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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빅토3의 공유지 불하 제도가 뭔지를 알아봤음

ㅇㅇ(218.54) 2023.12.07 17:35:38
조회 3474 추천 65 댓글 54
														



한국에는 없던 개념이라 번역이 좀 아쉽게 되어 있음. 




"공유지 불하"라고만 써놓으면 "국가에서 공유지를 나눠주는 거임? 그게 무슨 토지개혁이야?"



이런 식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을 거임. 




일단 위키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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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steading이라고 적혀있는 거 보이지? 



영어로 검색해보면 대충 "농촌 공동체에 속해있지 않으면서 자급자족하는 농장"이라는 식의 설명이 달려있을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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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어 전쟁 때 영국이랑 싸웠던 보어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는 대충 알지? 



(1) 가족 단위로 살며, 마을을 이루지 않음  (2) 직접 농업을 하며 자급자족함





그러니까 우리가 '전통적 농부'라고 할 때 생각하는, 무슨 읍면리에 옹기종기 모여서 모내기철만 되면 다같이 모 심는 그런 농부들이 아니고, 



<빨강 머리 앤>을 떠올리는 게 맞는 거임. 마을 우체국이나 기차역에 가려면 몇 시간 동안 마차 타고 나가야 하는 외딴 2층집 생각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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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논밭의 한가운데, 가장 살기 좋은 중심지에 농민들이 모여 살며, 5일장 같은 중소 규모 상권이 형성되는 동네"의 정반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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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밭, 목장, 과수원 사이사이에 가족 단위로 떨어져 사는 농민들이 듬성듬성 집 짓고 사는 동네"라고 보면 됨





분지 지형에 바글바글 모여서 논농사 짓고 사는 한국 역사상 등장해본 적이 없는 개념이지




벼농사는 그 특성상 엄청난 노동력을 필요로 하지만 동시에 엄청난 열량을 제공하기 때문에, 



인구부양력이 높으면서, 그렇게 높아진 인구밀도를 농촌 공동체로 모아놔야 하는 문화가 강제되거든. 








그러면 Homesteading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가 공유지 불하 제도겠지? 그게 Homestead Acts임. 



하지만 Homestead Acts부터 다짜고짜 시작하면 안되니까 Homestead principle부터 시작하자. 




Homestead principle을 전부 다 설명하려면 존나 복잡하니까, 딱 한 가지 키워드로만 정리하겠음. 



그건 바로 "노동의 선착순 원칙"임. 




어떤 땅이 있어. 그 땅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어. 한 50년 전쯤에 A라는 사람이 사놓긴 했는데, 그냥 방치하고 있었음. 



근데 B라는 사람이 무단침입해서 그 땅에 농사 짓고 살기 시작한 거임. 



A는 지 땅이면서 관리도 안하고 있느라 B가 들어와 사는 줄도 모르고 한 20년쯤 지나서야 간신히 알았네? 




그러면 결과는? Homestead principle에 따르면 B에게 소유권이 인정됨. 



물론 도의적으로 A에게 어느 정도의 보상을 해줄 수야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B가 쫓겨나서는 안되는 거임. 





왜? B가 미개척지를 '개척'하고 '개간'해서 '사회적으로 유용하게 개조'한 거잖아? B의 노력을 인정해줘야 하는 거임. 



(자세한 내용은 '취득시효'로 검색)





즉, 이건 자본주의 논리가 적용되지 않음. "돈을 줬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고, 그것이 "유용하게 사용되도록 노동력을 집어넣었는가"가 중요한 거임. 



그리고 "노동력을 가장 먼저 집어넣은 사람이 그 땅의 소유주가 된다"는 거임. 농사뿐만 아니라, 단순 주거, 광석 채굴, 석유 채굴 등도 포함됨







일단 Homestead principle을 소개했으니, 이제 Homestead Acts로 넘어가자.




남북전쟁기의 미국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남부 대농장주가 있고, 북부 자영농 집단이 있음. 



어느 쪽이 Homestead principle을 선호할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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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지애나 매입, 멕시코와의 전쟁을 통해 미국이 엄청난 영토를 뜯어놓고 정부 소유지로 만들어놨음. 



정부가 소작농을 부릴 생각이 아니라면 누군가에게 땅을 나눠줘야 하는데, 이 땅의 소유권을 누구에게 줘야 할까?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자본 순서로 줄을 세울까, 노동 순서로 줄을 세울까? 





자본주의 논리에 따르면, 부유한 남부 대농장주가 유리함. 일단 현찰 박치기로 대농장을 구입해놓고, 노동력은 천천히 배치하면 됨. 



하지만 Homestead principle에 따르면 북부 자영농들이 유리함. 돈은 없지만 일단 가서 개간을 하면 그거 내 땅이라는 거잖아? 





그래서 남북전쟁이 터지고, 남부가 집단으로 미국을 탈퇴한 뒤에야 Homestead Acts가 통과됨. 




공유지 아무 곳에나 자리잡고, 5년 동안 농사를 짓고, 그걸 입증하는 서류를 정부에 제출하면, 그 땅은 니꺼임. 







그런데 여기에서 쎄함을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황무지를 경작하는 자가 땅의 소유권을 갖는다? 그런데 그 땅에 (농경을 하지 않는) 원주민이 있다면 어떻게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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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 내가 경작했으니 여기 내 땅이라고 ㅋㅋㅋㅋㅋ 이 돈 받고 꺼지시라고 ㅋㅋㅋㅋㅋㅋㅋ





맨 처음에 보어인 얘기 했던 거 기억 남? 보어인들도 흑인 원주민들로부터 땅을 사들이진 않았지. 



전투를 벌이면서 농장 부지를 확보한 거잖아. 아니, '황무지'를 왜 돈 주고 사야 함? 








근데 그러면 미국이나 캐나다, 뉴질랜드 같은 일부 미개척지 존나 넓은 땅에만 해당되는 법 같은데? 



이걸 한국에서 입법하는 건 뭐가 되는 거야??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으니, 한국의 사례를 가져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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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990년까지는 '법인'도 농지를 소유할 수 없었다. 무조건 농가이거나, 또는 농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자연인'이어야 했다. 



즉, 농지는 '노동력을 투입할 수 있는 자'에게만 소유권을 인정해주는 것이 한국 헌법에 적혀있는 경자유전의 원칙인 것이다. 






2줄 요약: 



1. 공유지 불하는 토지 개간이 미흡한 상황에서, 지역사회의 번영, 국토 개척 촉진, 소유권 원칙, 자급자족 지향적 생산을 하는 것이고, 



2. 상업적 농업은 토지 개간이 충분히 진행된 상황에서, 농업의 대규모 생산, 기계화, 효율성 증진, 시장 지향적 생산을 하는 것임. 






사족: 



자본주의 원칙 아니면 무조건 빨갱이 논리 아닌가? Homestead principle도 빨갱이 이론 아님? 하는 빡머가리들도 있을 것 같아서 사족을 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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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사적 재산권'을 인정하는 시점에서 빨갱이 논리가 될 수 없다. 




홈스테딩 원칙은 자유주의의 아버지 존 로크부터 시작되었고, 기독교계(가령 보수적인 가톨릭 노동운동), 



자유지상주의(리버테리안), 무정부주의적 자본주의(아나르코 캐피탈리즘) 등에서 폭넓게 받아들인 원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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