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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창작] [물갤문학] 불사조는 잿더미에서 피어오른다앱에서 작성

니코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5.14 12:09:38
조회 880 추천 26 댓글 14

														

1

누군가 유키 세츠나가 어떤 사람이었냐고 묻는다면, 나는 틀림없이 불꽃과 같은 사람이었다고 답하리라. 불타오르는 듯한 뜨거운 열정을 지닌 사람. '좋아함' 그 자체를 좋아할 수 있는 사람. 그녀의 불꽃은 저 멀리서도 보일 만큼 밝게 빛나며,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나 역시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다. 그녀의 무대를 처음 본 뒤로는 이미 그녀의 매력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 스쿨 아이돌 동호회의 매니저가 되어서도, 몇 번이고 그녀의 무대를 뒤편에서 보아도, 그 마음은 변하기는커녕 더욱 커져만 갔다. 그녀의 꿈을, 좋아함을 응원해 주고 싶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녀를 지켜보고 싶었다. 첫사랑이었다.

그녀의 불꽃은 눈부실 정도로 밝고, 데어버릴 정도로 뜨거웠고, 주변을 모두 삼켜버릴 정도로 맹렬했다. 나는 등불에 이끌리는 하루살이처럼, 언제까지나 타오를 것만 같았던 그 불꽃에 사랑을 했다. 하지만 하루살이는 알고 있을까, 세상에 영원히 타오르는 불꽃은 없다는 것을. 불꽃은 연료를 모두 태운 뒤에 자신마저 태워버리고는 재가 되어 사라진다는 것을. 그 점을 모르고 있었다는 점에서는, 나는 역시 하루살이와 같았다.

2

"이건... 많이 아프셨겠는데요. 진작에 병원에 오셨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정도인데."

흰색의 차가운 조명이 우리를 감싼다. 벽도, 의사 선생님의 가운도, 의자에 앉아 있는 세츠나쨩의 다리에 감겨 있는 붕대도 모두 흰색이었다. 세츠나쨩에게 어울리는 색깔은 그게 아닌데, 라고 생각해버리는 내가 세츠나쨩의 옆에 서 있었다.

오늘도 우리는 라이브를 앞두고 연습을 하고 있었다. 평범하게 진행되던 오늘의 연습은, 세츠나쨩은 킥을 하다가 얼굴을 찡그리며 바닥에 쓰러짐과 동시에 끝나 버렸다. 세츠나쨩을 부축해서 보건실로 가니, 조금 더 큰 병원으로 가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렇게 세츠나쨩은 종합병원에서 온갖 검사를 받은 뒤 나와 함께 여기에 앉아 있게 되었다.

"나카가와씨, 적어도 2주 정도는 안정을 취하셔야 합니다. 걸을 때도 주의를 기울여 주세요."

"2주요?! 당장 다음 주에 라이브인데..."

"격한 움직임은 예후를 더 나쁘게 할 수도 있어요."

"그럼 2주를 쉰 다음에는요? 그때부터는 원래대로 라이브를 할 수 있는 거죠?"

세츠나쨩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듯이, 그 질문을 꺼냈다. 의사 선생님이 쓴 안경에 병원의 흰색 조명이 반사되고 있었다. 너무나도 차가운 느낌을 주는 그 안경 때문에, 도저히 표정을 읽을 수 없었다. 하지만 왜일까, 나는 의사 선생님이 꺼낼 말을 알고 있는 것만 같았다.

"적어도 1년 동안은 안 됩니다. 1년 뒤에도 할 수 있을지 어떨지는..."

"1년...이요..."

스쿨 아이돌이라는 건, 한정된 시간 속에서 빛나는 것이다. 유키 세츠나는 지금 2학년 1학기를 막 마치려 하고 있었다. 남은 시간은 약 1년 반. 그 중에 1년을 빼앗긴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처사라고 생각했다. 내가 의사 선생님께 어떻게든 안 되냐고 따져 물으려는 순간, 의사 선생님의 말이 이어졌다.

"1년 동안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적어도 걸을 때는 아프지 않을 겁니다."

"잠깐만요, 그렇다는 건 지금까지..."

"네. 나카가와씨는 지금까지 걸을 때마다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을 느끼고 있었겠죠."

