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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창작] [물갤문학] P.S.의 건너편앱에서 작성

니코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8.09 19:17:33
조회 684 추천 17 댓글 6

														

1

쿠니키다 하나마루 귀하

삼가 아뢰옵니다.
기분좋은 바람이 벚꽃잎을 날리며 따뜻함을 전해 주는 계절입니다.
여느 때였다면 바람에 같이 실려 오는 바다의 짭짤한 냄새를 맡으며 학교의 언덕을 오르고 있었겠지만 도쿄의 바람에서는 소금기가 느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싱그러운 초록색이라고는 운동장에 깔린 잔디밖에 보이지 않는 대학교의 교정 안에서 저는 아직도 누마즈의 귤나무를 찾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입학식은 놀랄 만큼 빨리 끝나 버려서, 제가 대학생이 되었다는 것이 잘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아직 강의도 듣지 않았으니, 진정한 의미의 대학생이 되었다고 볼 수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몇몇 분들은 부모님과 함께, 친구들과 함께 입학식의 풍경을 사진으로 남기는 데 여념이 없었습니다만
저는 그런 것에 익숙하지 않은지라,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벚꽃 나무만을 찍어 두었습니다.
여러분이 있었더라면 어땠을지를 생각하게 되는 것은
벚꽃이 떨어지는 데에서 오는 쓸쓸함의 탓일 겁니다.

신입생 환영회는 정신이 없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누마즈를 떠나 익숙하지 않은 풍경에서,처음 보는 사람들을 만나며 적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든 일입니다.
거기에 술까지 더해지니, 저는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집안에서 아버지가 부하들과 '술잔을 나누는' 모습은 몇 차례 본 적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저는 술이라는 것은 본디 그렇게 무거운 분위기에서 마시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신입생 환영회에서는 전혀 무거운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었고, 초반에는 데면데면하던 학우들도 몇 잔을 마시고 나니 벌써부터 친구가 된 듯 행동하고 있었습니다.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가 그렇게 가벼워도 되는 것인지, 저로서는 알 수 없었습니다.
과거의 문학 작품들을 보면 친구 사이에서의 술자리는 서로간에 진심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이전부터 쌓아온 관계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지, 오늘 처음 만난 사람들이 술을 몇 잔 같이 마신 것만으로 진정으로 서로를 알게 되었는지 저는 의문이 듭니다.

신입생 환영회가 끝나고 기숙사에 들어오자, 제가 혼자라는 느낌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누군가는 룸메이트 없이 넓은 방을 쓰게 되어 좋겠다고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짐이 그렇게 많은 편도 아니고, 빈 공간이 너무 많다는 것은 오히려 불안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께 전화를 걸어 볼까도 생각했습니다만, 여러분의 목소리를 들으면 더욱 누마즈가, 모두가 그리워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목소리를 들으면 더욱 힘들어질 것 같다.
하지만 모두가 어떻게 지내는지는 알고 싶다.
저는 그 둘 사이에서 고민하다,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보편화된 시대에, 전화가 싫다면 문자나 라인이라는 대화수단이 있음에도 굳이 편지라는 방식을 쓴다는 것.
저답다면 저답다고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마루씨라면 분명 모두의 말을 모아 훌륭한 편지로 완성시켜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아직 쓰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만, 그렇게 적다 보면 편지봉투 안에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쓸 것만 같아서 여기까지 쓰도록 하겠습니다.
답장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럼 이만 총총.

헤이세이 31년 4월 1일
쿠로사와 다이아 올림

추신
말로 하기에는 약간 부끄럽기에, 편지라는 형식을 빌어 전해 봅니다.
저와 Aqours를 같이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

쿠로사와 다이아님께

잘 지내시나요.
편지에 위의 한 문장만을 적어둔 채로 꽤나 시간이 흘러 버렸네요.
원래 편지를 받은 날에 바로 답장을 적으려 했지만, 다이아씨에게 할 말이 정리되지 않아서 이제야 편지를 쓰기 시작했어요.

