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닛뽄 황실 이야기 (4) Love is Destructive

ㅇㅇ · 2020.12.02 01:18:41

https://www.youtube.com/watch?v=px7FFMOTtyM

신데렐라는 왕자님과 결혼하여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답니다.

-<신데렐라> 결말부

다이닛뽄 황실 이야기 전편 목록

(1)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https://m.dcinside.com/board/rome/681691

(2) 남편의 어머니는 아내의 악마다

https://m.dcinside.com/board/rome/681774

(3) Twice upon a time

https://m.dcinside.com/board/rome/681958

(3.5) Every King a Man?

https://m.dcinside.com/board/rome/682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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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1986년 10월로 되돌아가 보자,

당시 황자이던 나루히토는 공무였던 스페인 엘레나 공주의 영접식에서

당시 신인 외교관이던 오와다 마사코를 만나고 첫눈에 반한다.

나루히토는 마사코에게 연락을 지속하였고, 그녀에게 청혼하였다. 그러나 마사코는 외교관으로서 커리어우먼의 인생을 살고 싶었고 게다가 옥스포드 대학 대학원(!)으로 2년 과정의 연수를 떠나려던 참이었기에 정중히 거절한다.

게다가 마사코의 외할아버지가 미나마타병(한 때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했던 이타이이타이병이랑 비슷한 일본의 산업재해)를 일으킨 칫소 사의 회장이었기 때문에 마사코는 궁내청 내부 심사에서도 탈락한다.

사실 마사코의 외할아버지는 미나마타병 사태가 터진 이후에 칫소 사의 회장이 되었기 때문에 사태 자체와는 관련이 없지만 그냥 이미지가 나쁘다고 나가리를 시켜버린다.

그 외에 나루히토보다 키가 크다는 점이나 그녀의 집안이 딸만 그것도 쌍둥이를 낳은 가정 출신이라는 점도 흠이 되었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결점이랍시고 꼬집는 게 나루히토보다 키가 크다나 아들을 못 낳은 가정 출신이라는 것 등등 존나 구시대적인 것들이었다. 이지랄은 조선시대에도 안했겠다

그리고 이 결혼은 친정인 오와다 집안에서도 엄청나게 반대하였다. 일본 황실에 시집가면 엄청 빡센 시집살이를 견뎌야 하고(이 때는 이미 미치코 상황후의 개좆같은 시집살이가 매스컴을 탄 이후였다)

재벌집도 꽤나 출혈을 감수해야 하는 정신나간 혼수에(미치코 상황후 편 때 설명했듯이) 게다가 20세기 일본에서 지들 혼자서 나라 시대 사고관을 가진 게 그놈의 황실이니 거기다가 황실 그딴 거 없이도 미래가 창창한 마사코를 미쳤다고 보낼리가 없었다.

아버지 본인도 고위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황실 인사들을 옆에서 보아온 인물이다보니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을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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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단념한 나루히토는 여러 여성들을 만나보았지만 진지하게 결혼까지 가는 경우는 잘 없었다. 아까 이야기 했듯이 황실에 시집가는 것은 이제 신데렐라 같은 낭만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혼자서 시월드의 짐을 지고 나라 시대로 빽투더퓨처하는 짓이었는데 미쳤다고 그지랄을 할 리가?

이게 얼마나 심했냐면 당시 일본 유력 상위층 딸들의 70%가 빨리 결혼하거나 해외로 도피유학을 가버릴 정도로 심각했다.

결국 마사코를 잊을 수 없었던 나루히토는 1990년에 대학원을 마친 후 귀국한 마사코에게 다시 접근한다.

궁내청에서 저런 흠 많고 미천한(!) 여자는 절대로 안 된다라고 반대했고, 황실에서도 계속 논란이 길어지자 별로 좋지 않게 여겼지만 나루히토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오와다 마사코가 아니면 결혼하지 않겠다"고 황실 내에 폭탄선언을 때려버렸고 결국 궁내청과 황실에서도 항복하고 마사코를 설득시키기 시작했다.

애초에 마사코의 시집살이가 개좆될 것은 이때부터 거의 확정되었다.

그나마 당시 황실+궁내청 개혁파의 지지가 있던 미치코 상황후도 '일부' 황족들에게 당한 게 그 수준이었는데 이번엔 황실과 궁내청 전체를 적으로 돌린다? 에라이 씻팔 자살행위도 작작 창의적으로 해라

이제 마사코에게 남은 것은 자살하거나, 결혼하거나 둘 중 하나 뿐이었다.

결국 장장 7년간의 청혼 끝에 마사코는 청혼을 '승낙' 했고 1993년 약혼을 발표하였다. 당시 한 청혼과 약혼 발표 기자회견에서 나루히토가 한 말이 의미심장한데 바로 "최선을 다해 마사코를 끝까지 지키겠습니다."였다.

