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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벙글] 싱글벙글 오늘이 총선인 헝가리 정치에 대해.araboja앱에서 작성

라파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4.03 00:4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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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3일 헝가리에서 열리는 국회의원 선거가 국제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헝가리의 여당인 피데스(청년민주동맹)의 당수이자 총리인 오르반 빅토르와 그의 정당 피데스는 12년째 장기 집권을 하고 있다. 오늘날 헝가리는 사실상 친오르반이냐, 반오르반이냐로 분열되어 있다.



오르반 빅토르는 아마 유럽연합의 수많은 지도자들 중 제일 논란이 많은 인물일 것이다. 그의 재임기 동안 헝가리는 많은 면에서 역변했고, 그의 존재는 전세계의 정치가들과 전략가들에게 중요해졌다. 그렇다면 오르반의 생애는 어땠고, 그가 집권한 이후 헝가리는 어떻게 달라졌으며, 현재 선거 상황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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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반 빅토르는 농촌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열렬한 공산주의자였던 그는 2년간 군 복무 도중 정치 성향의 변화를 겪는다. 이후 오르반은 동료들과 피데스를 창당하고 반공, 반소, 자유민주주의 운동가로 활약하며 유명해졌고, 1990년 총선에서 당선된다. 1993년 피데스 당수로 선출된 그는 이후 피데스를 급진적 자유주의 정당에서 중도우파 정당으로 변화시킨다.



1998년 다른 정당들과의 연합을 통해 총선에서 승리한 오르반 빅토르는 35세에 헝가리의 총리가 되었다. 그는 즉시 정부 부처들을 대규모로 개편하고 독일처럼 총리의 권한을 강화했다. 경제 분야에서도 자유주의적 개혁이 계속되었으며 이는 성공적이었다. 인플레이션과 재정 적자는 계속 하락했고 경제성장률도 나쁘지 않았다. 오르반 총리는 폴란드, 체코와 함께 NATO 가입도 추진했다. 그는 주변국들에 거주하는 약 240만명의 헝가리인들을 지원하는 정책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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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르반의 임기는 순탄치만은 않았다. 의회에서는 여당 연합과 야당 연합간의 협치가 거의 전무했다. 정부는 의회의 중요성과 효율성을 축소하려 했고 야당은 정부의 발목을 잡으려 했다. 오르반 내각에서는 각종 비리 스캔들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결국 피튀기는 2002년 총선에서 피데스는 최대 정당 자리는 유지했으나 정권을 사회당에게 내놓아야했다.



이후 8년간 오르반 빅토르는 당에 대한 장악력을 계속 확대했고, 당의 방향성도 더 권위주의적으로, 오른쪽으로 틀어지게 했다. 피데스는 기독교적 가치관에 기반한 국민보수주의, 민족주의, 경제적 개입주의 정당으로 탈바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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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반이 착실하게 재집권을 준비하던 그때, 그동안 방만하게 재정을 운영하던 헝가리 사회당은 경제 위기를 맞자 고도의 긴축 정책으로 대응했다. 이 위기와 대응 과정에서 헝가리의 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고, 국민 여론은 최악으로 변했다. 피데스는 이 분위기를 타서 2010년 선거에서 개헌선을 확보하는 대승을 거둔다. 헝가리판 180석, 아니 200석이 탄생한 것이다.



오르반 빅토르가 총리 자리에 있던 지난 12년은 사람에 따라 평가가 엇갈린다. 그의 집권기에 헝가리는 권위주의적으로 변했으며 외교적 마찰이 잦았고, 부패는 심해졌고 민주주의는 훼손되었다. 의료와 교육의 질도 하락했다. 그러나 국방력과 전반적인 경제 상황, 인구 관련 지표들은 계속 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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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된 오르반은 금융위기에 휘청이는 헝가리를 물려받았다. 당시 헝가리인들은 자국 화폐 포린트가 아닌 외화로 돈을 빌렸다가 파산 위기에 처했는데, 오르반은 이들이 포린트로 그 부채를 갚을 수 있게 했다. 이는 유럽 연합의 규정을 어기는 짓이었지만, 오르반은 개의치 않았다.