전혀 몰랐다. 누구보다 세츠나쨩의 가까이에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누구보다도 세츠나쨩을 봐 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세츠나쨩이 고통을 겪고 있을 때, 나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이래 놓고 무슨 매니저인가. 나는 그저 그녀의 미소에 어리광부리고 있었을 뿐이다. 그 미소 뒤편에서 그녀가 얼마나 아파하고 있는지조차 모른 채로 말이다.

"이제부터 매주 같은 시간에 병원에 오셔야 합니다. 평일 중에 편하신 요일을 말씀해 주세요."

"없어요. 평일 방과후에는 다같이 연습을 해야 하고..."

"나카가와씨. 이제 몸을 쓰는 연습은 안 됩니다."

"...제가 잘못된 자세로 연습했던 건가요? 그래서 이렇게 된 건가요?"

"나카가와씨의 잘못은 없습니다. 그저..."

"그럼 저는 왜 이렇게 아파야만 하는 건가요!"

연습에서 쓰러진 다음부터 참고 있었던 울분이 터져나온 듯, 세츠나쨩은 격렬하게 화를 내고 있었다. 자신의 불합리한 아픔에 저항이라도 하듯이, 붕대가 감긴 다리를 마구 구르며. 평소의 그녀가 불꽃이라면, 지금은 화산이었다. 자신마저 깎아낼 정도로 크게 폭발하는 화산. 나는 그저 그녀를 진정시키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세츠나쨩, 진정해..."

"왜 하필 지금인가요! 동호회도 돌아오고, 부모님과도 화해하고, 이제 다시 꿈을 펼치려는 시기에!"

"...그저 운이 안 좋았을 뿐입니다. 선천적인 문제라, 지금이 아니라도 언젠가는 터졌을 거예요."

"운, 이요..?"

세츠나쨩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방을 뛰쳐나갔다. 내가 세츠나쨩을 잡으러 일어나려는 순간, 밖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세츠나쨩의 목소리였다. 내가 방 바깥으로 달려나가 보니, 세츠나쨩은 복도에서 엎어져 다리를 부여잡고 울고 있었다.

"움직여 달라고요! 왜! 왜 이렇게 아픈 건데요!"

그것은 아파서 우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분해서 우는 것이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넘어진 세츠나쨩을 부축해서 다시 방으로 데려가는 것 뿐이었다. 나에게는 그 눈물을 닦을 자격이 없었다.

3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우리는 서로 반대쪽 창문을 바라보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동호회 단체 라인방에는 일단 걱정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세츠나쨩을 걱정하는 모두에게 거짓말을 해 버렸다. 하지만 이런 일은 세츠나쨩이 직접 이야기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택시에서 내린 뒤에, 먼저 말을 꺼낸 것은 세츠나쨩이었다.

"유우씨, 오늘은 죄송했어요."

"아냐."

"저 때문에 모두의 연습도 망치고... 병원에도 폐를 끼치고..."

"괜찮으니까 오늘은 푹 쉬어."

"그러네요. 내일은 제대로 연습해야죠."

"...연습?"

"네! 다음 주 라이브는 꼭 성공시킬 거예요!"

"세츠나쨩..."

"이번 라이브에서는 화약을 잔뜩 써 보고 싶네요! 아, 그래도 너무 쓰면 다음 라이브가 묻히려나..."

"세츠나쨩, 무리라는 거 알고 있잖아."

"하긴, 학생이 화약이라니 좀 무리인가요? 그럼 가스라도 써서 커다란 불꽃을..."

"세츠나쨩!"

그렇게 크게 소리지를 생각은 아니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세츠나쨩의 어깨를 꽉 잡고 있었다. 세츠나쨩은 살짝 괴로운 듯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유우씨, 아파요..."

"세츠나쨩의 다리는 지금 이것보다 더 아프잖아!"

"저는 괜찮다니까요? 오늘은 근육이 놀란 것 뿐이예요."

"제발 그만해 줘..."

"...유우씨마저 그렇게 이야기하시는 건가요."

나를 바라보는 세츠나쨩의 눈동자에는, 이미 눈물범벅이 된 내가 비치고 있었다. 세츠나쨩은 그런 나를 살며시 안아주었다. 위로를 받아야 하는 건 내가 아니라 세츠나쨩인데. 이제라도 뭐라고 말을 해 줘야만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안겨 있다는 것이 기쁜 내 자신이 싫어진다. 오늘따라 그녀의 몸이 더욱 따뜻하게 느껴졌다. 꺼지기 직전의 불꽃이 더욱 맹렬히 타오르는 것처럼.