이 말은 한때 일본 남성들의 단골 프러포즈 멘트가 될 정도로 낭만적인 멘트로 여겨졌지만, 일본 황실의 실상과 나루히토의 실언은 절대 안할 성격을 생각한다면 이는 사실상 결혼을 마땅치 않아하던 황족들과 궁내청을 상대로 한 선전포고에 가까웠다.

애초에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황실, 게다가 황태자에 성격도 점잖은 나루히토가 이정도 수위의 발언을 해야 할 정도로 마사코의 입지가 매우 위태로웠단 거지

이쯤 되면 그리도 싫다는 마사코를 기어이 결혼하게 만든 나루히토도 쌍또라이 새끼가 아닌가 싶지만 나루히토가 황실+궁내청을 상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고 대신 마사코에게 했던 저 말, "최선을 다해 마사코를 끝까지 지키겠습니다."는 빈말은 안하는 성격답게 향후 나루히토 인생에서 최고의 우선순위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1993년 6월 9일 둘은 정식으로 결혼을 하게 된다.

결혼식 기자회견 당시 마사코 황태자비. 마사코는 이때부터 닛뽄의 전통문화 이지메를 가감없이 맛보게 되었는데 온갖 언론에서 "감히 나루히토보다 키가 크다" "여자가 감히 자기 주장과 의견을 이야기하였다" "신랑보다 무려 19초나 길게 말했다" 등등 온갖 지랄맞은 비'난'을 받기 시작했다. 닛뽄 스게에에

당연히 마사코는 황태자비가 되면서 외교관 일을 그만두어야 했고, 외무성에서는 성대한 축하파티를 열어주었지만 그 파티에서 마사코의 얼굴은 절대로 밝지 않았다.

결혼식 당시 사진, 보면 알겠지만 나루히토보다 마사코의 키가 더 크다.

물론 마사코가 사람이 아니라 무슨 마리오네트였던 것도 아니고, 그녀는 나름대로 황실 내에서 자신의 특기와 재원을 살리면서 황실과 일본에 도움이 될 만한 방안을 생각해냈다.

그러나 그 방안이 이루어지는 일은 없었다.

한편 후미히토의 경우는 어떻게 됐을까?

후미히토는 1985년 가쿠슈인 대학 2학년 때 당시 1년 후배였던 가와시마 키코를 만났다. 후미히토는 당시 법학부 정치학과 2학년이었는데 그가 자주 이용하던 교내 서점에 신입생인 키코가 드나들자, 서점 주인이 후미히토 친왕에게 "가와시마 타츠히코 교수님의 따님입니다."라고 키코를 소개했다. 어디서 많이 봤던 개수작 같지만 넘어가자 일단

그 뒤로 후미히토 친왕과 키코는 CC가 되어 테니스 동아리, 자연문화연구회 등의 동아리 활동들을 함께 하며 "아름다운" 교제를 했다.

그렇게 둘은 나루히토가 먼저 결혼하기를 기다렸지만 당시 나루히토의 결혼 문제는 거의 진척되지 못했다. 기다리다 지친 후미히토는 가쿠슈인 대학 근처 횡단보도의 신호등 아래에서 키코에게 청혼했다. 이 사건은 일명 신호등 아래의 청혼으로 당시에 큰 화제가 되었지만...........

시어머니 미치코 상황후가 1959년 황실로 시집올 때 '밋치 붐'이 일었던 것처럼 미치코 이후 처음 이뤄지는 황자의 결혼이라(당시 나루히토는 죽을똥 살똥 마사코에게 청혼 중이었다)키코 붐도 크게 일었다.

얼마나 심했냐면 당시 한 방송국에서 후미히토와 키코의 만남, 교제, 결혼 과정을 <헤이세이의 신데렐라 키코 님 이야기(平成のシンデレラ紀子さま物語)>라는 제목의 애니로까지 제작하여 방영하기까지 했다. 이 애니는 몇년 전까지 유튜브에 남아있었지만 모종의 사건 이후로 자취를 감추게 되는데............

현재 남아있는 애니의 일부 캡처본. 참고로 당시 영상의 베스트 댓글은 북한이나 중국에서 만든 프로파간다 애니메이션 같다였다고

둘은 1989년 약혼을 발표하고 화목한 생활을 보내다가,

이후 1990년 6월 29일 결혼식을 치른다. 여담이지만 이 짤에도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 이 짤이 뉴스에 방영된 후 온갖 비난을 당했는데 이유가 감히 남편의 머리에 손을 대서였다. 대체 일본에서 페미들이 2000년대가 '되서야' 일어난 이유가 뭐지 씨발

어쨌든 좌충우돌 끝에 마사코와 키코 둘 모두 결혼하지만, 이때 터진 1947년 신적강하 사태가 불러온 일본 황실의 위기, 그리고 황실 내에 퍼진 음모와 권력다툼 속에서 두 비는 180도 다른 길을 걷게 된다.

개인적으로 일 좀 본다고 너무 늦었다

이제부터는 단순 막장드라마가 아닌 정치+사극+막장드라마라는 K-아지매들도 구와아악 할 점심나가서 먹을 것만 같은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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