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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벙글] 스압) 다가오는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 대한 소개앱에서 작성

라파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2.24 01: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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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의 관심은 한국 대선, 세계인들의 관심은 베이징 올림픽과 우크라이나에 집중된 현재, 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4월에 펼쳐지는 이 선거는 두 단계로 나뉜다. 프랑스는 결선투표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1차 투표에서 제일 득표율이 높은 두 후보가 그로부터 2주 후에 양자대결을 펼치는 것이다.




이번 프랑스 대통령 선거는 각양각색의 다양한 후보들이 나왔다. 2017년 대통령선거 이후로 훨씬 역동적이고 예측불허로 바뀐 프랑스의 정치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글은 최근 프랑스의 정치 지형과 주요 이슈들, 주요 후보들과 그들의 아젠다, 선거 진행 상황과 예측 등을 소개하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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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정치 지형: 계속되는 우경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터진 이후, 전세계 정치판은 주로 경제적 개입주의와 큰 정부를 외치는 좌파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갔다. 미국에서는 바이든이, 캐나다도 자유당이, 독일에서는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이 승리했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도 자유민주당 내부 온건파에 속하는 기시다 총리가 집권하였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때문에 민간 경제가 큰 충격을 받고, 의료 관련 이슈들이 부각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뿐만이 아니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한 환경 문제들이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독일과 베네룩스는 역대급 규모의 홍수 피해를 입었고, 미국 서부는 끔찍한 가뭄을 겪었다. 기후 위기가 점차 사람들의 피부에 와닿으면서 강력한 대처를 주장하는 좌익이 유리해진 것이다.




프랑스 정치는 이와 같은 트렌드와 전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지난 몇년간 프랑스 정치판은 계속해서 우경화를 거듭해왔다. 차기 대통령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은 이제 스스로를 중도우파라고 규정하고, 지지율 2~4위 후보들은 전부 우파에서 극우 후보로 분류된다. 이 네 우익 후보들의 지지율을 모두 합하면 무려 73%에 달한다.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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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이민자와 테러리즘 이슈가 팬더믹 도중에도 살아남았다. 현재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에서 이민과 관련된 이슈들은 팬더믹과 기후변화, 그리고 중동의 상대적 안정화 때문에 묻힌 상태지만, 프랑스는 다르다. 2020년에 니스 칼부림 사건과 사뮈엘 파티 살해사건이 일어나며 프랑스 사회에 계속 경각심을 불어넣었다.




프랑스 자체가 이민자, 특히 이슬람 이민자가 많은 것도 있다. 이 이민자들은 주로 빈민굴에 뭉쳐살며 프랑스 백인 사회에 제대로 동화되지 못한채 생활하고, 덕분에 백인들과 긴장 관계에 있다. 설상가상으로 난민들에 대한 공포가 기존 이민자들을 대상으로도 번졌다. 입소스의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인들은 평균적으로 자국의 무슬림 비율이 28%에 달한다고 믿었지만, 실제 비율은 약 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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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프랑스는 기후 관련 이슈에서 다른 나라들보다 한발짝 떨어져있다. 오늘날 프랑스는 전체 전력의 80% 가까이를 원자력을 통해서 생산하고 있다. 이미 화석연료 사용량이 낮은 것이다. 프랑스는 작년 독일을 덮친 이상기후 등에서도 자유로웠다. 아직까지는 국민들에게 거대한 충격을 줄만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셋째, 프랑스의 우익 후보들은 그나마 통할만한 주요 좌익 담론을 상당히 흡수하는데 성공했다. 마크롱은 LGBT 이슈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회적 이슈에 있어서 여전히 진보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공화당의 페크레스는 스스로를 환경주의자라고 선언했다. 극우 후보 마린 르펜은 대놓고 부자 증세와 복지 확충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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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우편향된 환경에서 좌파 진영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건 바로 좌익의 분열이다. 현재 프랑스 좌익 진영은 약 6명의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고, 이들 중 가장 지지율이 높은 장-뤽 멜랑숑의 지지율은 10% 언저리다. 좌익 단일화론이 여러 차례 제기되었지만, 주요 후보들은 그럴 생각이 없어보인다.







