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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최종병기, ㅇㅅㄱ 등 여러가지 수식어와 별명들의 당사자, '이영호'가 투충의 앞에, 엄청난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
사실 투충이 원래 살던 세계에서 프로리그 팬미팅을 통해 영호를 본적은 꽤 많았으나
그때의 영호를 보는 것과 이런 상황에서 영호를 보는 것은 그를 감싸는 기운, 압박감, 포스, 그 모든 것이 차원이 달랐다.

"뭐야, 또 한놈은 어딨어?"

덜덜 떨던 투충을 응시하던 영호는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 둘러보더니
의문 가득한 표정으로 투충을 바라보았다.

'또 한놈이라니...혹시 다른 차원의 나?'

"그래. 걔 말이야 걔."

투충의 생각이 읽혔다. 이젠 별로 놀랍지도 않았다.

"당신도...김도우처럼...제 생각을 읽는군요...?"

"뭐, 기본 패시브지 우리한텐."

"우리?"

"그래, 나랑 도우형, 그리고 윤수까지 3명.
우린 지금까지 너희 스투충들을 가지고 계획이라고 해야하나? 일종의 실험을 하고 있었지."

'스투충...들...??'

"그...죄송한데 지금 하시는 말씀 무슨 소린지 이해가 가질 않는데요."

"뭐, 곧 알게 될거다."

투충은 이 상황에서도 무의식적으로 영호의 머리가 정말 크다고 생각한 자신을 저주했다.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튀어나왔던 것이다.
영호는 투충이 웃자 기분이 썩 좋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영호는 투충의 마음과 생각을 읽을 수 있지 않는가.

"니가 내 머리를 어떻게 생각하든 니 주관적인 생각이니까 뭐. 난 머리가 작으니까."

"풉!!"

"아니 씨발 이 새끼가!!"

"아!! 죄송해요!!! 그..근데 밑의 두명 괜찮은거에요?"

투충과 영호가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윤수와 도우의 싸움은 어느덧 후반전까지 가
황금함대와 무리군주 타락귀 살모사가 맞붙고 있었다.
도우와 윤수의 모습을 보니 각각 큰 상처를 입은 것 같았다. 서로의 몸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괜찮긴 무슨. 저러다간 한명이 크게 다치겠어."

"하..."

귀찮다는듯 한숨을 한번 내쉰 영호는 발밑의 어비설 리프로 뛰어들었다.
영호가 뛰어내리는 동안 손짓을 하니 어디선가 공성 전차들이 나타나 일제히 공성 모드로 변해
공중 유닛인 우주모함과 타락귀 무리군주들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뭐, 뭐야 씨발!!"

도우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욕을 내뱉었다. 자신의 함대가 공성 전차에게 모조리 박살나고 있었던 것이다.

"저 탱크는...영호?!"

윤수도 도우 못지 않게 당황한 모습이었다. 공성 전차의 포격에 윤수의 유닛들도 갈갈이 찢겨나갔다.

"잘봐둬라 투충아. 이것이 나를 스투가 흥한 세계에서 갓으로 만들어준
무적의 전술 '갓즈모드'다. 탱크의 화력을 순식간에 집중시켜 적을 녹여버리는 전술이지."

"니가 살던 세계에선 '혐즈모드'라고 불리는 모양이지만 말야."

'뭐..혐즈모드? 그게 다른 세계의 갓을 진짜 갓으로 만들었다고??'

투충은 그 9할 경기를 역전당하게 한 일제 공성 모드를 기억한다.
그 한순간의 판단으로 영호는 그의 마지막 개인리그를 허무하게 떠나보냈다는 것까지.

"갓즈모드로 적의 기세를 꺾은 후 마지막은 '갓의 무적함대'로 마무리를 한다. 이게 나의 우승비결이지."

영호가 손을 하늘 위로 뻗자 전투순양함들이 차원 도약을 타고 날아와
야마토 포로 어비설 리프의 모든 것들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심해의 아름다운 전장 어비설 리프는 순식간에 지옥도로 변해 불타는 심해라는 아이러니한 광경이 연출되었다.

"뭐야...이영호...니가 왜 여깄어!!!"

정신을 차린 윤수가 전투 순양함 갑판에 위풍당당하게 서있는 영호를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런 윤수를 말없이 근엄하게 내려다보는 영호의 모습은 그야말로 '신'이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모든 일을 끝마친 영호는 투충이 있는 곳으로 다시 올라왔다.

"영호 너 모니터룸에 쳐박혀서 감시만 할 줄 알았더니.."

도우가 화염을 뚫고 올라와 터벅터벅 영호의 곁으로 걸어왔다.

"윤수랑 재밌게 노는거 같던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가 있어 형."

"영호 너 이새끼...그렇게 여유가 만만하더니 막상 시간이 흐르니까 쫄렸어?"

밑에 있던 윤수도 투충과 영호, 도우가 있는 곳으로 올라와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쫄리긴 무슨. 그런 짓 해놓고 내가 가만히 있을줄 알았냐?"

"그런 짓?"

윤수는 영문을 모른다는 표정으로 되물었으나 이미 영호의 눈은 확실하다는 눈이었다.

"모른척 하는거봐 소름돋네 소름돋아."

옆에 있던 도우가 한마디 내뱉었다.

"구라칠 생각은 말고. 조투충 또 한명, 니가 숨긴거 맞지? 납치할동안 탐지도 못하게 soO텔soO기능까지 쓰고."

영호는 계속 윤수를 심문했다.

"..."

윤수는 묵묵부답이었다. 윤수는 아무 감정 없는 표정으로 영호를 볼 뿐이었다.

"맞구만? 변명할 생각 말고 당장 땅굴 뚫어서 조투충 있는 곳으로 보내줘."

"쳇."

윤수는 어째서인지 이전의 영호와 대립하는 태도와는 달리 순순히 땅굴벌레를 불러 바닥을 뚫었다.
영호는 그런 윤수를 수상하게 쳐다보았다.

"흥. 니 할대로 해봐라. 이제 그놈은 더이상 스투충이 아닐텐데."

"뭐?"

"궁금하면 직접 가서 보던지."

영호는 윤수의 말을 듣자마자 허겁지겁 땅굴벌레 속으로 달려들어갔다.
그 모습을 보는 윤수는 씁쓸한 표정으로 썩소를 지었고 그 눈은 왠지 슬퍼보였다.

영호가 떠난 후 어비설 리프에 투충, 윤수, 도우만 남아 말없이 바닥에 앉아있었다.
투충은 그 상황이 어색하고 불편하기만 했다. 그저 앉아서 이 폭풍이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투충에게는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고, 그 의문을 풀어야할 의무가 있었다.

"저기요."

"이쯤되면 저한테 뭐 알려줘야 되는거 아녜요? 뭐때문에 저..아니 저희한테 이러는건지. 그 실험이라는건 또 뭔지 알아야겠는데요."

"하..그래 이제 실험이고 뭐고 다 뒤집어진거 같으니 밝혀도 나쁠게 없겠네."

도우가 얼굴에 난 상처를 어루만지며 이제 다 질렸다는 듯이 웃으며 말을 하기 시작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