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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에피소드 1,2,3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218.50) 2007.04.24 10:14:32
조회 2059 추천 0 댓글 4


이야기 하나.

“기사 아저씨 차 좀 세워주세요. 짐이 떨어진 게 확실해요.”
2005년 1월, 유럽투자유치단은 비행기로 이동하면 출국 수속 밟으랴 짐을 싣고 내리는 데 시간이 많이 들어 두 번이나 버스로 장거리 이동을 하였다. 그날은 영국 런던에서 한두 시간 떨어진 거리의 시골에 위치해 있는 BOC 본사를 방문하기 위해 새벽같이 버스에 올랐다. 피곤한 탓에 직원들이나 기자들이나 할 것이 없이 모두 잠이 들었다.

이때 뒷좌석에 앉았던 한 직원이 크게 소리치며 버스를 세우라고 했다. 급히 차를 세워 짐칸을 살펴보니 멀쩡했다. 칸막이가 제대로 잠기지 않아 열렸다 닫혔다 하기는 했지만. 멀리 버스가 달려온 길을 뒤돌아봐도 짐 같은 건 없었다.
“아무 것도 안 떨어진 것 같은데요?”

눈망울이 큰 영국의 버스 운전사는 우리 직원이 잠결에 짐칸의 칸막이가 열렸다 닫히는 소리를 들었다고 하자, 착각한 게 분명하다는 투였다.
“아니에요. 분명합니다. 짐 떨어지는 소리였어요. 한두 개가 아니라 다섯 개쯤….”
직원은 확신에 차서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자고 했다. 귀찮은 표정을 짓는 운전기사를 설득해 겨우 차를 되돌렸다. 과연 길이 굽은 곳을 돌자 멀리 짐이 보였다. 차량 한 대가 서서 우리의 짐을 도로가에 쌓아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영국의 노부부였다.

차를 세우고 내려보니 우리의 짐, 그것도 정확하게 다섯 개…. 놀라운 일이었다. 잠결에 짐 떨어진 소리를 들은 것도 신기했지만 숫자까지 맞춘 것에 대해 다들 놀라워했다. 피곤에 절어 잠이 들어도 잠들지 못하는 우리 직원들의 긴장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너무 바빠서 우리의 짐을 지키고 계셨던 그 노부부에게 감사의 인사도 제대로 드리지 못했다. 가끔 그때 일이 떠오르면 그 노부부에게 혹시 예의 없는 동양인으로 비치지나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개운하지 않다. 

이야기 둘.

그해 9월 유럽 방문 때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우리 일행은 뮌헨에서 조찬간담회를 하고 슈투트가르트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케이블회사 LAPP과의 MOU를 위해 11시 30분 약속이 되어 있었다. 중간에 안내방송이 나오는데 기차가 사정이 있어 슈트트가르트로 가지 못하니 중간 역에서 갈아타라는 내용이었다. 다들 짐을 챙겨 중간 역에 내렸는데 내린 사람들이 막 뛰기 시작했다.

유럽 사람들은 여간 급하지 않고는 좀처럼 뛰지 않는다. 이거 이상하다 싶은 생각이 드는데 우리 직원 중의 한 사람이 소리쳤다.
“지사님, 뛰세요.” 
“왜 그러지?”
“몰라요. 일단 뛰어가요.”

짐이 많은 우리 일행은 남녀 할 것 없이 각자 맡은 짐을 들고 메고 뛰기 시작했다. 사실 그때까지 뛰어야 하는 이유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건너편 멀리 기차가 보이는데 다른 유럽 사람들은 다 그 기차에 올라타 있었다. 짐이 많은 우리 일행은 기차가 떠나기 직전에야 겨우 기차를 탈 수 있었다. 만약 그때 기차를 타지 못했다면 우리는 제 시간에 MOU 체결 현장에 도착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피곤한 상태에서도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기차를 옮겨 탈 수 있었던 것, 우리 직원들이 늘 얼마나 긴장된 상태로 지내는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야기 셋.

미국에서는 공항의 실수로 짐이 도착하지 않아 다음날 투자협약서를 준비하느라 곤욕을 치른 적도 있다. 3M과 투자 상담을 마치고 세인트폴을 떠나 밤늦게야 뉴욕에 도착했는데 한 시간 가까이 지나도 짐이 나오지 않았다. 세인트폴 공항에서 착오가 생긴 것인데 우리가 타고 온 비행기가 마지막 비행기여서 다음날 오후나 되어야 짐을 받아볼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그 짐 속에 개인 물품 말고도 다음날 서명할 투자협약서까지 함께 들어 있었다. 다행히 한 직원이 비상용으로 준비해간 메모리스틱이 구세주였다. 그날 우리는 시내를 돌며 24시간 문을 여는 인쇄편의점을 찾아서 투자협약서를 인쇄했다.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전날도 거의 잠을 못 잤던 우리 일행은 돌발 상황이 생기는 바람에 이틀 연속 꼬박 지새워야 했다.

협상 자료를 준비하고 대표단의 이동 등 모든 준비를 수행하는 투자유치단의 실무자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고생한다. 계획대로 진행되어도 따라가기 힘든 벅찬 일정인데, 이때처럼 예기치 못한 사고라도 발생하면 초죽음이 되고 만다.

늘 긴장한 상태로 뒤치다꺼리를 도맡고, 혹시 모를 돌발사태까지 예상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우리의 투자유치 팀, 이들이야말로 경기도의 놀라운 투자유치 성과의 숨은 주역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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