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만났을 때 끈이 달린 화이트 저지 원피스를 본 효린의 첫마디는 “예수님이야?”였어요. 오늘 의상은 어땠나요?
효린 오늘은 마녀 같았어요(웃음). 빗자루만 있으면 날아갈 것 같은? 소유 전 지난번부터 불만이 하나 있어요. 옷은 너무 예쁜데, 처음에 입어본 의상을 이번에도 못 입잖아요. 전 첫 번째 점프수트가 너무 맘에 들었는데···. (가슴 라인이 너무 야하게 드러나서 입을 수가 없었죠(웃음).) 그러니까요. 너무 아쉬워요. 효린 그런 건 집에서 입어! 제가 배에 있는 흉터 때문에 비키니를 못 입거든요. 그래서 집에서 입고 있어요.

효린은 방송 일정 때문에 오늘 촬영을 못할 수도 있었다고 들었어요.
효린 네, 그런데 다행히 그 방송이 취소됐어요. 소유랑 둘이 화보 찍는 건 처음이라 꼭 하고 싶었거든요. 멤버 4명이 화보를 찍으면 전 보통 보라 언니랑, 소유는 다솜이랑 찍어요. 근데 저랑 쿵짝이 가장 잘 맞는 멤버는 소유예요.

지난 연말에 소유는 긱스의 노래 ‘Officially Missing You’의 피처링을 했어요. 효린에게 가려져 있던 소유의 보컬 실력이 새삼 주목받았죠.
소유 씨스타에서 보컬은 효린 언니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분들이 ‘쟤도 노래 못하진 않네?’라고 느끼시는 것 같아요. 노래가 좋아서 잘 된 거죠. 제 허스키한 목소리를 돋보이게 해준 곡 같아서 좋았어요. (둘의 보컬 스타일을 굳이 구분하자면 효린은 파워풀하고, 소유는 감성적이잖아요.) 굳이 나누자면 그렇죠. 그런데 보통 보컬은 발라드를 잘 하면 댄스 음악은 못한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효린 언니는 빈틈이 없어서 제가 좀···.

그 음원이 나온 후 효린의 반응이 가장 궁금했을 것 같은데요?
소유 노래로 뭔가를 했을 땐 효린 언니한테 가장 먼저 들려줘요. 효린 근데 들을 때 집중을 안 해(웃음). (효린이 어떤 말을 할지 두렵지 않아요?) 아니요. 제가 들어달라고 한 거니까요. 내 노래의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알기 때문에 언니가 조언을 해주면 좋아요. 제가 걱정했던 부분을 언니가 짚어주면 ‘역시 그렇구나’라고 생각해요. ‘Officially Missing You’를 불렀을 때는 애드리브로 음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언니가 그것 말고는 괜찮은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효린 소유한테 그렇게 말한 건, 제가 워낙 완벽주의라 그래요. 제거 녹음을 할 때도 제 맘에 안 들면 계속 다시 부르거든요.

효린은 메인 보컬, 소유는 서브 보컬을 맡고 있잖아요. 포지션 때문에···.
소유 섭섭하지 않냐고요? 그 질문을 정말 많이 받는데, 전 그때마다 이렇게 대답해요. 씨스타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잘 해왔기 때문이라고요. 어떻게 보면 우리 멤버들은 각자 욕심을 부리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 별 탈이 없었던 것 같아요.

데뷔한 지 1천 일이 조금 지났어요. 두 사람이 만난 지는 얼마나 됐어요?
효린 4년 반? (서로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소유는 너무 예뻤어요. 제가 저랑 다른 이미지를 좋아하거든요. 인상이 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순하게 생긴 얼굴을 좋아하고, 저랑 다른 목소리를 듣는 것도 좋아해요. 대화를 나누기 전까지의 소유는 정말 예뻤어요(웃음). 소유 전 언니에 대한 사전 정보가 있었어요. 노래를 엄청 잘 한다는 거예요. 근데 막상 봤더니 몸집도 작고 얼굴도 너무 작더라고요. ‘저렇게 작은 몸집으로 노래를 얼마나 잘 한다는 거지?’라고 생각했어요. 왜, 노래 잘 하는 사람들 특유의 골격이 있잖아요.

둘이 잘 맞는 성격이란 걸 처음 알게 된 순간은 언제였어요?
효린 사실 씨스타 멤버 모두 성격이 털털하고 시원시원해요. 그런데 그중에서도 소유랑 제가 더 털털한 편이에요. 소유 막내 같은 경우엔 효린 언니의 장난을 받아들이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다솜이가 워낙 소심해서 언니가 짓궂게 말하면 상처받고 그랬어요. 보라 언니는 효린 언니보다 언니니까 저나 막내한테처럼 장난을 치지 않았고요. 그리고 제가 노래에 대해서 효린 언니한테 물어보는 게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붙어 지낸 시간이 많았어요.효린 둘이 옷 입는 스타일도 비슷해요. 소유 가끔 쇼핑할 때 언니가 “소유야, 너 나랑 이거 같이 입자”라고 하면 “그래요”라고 해요. 효린 좋아하는 사람과 똑같이 옷 입는 걸 좋아하거든요. 싫어하는 사람과 똑같은 옷 입는 건 너무 싫지만요. (같은 옷, 다른 느낌?) 소유 똑같은 옷에도 언니는 편하게 운동화를 신는데, 전 구두를 매치하는 걸 너무 좋아해요. 효린 가끔 보면 혼자 선보러 가는 것 같다니까요. 잔뜩 빼입고 힐을 신고 나가는데, 막상 어디 가는지 확인해보면 별 게 없어요. 소유 혼자 기분 전환하는 거죠, 뭐.