"유우씨."

"...응."

"유키 세츠나는요, 공연을 하지 못하면 죽어버려요."

"..."

"언제나 밝고 명랑한, 모두에게 좋아함을 외치는 그 아이는요, 무대가 없으면 살지 못해요."

"..."

"세츠나가 죽으면 남는 건 아무 매력도 없는 나카가와 나나라는 찌꺼기예요. 그래도 정말 괜찮으신가요?"

"괜찮아. 세츠나쨩이 아픈 것보단 훨씬 나으니까."

"거기에... 유우씨는 유키 세츠나를 좋아하잖아요."

"...알고 있었구나"

"나카가와 나나도 그 정도로 사랑해 주실 수 있나요?"

"언젠간 세츠나쨩보다도 좋아하게 될 거라고 생각해."

"이럴 때는 '이미 좋아하고 있어'라구요?"

그 말을 하는 세츠나쨩의 표정에서는 아직도 남아있는 미련을 읽을 수 있었다. 나는 그런 세츠나쨩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서, 아까까지 축 늘어뜨린 채로 있던 손을 뻗어 있는 힘껏 껴안아 주었다. 우리는 한참 동안을 그렇게, 서로 부둥켜안고 있었다. 이번에도 먼저 입을 연 것은 세츠나쨩이었다.

"생각해보면, 유키 세츠나는 이미 한 번 죽었는데 유우씨가 살려낸 거잖아요?"

"그 날, 옥상에서 말이구나."

"네. 유우씨가 살렸으니까, 죽이는 것도 유우씨가 해 주세요."

"...어떻게."

"키스해 줘요. 유키 세츠나가 아닌, 나카가와 나나에게."

참 얄궂은 이야기다, 나는 나나쨩에게 키스하며 그렇게 생각했다. 내가 입을 열어 말을 하는 걸로 세츠나를 살렸고, 키스로 입을 닫음으로써 세츠나를 죽였다. 유키 세츠나라는 불꽃은, 나카가와 나나라는 재만을 남기고는 그렇게 꺼져 버렸다. 동화에서는 키스를 하면 죽은 공주님도 살아나던데, 아무래도 현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기나긴 키스가 끝난 뒤, 나나쨩은 손으로 내 눈물을 닦으며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웃어 준다면 그걸로 괜찮아요. 그러니까 이제 울지 마세요."

4

"후아~ 매니저라는 거, 생각보다 힘든 거였군요."

"라이브 날이라서 그래. 그것도 너희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유우씨, 저는 이제 아이돌이 아니라니까요."

"...미안, 나나쨩."

나는 라이브 회장에 있는 소품을 마지막으로 정리하며, 옆에서 들려오는 차분한 목소리에 그렇게 대답했다. 나나쨩은 아직 매니저 일에 익숙하지는 않은 듯, 관자놀이에 펜을 가져다대고 고민하는 표정으로 수첩의 체크리스트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녀가 매니저 일에 익숙하지 않은 만큼, 나 역시 아직까지도 동호회 활동 시간에 안경과 교복을 착용한 그녀를 보는 것은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신데렐라가 재를 뒤집어쓰고 일하던 시절을 보는 것 같이, 어울리지 않는다. 신데렐라에게는 무도회장과 유리구두가 어울린다. 세츠나쨩에게는... 나는 어느새 또 이렇게 없는 사람을 찾고만 있다.

능률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녀는 내 걱정이 기우였다는 듯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 주고 있었다. 학생회장을 했던 경험이 도움이 된 것일까. 사무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나보다 나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눈을 뜨면 그녀가 연습복을 입고 모두와 트레이닝을 하고 있을 것만 같다. 해맑게 미소지으며 커다란 목소리로 웃을 것만 같다. 그랬던 세츠나쨩은 이미 없는데도 말이다. 나나쨩은 교복을 입고 나와 매니저 일을 하고 있고, 엷은 미소를 지으며 쿡쿡 웃는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나나쨩에 세츠나쨩을 겹쳐 보고는 한다. 그 둘은 분명 같은 사람일 텐데, 아직까지 나나쨩으로는 내 마음속에 뚫린 구멍을 메울 수 없는 모양이다.