프랑스 정치 지형 현황을 알아본 이후, 이제는 주요 후보들에 대해서 알아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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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재선을 노리는 중도




프랑스의 여당이자 마크롱이 소속된 앙 마르슈는 2017년 총선 이후로 쭉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작년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전패하고 재작년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처참한 성적을 보였고, 한때 350석이던 하원 의석은 소속 의원들의 탈당으로 어느새 280석까지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크롱 대통령은 현재 전국민 4분의 1의 지지를 받으며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2017년 혜성처럼 떠올랐을 당시보다 살짝 높다. 지난 5년 동안 지지율 폭락과 상승을 거듭해온 그는 현재 약 30대% 후반의 긍정 평가를, 50%대 후반의 부정 평가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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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2017년 처음 떠올랐을때, 마크롱은 기존 프랑스 정치를 혁파하고 새로운 정치적 질서를 만들려했다. 마크롱은 신자유주의적 경제관과 좌파적 사회관을 내세우며 기성 정치권에 질린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고, 손쉽게 대통령 자리를 차지했다.




마크롱의 이런 정치관은 프랑스의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역시나 변해왔다. 그는 처음에는 무슬림과 이민자들에게 나름 유화적이었으나, 상술한 사건들 이후로 훨씬 강경하게 변했다. 오늘날 그는 이슬람주의 네트워크들을 적극적으로 퇴치하고 있고, 그의 내무부장관은 TV 토론에서 극우 후보 마린 르펜보다 더 우파적인 주장을 펼쳤다.




마크롱의 경제관도 살짝 변했다. 긴축 정책과 서민 증세를 시도하다 노란 조끼 시위와 같은 역풍을 맞이한 이후, 그는 노동 개혁 등에 있어서 조심스러워졌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터지자 마크롱은 경제를 위해 막대한 돈을 거리낌없이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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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마크롱의 앞길은 탄탄해보인다. 여론조사를 보면 그는 1차와 2차 투표 가상대결 모두에서 넉넉한 격차를 유지하며 승기를 잡고 있다. 그의 임기 동안 프랑스의 경제는 지난 15년간 최고 수준으로 발전했고, 코로나 팬더믹에 맞서는 강력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도 구축하며 적잖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유권자들에게 차선/차악이라는 평가를 받는 입장에 있다.




물론 변수란 얼마든지 있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프랑스 코로나 확진자가 2천만명을 돌파하고, 일일 확진자도 수십만명씩 나오는 상황이다. 만약 오미크론으로 프랑스의 경제 회복이 더뎌지거나 한다면, 그에게는 치명타로 작용하리라. 기타 주요 정치적 변수들은 후술하겠다.




마크롱의 성깔 때문에 돌발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지난달 마크롱 대통령은 백신 미접종자들을 화나게 만들거라고 발언하면서 논란을 만들어냈는데, 프랑스어 원문은 "지랄맞게 만들어주겠다"에 가깝다. 마크롱은 그밖에도 수차례 꼰대끼를 보여주거나 민생과 동떨어진 망언들을 한 전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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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 르펜, 극우 명문가의 공주




현대 프랑스 극우 세력의 아버지 장 마리 르펜은 두가지로 유명하다. 하나는 그의 애꾸눈이고, 다른 하나는 그의 온갖 망언들이다. 그는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매우 축소하고 공개적으로 인종 차별을 지지하면서 상당한 코어 지지층을 확보했지만 그들을 제외한 나머지 국민들에게 외면당했다.



​그의 딸 마린 르펜은 2011년 국민전선의 당대표에 등극했다. 당권을 장악한 이후 그녀는 (자신이 보기에도) 극단적인 주장들과 인사들을 전부 쳐내며 당을 상대적으로 정상화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본인의 아버지이자 당을 창설한 장 마리 르펜마저 내쫓았다. 마린 르펜은 덕분에 2012년 대선에서는 19%로 3위, 2017년 대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21%, 2차에서 33%를 받으며 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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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펜의 특징 중 한가지는 바로 경제관이다. 지난 몇년간 마린 르펜이 제일 공들인 경제 공약을 살펴보면, 그녀는 오히려 좌파로 보인다. 마린 르펜은 부자 증세와 복지 확대를 주장하고 있으며, 보호 무역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연금 수령 연령도 62세에서 60세로 인하하자고 말하고, 심지어 대기업들이 법인세를 중소기업에 비해 너무 낮게 낸다며 비난한다.




이런 르펜의 성향은 알고보면 그녀의 반-이민자, 국수주의적 가치관과 연결되어있다. 경제적 자유주의와 이민은 전부 세계화라는 큰 틀 안에 속해있다. 르펜과 같은 대안 우파들은 세계화가 자신들의 사회를 파괴한다고 믿으며, 따라서 세계화의 자식들이자 주범인 이민자와 거대 자본, 개입주의와 자유무역을 혐오한다. 그녀의 인기는 저소득층과 3040, 블루칼라 계층에서 특히 높다.




