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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빙상연맹, 교통사고 은폐에 ‘보험사기’ 정황 포착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75.223) 2018.06.01 16:17:23
조회 1061 추천 29 댓글 10

http://m.sports.naver.com/general/news/read.nhn?oid=529&aid=0000023889


- 빙상연맹, ‘쇼트트랙 상비군 교통사고' 은폐
- 피해선수들, 치료비도 제대로 못 받아
- "교통사고 숨기고 훈련 중 다친 거로 하자" 제안한 빙상연맹
- 법조계 “없는 일 만들어 보험금 타냈다면 보험 사기에 해당”



대한빙상경기연맹이 2017년 8월 쇼트트랙 국가대표 상비군 교통사고를 은폐하고, 피해선수 부모들에게 ‘보험 사기’를 제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국가대표팀 상비군 선수들의 교통사고를 은폐하고, 피해선수들과 부모들에게 보험 사기에 가까운 해결책을 제안’한 정황이 포착됐다.

제보자 A 씨는 엠스플뉴스 탐사보도팀에 “지난해 8월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상비군 선수들이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며 “병원에 입원할 만큼 크게 다친 선수들이 있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이 사실이 외부로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 제보자는 “교통사고로 다친 지 10개월이 넘도록 피해선수들이 보상금은 고사하고, 치료비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작 충격적인 제보는 그다음이었다. 제보자는 “피해선수와 부모들이 빙상연맹과 감독으로부터 ‘교통사고를 숨기고 훈련 중 부상을 당한 걸로 보험금을 타자’는 제안을 받았다”며 “빙상연맹이 교통사고 은폐를 넘어 ‘보험 사기극’을 기획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폭로했다.

철저히 은폐됐던 ‘쇼트트랙 국가대표 상비군 교통사고’의 재구성



2017년 8월 11일 ‘상비군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노원구 화랑로 삼육대 앞 삼거리(사진=네이버 로드뷰)


엠스플뉴스가 한 달 동안 취재한 ‘쇼트트랙 국가대표 상비군 교통사고’의 내막은 이렇다.

때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7개월 앞둔 2017년 8월 11일 오전 9시. 새벽부터 진행된 ‘하계 합숙훈련’을 마친 쇼트트랙 국가대표 상비군 선수들과 코치들이 차량 3대에 나눠타고, 숙소인 남양주 M 호텔로 복귀하고 있었다.

사고는 삼육대학교 앞 삼거리를 지날 때 발생했다. 선두 차량 운전자인 정00 코치가 버스 전용차선으로 주행하다가 ‘버스전용 차로 불법운행 단속카메라’를 발견한 뒤 급하게 차선을 변경한 게 화근이었다.

이00 코치가 운전하던 뒤차는 앞차가 갑작스럽게 차선을 변경하는 걸 보지 못했다. 결국 두 차는 강하게 충돌했고, 그 충격으로 주변에 있던 차 2대를 추가로 들이받았다. 4중 추돌로 이어진 대형사고였다.

이00 코치가 운전하던 뒷차에 탔던 상비군 선수 B 씨는 “사고 후, 선수 대부분이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깨진 차 유리 파편을 온몸에 뒤집어쓴 선수도 있었다. 그 중 심각한 부상을 당한 선수가 5명 정도 됐다”고 회상했다.



2017년 8월 쇼트트랙 국가대표 상비군이 묵던 M호텔(사진 좌측), 그리고 교통사고 당시 피해 선수 19명이 진료를 받은 Y 정형외과(사진 우측)(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사고로 다친 쇼트트랙 국가대표 상비군 선수들은 숙소인 남양주 M 호텔 인근의 Y 정형외과를 찾았다.

엠스플뉴스는 ‘사고 접수’ 기록을 찾기 위해 사고 발생지 관할서인 서울 노원경찰서를 방문했다. 4중 추돌사고에 다수의 선수가 병원을 찾은 ‘대형 사고’라면 경찰서 교통조사계에 사고 접수 기록이 남아있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노원경찰서엔 ‘2017년 8월 11일 오전에 발생한 4중 추돌 사고 접수 기록’이 없었다. 노원경찰서 관계자는 “4중 추돌이라면 상당히 큰 사고다. 이 정도로 큰 사고가 교통조사계에 사고 접수되지 않은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엠스플뉴스 취재 결과 4중 추돌 사고는 '112신고센터'에만 신고 접수되고, 신고 후 사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합의를 보면서 현장에서 종결된 것으로 밝혀졌다. 왜 두 코치는 정식으로 사고 접수를 하지 않고, 현장 합의로 사고를 종결한 것일까.

