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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전쟁이고 그 와중에 도시행성 복구에 착수했다.

이제 인류도 도시행성 보유국이 되리라.

시디마투스의 주력이 아마도 몰락제국과 투닥거리고 있으리라 짐작하며 유유히 뒷치기를 하고 있는 제1함대.

우리의 전략은 간단하다. 제1함대가 주요 요새들을 다 부수면서 쭉쭉 진격하고 곁다리 성계를 플린트락 함대가 처리하는 것이다.

그 뒤 몰락제국과 싸우느라 전력이 약화된 시디마투스를 깨부수면 되는 것.

몰락제국 덕분에 어쩌면 끝판왕 싸움이라 여겼던 이 전쟁이 편해지리라 생각했다.

급보다. 제2꽃다발 함대가 티우즈 성계에 뜬 것이다.

본래라면 한때 이리봇의 영역이었던 곳은 전쟁과 무관한 후방이어야 했다.

하지만 시디마투스가 몰락제국과 전쟁을 하는 바람에 저 지역까지 드나들게 되면서 졸지에 최전방이 된 것이다.

이 전쟁이 이런 식으로 꼬이나 하는 마음으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제1함대의 점프드라이브 발동!

저 마리니우스 성계가 곧 도시행성이 될 쓰웍이 있는 곳이므로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다.

점드를 써서 전력이 약화되었지만 시디마투스의 함대 하나 정도는 이길 여력이 된다.

그 와중에 전황은 점입가경이다.

왜 이제 와서 이상현상이 뜨는 걸까?

바로 시디마투스가 몰락제국 성계 2개를 뚫었기 때문이다.

고립주의자에게 맞서지 않겠다는 뜻에서 철거한 모양이지만 여튼 덕분에 보다시피 옛 이리봇 영역과 시디마투스 영역 사이에 고속도로가 뚫렸다.

플린트락 함대가 변변찮게 잔챙이 성계들이나 챙기고 있을 때 시디마투스 함대는 다시 잃어버린 곳을 찾으러 남진하고 있다.

꼬였다. 완전히 꼬였다. 제1함대는 다시 한 번 점드를 감행했다.

이렇게 된 이상 최대한 빨리 북진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 와중에 휴전 중인 몰락제국 영토를 지나 시디마투스 함대는 유유히 옛 이리봇 영역을 들이치러 온다.

이대로는 대책없이 다 뚫리게 되었으니 조금 부족하더라도 대충 모은 제2함대를 출발시키고 아바타도 출격시켜야 할 판이다.

1년 뒤의 대략적인 상황.

보다시피 판도가 아주 개판이다. 플린트락 함대는 곁가지 성계를 정리 중이고 지상군은 분발하고 있다.

제1함대는 그 와중에 주요 요새만 처리하고 빠르게 쭉쭉 북진하고 있다.

빨리 몰락제국 위쪽의 요새들을 정리해야 옛 이리봇 영역이 평안해지리라 생각한 것이다.

더럽고 치사한 시디마투스 놈들은 제1함대와 정면승부를 피하면서 옛 이리봇 영역만 더럽게 괴롭혀대니 부실한 제2함대는 몸 사리면서 견제만 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와중에 몰락제국 사이로 난 저 고속도로를 따라서 함대 하나가 옛 영토를 수복하겠다고 다시 쳐들어왔다.

주력함대가 하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 참사를 해결할 길이 도통 보이지 않는다.

개판이 된 이 와중에 지상군이 시디마투스의 수도성계까지 점령했다.

보이는가 저 드레이크의 송곳니가. 이 놈들이 에테르 드레이크까지 때려잡은 놈들인 것이다.

그런데 그 대단한 놈들이 제1함대와 정정당당한 싸움을 피하면서 뒤에서는 영역을 다시 수복 중이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그 와중에 더 심각한 비보가 날아들었다.

쓰웍 행성이 공격받고 있다. 저기는 도시행성을 만들고 있는 곳이잖는가?

저기 점령되면 도시행성 진행도는 나가리겠지?

그런데 무려 총 5만짜리 함대가 주둔 중이어서 제2함대가 덤벼봐야 바위에 계란치기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구국의 결단이 필요할 때다.

아가모토의 눈으로 6개월 전으로 돌아가 제1함대는 점드를 쓰기로 했다.

북진으로 후방을 안정시킨다는 플랜은 대실패로 막을 내렸다.

제1함대가 얌전히 돌아가서 다시 차근차근 다시 시작하자. 하....

함대 하나 짜리로는 제1함대의 상대는 되지 않는다. 이걸로 위안을 삼자.

이제 점드의 후유증을 안은 채 어기적어기적 나쁜 놈들을 소탕하자.

빈도미어 전투에서 승리한 이후 제1함대는 다시 점드를 시도한다.

왜 저기까지 밀렸냐고? 제2함대가 너무 허접해서 몸 사리다보니 저렇게 된 거다.

점드한 호크라이 성계에서 잇따라 세 번의 전투에서 승리하며 세 개 함대를 격파시켰다.

점드 이후라 만만하게 보였나본데 이걸로 그나마 마음이 놓인다.

이제 함대도 어지간히 깨부쉈으니 마리니우스 일대는 제2함대에게 맡기고 후방 정리는 플린트락 함대에게 맡긴 채 제1함대는 다시 북진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뭔가 짱짱 쎈 시디마투스와의 피말리는 전쟁을 각오했었는데, 실상은 술래잡기 때문에 염증이 나는 형태로 피말리는 싸움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