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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익의 휴먼볼] 최충연의 깨달음, "야구에 신이 있다면…"

o8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12.23 11:45:16
조회 2434 추천 28 댓글 18

20161223113925_dftzbtxh_99_20161223114304.jpg?type=w540최충연은 2016 시즌 야구에 배웠고, 야구에 혼났다. 이젠 다시 태어나겠단 각오로 모든걸 다시 시작했다(사진=삼성)
 

[엠스플뉴스]

 
 
“‘야구의 신’이 있다면 아마 그분이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라고 말씀하셨을 것 같다. 야구가 나를 질타하고 깨우쳐 준 해였다. 이젠 다시 태어나겠단 각오로 열심히 하고 있다.”
 
최충연은 2016년 삼성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문했다. 문을 연 큰 그릇은 당장 창공으로 훨훨 날 것만 같았다. 경북고등학교 재학 시절 최충연을 본 이라면 누구든지 그런 기대를 품었을 것이다.
 
그럴 만도 했다. 190cm, 85kg의 당당한 체격에서 나오는 최고구속 148km/h의 강속구와 날카로운 각도의 슬라이더. 2015년 최충연은 고교최고의 투수를 넘어 프로에서도 충분히 통할만 한 투수로 보였다. 고교무대에선 적수가 없었다. 2015년 봉황기에선 5경기(선발 3경기)에 나와 4승 무패 평균자책 1.29의 역투를 펼쳤다. 경북고의 34년 만의 우승을 이근 에이스에게 대회 MVP는 당연한 몫이었다.
 
동기인 박세진(kt)과 함께 고교 최강의 원투펀치로 꼽혔다. 삼성이 1차 지명에서 최충연을 뽑은 것은 당연하기까지 한 결과였다. 더해, 미완의 폼을 지켜본 많은 스카우트들은 “프로에서 투구폼을 다듬으면 150km/h도 충분히 뿌릴 수 있는 선수”라고 최충연에 대해 입을 모았다.
 
과연, 캠프에 합류한 직후부터 최충연은 강속구를 펑펑 뿌리며 명성을 입증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147km/h의 강속구를 던지며 젊은 투수들의 캠프 속도경쟁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옆구리 부상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특급 유망주’는 ‘미운 오리 새끼’가 됐다. 최충연은 4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아예 퓨처스리그에서 공도 던지지 못했다. 
 
추락을 경험했던 프로 1년차
 
 
20161223113826_sambhsxk_99_20161223114304.jpg?type=w540최충연의 2016시즌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 경험은 오히려 전진을 위한 약이 됐다(사진=삼성)
 
8월 25일 KIA전서 프로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4.2이닝 5피안타 3볼넷 5실점. 무엇보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전매특허였던 강속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었다. 이날 최충연의 최고 구속은 130km/h 후반대로 뚝 떨어졌다. 최충연은 이후 1군에서 2경기를 더 던졌지만 특유의 강속구는 끝까지 살아나지 않았다. 
 
최충연은 “옆구리 다치고 나서 몸이 완전히 가버렸다. 공을 던지는 방법부터해서 밸런스를 완전히 잃었던 것 같다”며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던 올 시즌 몸 상태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고교  시절까지 너무나 손쉽게 공을 던졌던 유형의 투수가 강속구를 잃었다. 초조함만 커졌다. 많은 기대는 오히려 어린 투수에겐 부담과 짐이 됐을지도 모른다.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최충연도 그 무겐 이겨내지 못했다.
 
“고교때까진 학생이었지만 이젠 야구선수는 내 직업이 됐다. 느끼는 마음이 달랐다. 그런데 고등학교까진 ‘그 야구’가 잘되다가 프로에 와선 잘 안되니까 나도 모르게 이 상황을 피하고 싶고, 자꾸 부정적인 생각들만 늘었던 것 같다.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 가선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잡생각 없이 야구만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던 것 같다.” 진지한 얼굴이었던 최충연은 말을 이어가며 다시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었다. 프로에 오면서 당한 첫 부상. 생각이 많아졌다. 그래서 이젠 더 단순하게 생각하려 애쓰고 있다. 
 
“마무리 캠프에 가서 한 달 동안 많은 소득이 있었던 것 같다. 체력적인 부분도 많이 보완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 밝은 희망을 다시 되찾은 것이 가장 큰 소득일지도 모른다.
 
성준 삼성 퓨처스 감독은 “최충연 같은 선수들은 이제 겨우 고교 졸업을 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투수다. 프로에 올 당시 공을 던질 수 있는 몸이나 기본이 만들어져 있지 않은 상태였다”며 입단 초기 최충연을 떠올렸다. “조급함을 가질 것이 아니라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성준 감독의 당부다. 
 
공을 던질 수 있는 지구력, 근력, 매커니즘을 만드는 것이 먼저였다. 그래서 삼성 코칭스태프는 최충연에게 ‘마치 공을 처음 잡아본 투수처럼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라’는 주문을 했다. 김현욱 트레이닝 코치 등과 함께 최충연은 부상 복귀 이후부터 강도 높은 훈련 단계를 밟아갔다. 
 
