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나온 틴토 개발일지를 보면서 문득 임롬의 상위호환 작품이 나오는 순간 나는 더 이상 이 게임을 손댈 일이 없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임롬을 켰음

사용 할 핵심 모드로는 용병약화, 한글 패치

그리고 현재 임롬이라는 게임의 실낱 같은 수명을 연장 시켜주고 있는 인빅투스 모드

총 3개를 깔아서 할 거다.

나머지는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편의성 모드들이니까 걍 언급 안함

개인적으로 나는 임롬 연재를 할 때 인빅투스 모드를 넣고 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았다.

인빅투스 모드는 게임 내에서 사실상 무료 DLC 4~5개를 넣은 수준의 컨텐츠를 제공하지만

임롬은 바닐라 원판도 제대로 한글 패치가 완성되지 않은 망겜인데 인빅투스가 들어가면

기껏 번역되어 있던 한글 지명이 싹 다 날아가 버렸기 때문임

그럼에도 내가 인빅투스 모드를 깔게 된 이유는

이번에 내가 하게 될 보스포루스라는 팩션이 있는 흑해 지역이 바닐라 버전에서는 미완성 상태로 유기 당해서 그렇다.

얼마나 심각하냐면 우리가 흔히 아는 고대 시대 최초의 말박이로 알려진

유목민 부족 스키타이가 항해의 유산 같은 괴상한 옵션이 붙어있고

흑해 지역의 2/3가 미개척지 상태로 방치 되어있음

게임을 하지 못할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역사적 고증과는 동 떨어진 플레이를 하게 되므로

어쩔 수 없이 인빅투스 모드를 깔았다.

바닐라와 인빅투스의 차이점은 캅카스와 흑해 권역에 있는 부족정 국가들의 세력이 크게 확장 되었다는 부분에 있다.

고대 시대 유목민족의 악명과 힘을 보여준 스키타이 부족과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엮어 만든 여전사 아마조네스 설화가 탄생한 근원지 사마트리안 부족의 힘이 특히 강해진 덕에 인게임에서는 바닐라 버전의 흑해 권역 깡패였던 보스포루스 왕국의 힘이 억제 되었다는 부분에서 나름대로 의의가 있다.

그래서 이번에 잡을 팩션은 뭐하는 국가냐?

보스포루스는 그리스 민족이 한창 고대시대판 대항해시대를 열었던 기원전 7~8세기 시기에 등장하여 흑해 지역에 자리 잡은 식민지 국가다.

그것도 무려 기원전 7세기, 대략 임롬 시작 년도로 오기까지 300~400년 이상 명맥을 이어 그리스 무역 확장에 이바지 했던 식민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보스포루스의 끔찍한 장애물이자 숙적이 있었으니

바로 흑해를 비롯한 중앙아시아에서 왕성하게 활동한 유목민족과의 분쟁이다.

그중에서도 서양 세계사에서 최초의 말박이로 소개되는 스키타이 부족한테 존나게 쥐어 터졌다.

대다수가 말을 다룰 줄 아는 기마민족이 부족한 물자를 조달하기 위해 약탈 경제를 굴리는 것은 어느 시대의 역사서를 잡든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다.

불행히도 보스포루스 위쪽에는 가장 강성하게 세력을 불린 스키타이가 있었으며

초창기 그리스 민족 특성상 특정 자리에 폴리스를 세우고 독자적으로 막아내는 형식을 취하던 그리스인들은 스키타이에게 사정 없이 개털렸다.

이때 마냥 빡대가리는 아니었던 흑해의 그리스인들은 고향에서처럼 단순하게 도시국가를 세우고 스스로 방어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는지

흑해에서 자리 잡은 그리스 도시국가들이 연합하여 기존의 정치체제를 탈피하고 하나의 연합 국가를 탄생 시킨다.

그 국가가 이번에 플레이 하게 될 보스포루스 왕국이다.

그리스인들은 자신들을 보호해줄 용맹한 영웅이자 철인을 원했고, 다행히도 이에 부합하는 아르치에낙스라는 위인이 등장한다.

그는 여지없이 약탈과 파괴를 일삼는 스키타이와 여러 유목민족들의 침공을 저지하는데 성공했으며, 막바지에는 입지를 굳히고 지도자가 되어

하나로 묶인 보스포루스의 첫 번째 왕조로 등극하게 된다.

하지만 왕과 같은 권력의 중심지가 생겨나면 으레 그렇듯이 그 권력을 쟁탈하고자 하는 새로운 분쟁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흑해 무역의 중심지로서 완벽하게 자리 잡은 보스포루스 왕국은 온갖 계책과 암약이 성행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끔찍한 약탈자임과 동시에 뛰어난 용병이기도 했던 유목민족들과 정치적, 문화적으로 얽히게 되면서

보스포루스의 두 번째 왕조인 스파르토코스가 들어서는 시기까지 오면서 자연스럽게 그리스인과 흑해 유목민족이 뒤섞인 혼성 국가가 된다.

게임 초창기에 주어지는 스파르토코스의 유산에 통합되지 않은 문화권 행복도 보너스가 붙은 것은

내가 대충 위에 설명한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아무튼 이번에 플레이 하게 될 보스포루스의 대략적인 목표는 세 가지다.

첫 번째는 흑해에서 입지를 다진 것을 넘어 지중해 전체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해상 왕국이 되는 것과 더불어

미개한 깡패 유목민 새끼들 때문에 뒤떨어진 흑해 문명을 번성 시키는 것

두 번째로 게임을 시작하는 현재까지도 커다란 위협으로 작용하는 스키타이, 사마트리안 등의 유목민족들을 격파하고

보스포루스 왕국의 발 아래 복속 시키는 것

마지막 세 번째는 알렉산더 대왕의 사후 난장판이 되어버린 디아코도이 시대에 한 발 걸쳐

후발주자로서 계승자 전쟁에 참여하여 최후의 승자가 되는 것이다.

그럼 디아코도이의 외딴섬 포지션이지만 있을 건 다 있는 강소국 보스포루스와 함께 인빅투스 임롬이 대충 어떤 게임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ㄱ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