르펜의 경제관은 또한 그녀가 강성 좌파들에게 확장성을 가지는 요인이 되었다. 르펜의 반-엘리트, 반-세계화, 포퓰리즘 성향은 강성 좌익이 주장하는 것과 통한다. 최근 여론조사들에 따르면 극좌에 가까운 장뤽 멜랑숑 지지자들의 40% 이상이 르펜과 마크롱의 대결에서 르펜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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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 르펜은 그밖에도 NATO 탈퇴, 아프리카와 우크라이나 등에 대한 개입 중단을 외친다. 그녀는 전반적으로 미국과 멀리하는 한편 러시아에 조금 더 유화적인 입장인데, 푸틴의 러시아가 대안 우파 세력의 롤 모델이라는 사실이 고립주의 성향과 맞물린 결과다. 한때 유로화 폐기와 유럽연합 탈퇴를 주장하던 그녀는 이후 유럽연합 내부에서 유럽연합을 개혁하자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물론 가장 유명한건 그녀의 반-난민, 반-이민자 성향이리라. 르펜의 이슬람, 이민자에 대한 공격은 그녀의 지지층을 열광하게 만드는 한편, 아슬아슬하게 인종, 종교 차별이라고 낙인 찍기 어려운 수준이다. 그녀는 난민 지원 축소와 이민 기준 대폭 강화, '기독교 정체성에 기반한 세속주의'에 따른 이슬람주의 통제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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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프랑스인의 40%만이 르펜을 인종차별적인 극우 후보로 생각한다고 한다. 호감도 또한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르펜의 중도화 전략이 통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최근 르펜은 1차 투표에서는 2017년에 비해서 위태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강력하고 성가신 경쟁자 두명이 등장해 그녀를 방해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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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 페크레스, 프랑스의 철의 여인 ​


발레리 페크레스는 프랑스 공화당 경선에서 반전승을 거둔 일드프랑스(파리 광역권) 지역의 전직 의회의장이다. 그녀의 정당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프랑스 보수우파 세력의 우두머리 역할을 맡았지만, 지난 대선에서 창당 이후 최초로 결선 투표에 진출하지 못하며 위기를 맞았다. 특히 2019년 유럽연합 의회 선거에서 4위를 기록하며 대패했다.



오랫동안 마크롱과 르펜 사이에 낀채 고전하던 공화당은 페크레스의 선출 이후 다시 결선 진출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되었다. 페크레스는 스스로를 2/3 메르켈, 1/3 대처라고 말한다. 베테랑 정치인인 그녀는 마크롱과 극우 세력에게 흩어진 보수 유권자들을 공화당의 깃발 아래에 규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녀의 레시피는 융합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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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레스는 극우 세력의 주력 상품인 이민자 관련 이슈에서 매우 강경하게 나오고 있다. 과거 프랑스판 애국자법을 만들자고 주장한 이력이 있는 그녀는 이민자 한도제, 불법 이민자 혜택 폐지, 이민 심사 과정 가속화, 경찰력 증원을 약속했다.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한 동화 정책도 마련되어있다.




페크레스의 유럽연합에 대한 태도도 극우파의 의견을 부분 수용한 상태다. 그녀는 최근 유럽연합의 법이 국민국가들의 그것보다 위에 있으면 안된다고 발언했고, 유럽연합의 깃발이 프랑스의 그것보다 먼저 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독일과 다른 유럽연합 국가들이 프랑스의 국익을 침해한다는 발언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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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마크롱과 가까운 유권자들을 유혹하는 수단은 환경과 경제 정책이다. 페크레스는 스스로를 환경주의자라고 선언하며 마크롱처럼 환경 문제에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럽연합의 탄소세 도입, 친환경적 인센티브 제공,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 자연환경 적극 보호가 그녀의 공약들이다. 이런 스탠스는 더 나아가 일부 일반 좌파들에게도 소구력이 있다.




페크레스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천명했다. 그녀는 프랑스의 높은 정부 부채와 개혁이 필요한 연금 제도를 지적하면서 마크롱이 연금 개혁을 하지 않고 정부 지출을 늘린것을 비난했다. 페크레스는 실업 수당늘 축소하고, 공무원을 20만명씩 감축하고, 연금 수령 연령을 65세로 올리고,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주 35시간제도 폐지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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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레스의 이런 켐페인은 그녀의 행정 경험 덕분에 탄력을 받고 있다. 일드프랑스 주민들의 대부분은 그녀의 정책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고, 이는 페크레스에게 '유능한 행정가'라는 이미지를 덧칠해주는 중요한 요소다.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도 현재 유일하게 마크롱과 엇비슷하게 나오는 후보라는 점, 그리고 공화당의 탄탄한 지역 조직력도 그녀가 가진 강점들이다




