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5기 1화에서 생략된 것들 중 일부를 2화에 끌고 왔습니다. 이건 솔직히 5기 1화는 원작팬들에게 "확 갈아엎을 것이다"란 선전을 하기 위한 쇼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드네요. 그래도 아직까진 에리나 납치, 아사히의 쓰잘데기 없는 죠이치로의 또 다른 아들 설정은 묘사되지 않았습니다. 이것도 왠지 나중에 뒤늦게 보충될 것 같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이번에도 원작의 문제가 많은 전개를 많이 수정했습니다.

애니 오리지널 에피소드로 "청의 전초전"이 추가됐습니다. 원작에선 납득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BLUE에 참가하는 토오츠키 학생을 소마, 메구미, 알디니 3명으로 좁혀 수긍하기 어려웠죠. 애니는 토오츠키 학생 상대로 온 자리는 3곳뿐이고 이 티켓을 얻을 학생은 "청의 전초전"에서 1~3위를 뽑는 것으로 진행합니다. 이 대회에서 메구미(1위), 알디니(2위), 소마(3위) 순으로 순위가 나와 티켓이 전해집니다. 에리나의 경우에도 아사히의 납치에 의한 게 아닌, 특별 초청을 받아 소마, 메구미, 알디니와는 다른 루트로 참가하는 걸로 바꾸었습니다.

또, 알디니가 2위이고 소마가 3위인 건 이후 알디니가 메짜루나를 들고 있었을 때 자연스럽게 청의 전초전 때처럼 알디니가 소마를 이긴 적이 있어 돌려받았구나, 하게끔 생각하게 저렇게 배치한 게 아닐까 합니다.

뭐, "청의 전초전"의 진정한 백미는 J.C의 양심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요리인, 심사위원의 모습이 거의 1~4기 장면 뱅크씬이라는 점이죠. 보는 내내 대체 얼굴이 얼마나 두꺼워야 이렇게 당당하게 몇 분 동안 뱅크씬으로 떡칠할 생각을 했을지 궁금했습니다. 물론 요리 자체는 전부 새 요리이고, 다름 사연(전에 나온 이 요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도 넣고, 심사평도 좋았습니다. 이후부터 시작될 막장 심사평 생각하면 정말 더할 나위가 없죠. 일단 "청의 전초전" 특성 상 많은 요리가 오가고 하는데 그걸 일일이 요리하고, 심사위원이 시식하고, 리액션을 하는 작업을 하기에는 여유도 예산도 충분치 않을 테니 이렇게 값싸게 넘겨버린 것 같네요.

이 뒤에는 본래 처음에 나왔어야 했던 아사히가 죠이치로 상대로 5대0으로 발라버리고, 그후 강사 수업 마치고 소마에게 접근해 요리 승부를 신청하는 에피소드가 등장했습니다. 이 과정 보면서 진짜 각본가가 꼼꼼하다는 게 느껴지더군요. 본래 아사히는 스즈키 강사로 오기 전에 죠이치로를 발랐기 때문에 단순히 이렇게 연결해버리면 스즈키 강사는 토오츠키에 있는데 어떻게 죠이치로와 승부했냐, 의문이 남게 됩니다. 이는 스즈키 강사가 보충수업 중이라며 그 이유로 "내가 해외에 일 때문에 자주 나갔다 오니까 수업 일수가 부족하지 않니."란 대사를 추가하여 자연스럽게 넘깁니다. 그 뒤에 스즈키 강사가 메구미에게 심판을 봐달라고 했을 때도 원작에선 "10석인 네가 봐준다면"이라고 했으나, 애니에선 "청의 전초전 1위인 네가 봐준다면"으로 변경됐습니다. 아 근데 스즈키 강사가 에리나를 아내로 삼겠다는 발언은 그냥 "나야말로 그녀에게 어울리는 요리인" 정도로 순화해주지... 이건 진짜 아쉬웠습니다.

에리나의 행적도 살짝 변경이 있습니다. 에리나가 스즈키 강사와 소마의 "에리나는 자신의 것"이라고 선언하는 걸 엿듣고 쓰러졌을 때, 그 전에는 도지마에게 "사이바 아사히"에 대한 정보를 듣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애니는 그냥 복도를 걸어가고 있던 걸로 바뀌었죠. 이건 분량 문제인지 그냥 죠이치로의 또 다른 아들이란 설정을 빼려는 의도인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각본가가 계속 자연스러운 각본을 추구하고 있는 모양새라 다음 화에는 죠이치로가 와서 사이바 아사히를 "자식처럼 키운 애제자" 정도로 설명해주지 않을까 합니다. 이 경우에는 다짜고짜 "죠이치로의 또 다른 자식"이란 설정을 광고해서 어그로 끌어놓고선 2, 3화 정도 지난 뒤에 "자식처럼 키운 애제자"로 정정하는 원작의 추접스러운 행위가 없어지겠네요.

각본가의 노력과 별개로 애니 작화, 연출 상태는 좋지 않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그건 좀 웃겼습니다. 메구미, 소마, 스즈키 강사 순서로 빙글빙글 도는... 마무리 연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