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범은 22일 현재 12승으로 다승 공동 1위그룹에 속해있다. 충분히 타이틀을 노릴만 하지만 가장 불안한 후보 중 한명이기도 하다. 10승 이후로 승을 쌓는 간격이 길어지며 꾸준히 성적을 올리는 다른 후보에게 추격당한 상황이기 때문. 송은범은 그 이유에 대해 "진갑용 선배 부상 이후 몸쪽 공에 대한 공포심이 생겨 구위가 흔들렸다"라고 설명했다.

　삼성 진갑용은 7월11일 인천 SK전에서 송은범의 공에 맞아 좌측 척골(손목부위) 골절상을 입어 시즌을 마감했다. 송은범은 이 \'사건\' 이후 타선에 상관없이 안정적이던 구위가 들쭉날쭉해지며 5이닝을 버티기가 버거워졌다. 안정감이라는 측면에선 에이스 김광현보다 한 수 위로 평가받았던 만큼 진갑용 부상 충격은 그만큼 여파가 컸다.

　"머리가 이러면 안 된다고 하는데도 몸이 제대로 반응을 안 했다. 몸쪽 공 주문이 들어오면 피칭 순간에 공을 채지 못하고 그냥 \'스윽\' 하고 밀어던진다. 이러니 공에 위력이 있을 리도 없고 제구가 될 리도 없다"고 설명한 송은범은 "몸쪽공이라는게 동전의 양면이다. 약간만 가운데로 몰리면 바로 장타를 맞는다. 그동안 조기강판이 많았던 이유"라며 한숨을 쉬었다. 특급투수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에 자신의 주무기가 발목을 잡은 셈.

　하지만 곧 "23일 KIA전부터는 달라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제 우승을 위해서는 더 물러설 곳이 없다. 상대 타자들도 이 약점을 알고 홈플레이트 쪽으로 더 들이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물러서면 절대 이길 수 없다"며 다시 예전과 같은 과감한 몸쪽 승부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 마운드 총동원령이 떨어진 상황에서 자신마저 더 무너지면 더 이상 SK에 희망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말 투수에겐 필요한 무기인데 또 몸쪽 공을 던지다 타자가 맞기라도 하면 빈볼로 몰아가는 분위기가 가장 걱정된다. 일부러 맞히려고 던지는 것은 없다. 그것만은 팬 여러분도 알아주셨으면 한다"는 송은범. 구위 회복을 위한 마지막 걱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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