하지만 페크레스의 켐페인에도 문제가 있다. 그녀는 여전히 마크롱과 극우 사이에 있는 어중간한 위치 때문에 자신만의 색깔이 부족하다. 이들의 지지자들을 끌어오는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페크레스의 지지율은 결코 안심할만한 수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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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제무르, 프랑스 극우의 뉴페이스





에릭 제무르의 부모님들은 이민자였다. 그들은 원래 프랑스 국적을 가졌어도 알제리에서 살던 베르베르인들이었다. 그들은 무슬림이 아니라 유대인이었다. 제무르는 그의 부모님들이 프랑스에 정착한지 6년 후에 태어났다.




이런 제무르의 뒷배경은 오늘날 그의 모습과 대조하면 아이러니하다. 제무르는 지난 30년간 극우 작가, 저널리스트, 논객으로 활동하며 명성을 쌓았고, 이번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매일같이 이민자들을 비난하고 있다. 그는 주요 후보들 중에서 제일 오른쪽에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제무르가 순식간에 유력 주자로 부상한데에는 기존 르펜 지지층의 이탈이 컸다. 전통적 극우층은 주로 신흥 대안 우파에 비해 더 부유하고, 더 늙었으며, 더 극단적인 사람들이다. 이들은 르펜의 중도화 전략을 껄끄러워하고 그녀의 경제관도 그닥 동의를 못하며 그녀가 기성 정치인이 되었다고 믿는다. 상대적으로 우파적인 경제관을 소유하고 르펜을 중도로 보이게 할만한 반동주의자에 정치권과 거리가 먼 제무르는 이들의 입맛에 알맞는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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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무르는 르펜과 비슷하면서도 더욱 극단적인 인물이다. 정치적 올바름과 주류 정치 세력, 유럽연합과 이민자들을 싫어한다는건 둘의 대표적 공통점이다. 다만 제무르가 그 강도에 있어서 훨씬 강하다. 그는 가부장제를 옹호하고 동성혼을 반대하며 사형제 부활과 거의 모든 이민의 중단을 원한다.




제무르는 이슬람주의를 이슬람과 동일시하며 진심으로 혐오하고, 프랑스 아이들에게 외국적 이름을 주는걸 법으로 막겠다고 한다. 또한 이민자들이 프랑스의 인구를 전부 대체할거라는 음모론도 믿는다. 제무르는 비시 프랑스 정권이 홀로코스트를 막으려고 했다는 가짜 뉴스를 퍼뜨린 적도 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프랑스를 나치에서 해방시켰지만 동시에 미국의 식민지로 만들었다는 발언은 덤이다.




에릭 제무르의 경제관은 트럼프와 비슷하다. 그는 법인세를 비롯한 전반적인 세금 인하, 연금 수령 연령을 64살로 인상, 관세를 통한 보호무역, 전략 자원 수출 금지 등 여러모로 18세기 유럽의 중상주의와도 흡사한 경제관의 소유자다. 하지만 그의 경제관은 내용이 부실하고 두루뭉술하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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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무르가 선거판에서 지닌 장점은 그가 정치적 아웃사이더라는 사실, 지식인 이미지와 뛰어난 언변, 그리고 적극적인 지지층이다. 그는 아웃사이더 이미지 덕분에 실망스러운 기존 정치판과 분리된다. 그가 고학력 엘리트라는 사실은 그의 강력한 언변에 플러스 요소이다. 그를 좋아하는 부유하고 장노년층인 극우 유권자들은 투표를 할 여유 시간이 많다.




하지만 제무르 켐페인은 태생적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다. 제무르는 너무나도 극단적이기 때문에 유권자의 30%를 차지하는 극우층 사이에서도 거부감이 크고, 마크롱과의 양자대결에서조차 지지율이 40%도 안 나온다. 이민을 제외한 대부분의 이슈들에서 경쟁자들보다 취약한다는 것도 치명적인 단점이다. 그가 차린 신당 '재정복!' (Reconquête!)의 세력과 조직력도 빈약하다.