그 결정은 김한수 삼성 감독 체제로 바뀐 지금도 여전히 같다. 김 감독은 최충연에게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기보단 ‘시간이 걸리더라도 미래의 에이스를 기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올 시즌 성적도 평가 대상이 아니다. 최충연은 올 시즌 3경기에 나와 2패만을 당하며 평균자책 12.91을 기록했다. 소화이닝도 7.2이닝에 불과했고, 특히 볼넷이 11개나 됐을 정도로 제구 자체가 좋지 않았다.
 
최충연은 “아예 기초부터 완전히 다시 준비하고 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서 더 편한 마음을 먹으니까 기분 전환도 됐고, 새로운 정신무장도 많이 된 것 같다”며 힘주어 말했다. 내려놓는 건 쉽지 않았지만, 그 힘든 것을 택하니 이젠 길이 보인다.
 
모든 것을 내려 놓고 다시 시작하는 특급 유망주 
 
 
20161223114053_bmvrpqbd_99_20161223114304.jpg?type=w540뜨거웠던 2015년 겨울 그 이상으로 땀을 흘릴 준비가 돼 있다(사진=삼성)
 
 
“야구의 신이 계신다면 아마 ‘처음부터 다시 해!’라고 말씀하셨을 것 같다. 정말 야구의 기초가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꼈던 프로 첫 해였다. 예전에는 그냥 생각없이 편하게 던져도 142~143km는 그냥 나왔다. 거기에서 조금 더 전력을 기울이면 더 높은 구속이 나왔으니까 별 고민이 없었다. 그런데 결국 탈이 난 건 기본이 안 된 채로 던졌기 때문인 것 같다.” 
 
이 때문에 마운드 위에서 보폭부터 세트포지션과 팔스윙, 직후 동작까지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고 있다는 최충연이다. 처절한 반성 끝에 나온 결론이자 해결책이다.
 
강점인 체격조건은 더 발전시킬 계획이다. 최충연은 “김상진 코치님이 캠프 합류 전까지 특별 미션을 주셨다. ‘100kg까지 찌워 오지 않으면 벌금을 매기겠다’고 하셨다. 시즌 중엔 85kg이었는데 지금 계속 찌워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체중만 불리는 것이 아니다. 삼성의 트레이닝 파트를 맡다가 퇴사한 이한일 씨와 함께 겨울동안 구슬땀을 흘릴 계획이다. 더 탄탄해지고 근력이 붙은 몸을 만들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삼성은 SK와이번스에서 오래 몸 담았던 김상진 코치가 1군 메인투수코치를 맡고, 팀의 든든한 맏형이었던 정현욱도 코치라는 옷을 입고 팀에 복귀했다. 이들의 합류는 어린 선수들에겐 더 반가운 소식이었다.
 
최충연도 “김상진 코치님과는 한달 밖에 함께 운동을 안해봤지만 정말 잘 맞을 것 같고 굉장히 좋은 분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격의 없이 소통하면서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엄한 형’같은 느낌이랄까? 아무트 정말 좋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김상진 삼성 투수코치도 최충연의 성장에 대해 거듭 ‘준비’를 강조했다. “최충연은 키에 비해 아직 체격이 왜소한 부분이 있다. 체격적으로 더 성장해야 하고, 체중도 불어야 한다.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더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 신체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아직 몸이 청소년 같은 느낌이 있다. (강한 어조로) 더 단단해지고 커져야 한다.” 최충연이 체격을 더 키우고 매커니즘을 잘 만든다면 고교시절 이상의 강속구를 충분히 뿌릴 수 있다는 믿음이 있는 김 코치다.
 
고교유망주가 프로에서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혹사에 따른 부상이 첫 번째다. 두 번째는 고교무대와 다른 프로무대의 레벨에 끝내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여러 지도자의 강압적인 지도방식이 오히려 아마추어들을 망쳐놓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다르다는 것이 최충연과 삼성 코칭스태프들의 생각이다. 조급해하지 않고 더 먼 미래를 보면서 기초부터 만드는 까닭도 그래서다.
 
“삼성에 와서 정말 많이 느낀 것이 진짜 좋은 지도자 분들을 많이 만났다는 것이다. 많은 코치분들이 어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저에게도 강압적으로 지도하지 않고 몸이나 특징에 맞춰서 많은 조언과 지도를 해주신다. 그분들의 도움을 생각해서라도 완전히 다시 태어나고 싶다. 실망스러웠던 올해 모습은 나의 전부가 아니다. 열심히 해서 꼭 다음 시즌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이를 악문 최고 유망주 최충연의 각오다.
 
패기 넘쳤던 소년은 벌써 프로의 쓴 맛을 느꼈다. 이젠 직업인 야구에 대한 고민도 늘었다. 그렇게 어른이, 또 한 명의 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일지 모른다. 질타보다는 응원이 필요할 최충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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