오르반은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를 유럽 최저인 9% 수준으로 대폭 감면했다. 덕분에 헝가리는 여러 다국적 기업들의 제조품 생산 기지가 되었는데, 특히 자동차 산업이 크게 발달했다. 이를 메꾸기 위해 부가세는 인상되었다. 피데스 정부는 일률 과세를 채택하고 전기요금과 수도요금 같은 공공 요금을 인하했다. 금융, 연금 기관들의 국유화도 추진되었고, 공공 일자리도 크게 늘어났다.



이런 오르반의 정책들은 장기적으로 해가 된다는 지적들이 있었다. 그러나 확실한건 적어도 임기 중으로 헝가리의 경기가 나아졌다는 사실이다. 실업률은 3%대까지 떨어졌고 경제성장률은 4~5%까지 증가했으며 수출과 투자도 역대급 규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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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의 복지 혜택 또한 증가했다. 특히 오르반 정부는 낮은 출산율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가지 정책들을 마련했다. 헝가리는 1980년 이래로 계속해서 자연 인구 감소가 일어나고 있다. 오르반은 집권기에 저출산 예산을 2.5배 늘리며 막대한 예산을 각종 출산 관련 인센티브 지급에 썼다.



그 결과 2011년에 1.23까지 떨어졌던 출산율은 현재 1.6명을 찍었고, 그 10 년동안 이혼율이 반토막 났으며, 2019년에서 2021년 사이에 혼인율이 20%나 증가했다. 매년 가임기 여성의 숫자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출생아의 숫자도 계속 9만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헝가리의 인구 모델은 적잖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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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코로나가 터지면서 오르반은 위기를 맞이했다. 헝가리 포린트의 가치는 현재 계속 떨어지고 있고, 에너지값을 비롯한 물가도 상승하고 있다. 오르반은 가격 통제 정책 등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 정책으로 맞서고 있지만, 경제 상황은 아직까진 위태로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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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반이 제일 비판받는건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다. 헝가리의 총리는 자국을 러시아, 터키와 같은 '비자유 민주주의'의 대표 주자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각종 권위주의적 개혁을 밀어붙였다. 헝가리의 주요 제도들과 기관들이 망가졌다.



헝가리판 200석을 업은 피데스는 선거 제도를 뒤바꿨다. 오르반은 386석에 달하는 국회의원 의석수를 199석으로 줄이고 이 과정에서 진보적인 도시들이 보수적 농촌들과 묶이도록 게리멘더링을 했다. 지역구 결선투표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폐지되어 승자독식제/전국구 비례대표제로 변경되었고, 지역구선거 승자가 승리한 마진만큼 전국구 비례대표제에 표가 더해지는 시스템이 도입되었다. 전부 공룡여당 피데스에게 유리한 변화들이다. 이런 선거제도 변화로 피데스는 2014년, 2018년 모두 개헌선인 133석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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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반은 헝가리 언론계도 손에 넣었다. 그는 그와 결탁한 여러 언론인들에게 공익광고을 몰아줬고, 이들은 오르반에 비판적인 여러 중소 언론들을 인수했다. 정부는 미디어법을 무지막지하게 강화해 여러 비판적 언론사들에게 큰 벌금을 물리며 폐간시켰다. 공영 방송에 대한 장악력도 강해졌다. 결국 헝가리의 언론들은 거의 전부 친오르반 성향인 상황이다.



동양의 모 나라에서 시도된 사법부 장악도 이뤄졌다. 오르반씨는 검찰총장에 자신의 측근을 앉혀 검찰을 자신의 편에 끌여들였고,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약화시키는 한편 사실상 정부의 꼭두각시로 만들었다. 2018년까지 약 400명의 판사들이 강제로 은퇴했고, 이 빈 자리는 친정부 성향의 법조인들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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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반은 교육 기관들마저 자신의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고 했다. 학생들은 자유롭게 토론하기보단 학교에서 가르치는 애국주의 성향의 교육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기로 권장된다. 그는 자유주의 성향의 명문대 하나를 오스트리아로 쫓아냈고, 대학들을 정부가 임명한 이사들이 운영하는 재단들에게 넘겼다. 결국 초등 교육부터 대학의 고등 교육까지 전반적인 교육의 질이 하락했다.



