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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민심대장정 - 막걸리 마시고 알딸딸하며 든 단상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6.09.01 12:12:37
조회 1523 추천 0 댓글 11


민심 대장정 58 (8. 28. 월요일. 목포) 해장술에 취하면 애비 에미도 못 알아본다는 말이 있는데 오늘 아침에 막걸리로 알딸딸했다. 해장술은 아니고 목포 수협 위판장에서 청소하고 난 뒤 마신 막걸리였다. 새벽 4시반에 위판장에 나가서 경매 참관 후에 청소하는 일을 도왔다. 쓰레기를 줍고 고무호스로 바닥을 물청소하는 일이었다. 수압이 워낙 세어서 처음에는 호스를 잡은 몸이 휘청거릴 정도였다. 한시간쯤 했을까 어떤 사람이 막걸리 한잔하고 하란다. 얼씨구나 좋다고 호스를 내려놓고 따라 나섰다. 같이 일하는 분들이 한사코 안 가겠다는 것을 억지로 끌고 나갔다. 나는 막걸리 한잔 하라고 권한 사람이 청소 책임자인줄 알았더니 아니었다. 지게차를 끌기도 하고 하역, 포장작업을 하는 평 노조원이었다. 아침에 포장 작업을 한 병어를 회로 쓸어 놓고 나를 기다린 것이다. 인정이 진하게 느껴졌다. 대접으로 석잔을 쭉 들이키고 다시 일을 했다. 기운이 난다. 일을 끝내고 나니 한잔 더 하잔다. 위판장 앞 구멍가게에서 일을 끝내고 한잔 하고 있는 항운노조 소속 노동자들과 함께 어울렸다. 안주는 김치 뿐이었다. 안주 좀 달랬더니 없단다. 김치 밖에 없다고 한다. 이사람 저 사람이 권해서 서너잔 했더니 얼큰히 오른다. 취할 정도는 아니지만 기분이 좋다. 일하고 땀 흠뻑 흘리고 나서 마시는 막걸리는 정말 일품이다. 같이 일한 분들과 함께 아침을 먹으러 갔다. 또 권한다. 내가 막걸리를 좋아 하는게 소문이 났는지 가는데마다 막걸리만 권한다. 나보고 일 잘한다고 칭찬 일색이다. 70이 넘으신 일용노동자의 가난한 삶 속에 순박한 정을 느끼며 아침을 잘 먹었다. 노동자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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