빙상연맹, 교통사고 은폐 넘어 '보험 사기'까지 기획했나  



지난해 교통사고로 다친 상비군 선수 가운덴 지금도 후유증을 호소하는 선수가 있다. 하지만, 빙상연맹은 어린 선수의 건강과 미래를 걱정하기보단 교통사고를 은폐한 채 여전히 피해보상을 하지 않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단서는 사고 차량(렌터카) 계약서에서 찾을 수 있었다. 빙상연맹이 상비군 선수들의 훈련을 위해 임대한 차는 총 3대. 3대 모두 운전자가 '이00' 상비군 감독으로 계약돼 있었다. 하지만, 사고 차량 운전자는 정00, 이00 코치였다. 계약서상의 운전자와 실제 운전자가 달랐던 것.

사고 차량이 가입했던 공제종합보험의 보상담당자는 “계약서상 운전자와 실제 운전자가 다를 경우 렌터카 업체에서 가입한 공제종합보험의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다”며 “당시 사고 운전자들(코치들)도 계약 위반임을 잘 알았기에 '전액 비용을 자가 부담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피해선수들과 2명의 일반 피해자들의 사고 처리 비용은 고스란히 두 코치의 몫으로 남았다.

이00 감독과 두 코치는 혹여 외부에 이 사실이 공개될까 전전긍긍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보상금을 두 코치가 전액 부담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두 코치는 이내 ‘전액 부담’을 포기하고 말았다.

심한 부상을 당한 선수들이 MRI 검사와 CT 촬영을 하며 병원비가 올라간 데다 사고로 파손된 일반 차량 두 대에 대한 대물 보상금까지 두 코치가 부담해야 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정도 규모의 사고를 보험처리없이 두 명의 개인이 전부 부담한다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며 “이런 경우 최소 부담금이 3천만 원 이상일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쉬쉬’하며 교통사고 사실을 덮으려던 세 명의 지도자는 빙상연맹에 이실직고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반대로 문제가 더 커졌다.

빙상연맹의 은밀한 압박 "부모님들이 입을 맞추시면, 11일 교통사고가 아니라 18일 새벽 '훈련 중 다친 거로 보험료 청구할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하고 7일이 지난 뒤 빙상연맹은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말이 ‘대책회의’지 사실상 ‘보험 사기 공모’를 기획했다는 게 피해선수 부모들의 증언이다(사진=엠스플뉴스)


세 지도자로부터 사고 자초지종을 들은 빙상연맹은 고심 끝에 해결책을 내놨다. 빙상연맹이 택한 건 상식적인 해결책이 아닌 ‘범죄 프로그램’에서나 볼 수 있는 꼼수였다.

엠스플뉴스 취재 결과 2017년 8월 18일 빙상연맹 고위 관계자와 상비군 이00 감독은 사고 피해선수 부모들을 불러 ‘긴급대책회의’를 연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빙상연맹 고위 관계자는 피해선수 부모들에게 “두 명의 코치들이 피해 보상을 전부 책임질지, 아니면 대한체육회 실손보험으로 피해 보상을 처리할지 선택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긴급대책회의에 참석했던 C 씨는 이렇게 증언했다.

“빙상연맹 고위 관계자가 ‘두 명의 코치에게 너무 큰 부담을 줘서야 하겠느냐’는 식으로 분위기를 유도했다. 당연히 부모들은 빙상연맹은 물론이고 두 명의 코치와 아이들의 향후 관계를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혹여 나중에 ‘말을 듣지 않았다’는 이유로 우리 아이들이 대표팀 선발에서 제외될 수도 있는 일이었다.

