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타고 집가는 길에 유튜브 보다가 최군 위로 쇼츠 봤는데

너무나 공감되고 위로가 되는 말이어서 눈물이 나네

쇼츠 댓글보니까 어머니 돌아가셨는데 방송 들어와서 

후원할 정신이 있냐고 댓글로 욕 많이 하던데

난 그 후원한 사람 마음 알것 같더라

얼마나 주변에 의지할 곳이 없어서 자기가 즐겨보던

방송인한테 찾아가서라도 위로를 듣고 싶었겠어

나는 부모님 사이가 안좋아서 별거하셨는데

아버지 따라서 초1 때부터 할머니 밑에서 자랐는데

22살 군대가기 1주일 전에 할머니 쓰러지셔가지고

아버지가 일할 능력이 없으셔서 내가 돈 벌어서

요양병원비 납부하면서 살았는데, 결국 24살때 군대가게 되서

친척들이 도와주셔서 입대를 하게 됐고

입대 전날에 아버지랑 해장국에 소주한잔 하면서

어렸을때 아버지 원망 많이 하고 대들기도 많이 대들었는데

지금은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저 재대할때까지 술좀 줄이시고

건강하게 계셔달라 하고 다음날 15년 12월 7일 논산 혼자가서 입대했었지

그렇게 군생활 하다가 상병 3호봉 된지 얼마안된 11월 15일

행보관님이 급하게 나를 찾으셨고 행정반엔 내 동기들까지 다 모여있었다

동기들이 모여있던 이유는 나중에 알게됐는데 살자방지 때문이라더라

여튼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고 오후 9시에 급히 짐을싸서

청원휴가를 나가게 됐다, 새벽 1시에 전남 목포에 도착해서

장례식장에 갔는데 아버지가 친구나 지인이 없어서 조문객을 받지 않고

아침에 바로 화장터에 간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아버지가 너무 불쌍했다, 살아계실때도 제대로 된 삶을 못사셨는데

죽어서도 이렇게 쓸쓸한 장례라니, 발견되었을때 이미 부패가 심해서

염을 하고 붕대로 싸매놔서 마지막 가는길 얼굴도 못뵀다

아침 6시가 되서 화장터로 가서 화장을 하고 해남에 가서 가족묘에 안장했다

그러고 나서 큰아버지께 할머니 계신 요양병원에 대려다 달라고 부탁했다

큰아버지께서 할머니가 아버지 돌아가신 사실을 알면

충격받아서 같이 돌아가실 가능성이 있기에 아버지 관련 질문을 하면

알콜 중독 증상이 심해서 큰아버지가 안산에 대려가 관리하고 계신다

라고 변명을 하라고 하셨다, 할머니는 역시나 날 보자마자 

아버지 걱정만 계속 하셨다, 왜 같이 안왔느냐, 아버지 잘 있냐, 술좀 줄였냐

눈물 나려는걸 꾹 참으며 최대한 표정관리 웃는얼굴 하면서 병문안을 마쳤다

아버지 사망신고 및 상속관리 서류처리 마치고 부대 복귀해서

이틀동안 우울감에 잠을 못자고 행정반에서 당직아닌 당직을 섰다

중대 행정병이라서 서식 파일들 이리저리 뜯으면서

최대한 다른생각 하려, 잊어버리려 애썼던거 같다

난 금방 괜찮아졌고, 17년 9월에 무사 전역했다

할머니는 3년뒤 코로나 백신 2회차때 감염되셔서 돌아가셨고

향년 91세로 돌아가신거라 가족들 다 웃으면서 보내드렸다

결국 할머니는 끝까지 아버지가 살아계신걸로 알고 돌아가셨다

못난 아버지였고, 나 또한 못난 아들이었는데, 요즘은 가끔 아버지가 꿈에 나온다

고등학생때는 진짜 그지같은 집구석 그지같은 애비 스무살만 되면 절연한다

이런 생각으로 살아왔는데 스무살 되고 처음으로 일이란걸 해보고

술도 마셔보고 연애도 해보고, 삶이란걸 살아보니까

아버지가 왜 실패했는지, 아버지가 왜 당신의 삶을 포기했는지

어느정도는 이해할 수 있겠더라, 물론 다 이해하진 못했지만

지금은 그런 못낫던 아버지가 보고싶다, 보고싶습니다

장문에 일기장이라 미안하다 나도 찐따새끼라 이런말 할대가 여기밖에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