"유우씨, 이 텔레텔레파시 스틱은 어디쯤에 놓으면 될까요?"

"라이브 순서를 생각해보면 이쯤이 나으려나."

"그럼 이 스탠드 마이크는요?"

"그건 마이크 부분만 분리해서... 아니, 나한테 줘."

그녀가 눈치채지 못하게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놓았을 텐데, 아무래도 찾아버린 모양이다. 나나쨩은 스탠드 마이크를 양손으로 잡고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마이크를 바라보는 아련한 눈빛에는 우수가 가득차 있었다. 진작에 소품 창고 안쪽에 넣었어야 했는데. 몇 번이고 그러려고 했지만, 그럴 때마다 결국에는 넣을 수 없었다. 이제는 세츠나쨩을 볼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 버리는 것만 같아서, 마이크가 세츠나쨩과 같이 창고 안에서 그대로 잊혀 갈 것만 같아서 그럴 수가 없었다.

"유우씨, 또 그런 표정을 짓고 계세요."

"미안. 나나쨩과 함께할 때는 웃기로 했는데."

"자꾸 사과만 하시네요."

"미안..."

"아무튼, 이건 오늘 안 쓰는 거죠?"

"...응."

"그럼 안 보이는 곳에 치워 둘게요. 이제 와서 창고까지 가기는 시간이 없기도 하고."

나나쨩은 그렇게 말하고는, 스탠드 마이크를 방 구석으로 옮겨 놓았다. 자신의 소품이었던 것을 자신이 치워 버린다는 것이 어떤 심정일지, 나로서는 짐작도 가지 않는다. 아직도 미련이 남아 있는 것일까. 그녀의 몸 안에는 아직도 유키 세츠나가 살아 있는 것일까. 나나쨩의 투명한 안경 너머의 감정을, 나는 읽을 수 없었다.

"자, 다음 작업으로 넘어가죠. 오늘은 토크 파트도 있잖아요?"

"그러네. 바로 옆 박스에 스케치북이 있을 거야. 9개만 꺼내다 줄래?"

"네."

"질문은 몇 개 준비해놓긴 했는데, 좋은 아이디어 더 있어?"

"어디 보자, 마침 여름이니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라던가, 어떨까요?"

"민초단, 몇 명이나 있으려나."

"저는 민트초코는 도저히... 제 취향은 바닐라 아이스크림이예요."

"알았어. 다음 데이트 때 사줄게."

나는 나나쨩과 일부러 바보같아 보이는 대화를 이어갔다. 나나쨩이니 세츠나쨩이니 하는 복잡한 문제는 모두 잊어버릴 수 있는, 평범한 일상에서 있을 법한 대화. 그것이 좋았다. 문제에서 눈을 돌려 도망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부딪힌다고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했을 때 모두가 상처입을 뿐이라면, 도망치는 것도 나쁘지 않은 해결책이다.

5

"가자! 내일로, 무지개의 Melodies..."

아유무의 청아한 목소리와 함께 공연이 시작되었다. 나는 나나쨩과, 시오리코쨩과 함께 무대 뒤에서 공연을 보고 있었다. 무대 위에서는 8명이 노래하고 있었다. 세츠나쨩의 파트는 녹음된 버전으로 대신했다. 9명 중에 단 한 명이 비는데, 그 빈 자리가 너무나도 컸다. 그 자리에 시오리코쨩을 넣을까도 잠시 생각해 봤지만, 그건 세츠나쨩에게도 시오리코쨩에게도 못할 짓이라고 생각했다. 시오리코쨩은 세츠나쨩의 대용품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 애써 비워놓았던 머릿속이 다시 복잡해지기 시작할 때, 시오리코쨩이 말을 걸었다. 무대를 가까이서 보고 싶다고 하며 무대 바로 뒤편으로 간 나나쨩에게는 들리지 않을 정도의 거리였다.

"유우씨."

"왜?"

"세츠나씨... 정말로 아이돌을 그만두시는 건가요?"

"그렇겠지..."

"남 일처럼 말씀하시네요."

"내가 결정할 일이 아니니까."

"정말로 세츠나씨가 결정하신 일인가요?"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저길 봐요. 저게 포기한 사람의 얼굴인가요?"

