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오의역 유

1장 4화

-아르고나비스 셰어하우스-


반리: 아, 왔다! 어땠어？킥오프 미팅.

유우토: 이러고 있을 때가 아냐, 반리! 연습이다!

와타루: 왠지 의욕이 넘쳐 보이네.

리오: 어땠어, 나나호시는?

렌: 재밌는 사람들이 많았어. 다들 자기 밴드에 자신이 넘치고...

리오: 그래서... 뭔가 마음은 변했어?

렌: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어. 하지만... 그 사람들이 어떤 라이브를 할지 보고 싶어.

반리: 우와 렌군이 다른 밴드에 그렇게 관심이 생기다니 조금 별일이네.

유우토: 라이벌 등장으로 불타오르기 시작한 건가?! 잘됐네!

렌: 그런 걸까...

와타루: 우리도 둘이 다녀오는 동안 이번 페스에 참가하는 밴드를 알아봤는데 뭐랄까... 심상치 않은 사람들뿐이라는 느낌이야.

유우토: 아 확실히! 만난 건 대표 두명씩 뿐이지만 어떤 밴드든 보통이 아닌 느낌이었지-

와타루: 입실론파이는 교토에서 활동하는 테크노팝 밴드. 맴버 모두 중고생이지만 실력은 자명해.

반리: 이른바 요츠우치계(4박 비트 종류) 곡이 많고 곡은 전부 보컬인 애가 만든대.

와타루: ...인터넷에서는 뭔가 나쁜 얘기도 많은 것 같아. 자세히는 잘 모르겠지만. 풍신RIZING! 은 나가사키의 스카밴드. 관객을 끌어들이는 퍼포먼스가 압도적이야.

렌: …음, 스카?

리오: 우라우치의 리듬(백비트, 정병네랑 악센트가 반대)이 특징인 장르다. 관악기가 전면에 나오는 것도 특징이야.

와타루: 팬텀이리스는 나고야에서 활동하는 인기 밴드야. 소위 비주얼계로, 곡의 완성도가 대단해.

유우토: 아- 그 외국인의 밴드인가!

반리: 라이브에서는 흡혈귀라는 설정이래. 아무튼 만들어간다는 느낌이야.

와타루: 그리고... 자이로악시아다.

유우토: 설마 도쿄에 와서까지 만날 줄이야...

렌: 응... 그치만 난 좀 기뻤어. 아는 사람이 있다는 느낌... 이랄까.

유우토: 그런 훈훈한 느낌 그 녀석들한테는 없다고!

반리: 우선 스타팅라이브가 있다는거지? 첫 번째는 입실론파이랬나?

유우토: 맞아. 그리고 마지막은 우리! 기대가 크다는 뜻이지!

와타루: 추첨으로 정했다고 쓰여있었어.

유우토: 뭐, 마지막이라면 시간도 넉넉하고 실컷 연습해두자고!

와타루: 그건 좋지만...

리오: 그 전에 확인해야 할 게 있잖아.

반리: ...어때, 렌군의 마음은? 역시 나가고 싶지 않은 거야?

렌: ……

유우토: ...난 말이야, 렌.

렌: 응?

유우토: 페스 본선은 어쨌든... 스타팅라이브는 꼭 나가고 싶어. 오늘 만난 다른 밴드들에게... 무엇보다 자이로한테 지금의 우리 실력을 보여주고 싶어. 이기거나 지는 게 아니라... 아무튼 보여주고 싶어, 우리를. 아르고나비스를.

와타루: 응, 유우의 기분 알 것 같아. 도쿄에서의 첫 라이브이기도 하고. 우리들 실력을 확인받을 좋은 기회야.

렌: ……

리오: 나나호시, 이번 페스에 우리가 참가하는 걸 알고 기대하는 관객이 있어. 그들을 위해 라이브를 한다. 지금은 그걸로 좋잖아?

렌: ...알겠어... 그렇네. 그리고 역시 보고 싶어... 다른 밴드도. 나가자, 스타팅라이브.

1장 5화



-입실론파이 셰어하우스-


슈: ...후후후.

타다오미: 슈군 좋아 보이네. 뭔가 좋은 일이라도 있었어?

슈: 뭐. 이번 페스, 전혀 흥미 없었는데 좀 재밌어진 것 같아.

카나타: 그렇게 재밌었어, 킥오프 미팅? 좋겠다! 역시 나도 가는 게 좋았을 텐데-!

레이지: 네가 와도 소란스러울 뿐이다, 카나타.

카나타: 카라스마 선배 너무해!!

레이지: 슈, 준비해왔습니다.

슈: 아, 수고했어. 역시 레이지는 일이 빨라.

타다오미: 뭘까? 그 두꺼운 종이는.

슈: 글쎄... 장난감의 설명서?

카나타: 이거... 출전자 프로필? 우와, 완전 자세하잖아. 항상 생각하는 건데, 카라스마 선배 이런 거 어떻게 손에 넣는 거야?

레이지: 너랑은 상관없는 일이다.

카나타: 에~ 안 걸리네-!

타다오미: 음... 흥미롭네. 우리가 겨룰 상대가 어떤 사람들일까.

슈: 그럼 알려줄까? 오늘은 기분이 좀 좋으니까말야.

하루카: ...연습 안 하는 거면 난 방에 들어간다.

레이지: 들어둬라, 하루카. 지금부터 싸울 상대를 알아둬서 손해는 없다.

하루카: 귀찮아...

카나타: 자, 형(兄貴)! 모처럼인데 같이 듣자~!

하루카: 시끄러, 떨어져...

슈: 우선 규슈의 풍신RIZING! 여기는 뭐... 장난 같은 밴드네. 힘만 넘치고 연주는 들어볼 것도 없어.

카나타: 우와~ 세게 말하네!

슈: 나고야의 팬텀이리스는... 뭐, 노인들의 학예회야. 중학생의 망상 같은 세계관은 보고있기 힘들어.

하루카: …네가(てめえ) 할 말이냐.

슈: 홋카이도의 자이로악시아는... 뭐 실력은 그럭저럭해. 보컬이 좋은 것 같은데 별 흥미는 안 생겨.

타다오미: 슈군의 맘에 드는 건 어떤 밴드야?

슈: 글쎄... 아르고나비스일까. 재밌는 형이 있어. ‘대회에 나가고 싶지 않다’고 했거든.

카나타: 아르고나비스라면... 얼마전에 홋카이도에서 화제가 된 밴드 맞지?

슈: 헤에, 알아 카나타?

카나타: 응, 뭔가 좀 화제가 돼서. 자이로악시아의 라이벌이라나 그러길래.

슈: 뭐, 겉도 실력도 수수한 밴드야. 곡도 풋내나서... 내 마음에 들진 않아.

타다오미: 꽤 꼼꼼하게 알아봤네. 슈군은 이번 페스, 생각보다 진심으로 하려는 걸까?

슈: 하? 그럴 리가 없잖아. 이런 페스의 결과 같은 거 어떻게 되든 좋아. 내가 재밌기만 하다면. 뭐, 승부해봤자 내가 이길 테지만 말야.

레이지: ......

하루카: 어이... 우리가 스타팅라이브 첫 번째잖아. 세트리스트는 정한 거냐.

슈: 안 나가. 예선 단독 라이브라니, 따분하다고.

카나타: 에?! 화려하게 도쿄 데뷔하려고 했는데-

슈: 뭐, 페스 본선 정도는 좀 진심으로 해도 좋지만, 그때까지 다른 데서 여러모로 놀아줘. 그렇게 됐으니까 잘 부탁할게, 레이지.

레이지: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