이 모든 행동들은 부패의 증가로 이어졌다. 정부가 추진하던 각종 사업들은 대게 오르반과 친한 기업가들에게 넘어갔다. 이 소수의 기업가들은 현재 헝가리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총리의 측근들은 틈만 나면 부패 스캔들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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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반의 헝가리는 전 유럽에서 제일 강경한 반-난민 정책을 펼쳤다. 헝가리는 자국의 남부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고 국경수비대를 증강했다. 또한 독일이 제안하던 각국 난민 할당제도 가볍게 씹었다. 헝가리 경찰들이 진압봉과 방패, 최루액과 물대포를 이용해 국경에 몰려든 난민떼를 격퇴하는 장면은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다. 토착주의와 민족주의로 무장한채 난민 수용을 거부하는 오르반은 전세계 반-이민, 반-난민주의의 아이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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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이슈가 사그라들자 오르반의 다음 타깃은 LGBT였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 오르반은 평소에도 기독교적 가치를 강조했고, 헝가리 사회 또한 종교에 기반한 보수성이 강한 편이다. 좌익과 EU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르반은 성소수자와 관련된 젠더 교육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이 법안에 대한 찬반 국민투표가 총선과 동시에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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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로 무장한 오르반의 헝가리는 이를 단순히 난민 대응에만 반영하지 않았다. 피데스는 틈틈히 헝가리가 억울하게 주변국들에게 영토를 뜯겼다는 내러티브를 펼쳤고 인접국들에 사는 헝가리인들을 지원했다. 군사력도 몇년간 대폭 증강했고, 유럽 연합과의 마찰도 계속해서 심해졌다.



이런 오르반의 도발적 행보는 당연히 주변 국가들의 반발을 샀다.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 슬로바키아 등은 오르반의 민족주의 레토릭을 경계하며 향후 물리적 충돌이 발발할 가능성도 진지하게 대했다. 그들은 오르반이 내정 간섭을 시도한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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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두려워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헝가리는 민족주의가 매우 강한 유럽 나라들 중 하나다. 오늘날에도 수많은 헝가리인들(인구의 67%)이 원래 자신들의 소유인 영토를 이웃 나라들이 강제로 점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과 헝가리 본토인들이 연대해서 분리주의 운동을 개시하는건 그럴듯 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민족주의자 오르반 빅토르는 반드시 해당 운동을 지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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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반의 헝가리는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갔다. 그는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와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를 잇는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했고, 화웨이 장비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중국의 푸단대 지부를 막대한 돈을 들여 설치하려다가 반발을 사 철회한 적도 있다. 그는 중국산 싸구려 시노팜 백신을 구매했다가 낭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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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이 아니다. 오르반은 값싼 가스 공급과 양측의 이데올로기적 유사성 때문에 평소에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와 친하게 지냈고, 유럽 연합의 대러 제재를 종종 방해했다. 우크라이나가 자국의 헝가리인들을 차별하는 것도 헝가리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외교적 문제가 되었고, 오르반이 우크라이나에 적대적으로 나설 명분이 되었다. 오르반은 꾸준히 EU와 나토에 잽을 날렸고, 이런 외교는 헝가리가 중러가 서방에 심어놓은 일종의 백도어라는 논란을 낳았다.











이렇듯 빅토르 오르반은 12년간 헝가리를 지도하며 온갖 논란들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국민의 절반 가량은 경제 등의 성과 때문에 계속 그를 지지했다. 결국 헝가리 야권은 뭉치지 않으면 이 스트롱맨에 대항할 수 없다는걸 깨닫고 2020년 말부터 선거 연대를 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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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헝가리 선거가 가지는 의미는 생각보다 크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전세계의 우익 포퓰리즘 운동들은 확연히 쇠락했다. 오르반 빅토르는 위기를 맞이한 우익 포퓰리스트들의 아이돌이다. 그의 승리는 전세계 우파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고, 그의 패배는 우파 포퓰리즘의 쇠락에 쐐기를 박는다. 우익 포퓰리즘의 거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얼마 전 자신과 친한 오르반을 지원하기 위해 직접 지지를 선언했다.



이 선거는 신냉전 구도와도 관련이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 세계와 중러 진영의 충돌이 격화된 현재, 서방은 냉전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더욱 단결되어 있다. 하지만 틈만 나면 서방 세계에 분탕을 치는 오르반의 재선은 EU와 나토의 움직임에 장애물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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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야권의 총리 후보인 페테르 마르키-자이는 헝가리 소도시 호드메죄바샤르헤이의 무소속 시장이다. 그는 주기적으로 성당에 나가고 7명의 자녀들을 키우는 매우 가정적, 기독교적인 사람이며 중도 우파 성향으로 분류된다. 2018년에 당선된 그는 민주화 이후 최초로 해당 도시에서 피데스를 상대로 승리한 타 당 시장 후보였다.