부모들이 잠자코 있자 그 고위 관계자가 ‘부모님들이 입을 맞추시면, 피해 선수들이 8월 18일 새벽 훈련 중 다친 것으로 사고를 새로 접수하겠습니다. 그러면 대한체육회가 가입한 신종단체보험 상품에 보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부모들이 다소 동요하는 것 같으니까 ‘이미 보험사 측과 얘기가 끝났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하며 혹시나 있을 반발을 잠재웠다. 한마디로 있지도 않은 사고를 만들어 대한체육회 보험사로부터 돈을 타내 두 코치의 부담을 덜어주려 한 것이다.”  

엠스플뉴스는 ‘이미 보험사와 얘기가 끝났다’는 빙상연맹 고위 관계자의 발언에 주목했다. ‘이미 보험사와 얘기가 끝났다’는 말은 해당 보험사와 ‘교통사고가 아니라 훈련 중 부상으로 보험 처리하기로 얘기를 끝마쳤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엠스플뉴스 취재 결과 빙상연맹 고위 관계자가 "얘기를 끝냈다"고 말한 보험사는 삼성화재였다. 대한체육회가 가입한 신종단체보험이 바로 삼성화재 상품이었다. 잘 알려진 대로 빙상연맹의 회장사는 삼성이다. 추가 취재 결과 피해선수 부모들에게 ‘교통사고가 아닌 훈련 중 부상으로 보험금을 탈 것'을 제안한 고위 관계자는 삼성에서 파견한 빙상연맹 박00 사무처장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엠스플뉴스 전화 인터뷰에 응한 박 처장은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부모들에게) "보험처리 할 수 있는 부분은 하라"고 했다"며 "난 (신종단체보험 상품사)가 삼성화재인지 어딘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우리 지도자들이 보험사에 연락해 절차대로 밟은 것으로 안다"며 "보험혜택을 못 받은 선수가 있다면, 본인들이 신청하지 않는 한 저희들은 잘 모른다"고 밝혔다. 박 처장은 이후 전화가 연결되지 않았다.

사고 운전자인 이00 감독, 이00, 정00 코치는 전화를 받지 않거나 "할 말이 없다." "윗분과 상의해 답변하겠다"고 말하고서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두 코치는 이후 연락을 받지 않았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대한체육회가 가입한 신종단체보험은 계약기간 내 어떤 사고를 당하든 중복 보상 청구가 아닌 이상 보험금이 나간다. 왜 빙상연맹이 교통사고가 아니라 '훈련 중 다친 것'으로 거짓 보상 사유를 써내라고 한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빙상연맹과 접촉한 우리 직원은 없다"고 단언했다.

빙상연맹은 선수들이 10개월이 되도록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는 걸 '본인들이 신청하지 않은' 탓으로 돌리고 있다. 하지만, 쇼트트랙 국가대표 상비군의 하계훈련은 빙상연맹 주관으로 진행한 것이고, 그렇다면 렌터카 운전자 계약 역시 이00 감독 개인이 아니라 빙상연맹 명의로 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탓으로 19명의 선수가 다쳤고, 일부 선수는 여전히 완쾌되지 않았지만, 빙상연맹은 그 흔한 사과 한마디 없이 선수 탓만을 하고 있다.

이00 감독, 이00, 정00 코치는 사고 책임의 당사자들이다. 이들은 선수들에게 항상 '기본과 책임'을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제자들의 교통사고를 은폐하고, 비정상적인 보험처리로 자신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려 했던 이들에게서 지도자의 기본이나 책임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경찰 관계자와 복수의 엠스플뉴스 자문변호사는 “제기된 의혹처럼 빙상연맹이 없는 사고를 만들어 보험사에 부모들을 압박해 보험금을 청구하도록 했다면, 설령 보험 적용이 가능한 상황이었어도 보험 청구 사유가 거짓인 만큼 보험 사기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의혹에 대해 사고 발생지 관내 경찰서가 내사를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취재 후: 대한체육회 신종단체보험을 통해 보험금을 받은 피해선수는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빙상계 관계자는 “빙상연맹 눈 밖에 나는 게 두려운 선수, 부모들이 어떻게 보험 신청을 할 수 있었겠느냐”며 “혹여 ‘보험 사기에 연루되면 어떻게 하나’하는 두려움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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