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어느 날, 이천 베어스파크.

어이, 자네... 효천고 나온 장민익 맞지?

아, 맞는데. 누구시죠...?

소개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 우선 내 말을 잠깐 들어주겠나?

(뭐하는 사람이지...) 뭔데요??

자네... 자네도 느끼고 있을거야. 이제 팀을 떠날 날이 멀지 않았다는걸...

(헛웃음) 갑자기 뭔소리에요???? 

생각을 해봐... 입단한지 올해로 8년째. 근데 2군성적은 여전히 좋지 않고, 구속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구단이 널 더 두고 봐줄거라 생각하나? 길어야 1~2년이야. 아니면... 올해 통보를 받을수도.

뭐하는 분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말할거면 돌아가세요. 전 훈련하러 갑...

잠깐. 잠깐. 아직 내 말 끝나지 않았어. 내가... 매력적인 제안을 하나 하지.

(...)

만약 구단이 자넬 방출하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시즌 말미 잠깐의 1군 기회를 얻을 수도 있을거야. 그때...

(사진을 건네며) 만약 이 선수를 만나게 된다면, 이 선수가... 최대한 임팩트 있는 활약을 할 수 있도록... 상대해주지 않겠나...? 

이 선수가 누굽니까?? 그리고, 저한테 지금 일부러 쳐맞으라는 거에요? 당장 제 자리도 위태로운 상황에서???ㅋㅋㅋㅋㅋㅋㅋ 상대할 가치도 없는 사람이었네. 에휴 내 시간. 

뭐, 강요는 하지 않아. 다만... 자네에겐 정말 남은 시간이 얼마 없고...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 적어도 자네에게 손해는 없다는 것만 알아둬. 

미션을 완수하면, (쪽지를 건네며) 이 번호로 연락해. 좋게 봐줄 테니. 

아.. 예... 그럼... 안녕히 계세요. ㅂㅂ2

1달 후, 잠실 야구장.

야!! 최대성 아웃이야. 빨리 준비해. 너 등판이다.

앗, 예!!!

(1군에서의 저번 두 경기... 1.2이닝 1실점. 홈런도 맞았고, 이대로 가면 진짜 방출될지도 몰라. 제대로 해야해. 제대로...)

(아... 또 왜이러냐. 제발 정신 좀 차리고 던지자고...

난 이정도였던 건가... 아무리 몸부림쳐도 한 명의 타자조차 제대로 상대할 수 없는, 그렇고 그런 투수.)

(엉...? 뭐야. 쟤 어디서 봤던거 같은데....

아! 그때 그 사진 속에 걔구나. 그때 그 아저씨가 뭐라고 그랬더라... 손해는 없을 거라고?ㅋㅋㅋㅋㅋㅋㅋ

그래. 한번 해보자. 어차피 순위도 확정이고. 내가 이렇게 해봐야 저새끼가 100프로 칠수 있는것도 아닐 거고.)

(구속은... 140km/h 정도로. 그리고... 코스는 최대한 치기 좋게... 한가운데로.)

(휙)

좌측 갑니다! 예측이 가능합니다!! 김동엽 선수의 타구는... 장외홈런을 기록합니다!!!!!

두 달 후, 강화 sk 퓨처스 파크.

안녕하십니까!!! 이번에 새로 SK와이번스에 입단한 장 민 익 이라고 합니다!!! (박수)

(김동엽이라고 했었나...? 다음에 1군에서 만난다면... 그때랑은 다른 공을 만나게 될거야. 1군에서 보자.)

새로 비룡군단의 일원이 된 207cm 거인투수 장민익.

입단할 때부터 지금까지 욕도 많이 먹고, 비아냥도 많이 듣고 있지만

강화도에서 묵묵히 땀흘리며 운동하고 있을 그에게,

1군에서의 성공을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을 그에게,

이제부터라도 따뜻한 응원의 시선을 보내주는건 어떨까?

념글보고 만들어 봤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