그는 이런 특징들 때문에 반-오르반 하나로 묶인 헝가리 야권 내부에서 주목받았다. 보수친화적인 헝가리 정치판에서 피데스에게 제일 큰 타격을 주려면 역시나 보수적인 인물이 야권을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가 되었고, 결국 페테르가 후보로 선출된 것이다. 페테르는 주요 공약으로 유로화 도입, 헌법 정상화, 지방자치 강화 등등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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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선거 당일날이 될때까지 헝가리 야권 연합은 계속 내분을 겪고 있다. 좌파 성향 정당들은 중도우파 성향의 요빅과 총리 후보인 마르키-자이를 좋게 보지 않고 있는데, 그들이 LGBT와 같은 이슈에서 목소리를 제대로 내고 있지 않다고 비판한다. 좌파 정당들 사이에서도 사회주의 정당들과 자유주의 정당들 간의 갈등이 심각하다.



마르키-자이가 이번 선거에서 이기면 자신이 대표인 정치 운동을 기반으로 신당을 차리겠다고 했다는 것도 논란거리다. 그가 경험이 없고 독선적이며 중요한 시간을 그대로 허비했다는 비판도 계속 나오고 있다. 얼마 전 불리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마르키-자이는 야권 내부에서 자신을 흔들려는 세력이 해당 여론조사를 사주했다는 투의 발언을 했다. 그는 그밖에도 수차례 내부의 '배신자'들을 언급하며 야권의 결집력이 약하다는걸 손수 증명했다.



이런 내부적 분열과 스펙트럼 차이 때문에 야권 연합은 오랫동안 제대로 된 프로그램도 못 내걸고 선거 운동도 개시하지 못했다. 야권 총리 선출에 따른 컨벤션 효과도 그대로 날렸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열세에 놓인 세력이 취하기에는 현명하지 않은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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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대 위기를 맞은 오르반 총리와 피데스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였다. 연금 수령액을 5% 인상하고, 청년층에 대한 세금을 면제하며, 가족들에 대한 세제혜택을 강화하고, 재건축을 더 많이 허용하겠다는 포퓰리즘 공약들을 요술상자 안에서 꺼냈다. 각종 정부 지출도 대폭 늘어났다. 무엇보다도 상술한 200만명이 넘어가는 국외 헝가리인들의 투표권이 매우 강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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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국외 헝가리인들은 헝가리에 살지 않는, 한국으로 치면 조선족들과 고려인들, 재일교포들과 같은 존재들이다(물론 그들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헝가리인이라는 정체성이 확고해 모국에서 환영받는다). 이들은 최근 이중국적 제도가 허용되면서 헝가리 국적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국외 헝가리인들은 민족주의 성향 피데스로부터 경제문화적 혜택을 받고 있으며 이들의 민족주의에 이끌리고, 이에 지난 3번의 선거에서 약 95%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보답했다.



물론 이들은 헝가리에 거주하고 있지 않아 그동안 비례대표에만 표를 던질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피데스의 선거법 개정으로 이 국외 헝가리인들은 이제 신청만 하면 지역구 선거에 투표할 수 있게 되었다. 즉, 국외 거주자들이 특정 지역구까지 가서 해당 지역구 선거에 투표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헝가리 근처에 사는 수만, 수십만명의 유권자들이 지역구 선거에도 나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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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이해가 안된다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연변에 사는 조선족들이 정부의 정책 덕분에 정부 지원도 받고 중국 국적뿐만 아니라 한국 국적도 취득했다. 이때문에 그들은 정부를 열렬히 지지하고, 총선 당일 40만명 정도의 조선족들이 한국에 입국해 전국 곳곳의 지역구들에서 1번을 뽑는다. 물론 비례대표 투표도 이미 정상적으로 마친 상태로 말이다. 이 조선족들은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은 채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고, 이들의 도움으로 여당은 대승을 거둔다.



