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 일련의 백계 러시아인들이 독일 믠헨에 모여 "러시아 청년 연합"을 창설했다.

이들은 반공주의를 주장했고 소련을 보고 "소비에트에 점령당한 러시아"라며 소련 정부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평범한 여타 백계 러시아인 단체들과 비슷했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요상한 주장들이 시작됐다.

1) 왕정

처음엔 평범한 청년 단체를 표방했지만, 소련 NKVD의 지속적인 방해 공작으로 당시 최대 백계 러시아인 단체였던 "러시아 전군연합"(ROVS)이 1928년경 사실상 붕괴됨에 따라 기존 소속원들이 대거 다른 단체로 스며들었는데

이때 러시아 청년 연합에도 급속히 왕당파 세력이 스며들기 시작했고, 실제로 이때를 기점으로 왕당파 단체로서 성격이 변해버렸다.

2) 파시스트

새로운 유입충들은 비단 왕당파 뿐만이 아니였다. 당시 유럽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파시즘 세력은 백계 러시아인들에게도 급속히 영향을 끼쳤고

원래부터 강한 반공 성향을 띈 백계 러시아인들 특성상 파시즘에 동조하는 이들이 크게 늘어났다(물론 파벨 밀류코프나 안톤 데니킨 처럼 동조하지 않은 이들도 많았다)

당연히 러시아 청년 연합에도 파시스트들의 대량 유입이 일어났고, 그렇게 왕당파들과 파시스트들의 요상한 조합은 결국 1925년 명칭을 "믈라도로시"로 바꿨다.

3) 믈라도로시

왕정과 파시즘의 조합인 믈라도로시의 이념은 정말 요상했다.

이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기존의 소비에트 체제 유지
.왕정 복원
.계급 체계 타파
.반유대주의
.노동자 보호
.대러시아주의

즉 소련 체제에서 왕정을 섞은 것으로 전세계 유례없는 공산주의 왕정을 주장한 셈이다

다만 독특한 공산주의 왕정 타령을 빼면, 다른 부분은 이탈리아 파시즘과 빼박이었는데 우선 단체 경례를 로마식 경례로 정했고

그외에도 검은 셔츠단을 모방한 친위 조직이나 1933년엔 저 멀리 만주 하얼빈의 "러시아 파시스트 당"과 친목회를 여는 등(로자옙스키의 그당 맞다) 특이한 주장 빼면 일반적인 파시스트들과 비슷했다.

4) 로마노프 왕실의 반응

일단 당시 의외의 반응이 많았다

우선 키릴 대공(니콜라이 2세의 사촌)과 드미트리 대공(알렉산드르 2세의 손자)이 공식적으로 믈라도로시의 소비에트 왕정을 지지했으며, 실제로 믈라도로시는 향후 본인들의 이상이 실현된다면 러시아의 차르로 키릴 대공을 낙점했다.

다만 대부분의 로마노프 왕실은 믈라도로시를 괴상한 헛소리 하는 인간들로 봤고, 마찬가지로 키릴과 드미트리의 가족들 또한 아버지가 헛소리 한다고 봤지 함께 동참하진 않았다.

5) 붕괴

1937년, 믈라도로시의 창설자인 알렉산다르 카젬벡이 본인의 모든 지위에서 사임하는 일이 벌어졌는데 일련의 스캔들 때문이였다.

일단 카젬벡은 진심으로 소비에트와 차르정이 양립 가능한 이상적인 조합으로 봤고, 이를 위해서 친소련 계열 러시아인들의 단체 가입도 허용하는 등 친소련적 행보를 많이 보였는데

이게 너무 과했는지 나중엔 프랑스에서 소련 외교관 몇 명과 카페에서 만나는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믈라도로시 내부에서 "이 새끼 사실 빨갱이 프락치 아님?"라는 의문이 제기되자

카젬벡이 스스로 모든 지위에서 사임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다만 카젬벡의 스파이 의혹은 거짓에 가까운데, 친소련적 행보는 사실이지만 평생 동안 스탈린을 매우 혐오했기 때문)(카젬벡은 사임 이후 미국으로 건너갔고 코네티컷에서 살았다)

강력한 지도력과 자금력을 지닌 카젬벡의 사임 이후 자연스럽게 믈라도로시는 사실상 해산되었는데

재밋는 점은 나중에 믈라도로시 단원들이 프랑스 레지스탕스에 합류하여 독일군과 싸웠다는 점이다.

이후 1945년, 전쟁이 끝났을 땐 믈라도로시는 완전히 사라져버렸고 같은 이념을 표방하는 단체 또한 등장하지 않으면서 기묘한 이들의 주장은 그렇게 역사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