우선 모두의 근황부터 이야기해 볼까요.
카난쨩은 호주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여전히 활기차 보입니다.
영어는 잘 못하는 것 같지만 바디랭귀지로 여차저차 해 나가고 있는 모양이예요.
마리쨩은 이탈리아의 여러 풍경을 찍어 보내주었어요.
분명 두어 달 전에 본 풍경임에도 그때와는 전혀 달라 보여서 신기했습니다.
피자 사진을 볼 때는 저도 모르게 입에 침이 고여서,  요시코쨩에게 넌 먹을거밖에 생각 안하냐는 소리를 들었어요.

이제는 3학년이 되어버린 2학년은 수험 공부를 하는 데 여념이 없습니다.
치카쨩은 여관을 이어받으면 공부를 안 해도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던 모양이지만 시마씨가 있는 이상은 무리겠죠.
리코쨩은 음대 지망이니 치카쨩보다는 공부를 덜 해도 될 텐데, 항상 치카쨩은 리코쨩에게 쥐여서 공부를 한다는 느낌이예요.
요우쨩은 선장이 되기 위해 안 보이는 곳에서도 공부를 하고 있는 것 같고요.

요시코쨩은 고등학교 2차 데뷔를 한다며 중2병을 다시 숨기려 했어요.
하지만 이미 러브라이브 우승을 통해 전국에 그 실체가 알려진 상태라 별 의미는 없었습니다.
지금은 반쯤 체념했는지 우라노호시에 다니던 시절처럼 지내고 있어요.
루비쨩과는 다른 반이 되었지만, 루비쨩은 그 반에서 반장을 하면서 굉장히 의젓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때때로 루비쨩에게서 다이아씨가 보이는 것만 같아서, 역시 자매는 자매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아직 세이신에 익숙하지 않은지라 가끔 삐기~하고 당황하는 걸 보면 역시 루비쨩이지만요.

모두의 근황도 대강 적었으니, 이제는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써 보려 합니다.
우선은 새로운 학교에 대한 이야기일까요.
다이아씨가 쓴 대학 입학식에 대한 내용이 제 세이신에 대한 감상과 너무 비슷해서, 조금 놀랐어요.
실감이 나지 않는다. 쓸쓸하다. 우라노호시를 찾게 된다.
이 1년 동안 우라노호시는 이렇게나 제 마음속에 크게 자리잡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새로운 만남은 즐겁기도 했습니다.
쉬는 시간이 되면 저희의 팬이라는 친구들이 말을 걸어 오기도 하고, 세이신 교내를 안내해주겠다는 친구들과 같이 돌아다니다 루비쨩과 마주치기도 했어요.
동아리 활동 시간에는 스쿨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친구들이 잔뜩 찾아와 주었어요.
모두들 착한 친구들이라, 금세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저는 다이아씨가 대학교 사람들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돼요.
어른이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이 늘어났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언젠가는 지금의 다이아씨처럼 무게감 있게 행동해야 될 때도 오겠죠.

하지만 대학교 1학년은, 고등학교 3학년과 단 1년의 차이밖에 나지 않아요.
미성년과 성인을 단절시켜서 생각하지 말고,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나 같은 학생이라고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학생 때는 누구나 쉽게 친해지잖아요.
친해지고 나서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 가는 것도 사귐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저와 루비쨩이 그랬듯이요.
일단 다이아씨 쪽에서 마음을 열어준다면, 상대도 분명 좋아해 줄 거예요.

편지를 쓰는 것은 초등학교 때 이래일까요.
오랜만에 펜을 들어 저만의 글을 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이아씨는 너무 편지의 형식에 얽매이시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것도 다이아씨다워서 좋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여유 되실 때 종종 편지해 주세요.
그럼 이만 줄일게요.