이 말도 안되는 일이 헝가리에서는 합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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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황에서 야권에게 판세가 불리하게 돌아갈거라는 사실은 명백하다. 여론조사를 보면 야권연합과 피데스는 접전을 벌이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데스의 지지율은 항상 야권연합보다 높다. 거기에 피데스는 여러가지 포퓰리즘 공약들을 선보이고 있지만, 야권은 제대로 대응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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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판세를 뒤집을만한 것으로 보이던 사건이 바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었다. 오르반이 그동안 친러 행보는 야당 연합이 그를 푸틴의 하수인이라고 공격할 구실을 제공했고, 오르반은 궁지에 몰린 듯 했다. 야권은 자신들이 서방의 편이고 오르반은 레드팀이라고 공세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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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전쟁은 당초의 예상과 다르게 야권에게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 기존에 제기되던 부패, 의료, 인플레이션과 같은 이슈들은 하나같이 정부에게 불리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를 잡아먹으려던 러시아 불곰이 일으킨 전쟁은 이 이슈들도 덩달아 전부 집어삼켰다. 조직력이 뛰어나고 언론을 등에 업은 오르반은 천재적인 정치 수완을 발휘해 이 위기를 역으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했다.



오르반 정부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수용하고 대러 제재에 적당히 참여하면서 친러 이미지를 세탁하는 한편, 내부적으로 러시아에게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보도를 했다. 그 결과 헝가리는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일종의 줄타기 곡예를 선보였다. 러시아와 거리를 두지만 서방과도 손을 반만 잡은 포지션을 택한거다. 헝가리의  총리는 러시아에게 석유의 65%와 천연가스의 85%를 공급받는 현실을 그 근거로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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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반은 자신이 진정한 평화의 수호자이며 야권은 헝가리인들을 우크라이나 최전선에 투입하려는 전쟁광이라고 비난했다. 헝가리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미국과 나토와도 적당히 거리를 둬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는 헝가리 대중에게 먹혀들어가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헝가리인들의 60%가 오르반의 전략이 평화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는다.



분열된 야권은 이런 상황에서 별다른 수를 못 썼다. 주류 언론이 장악된 상황에서 유튜브 등의 대안 언론은 한계가 있었고, 야권의 조직력도 피데스의 선거 기계에 비하면 처참한 수준이었다. 6개의 정당과 2개의 정치단체들의 연합이라는 특성도 야권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선거가 코앞인 상황에서도 서로 다투는 야권이 제대로 된 정부를 꾸릴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작동했다. 특히 이런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분열되는건 최악의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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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위기 상황에서 의지할 누군가가 필요하다. 전쟁이나 재난 등의 상황에서 그 대상은 자연스럽게 정부가 된다. 오르반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는 사실은 결코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오르반은 자신이 헝가리의 안정을 유지하는 강력한 리더라고 이미지 메이킹을 했다 (그리고 이는 어느 정도 사실이다). 다수의 헝가리인들의 눈에는 위태롭고 분열된 야권 연합보다 논란이 많은 스트롱맨 오르반이 훨씬 믿음직스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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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선거의 승자는 또다시 천재적 정치 기술자 오르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집권 세력은 비록 현재의 133석에서 120석 정도로 의석 수가 감소할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야권 연합에 비해서 우위다. 개헌은 못해도 다른건 대부분 할 수 있으리라.



다만 외부로부터의 압력은 계속 강해질 것이다. 그동안 오르반과 비슷한 행보를 걸어왔던 폴란드와 헝가리는 EU 내부에서 서로 협력하며 EU의 제재들을 무력화시켜왔다. 그러나 폴란드의 여당 PiS는 피데스와 다르게 매우 강경한 반러 정당이다. 오르반의 친러 행보는 그간 두 국가의 연대에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로 달라졌다. 폴란드의 두다 대통령은 최근 헝가리 정부의 친러 스탠스를 비판하며 양국간 밀월 관계의 종말 가능성을 경고했다. 폴란드의 지원이 없는 헝가리는 EU 내부에서 철저히 고립될 것이고, 강한 제재까지 받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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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친오르반이냐 반오르반이냐로 나뉘어져 있는 헝가리. 그의 지지자들에게 오르반은 경제를 부흥시키고, 전통 사회를 수호하고, 인구 문제를 해결하고, 외국과 이슬람, 전쟁에 맞서 헝가리를 보호하는 위대한 지도자다. 그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오르반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나라를 도둑놈들 소굴로 만들고, 중국 러시아와 친하고, 사회적 소수자들을 탄압하는 악랄한 독재자다.



이제 몇시간 후면 헝가리인들은 4년동안 자국의 미래를 어디에 맞길지에 대해 투표한다. 오르반이 이기던 야권 연합이 이기던, 헝가리인들의 선택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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