보라와 다솜의 스타일을 보면서 이해 안 되는 게 있다면요?
소유 다솜이는 굉장히 심플한 스타일을 좋아해요. 예를 들어 티셔츠가 하나 있어요. 원래 있던 것과 똑같은데 어깨에 들어간 장식이 살짝 다르면 사는 거예요. 그런 걸 보면서 우리는 ‘저걸 왜 또 사는 거지?’라고 생각하는 거죠. 보라 언니는 믹스 매치를 좋아하는데, 가끔 그 아이템이 서로 안 어울릴 때가 있어요. (믹스 매치인데 미스 매치일 때?) 효린 정확하게 짚으시는데요?

남자를 보는 눈은 어떤가요?
효린 공통점을 찾자면 우리 둘 다 몸매가 좋은 듬직한 남자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소유 살집이 있어도 운동을 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의 살집은 다르잖아요. 효린 반대로 엄청 마른 건 별로 안 좋아해요. 그리고 피부 상태가 좋지 않은 남자? 암튼 자기 관리를 안 하는 것 같은 남잔 안 좋아해요. 소유 전 개인적으로 주렁주렁 뭔가를 많이 달고 다니는 남자가 별로더라고요.

예전에 한 라디오 방송에서 두 사람이 데스티니스 차일드의 ‘Stand up for Love’를 부르는 걸 보니까 둘의 유닛 활동이 기대되더라고요.
효린 평소에 소유랑 둘이 하고 싶은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근데 왜 아직 우린 유닛으로 활동한 적이 없는 걸까요? 저도 의문이에요(웃음). 만약 유닛을 하게 된다면 기존의 씨스타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을 보여드려야겠죠. 가창력에 좀더 중점을 두고요. 콘셉트는, 저흰 둘 다 강렬한 걸 좋아해요. 소유 밍숭맹숭한 건 싫어요. 효린 하얀 드레스를 입고 (포카리스웨트의 CM송을 부르며) 나나나나나나나 하는 스타일은 못할 거예요.

사람들도 둘한테 그런 기대를 하진 않을 거예요(웃음). 어쨌거나 둘의 유닛이 나오면 인기가 정말 대단하겠어요. 요즘 소유를 좋아하는 남자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더라고요.
소유 정말요? 저 사람들이 하도 못생겼다고 해서 상처 많이 받았거든요. 그래서 요즘엔 열심히 관리하고 있어요. 운동도 열심히 하고요. 효린 소유 정말 예쁘지 않아요? 전 사람들이 예쁘다고 말하는 기준을 모르겠어요. 사실 제가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르니까, 절 보고 예쁘다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연예인 얼굴 보면서 이렇다 저렇다 하는 반응들을 보면 진짜 한마디 하고 싶어요. 전 노래를 하려고, 무대에 서고 싶어서 이 일을 시작했는데 요즘엔 점점 외모에 대한 자신이 없어져서 노래도 못하겠어요. 사람들 눈도 못 마주치겠고요. (스트레스 받는다고 얼굴에 손대진 말아요. 아까 촬영할 때 계속 이마에 뭐 넣야겠다고 했잖아요? 하지 마요.) 뭘 딱히 고친다기보다는 조금씩 조금씩 예뻐지는 시술 정도로(웃음).

못생겼네, 어쩌네 해도 걸 그룹 중 CF 러브콜은 씨스타가 가장 많이 받는 것 같던데요? 광고주들이 씨스타를 찾는 이유가 뭘까요?
소유 값이 싸서(웃음)? 효린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씨스타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라고 물어보면 뭐라고 답할지도 모르겠어요. 다만 저희가 찍은 광고가 대부분 재미있는 것들이니까 우리가 그런 광고에 어울리나 보다 하고 생각하는 정도예요. 소유 우리가 한 광고들이 ‘나 이뻐요’ 하는 스타일은 아니잖아요. 활발한 그룹 이미지 덕분인 것 같아요.

마지막 질문. 예수님 옷도 입었고, 마녀 옷도 입었는데, 다음번에 만날 땐 어떤 스타일의 옷을 입고 촬영하고 싶어요?
효린 ‘U-Go- Girl’ 스타일? 완전 펑키한 거 찍고 싶어요! 소유 전 아까 못 입은 의상이 계속 맘에 걸려요. 언제쯤 그런 과감한 의상을 입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