2019년 4월 17일
쿠니키다 하나마루로부터

P.S.
다이아씨의 추신을 마리쨩한테 말해 주었더니, 오글거린다면서 숨막힐 정도로 웃더라고요.


3

쿠니키다 하나마루 귀하

삼가 아뢰옵니다.
여름을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사람들의 열기는 여름에 못지 않게 뜨거운 계절입니다.
연호가 바뀌었다는 것 하나만으로 사람들은 이렇게나 들뜨는 모양입니다.
물론 즉위일이 골든 위크 한가운데에 껴 있었다는 것도 크겠지만요.
이번 골든 위크에는 내려가 보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후술하겠지만, 선약이 있었다는 것을 먼저 밝혀둡니다.

도쿄에서 처음으로 생긴 '친구'는 정말 우연한 계기를 통해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필수교양 시간에 휴대전화를 통해 파일을 받아 보아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만, 저는 배터리가 부족해 옆 분의 휴대전화를 같이 보게 되었습니다.
그 분이 다운로드 폴더를 열자, 수많은 스쿨 아이돌의 사진이 쏟아져 나오더군요.
그분은 많이 당황하신 눈치였습니다.

하나마루씨에게 조언을 받기 전의 저였다면, 그분이 무안해하시지 않도록 모른 척을 했겠죠.
하지만 이번에는 제 쪽에서 한 발짝 내딛어 보기로 했습니다.
강의가 끝날 즈음, 저는 그분께 혹시 스쿨 아이돌을 좋아하시냐고 물었습니다.
저를 순간적으로 '다이아쨩'이라고 부른 그분은, 상당한 스쿨 아이돌 오타쿠였던 모양입니다.
결국 저희는 과실에 앉아 다음 강의 시간까지 스쿨 아이돌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이번 골든 위크의 절반은, 그분과 함께 스쿨 아이돌 공연을 보러 가는 데에 사용했습니다.

여러 지방에서 여러 아이돌의 공연을 보며, 스쿨 아이돌이라는 것은 볼 때마다 새롭다고 느꼈습니다.
카난씨와 마리씨와 함께 초대 Aqours를 하던 시절.
여러분과 함께 우라노호시에서 Aqours를 하던 시절.
Saint Snow 분들과 저희만의 결승전을 하던 시절.
그 시대에는 그 시대에 맞는 반짝임이 있었고, 그것은 나중에 다시 보아도 바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 시대에는 새로운 반짝임을 가진 분들이 나타날 것입니다.
여러분의 Aqours는 어떤 모습일지, 새로운 멤버를 영입한 Aqours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됩니다.

기숙사에는 룸메이트도 생겨서, 이제는 오히려 조용하던 시절이 그리울 정도입니다.
한 손에는 맥주캔을 들고, 다른 한 손을 흔들며 같이 마시자고 하는 그녀의 모습도 익숙해졌습니다.
편지를 쓰고 있으면 슬쩍 다가와 어떤 내용인지 물어보는 그녀는 거리감이 전혀 없어서, 마치 오래전부터 사귀어온 친구같이 느껴집니다.
숙취 때문에 다음날 강의가 힘들어지는 건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이번 편지에서는 좋은 근황을 전해드릴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이것도 전부 하나마루씨의 조언 덕분이겠지요.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다음에 얼굴을 보는 것은 여름방학 즈음이 될 것 같습니다.
그때까지는 서로가 있어야 할 곳에서, 각자의 일에 전념하도록 합시다.
그럼 이만 총총.

레이와 원년 5월 6일
쿠로사와 다이아 올림

추신
하나마루씨라면 편지도 사투리로 쓰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역시 그건 아니었군요.


4

쿠로사와 다이아님께

편지의 첫 말을 축하로 장식할 수 있어서 기뻐요.
제 편지가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다이아씨가 골든 위크 때 안 내려온 섭섭함이 한 번에 날아가는 듯한 좋은 소식이었어요.