시오리코쨩이 가리킨 곳에는, 무대를 보는 나나쨩이 있었다. 눈은 빛나고 있었다. 머리는 박자에 맞추어 조그맣게 까딱이고 있었다. 입술은 떨리고 있었다. 아니, 다시 보니 입술은 뭔가를 조용히 말하고 있었다. 니지패션의 가사다. 손끝은 안무를 따라하고 있었다. 그곳에 있는 것은 매니저 나카가와 나나가 아닌, 아이돌 유키 세츠나였다. 완전히 타 버린 줄만 알았던 잿더미 안에는, 아직도 조그마한 불씨가 남아 있었다. 유키 세츠나는 어떤 심정으로 저 무대를 보고 있을까. 내가 보는 세계와, 네가 보는 세계는 얼마나 다를까.

"세츠나쨩..."

"유우씨, 말해 주세요. 세츠나씨가 정말로 아이돌을 그만두게 하실 건가요?"

"하지만 저 다리로는 무리야. 시오리코쨩도 알잖아."

"제가 묻고 싶은 건 유우씨의 생각이예요.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런 말이 아니라, 유우씨만의 말이요. 유우씨는 어떻게 생각하시는데요? 유우씨는 아직도 세츠나씨를 그리워하잖아요."

"멋대로 단정짓지 마. 난 지금 나나쨩이 내 곁에 있는 걸로 만족해."

"거짓말. 저는 알아요. 제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했던 적이 있기에, 더더욱 잘 알죠. 유우씨는 자신을 속이고 있어요."

"네가 뭘 알아! 그럼 시오리코쨩은 세츠나쨩이 아파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거야?!"

나도 모르게 언성을 높였다. 시오리코쨩의 말에 반박할 수가 없어서, 오히려 소리를 높여 대화를 끊었다. 내가 나 자신을 속이고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세츠나쨩을 원할수록, 세츠나쨩에게도 나나쨩에게도 상처를 입히게 된다. 지금 이 상황은 최선이 아닌 차악을 고른 결과. 이미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사실을, 굳이 되새겨 주는 시오리코쨩의 말을 더는 듣고 싶지 않았다.

"저는 유키 세츠나가 보고 싶어요! 더는 격렬한 무대를 선보일 수 없다고 해도! 세츠나씨라면 다리 정도는 쓰지 않아도 저희의 마음을 울릴 수 있을 테니까요!"

시오리코쨩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송곳니에 입술이 찔려 피가 날 정도로 세게. 나는 손수건을 꺼내 피를 닦으려 했지만, 시오리코쨩은 내 손을 뿌리치고는 대기실로 들어가 버렸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도대체 나보고 어쩌라는 건가. 세츠나쨩의 옆에 있는게 나 대신 시오리코쨩 자신이었다면 뭔가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알 수 없는 것 투성이였다. 무대에 전혀 집중하지 못한 새에 첫 곡도 막바지에 이르렀는지, 나나쨩이 이쪽으로 향해 왔다.

"유우씨, 무슨 일 있어요? 표정이 안 좋아요."

"아냐. 아무것도."

"시오리코씨는요? 아까까지 여기 계셨던 거 같은데..."

"처음으로 서 보는 큰 무대라 긴장했나 봐. 대기실에 있어."

나는 또다시 거짓말을 했다. 갈수록 거짓말만 늘어 간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을 속이다 보면, 언젠가는 나 자신도 제대로 속일 수 있게 되는 걸까. 희망찬 무대 위와는 정반대의 어두운 마음이, 무대 뒤편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나나쨩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애써 웃어 보였다.

6

"유우쨩과 돌아가는 건 오랜만이네."

"그러게. 최근에는 내가 학교에 오랫동안 남아 있었으니까."

"라이브 직전만 되면 항상 바빠진다니까."

"그래도 이번에는 나나쨩이 있어서 한시름 덜었어."

"...그렇구나."

라이브가 끝나고, 나는 아유무와 함께 집으로 걸어가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분명 성공적으로 끝난 라이브였지만, 우리 둘 모두 표정이 썩 밝지는 않았다. 역시 아유무도 나나쨩을 신경쓰고 있는 것이겠지.

"그, 세츠... 나나쨩은 좀 어때?"

"매니저 일은 엄청 잘 하고 있어. 라이브를 두어 번만 더 해보면 나보다도 잘할 거 같은데."

"매니저 얘기가 아니라."