에릭 제무르는 현재 프랑스의 정치판의 혼돈에 기름을 붓고 있는 남자다. 하지만 태생적 한계 때문에 그가 올해 4월 엘리제 궁전에 입성할 가능성은 주요 우익 후보들 중 제일 희박해보인다. 제무르의 정치가 이번 대선 이후에 계속해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아니면 그저 그런 원 히트 원더로 끝날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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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뤽 멜랑숑, 불굴의 붉은 반군




멜랑숑은 이번 대선에서 유일하게 10% 이상의 득표율을 올릴 가능성이 있는 좌파 후보다. 물론 그는 온건함과 거리가 먼 강성 좌파~극좌 성향의 남자다. '불굴하는 프랑스' 소속인 멜랑숑은 르펜과 똑같이 이번이 3번째이자 마지막 대권 도전이다.





장-뤽 멜랑숑은 수십년동안 사회주의 활동을 해온 유명한 좌익 운동가다. 그의 주요 아젠다는 부의 재분배와 노동 권익 향상, 나토 탈퇴와 EU 주요 조약들 무력화, 복지 강화와 환경 보호 운동이다. 멜랑숑은 주로 청년과 저소득층의 지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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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숑의 문제는 좌익의 분열과 10% 언저리의 박스권에 머물러있는 지지율이다. 그가 2차 투표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거의 20%에 달하는 득표율이 필요한데, 좌파 전체 표심의 70%는 가져와야한다. 하지만 그 자신을 제외하더라도 5명 이상의 후보들이 좌파 표를 갈라먹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멜랑숑은 5위로 탈락하게 될 것이다.




물론 지난 두번의 대선에서 멜랑숑은 대선 막판에 지지율 급상승을 경험한 적이 있고, 이번에도 밴드웨건 효과로 똑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결국 현재 상황만 본다면 좌파가 그나마 선전할 방법은 멜랑숑으로 뭉치는 것이니까.










그 밖에도 다양한 후보들이 있으나, 결국에는 상술한 다섯 후보들만이 유의미한 성적을 낼 것이다. 녹색당의 야니크 자돗, 사회당의 안네 이달고, 공산당의 파비앙 루셀 등은 전부 5% 미만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그들만의 리그를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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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판세를 보면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이 거의 확실시 되어보인다. 그는 페크레스와 잠시동안 접전을 펼친 것을 제외하면 양자대결에서 패배한 적이 한번도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확실한 변수들과 관전 포인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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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유동적인 경제 상황이다. 프랑스는 작년에 7%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코로나 이전의 경제 규모를 거의 되찾았다. 하지만 현재 치솟는 집값과 에너지 가격, 그리고 소비자 물가 때문에 민생이 점점 피폐해지고 있다. 만약 남은 두 달 동안 이런 민생 지표들이 더욱 악화된다면, 마크롱의 지지층 중 일부는 다른 후보들로 이탈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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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극우 세력 내부의 패권 다툼이다. 에릭 제무르는 르펜 측의 몇차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사퇴할 생각이 없어보인다. 그와 르펜은 서로를 견제하며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제무르는 르펜 측 인사들의 전향을 받아들이고 그녀가 추방한 극단적 인사들을 불러모으며 세력을 불리고 있다. 극우층의 단일화는 사실상 파토난 셈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프랑스 극우는 내부 분열로 정작 결선에 진출 못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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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좌익의 결집 여부다. 장-뤽 멜랑숑은 상술했다시피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막판 스퍼트를 경험했었다. 하지만 그때는 공산당의 지지가 있었고 녹색당 또한 사회당 후보를 지지했던 상황이었다. 멜랑숑 본인의 카리스마와 아젠다가 좌파 세력의 전략 투표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극히 낮은 확률이긴 하지만, 최근 상승세에 있는 공산당 후보 파비앙 루셀이 늙은 멜랑숑 대신 좌익을 통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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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위기가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은 유럽은 미국 없이 알아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푸틴과의 대화에 나섰다가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5미터 거리두기 정상회담을 하면서 굴욕을 겪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극좌와 극우의 친러, 고립주의, 반-나토 아젠다가 흥할수도 있고, 정반대로 나토 동맹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흥할지도 모른다. 푸틴의 행동이 프랑스 대선 정국에 정확히 어떤 결과를 끼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번 프랑스 대통령 선거는 한국 대통령 선거 한달 후에 열린다. 두 나라 모두 국가적, 세계적 혼란의 시기 속에서 결정적인 대통령 선거를 치룬다. 유럽의 거인이자 세계적 강대국인 프랑스. 과연 이런 프랑스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나갈 대통령은 누가 될 것인가? 그리고 프랑스의 정치판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참고 자료 (몇몇 사이트들은 금지어들 때문에 @를 주소 중간에 넣었음)



영문 위키피디아













https://uk@andeu.ac.uk/valerie-pecresse-macrons-most-serious-challenger/





여론조사 평균 및 당선 가능성을 알려주는 사이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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