요시코쨩은 자기도 대학교에 가면 '인싸'가 될 수 있는 거냐는 반응을 보였어요.
인싸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친구가 많은 것을 일컫는 말이 아닐까요.
친구를 사귈 때는 양보다는 질을 중요시하라고 말했더니, 너희들이 있는데 여기서 질을 어떻게 더 올리냐는 얘기를 들었어요.
요시코쨩은 자기가 한 말이 얼마나 부끄러운 말인지 몇 초 뒤에야 깨달은 모양인지, 바로 동아리실로 달려가 버렸어요.

저희의 골든 위크는 스쿨 아이돌 연습으로 가득 차 있었어요.
이번에 새로 들어온 부원들과 함께 하는 연습은 여러모로 힘든 점이 많았어요.
무엇보다도, 언제나 배움받는 역할이었던 제가 모두를 가르쳐야 하는 입장이 된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새로운 얼굴을 익히는 것은 헷갈리지.
그 사람마다 무엇이 부족한지 말해주는 것은 힘들지.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무슨 연습이 필요한지 말해주는 것은 어렵지.
정말, 첫 연습 때는 죽는 줄 알았어요.

3학년의 빈자리가 이렇게나 크게 느껴지는 것은 역시 유닛 활동의 기억 때문일까요.
다이아씨가 계획을 짜오면 카난쨩이 실행하고, 저는 그것을 따라간다.
저는 어느새 그것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무언가를 할 때마다 다이아씨라면 어떻게 했을까, 카난쨩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하고 마는 제가 있습니다.
다이아씨가 이 편지를 읽는다면 분명 '등을 쫓아가기만 해서는 뛰어넘을 수 없어요'라고 말씀하시겠죠?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는 다음 공연에서 아직 걸어보지 못한 길을 걸어 보고자 하니까요.

지금 당장 모든 부원이 하나의 Aqours로 공연을 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거라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저희는 기존 Aqours 멤버 2명당 신규 부원 4명씩을 배정해서, 유닛을 짜기로 했습니다.
누가 어떤 유닛에 들어갔는지는 공연 당일의 즐거움으로 남겨 놓기로 했어요.
아직 일정을 확정지은 것은 아니지만, 아마 여름방학 즈음이 될 것 같아요.
부디 새로운 Aqours의 모습을, 직접 봐 주셨으면 해요.

2019년 5월 20일
쿠니키다 하나마루로부터

P.S.
루비쨩으로부터의 전언입니다.
토씨 하나 틀리지 말고 적어달라는 부탁을 받았어요.
'나, 언니랑 같은 대학교 갈 거야.'


5

쿠니키다 하나마루 귀하

삼가 아뢰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무거운 하늘에서 비가 추적추적 쏟아지는 계절입니다.
우선은 답장이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대학교에 들어오고 처음 맞는 중간고사인지라, 평소보다 더욱 강도를 높여 공부하느라 편지를 쓸 시간이 나지 않았습니다.
제 장래에 필요한 것은 학점이 아니라 졸업장이지만, 맡은 일에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 모토이니까요.

경영학과에서는 이런저런 것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1학년 1학기인지라 아직 필수교양의 비중이 높기는 하지만, 교양도 무시할 만한 과목은 아닙니다.
오히려 집안에서 어느 정도 배운 경영 기초보다 교양이 더 어렵다고 느껴질 때도 많습니다.
특히 라이벌 조직과의 협상에 필요할 것 같아 신청한 중국어는 생각보다 더 어려웠습니다.
룸메이트분께서 제가 언어 교양을 듣는다고 할 때 보인 반응이 이제서야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대학교의 좋은 점은,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이겠죠.
과연 루비는 어떤 강의를 골라, 어떤 것을 배울지 기대가 됩니다.
하나마루씨도 편지에 쓰셨듯이, 등을 쫓아가는 것만으로는 뛰어넘을 수 없습니다.
만약 루비가 저와 같은 학교의 같은 학과를 지망했더라면 저는 반대했을 겁니다.
하지만 루비는 자신의 머리로 생각한 끝에, 자신이 원하는 길을 걸어나가고자 했습니다.
그 길이 우연히 저와 같은 대학교에 있었을 뿐이죠.

