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원희 기자] FA영입의 대가는 꽤 커 보인다.

명가의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삼성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발 빠르게 움직인 팀 중 하나였다. 삼성은 지난달 21일 내야수 이원석을 4년 27억 원에 영입했고, LG에서 활약했던 우규민은 4년간 총액 65억 원에 품으면서 두 번째 외부 FA를 영입했다.

FA영입의 성과는 괜찮았다. 우선 지난 9월 상무에서 제대한 이원석은 활용 가치가 높은 자원이다. 웬만한 내야 포지션을 두루 소화할 수 있다. 삼성에서 이원석은 주로 3루를 맡게 되겠지만, 상황에 따라선 유격수와 2루수까지 커버할 수 있다. 

우규민은 마운드를 보강해줄 수 있는 좋은 카드다. 지난 시즌만 해도 삼성은 마운드가 무너져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외국인 선수들이 연달아 팀에 적응하지 못했고, 윤성환과 장원삼의 경기력도 기복이 많았다. 지난 시즌 삼성은 평균자책점 5.64로 리그 8위에 머물렀다. 

삼성은 우규민을 영입하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게 됐다. 우규민은 지난 2004년 데뷔해 통산 402경기 출전 56승58패25홀드65세이브 평균자책점 3.74을 기록했다. 사이드암 투수로 선발과 중간계투, 마무리 등 여러 보직을 소화했다는 것도 장점이다.

영양가 있는 영입. 하지만 삼성은 큰 대가도 지불했다. 삼성은 이원석을 영입하면서 보상 선수로 백업 포수 이흥련을 두산에 내줬다. 이흥련은 올 시즌 85경기에 나서 타율 0.260, 6홈런 25타점, OPS 0.768을 기록했다. 주전 포수 이지영의 체력 부담을 덜어줬고 차우찬과 장원삼의 전담 포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애당초 이흥련은 군입대가 확정됐기에 내년에 쓸 수 있는 자원은 아니다. 하지만 삼성은 이지영의 백업을 키우기 위해 꾸준히 이흥련의 성장세를 지켜봐왔다. 이흥련을 빼앗기면서 그동안 공들여 키운 노력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또한 삼성은 우규민의 보상 선수로 최재원까지 놓쳤다. 최재원은 내/외야 수비가 가능한 멀티 자원으로 백업 멤버의 핵심 역할을 수행한 선수였다. 부상이 많았던 팀 사정상 활용도가 높았다. 

최재원도 충분히 기대에 부응했다는 평가였다. 최재원은 올해 28경기에 출전, 타율 0.333 4홈런 16타점 OPS 0.975의 성적을 올렸다. 지난 9월 18일 kt전에서 턱뼈 골절상이 입고 시즌 아웃되지 않았다면 더 많은 출전이 가능했다. 

그럼에도 삼성은 최재원을 보호선수 20인에 묶지 않았고, LG는 보호선수 명단을 받은 뒤 최재훈을 택했다.

보호 선수를 제외하더라도 삼성은 '4번 타자' 최형우를 KIA로 보냈다. 좌완 차우찬의 잔류도 확실히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삼성의 적극적인 FA영입에도 전력 감소가 예상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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