"아, 그쪽이구나... 아유무한테는 사실대로 말해도 되겠지."

"응. 숨기는 거 없이 다 말해줘."

"아직까지는 미련이 남아 있는 모양이야. 그래도 최대한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그럼 유우쨩은?"

"...왜 거기서 내 이름이 나와?"

"시오리코쨩, 울고 있었어."

"라이브 끝나고 바로 사과했어야 했는데."

정말 최악이다. 세츠나쨩을, 나나쨩을 상처입히지 않으려고 시오리코쨩에게 상처를 입혀 버렸다. 그녀도 나름대로 깊게 생각한 다음 꺼낸 말이었을 텐데, 나는 그 말을 들으려고조차 하지 않았다. 나는 앞으로 얼마나 더 다른 사람을 상처입힐까. 다음은 누굴까? 카스미쨩? 아유무? 결국에는 나나쨩마저 상처입혀 버리고 마는 걸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무너질 것만 같다.

"시오리코쨩, 돌려서 말하는 건 서투니까. 유우쨩의 반응도 이해는 가."

"나 대신 변명 안 해줘도 돼."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유우쨩이라면 이러지 않아."

"실망했어?"

"조금은. 유우쨩이라면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나도 예전부터 포기 정도는 했어. 스쿨 아이돌 동호회를 찾아갔는데 폐부되었다고 했을 때도, 페스티벌 후반에 비가 왔을 때도."

"...그때마다 내가 손을 잡아주었지."

아유무는 그 말을 하며 내 오른손을 양손으로 잡았다. 살짝 땀으로 젖어 축축한 양손. 이 손의 감촉만은 그 시절 그대로였다. 아유무만큼은 언제 어떤 때라도 내 곁에 있어 준다. 아니, 아직 제대로 대화는 해 보지 않았지만 동호회의 모두가 똑같을 것이었다. 혼자 모든 걸 떠안으려는 것은 오만이었음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유우쨩, 나는 세츠나쨩이 돌아왔으면 좋겠어."

"..."

"어리광일지도 몰라. 무리한 부탁일지도 몰라. 하지만 나는, 아니 우리는... 세츠나쨩의 무대를 다시 보고 싶어."

"나도.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라이브라던가, 연습이라던가..."

"그건 이제부터 다같이 생각해보면 돼. 그보다, 유우쨩에게는 더 중요한 일이 있잖아? 유우쨩만이 할 수 있는 일."

아유무는 잠깐 숨을 들이쉰 뒤, 나에게 말했다.

"우선은 세츠나쨩을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오게 해 줘. 세츠나쨩은 유우쨩을 좋아하니까, 분명 돌아와 줄 거야."

"...아유무, 고마워!"

나는 아유무에게서 등을 돌려, 버스 정류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움직이기 시작했다면 멈춰서는 안 돼. 참아서는 안 돼. 등 뒤로 아유무가 그렇게 말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목적지는 나나쨩, 그리고 세츠나쨩의 집. 재투성이 공주님을 무도회장으로 끌고 나올 시간이다.

7

그로부터 30분 후, 나는 나나쨩의 방 안에 있었다. 나나쨩은 파자마 차림으로 침대에 앉아있었고, 나는 책상에서 의자를 돌려 나나쨩을 바라보고 앉았다. 나나쨩은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며 말했다.

"유우씨, 지금 몇 시인지는 아시나요? 조금 있으면 막차 끊긴다구요?"

"그러네. 벌써 12시가 가까워 오는걸."

"그렇게 태연히... 잠은 어디서 주무시게요?"

"거실의 소파에서라도 잘까. 꽤 커 보이던데."

"아, 네... 저는 틀림없이..."

나나쨩은 침대를 바라보며 말끝을 흐렸다. 뭔가 크게 착각을 하고 있는 걸로 보이지만, 굳이 정정하지는 않기로 했다.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니까. 어떤 말부터 꺼내야 할지 생각하는 것만으로 벅차다. 돌려 말한다는 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라이브 어땠어?"

"최고였어요. 다들 빛나고 있었죠. 매니저로서 자부심을 느꼈어요. 하지만 설마 라이브 감상을 말하려고 이 야밤에 찾아오신 건 아니죠?"

"나는... 라이브를 보는 세츠나쨩을 봤어."

"세츠나는 이제 없다니까요."

"아니, 그건 틀림없는 세츠나쨩이었어."