듣자 하니, 제가 다니는 대학교는 의상디자인학과가 유명한 모양입니다.
지금의 루비라면 충분히 도전할 수 있을 겁니다.
실기 경험도 Aqours를 하면서 충분히 쌓았을 테고요.
언젠가 루비가 만든 옷을 입어볼 수 있다면 좋겠군요.

고등학교 2학년은 진로를 정하기에 알맞은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1학년은 조금 더 생각할 시간이 있고, 3학년은 남은 시간이 없지요.
개인적인 궁금증입니다만, 하나마루씨가 어떤 미래를 꿈꾸고 계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부족한 몸입니다만, 어느 정도는 조언을 드릴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답장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럼 이만 총총.

레이와 원년 6월 23일
쿠로사와 다이아 올림

추신
루비에게는 편지의 내용 대신 이 말을 전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다 예상하고 있었다고 말한다면 김이 샐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토씨 하나 틀리지 말고 전해 주세요.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추신의 추신
치카씨에게는 빨리 진로를 정하라고 한 마디 해 주세요.


6

쿠로사와 다이아님께

대학교도 고등학교와 비슷한 기간에 중간고사를 치는군요.
저희 쪽도 6월 중순에 중간고사가 끝난 참이예요.
이번에는 기적적으로, Aqours에서 아무도 낙제점을 받지 않았어요.
아마 리코쨩의 혹독한 공부 모임이 빛을 발한 것이 아닐까요.

루비쨩에게는 저번 편지에 쓰인 그대로 말을 전해 주었어요.
루비쨩이 그 말을 듣자마자 울먹여서, 깜짝 놀랐습니다.
한 마디만으로 모든 것을 이해한 것만 같았어요.
역시 자매란 건 좋네요. 둘 사이에 긴 말은 오히려 방해가 될 뿐이겠죠.
그 이후로, 루비쨩은 이전보다도 더욱 공부에 힘쓰고 있습니다.
2학기부터는 학생회장을 맡아볼 생각이 없냐는 이야기도 주변에서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어요.
선택은 루비쨩의 몫이겠죠.

그와는 달리, 저는 아직도 제대로 진로를 정하지 못했어요.
미래에 하고 싶은 일 자체는 명확하지만, 그것을 위해서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를 모른다고 할까요.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해온 저는, 항상 어른이 되면 책을 쓰고 싶었습니다.
시, 수필, 소설 모든 분야를 좋아하지만, 특히 좋아하는 것은 소설.
언젠가는 세리자와 코지로의 소설을 뛰어넘는 책을 써 보고 싶어요.

하지만 소설이라는 것은, 단순히 읽기만 한다고 잘 쓰게 되는 것도 아니죠.
그렇다고 무작정 쓰기만 한다고 실력이 늘어나는 것도 아닙니다.
선생님께서는 성적도 충분하니 도쿄의 대학을 지망하는 것은 어떻겠냐고 말씀하셨지만, 대학에서 배우는 내용이 소설을 쓰는 것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어요.
만약 대학을 갔는데 별 도움이 안 된다면, 그만큼 소설을 쓸 시간을 버리게 되는 것인지라 고민이 됩니다.
그와 동시에, 대학을 가지 않고 누마즈에 앉아 소설을 쓴다고 해서 과연 제 실력이 늘까 하는 고민도 있어요.

다이아씨가 진로 상담을 해 주신다기에 한껏 어리광을 부려 버렸네요.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그저 편지를 읽고 생각한 것을 그대로 적어 주세요.
이게 다이아씨의 공부에 방해가 된다면 너무 죄송하니까요.
이만 줄일게요. 다음에 뵐 때까지 건강하세요.

