 주세요」

시오리코「그러면 표정은 안 보일 테니까요」

카오루코「그 정도였냐...」

카오루코「도게자는 됐어, 재미도 없고 부담스럽기만 한걸」

시오리코「그거 다행이군요」

카오루코「그건 그렇고, 설마 네가 나한테 부탁하러 올 줄이야」

카오루코「어지간히 좋아하는 모양이네, 아유무쨩을」

시오리코「인형 하나 사는 거 가지고 과장하지 마세요」

카오루코「그 인형에 변태짓을 할 예정을 몰랐다면 나도 그랬겠지」

시오리코「그 이야기는 이제 그만 하세요!」

카오루코「시오리코, 아유무쨩 앞에서는 어떤 표정을 지으려나」

시오리코「적어도 지금같은 표정은 아니겠죠」

카오루코「부럽네, 아유무쨩」

시오리코「왜요? 언니한테도 변태짓을 해 줬으면 하나요?」

카오루코「우와, 설마했던 자폭 개그」

시오리코「그래서, 뭘 하면 돈을 빌려 줄 건가요?」

카오루코「글쎄... 뭐가 좋으려나...」

카오루코「그래, 너 아유무쨩이랑 놀러 간 적 있어?」

시오리코「왜 자꾸 아유무씨의 이름이 나오는 건데요」

카오루코「놀러 간 적 있냐고」

시오리코「다, 당연히 있죠!」

카오루코「그럼 나도 거기 가 볼래」

카오루코「네가 평소에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시오리코「...정말 그걸로 2500엔을 빌려 주실 건가요?」

카오루코「그건 그 때 가서 생각해 볼까」

시오리코「어쩔 수 없죠, 따라 나오세요」

~~~~~~~~~~~~~~~

시오리코「오늘은 이걸 먹을 거예요」

카오루코「마운틴 팬케이크라...」

카오루코「솔직히 말해봐, 너 아유무쨩이랑 둘이서 여기 온 적 없지」

시오리코「많이 와 봤는데요?」

카오루코「여자애 둘이서 퍽이나 이 사이즈를 먹겠다」

시오리코「돈은 언니가 낸다고 했으니까, 최대한 비싼 걸로 시켜야죠」

시오리코「원래는 1학년끼리 모일 때나 먹는 거라구요?」

카오루코「비싼 건 상관 없는데」

카오루코「이거 몇 칼로리나 하려나?」

카오루코「살찌면 아이돌 하기 힘들걸~」

시오리코「...여기, 팬케이크 세트 2개요」

카오루코「처음부터 그랬어야지」

~~~~~~~~~~~~~~~~

카오루코「쇼핑몰이라니, 정말 언니를 벗겨먹을 작정이구나」

시오리코「아이쇼핑만 할 생각이었는데, 그 말을 듣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어요」

카오루코「그래서, 평소에는 어디를 돌아다니는데?」

시오리코「가장 최근에 간 건 디저트 가게였네요」

카오루코「그렇게 먹어 놓고 또 먹을 생각이니?」

시오리코「아니거든요! 저번에는 화이트데이를 챙기느라...」

카오루코「오... 스윗한걸, 스위츠인 만큼」

시오리코「아이씨같은 말을 하시네요」

카오루코「그래서? 아유무쨩한텐 뭘 줬는데?」

시오리코「...바움쿠헨이요」

카오루코「묵직하구만」

시오리코「아유무씨는 그 의미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신 것 같지만요」

카오루코「그런 거 신경쓰는 사람은 주는 사람밖에 없어」

카오루코「나도 소싯적엔 몇 개 받았었지~」

시오리코「뭘 받았는데요? 언니라면 마시멜로가 어울리네요」

카오루코「츄파츕스」

시오리코「우와... 섬세함이라고는 전혀 없는 사람이네요」

카오루코「네가 다섯 살 때 나한테 준 거야」

시오리코「...」

카오루코「가방에 몇 개 있는데, 먹을래?」

시오리코「됐어요...」

~~~~~~~~~~~~~~~~

카오루코「노래방이라... 오랜만에 와 보네」

시오리코「점수는 끄셔도 돼요」

카오루코「오, 나름 현역 아이돌이다 이거야?」

카오루코「그렇게 나오면 나도 질 수는 없지」

시오리코「괜찮으시겠어요?」

시오리코「저는 동호회 안에서도 노래방 점수로는 상위권이라구요?」

카오루코「그럼 내기라도 할까」

카오루코「내가 이기면 '언니 정말 좋아'라고 말하기다」

시오리코「그건 저번에 카나리아 불렀을 때 전한 마음이잖아요!」

카오루코「나한테 직접 말한 적은 없잖아」

시오리코「하아... 됐어요, 제가 질 일은 없을 테니까요」

시오리코「제가 이기면 2500엔은 나중에 안 갚아도 되는 거예요」

카오루코「아, 잠깐만」

시오리코「승부 직전에 도망치시는 건가요?」

카오루코「아니, 과제곡 정도는 내가 정해도 되지 않나 싶어서」

카오루코「아무리 나라도 네가 네 솔로곡 같은 걸 불러 버리면 못 이긴다고」

시오리코「그 정도로 절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다니」

시오리코「저도 얕보였군요」

시오리코「좋아요, 과제곡은 언니가 정해 주세요」

카오루코「그럼 어디 보자...」

카오루코「응, 너는 이게 좋겠다」

시오리코「잠깐만요, 이건...」

카오루코「왜, 어떤 곡을 불러도 이길 수 있다며?」

시오리코「그렇다고 유메잇뽀는 아니잖아요!」

카오루코「잘 불러봐~ 아유무쨩이 계속 생각나겠지만」

시오리코「벌써 도입부 놓쳤잖아요!」