"저도 참, 아직도 미련을 못 버렸나 봐요."

"...고마워. 아직 세츠나쨩을 마음 속에 품고 있어 줘서."

"이런 미련 같은 거, 가지고 있어 봤자 마음만 아플 뿐인데요."

나나쨩은 한 손을 가슴에 가져다 대고는, 파자마를 꽉 잡았다. 가슴을 부여잡는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고통이 전해져 오는 듯 했다. 결코 죽일 수 없는 열정을 죽이려고 하는 것은 얼마나 큰 고통일까. 나는 그녀에게 그런 고통을 강요하고 말았다. 그래 놓고는 이제 와서 번복이라니, 염치없는 행동이다. 어리광이고, 무리한 부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나는 세츠나쨩이 돌아왔으면 했다. 아유무, 시오리코쨩, 동호회의 모두가 그렇게 느끼는 것처럼. 더는 문제에서 눈을 돌려 도망치고 싶지 않다. 도망치면 안 된다.

"나는 역시, 세츠나쨩이 아이돌을 계속해 줬으면 해."

"유우씨. 몇 번이나 말해야 알겠어요? 세츠나는 이제 없어요. 다리를 못 쓰게 되어서, 아이돌을 그만두고는 죽어 버렸다고요. 그러라고 말한 건 유우씨잖아요?"

"유키 세츠나는 몇 번이고 아이돌을 그만뒀고, 몇 번이고 다시 돌아왔어. 이번에도 그럴 거야."

자신의 좋아함을 강요한 결과로 동호회가 무너졌을 때에도 세츠나쨩은 돌아왔다. 학생회장에서 물러나고 부모님과 싸웠을 때에도 세츠나쨩은 결국 돌아왔다. 그녀는 몇 번이고 좌절했지만, 몇 번이고 다시 일어났다. 재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불사조와 같이.

"하지만... 이번엔 달라요. 저는 더 이상 제대로 무대에 설 수조차 없어요."

"그렇다면 서지 않으면 돼. 격렬한 무대도, 하지 않아도 돼."

"그건 무슨..."

"무대가 세츠나쨩을 만드는 게 아니야. 세츠나쨩이 무대를 만드는 거지."

"팬 분들이 실망할 거예요."

"세츠나쨩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더욱 실망할 거야."

"모두한테 민폐를 끼치고 말 거예요."

"언제는 안 끼친 것처럼 말하네."

"정말로 '제가' 돌아오기를 바라시는 건가요?"

"응. 난 유키 세츠나를 좋아하니까."

"...유우씨. 알고 계세요?"

나나쨩은 몸을 일으키고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왠지 일어나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나도 의자를 다시 넣어 놓고는 나나쨩을 정면에서 바라보았다. 눈싸움을 하듯 서로의 눈을 빤히 쳐다본다. 이 상황에 기시감을 느낀다. 나는 나나쨩이 뭐라고 말할지 알고 있다. 무엇을 할지도 알고 있다. 터져나오는 눈물을 억누르며, 나는 유키 세츠나의 부활을 목도하기로 했다.

"당신은 지금, 당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엄청난 말을 해 버린 거예요."

그곳에 서 있는 것은, 틀림없는 유키 세츠나였다.

8

그로부터 3달이 지났다. 바쁜 나날이었다. 멤버 모두가 세츠나쨩의 무대를 어떻게 구성하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는, 오히려 무대 구성 쪽은 멤버들에게 맡긴 채로 편곡에 열중했다. 세츠나쨩은 '민폐 끼쳐도 된다고 했죠?'라는 말과 함께, 나에게 자작곡 샘플을 잔뜩 던져주었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음원들. 지금까지의 세츠나쨩과는 전혀 다른 곡조. 그동안의 아픔도, 괴로움도 녹아들어가 있는 노래. 하지만 나는 그 노래 안에서 세츠나쨩이 살아 숨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편곡은 분명 즐거운 일이었지만, 동시에 고생스러운 일이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2달 정도를 몬스터와 함께한 뒤에는 편곡 작업을 끝낼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드디어 유키 세츠나의 컴백 라이브 리허설. 공연의 진행 순서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준비된 무대를 직접 보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세츠나쨩은 나에게 눈을 감으라고 말한 뒤, 손을 잡고는 무대로 나를 끌고 갔다. 몇 번이나 계단을 올랐을까. 이윽고 눈을 떠도 된다는 목소리가 들렸다. 눈을 뜨자, 그곳에는 무수한 촛불이 놓여 있었다. 나는 말을 잃은 채로, 촛불의 불빛 안에 감싸여 있는 세츠나쨩을 바라보았다.