2019년 7월 3일
쿠니키다 하나마루로부터

P.S.
카난쨩이랑 오랜만에 영상통화를 했어요.
엄청 새카맣게 타서, 처음엔 누군지 몰라봤다니까요.


7

쿠니키다 하나마루 귀하

뜨거운 더위 속에서 흔들리는 풍경의 소리에 몸을 맡기는 계절입니다.
정작 제 기숙사에 풍경은 없고, 매미 소리만이 학교를 가득 채우고 있지만요.
누마즈의 집에서 보리차를 마시며 풍경소리를 듣던 때가 살짝 그리워집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그 곳으로 돌아갈 수 있겠군요.

하나마루씨의 편지는 잘 읽어보았습니다.
가지고 계신 고민을 숨김없이 적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른이 된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제가 누군가에게 조언을 하는 건 주제넘은 일일지도 모르지만, 여기에서는 선배 노릇을 좀 해 볼까요.

저는 도쿄에 오고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새로운 환경과 사람에 어려움도 느꼈지만, 시간이 지나자 모두 새로운 경험이 되었습니다.
누마즈에 그대로 있었다면 하지 못했을 일들.
누마즈에서는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
그 경험들 하나하나가 쌓여, 저는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소설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수많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드는 창조는 거의 없다고들 합니다.
사람은 좋든 싫든 모두 무언가에 영향을 받으니까요.
그런 상황 안에서, 사람들이 '새롭다'라고 느끼면서도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경험에서 모티프를 얻고, 여러 경험을 조합하여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소설을 쓴다는 행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나, 하나마루씨가 좋아하시는 세리자와 코지로씨는 자전적 소설을 쓰셨으니까요.

그런 만큼, 저는 하나마루씨가 어떤 길을 선택하시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면, 세상에 '버리는 시간'같은 건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대학을 간다면 교수님께 조언을 구할 수 있을 것이고, 일단 소설을 써 본다면 공모전에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개인적인 희망으로는, 대학을 가지 않더라도 상경 생활은 한 번쯤 해 보셨으면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여러 지역을, 여러 나라를 여행해 보는 것도 괜찮겠지요.
그 경험은 모두 피가 되고 살이 되어 하나마루씨가 쓸 소설의 양분이 될 겁니다.

뭔가 조언이라기에는 너무 두루뭉실했던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거기에, 오히려 선택지를 늘려 버려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도 여러분의 미래만큼은 스스로 선택하시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제 미래를 선택할 수 없었으니까요.
하나마루씨가 어떤 선택을 하시던지, 저는 응원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총총.

레이와 원년 7월 18일

추신
이 편지가 도착할 즈음에 저는 누마즈에 있겠군요.
제가 꾸민 서프라이즈는 마음에 드셨나요?


8

"루비, 진짜 오늘 온다고 말했어? 벌써 9시 넘었는데."

"응, 이거 봐봐."

양갈래를 풀고 나와 비슷한 길이의 머리를 하게 된 루비쨩이, 휴대폰을 꺼내어 요시코쨩에게 보여주었다. 휴대폰에 적힌 내용은 단 한 줄이었다. 내일 9시쯤 누마즈에 갈 예정입니다. 루비는 그 문자를 보자마자 우리에게 연락을 돌렸고, 우리는 그렇게 누마즈역 앞에 모이게 되었다.

여름방학 첫날이라 늦잠을 자고 있던 요시코쨩은, 갑작스레 깨워진 데 불만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았다.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이마에 걸친 채로 루비쨩의 휴대폰을 바라보던 요시코쨩은, 이내 찡그리고 있던 인상을 풀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다시 선글라스를 쓰며 말했다.

"어제 얘기해 줬으면 좀 좋아."

"흠냐... 겨울도 아닌데 귤이 달당..."

"치카쨩은 아직도 비몽사몽이네..."

"어쩌면 우리한테는 비밀로 하고 싶었다던가?"

"언니가 그럴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정해진 게 아닐까유."