~~~~~~~~~~~~~

카오루코「그래서~ 언니 정말 좋다고 언제 말해줄 건데~」

시오리코「내기할 때 '언제 하는지'는 지정하지 않았잖아요」

카오루코「옛날에는 내기 같은 거 안 해도 많이 말해줬었는데」

시오리코「방에 매미 풀어놓기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겠는데요」

카오루코「좋은 추억이었지?」

시오리코「어느 부분이요? 매미 잡느라 2시간 쓴 부분? 저까지 싸잡혀서 혼난 부분?」

카오루코「3일 뒤에 매미 시체가 튀어나와서 울었던 건 왜 빼먹니」

시오리코「생각해보니 그렇네요, 그 부분이 최악이었을지도요」쿡쿡

카오루코「나쁜 기억을 얘기하는 얼굴로는 안 보이네」

시오리코「다 지난 일이니까요」

카오루코「지난 일, 인가...」

카오루코「나만 아직도 그 시절에 살고 있는 걸까나」

시오리코「왜 그러세요, 언니답지 않게 진지해져서는」

카오루코「글쎄? 아유무쨩한테 살짝 질투해버린 걸까」

시오리코「거기서 왜 또 아유무씨의 이름이 나오는 건데요」

카오루코「그건 네가 더 잘 알고 있을걸」

시오리코「아무튼, 다음은 어디인가요? 빨리 가죠」

카오루코「옆에 게임 센터 있는데, 거기라도 갈래?」

시오리코「또 점수 내기인가요? 이번엔 안 질 테니까요!」

~~~~~~~~~~~~~~

시오리코「이건 인형뽑기잖아요」

시오리코「전 인형뽑기에는 영 재능이 없어서...」

카오루코「가만히 보고 있어」

위이이잉

카오루코「동생아, 인형뽑기라는 건 이렇게 하는 거란다」

톡

시오리코「이렇게나 간단히...!」

카오루코「아직 2번 남았다?」

카오루코「저기 있는 건 한번에는 좀 힘들 테니까 이렇게...」

위이이잉

시오리코「아, 떨어졌어요」

카오루코「한번에는 힘들다니까」

위이이잉

톡

시오리코「대단하네요!」

시오리코「그런데 왜 굳이 저 멀리 있는 걸 뽑은 건가요?」

카오루코「너, 여기 왜 왔는지 까먹은 거 아냐?」

시오리코「아니거든요! 저는 2500엔을 빌리기 위해서...」

카오루코「그럼 그 2500엔은 왜 빌리려고 했는데?」

시오리코「아유무씨의 네소베리를 사기 위해서... 앗」

카오루코「자, 여기 네소베리」

카오루코「뽑는 데 방해되길래 시오리코 네소베리도 뽑아 버렸어」

시오리코「...」빤히

카오루코「아아, 노는 것도 이젠 질렸다~」

카오루코「별로 재미 없더라, 그치?」

카오루코「다음에는 아유무쨩이랑 오도록...」

시오리코「...저는 재밌었어요」

시오리코「오랜만에 언니랑 놀 수 있어서, 좋았어요」

시오리코「정말 좋아해요, 언니」

카오루코「생각보다 빨리 들었네, 그 대사」긁적

시오리코「그러게요」

카오루코「...사실 나도 재미없지는 않았어」

카오루코「오랜만에 옛날처럼 너랑 놀 수 있어서 좋았어」

시오리코「옛날처럼이 아니예요」

시오리코「앞으로도 종종 어울려 드릴게요」

카오루코「...」

시오리코「장난만 안 치신다면 말이죠」

카오루코「아하하, 그건 좀 어렵겠는데」

카오루코「지금 네소베리를 껴안고 있는 너만 봐도 놀릴 거리가 3개는 생각나는걸」

시오리코「제가 맞춰 보죠, 하나는 인형끼리 키스시킬 생각이냐는 거겠죠?」

카오루코「잘 아는 거 보니까 진짜 그럴 생각이었나 보네?」

시오리코「시끄러워요」

카오루코「역시 시오리코는 놀리는 맛이 있다니까」

시오리코「정말, 어째서 이런 사람이 언니인 건지」웃음

카오루코「슬슬 돌아갈까」

시오리코「그러죠, 더 늦으면 집에서도 뭐라고 할 거 같고」

~~~~~~~~~~~~~~~

다음 날

카오루코「시오리코! 불심검문이다!」벌컥

시오리코「음냐... 아침부터 도대체 뭔데요...」

카오루코「어제 준 네소베리를 확인하러 왔지!」

카오루코「오? 역시 같은 침대에 놓고 있구나!」

시오리코「그러려고 산 거니까 당연하잖아요...」비몽사몽

카오루코「굿나잇 키스는 했어?」

시오리코「했어요...」

카오루코「굿모닝 키스는?」

시오리코「이제 해야죠...」

시오리코「아유무씨... 좋은 아...」

시오리코「...언니가 왜 여기 있는 건데요!」

카오루코「하던 거 계속 해~」

시오리코「진짜! 언니 같은 건 정말 싫어요!」

갤에서 추천받은 주제로 써 봄

마음에 드는 주제는 많았는데 실력이 안 돼서 못 건드린 것도 많음

특히 아오조라오 맛테루는 아무리 써 봐도 옛날 거 자기복제처럼 되더라

시오리코로는 이것저것 많이 써 봤지만

정작 카오루코가 제대로 나오는 건 없지 않았나 해서 넣어 봤음

많이 나온 캐릭터는 아니라서 이 해석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네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

다음에는 엘든링에 고통받는 요시코 쓸까 하는데 알아들을 사람이 있을까 걱정된다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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