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권
"오, 부탁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어떤 종류가 있지? 드래곤은 '용종(竜種)'과 관계가 있는 건가?"
붙잡아 오겠다고 하니, 당연히 부탁해야지.
그리 생각하여 가볍게 그런 식으로 말해봤지만, 내 말에 밀림과 베루도라가 동시에 반응했다.
"리무루, 드래곤과 '용종'은 다른 거야.”
"그 말이 맞아. 루미너스라면 또 몰라도, 너까지 나를 그런 도마뱀 녀석들과 같이 취급하지 말라고!"
그렇게 격렬하게 항의한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가 나온 김에 그대로 드래곤(용)에 관해서 자세한 설명을 듣게 되었다.

*

"──애초에 이 세계의 드래곤(용족, 竜族)은 내 형이자 최강의 '용종(竜種)'에 해당하는 '성왕룡(星王竜)’ 베루다나바의 열화된 인자를 지니고 태어난 마물에 지나지 않아."
그렇게 말하면서 베루도라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야기의 대전제로서 물질 생명체인가 정신 생명체인가 하는 차이가 있다. 물질인 드래곤에게는 육체가 있는 것이다.
'용종'과 모습이 비슷해서 드래곤이라는 호칭으로 불리고 있지만, 그 본질은 사우루스(공룡)에 가깝다. 간단히 말해서 크고 흉악한 도마뱀이라고 하겠다.
이 세상에 넷밖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는 '용종' 말인데, 지금 현재는 셋밖에 없다고 한다.
베루도라의 형이자 밀림의 아버지인 '성왕룡' 베루다나바는 어떤 사정에 의하여 소멸한 이후 부활의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다.
'용종'은 불로불멸의 존재이므로, 이 일에는 무슨 사정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건 일단 넘어가기로 하자.
드래곤의 기원은 그 베루다나바(성왕룡)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더욱 정확하게 말하자면 베루다나바가 밀림에게 준 펫인 엘레멘탈 드래곤(정령용. 精靈竜)에 해당한다.
전에 에렌에게서 들은 이야기와 맞춰서 생각해보면, 그 엘레멘탈 드래곤이 죽어서 카오스 드래곤이 된 것 같은데. 그때 용의 인자가 흩어져서 퍼진 모양이다.
지금도 마력요소가 쌓인 덩어리에서 레서 드래곤(하위 용족)이 태어나기도 하니까. 정령용의 인자가 짙은 농도로 나타나면 아크 드래곤(상위 용족)이 되는 셈이다.
그리고 그런 아크 드래곤 중에서도 더욱 격이 다른 것이 네 가지 계통의 속성을 상징하는 드래곤 로드(용왕, 竜王)들이라고 한다.
아크 드래곤까지 진화한 뒤에 수백 년을 살면서 지혜까지 익힌 존재── 그게 드래곤 로드라고 한다.
여기까지 진화하면 엘레멘탈 드래곤의 힘의 일부를 구사할 수 있게 되며, 수명도 없어지면서 반 정도는 정신 생명체에 가까워진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용종'과는 달라서 소멸하면 그걸로 끝인 것 같지만.
예전에 내가 쓰러뜨린 스카이 드래곤(천공룡)이 분명 아크 드래곤이며, 그 위협 등급은 캘러미티(재액) 급이었다. 드래곤 로드는 그 이상으로 강하니까, 마왕에 필적하는 정도가 될까?
즉, 클레이만이나 상위 정령과 비슷한 급이거나, 그 이상으로 강하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요약: 전생슬에 나오는 용종과 드래곤은 겉모습만 비슷한 거지 실제론 다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