나는 조용히 내 의견을 말해 본다. 그러자 모두가 순간적으로 내 쪽을 쳐다보았다. 다이아씨와 직접 연락을 한 건 나뿐이었기 때문인지, 대학생이 된 다이아씨에 관한 일이라면 오히려 루비쨩보다 내 쪽이 신뢰가 가는 모양이다. 나는 모두의 시선에서 오는 부담은 모른 체 하며, 그대로 말을 이어갔다.

"지는 다이아씨에게 저희 여름방학 일정을 적어 보낸 적이 없구먼유."

"우연이라기에는 좀 이상하네. 일정을 모르는데 어떻게 첫날에 맞춰서 올 수 있지?"

"9시에 오는 것도 그렇고. 여름방학이 아니고서야 우리가 9시에 모일 수는 없잖아."

"이상할 거 있어? 9시쯤에 온다고 했지, 9시까지 모이라고는 안 했잖아."

"다이아씨가 설마 루비쨩이 우리를 불러모을 걸 예측 못했으려고."

"그것도 그렇네."

"...아, 뭔가 익숙한 소리가 나는데?"

"치카쨩, 일어났어?"

"다들 무슨 소리 안 들려?"

"일어나자마자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아니, 나도 들리는 거 같은데? 무슨 소리였더라, 이거..."

우리는 말을 멈추고 주변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소리, 얼마 없는 차가 다니는 소리, 버스 문이 여닫히는 소리. 그리고 왠지 익숙한 소리가 멀찍이서부터 들린다. 이건 무슨 소리였을까. 기억이 날 듯, 말 듯 하다. 점차 강해지는 바람 속에서, 우리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약속한 듯이 말했다.

"헬리콥터!"

하늘을 나는 분홍색 헬리콥터 안에서, 마리쨩이 헬기 문을 열고 있는 힘껏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 옆에서는 다이아씨가 화난 얼굴로 마리쨩을 붙잡고 있었다. 카난쨩은 다이아쨩을 붙잡고 있었지만, 화난 얼굴이 아니라 새파랗게 질린 얼굴이었다. 헬기 소리를 뚫고 그녀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반년만이눼요오오오오!"

"마리씨! 위험하니까 그만두세요!"

"무서워빨리내려가고싶어살려줘허그으으으..."

헬리콥터는 쏜살같이 날아가 리버사이드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그쪽으로 달려나가고 있었다. 잠에서 덜 깬 치카쨩도, 요소로를 외치며 신난 요우쨩도, 당황하며 둘을 쫓아가는 리코쨩도, 넘어질 뻔한 요시코쨩도, 누구보다 앞서 나가는 루비쨩도, 그리고 나도. 반년 동안 서로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보고 싶어서, 보여주고 싶어서 달려나가고 있었다. 우리의 여름방학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오랜만에 써본 줄글
평소와는 다르게 대화문과 내면 묘사보다는 편지 형식에 중점을 둔 글이 되었다
아쿠아의 미래를, 그 일상을 담백하게 써보고 싶었음
그래서 갈등전개도 없고, 고민은 누구나 그 시점에 할 만한 평범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음

제목은 샤론이지만 내용은 다이마루
다이아라면 拝啓로 시작해서 계절 얘기 하고 이만 총총으로 끝내는 정석적 편지 쓸 거 같았음
拝啓는 번역이 애매해서 삼가 아뢰옵니다라는 좀 어색한 말이 되어버렸지만
그와는 반대로 하나마루는 형식에는 덜 얽매이는 느낌
작중 배경은 물장판 개봉한 2019년에 맞춤

작품을 쓰는 데 경험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여기엔 필자의 대학생활이 일정 부분 녹아 있음
다이아 첫 친구 생긴 이야기는 아이돌을 2D짤로 바꾸면 실화임
편지에서 사투리 안쓴다고 신기해하는 것도 지방 출신  동기와 톡하다가 느낀 거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
다음에는 니지나 리에라 쓸듯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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