"어떤가요?"

"...예뻐."

"무대 얘기인가요, 아니면 제 얘기인가요?"

"둘 다. 예쁘다는 말밖에 못하겠어."

"리허설인데도 촛불을 켜 달라고 한 보람이 있었네요!"

세츠나쨩은 활짝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나는 그 미소를 보기 위해서 여기까지 노력해 온 것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세츠나쨩의 미소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세츠나쨩은 자리에 앉은 뒤 이야기를 계속했다.

"세츠나 하면 커다란 불꽃! 이라고 생각하지만... 역시 그건 격렬한 무대에나 어울리겠죠. 그래서 이번엔 촛불로 해 봤어요."

"응, 좋다고 생각해."

"관객분들께 옛날처럼 뜨거운 열정은 전해드리지 못하겠죠. 하지만 불꽃이 꼭 뜨거워야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조그마한 촛불이라도 누군가를 따뜻하게 비춰줄 수 있다면, 저는 그걸로 좋아요."

누군가를 비추는 조그마한 촛불. 불꽃의 형태는 바뀌었지만, 나는 여전히 그것에 매료되어 있었다. 나는 불꽃에 이끌리는 하루살이. 그렇다면, 나의 몸을 불사를 때까지 그 불꽃을 응원해야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피아노 앞에 앉았다.

"세츠나쨩, 첫 곡은 뭘로 할까?"

"꼭 공연 순서대로가 아니어도 되는 거죠?"

"응. 공연 때 부를 노래라면 뭐든지."

세츠나쨩은 그 말을 듣고는 싱긋 웃어 보였다. 그리고는,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마치 눈앞에 벌써 관객이 있는 것처럼. 새로운 자신을 봐 달라는 것처럼.

"그럼 들어 주세요. 새벽녘(아카토키)."





쿠스노키 토모리 헌정 줄글
몸이 불편함에도 뜨거운 퍼포먼스를 보여준 쿠스노키 토모리에게 감사합니다

현실이랑 너무 똑같이 가면 창작이라는 느낌이 없으니
세츠나의 증상을 더 세게 만든 감이 있음
나는 세츠나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불사조가 아닌가 생각한다
작중에도 나왔듯이 세츠나는 수없이 좌절했고, 그때마다 부활했음
무대 하나를 끝낼 때마다, 자신을 불사르고 새로 태어나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
그래서 작중에는 불꽃과 재의 소재가 많이 등장함

여기 유우는 멘탈 면에서 유우보단 아나타에 가까운 느낌
좋아하는 사람이 어느 날 꿈을 잃는다면, 그리고 그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면 평범한 여고생이 버틸 수 있을까 싶기는 하지만
좌절을 더 세게 표현하고 싶어서 일부러 멘탈을 좀 더 약하게 만들기는 했음

시오리코는 자신을 속여 왔다는 서사가 있었기에 이 스토리에 알맞다고 생각해서 넣었고
유우의 멘탈을 잡아줄 수 있는 건 아유무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아유무도 넣었음
아유무는 소꿉친구라던가 연심같은 건 이미 초월한 동반자 느낌

작중에는 토모리의 곡 제목들을 군데군데 끼워넣었음
Forced Shutdown은 가사 한 부분을 참고함
아카토키는 다들 아카토키라고 불러서 이거 어떻게 써야 하나 하다가 결국 괄호 치고 넣음
부르는 곡이 아카토키인 이유는 가사가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일단은 한 부분만 써 보는데, 나머지 부분도 꽤 잘 맞음

업데이트해 가자
변한 보람이 없는 나날 따위 재미없잖아
새볔녘의 하늘처럼 아름답지 않아도 돼
무언가가 태어나는 순간을 보고 싶어

토모리는 진짜 가사가 진국이야
그 외에도 조그맣더라도 누군가를 비출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하는 세츠나라던가
라이브에 촛불이 잔뜩 있다던가
토모리 관련해서 이것저것 넣었음

다음에는 가벼운 SS로 돌아올 것 같음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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