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이 의문은 최정의 wOBA 대비 wRC+가 과도하게 낮은 것을 보고 시작되었습니다.
타자의 타격 생산력을 설명할 때 국내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세이버 스탯이 wRC+인데,
이상할 정도로 최정의 wRC+가 낮았기 때문입니다.
간단하게 제가 알고 있는 선에서 스탯 설명을 좀 하자면,
wOBA(가중출루율): 각 출루 이벤트별로 득점 가치에 비례한 가중치를 곱해 출루율 스케일로 나타냄.
참고로 저기 나온 가중치는 매년 다르게 계산됩니다.
일반적으로 OPS와 비슷하게 따라가며, 아래 세이버 타격 스탯들을 계산하는 기반이 됩니다.
wRAA(리그평균대비 득점기여도): wOBA가 리그 평균 대비 얼마나 높거나 낮은지 구하고 wOBA 스케일을 곱해 득점 스케일로 만든 다음 타석을 곱해 시즌 동안 리그 평균 대비 몇 점의 득점을 더 만들었는지 나타냄.
wRC(득점기여도): wRAA에 리그 평균 득점 생산을 더한 값으로, 총 몇 점의 득점 기여를 했는지 나타냄.
wRC+(조정득점기여도): wRC에 파크팩터 조정을 가하고 타석으로 나눠 비율 스탯으로 만든 뒤 평균 100 스케일로 나타냄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러프하게 보면 wRC는 wOBA를 이용한 누적 스탯, wRC+는 wOBA에 파크팩터를 더해 리그 평균 100으로 만든 스탯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이제 제가 왜 의문을 가지게 되었는지 아실 겁니다. wRC+ 순위는 wOBA 순위를 거의 따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두 순위에 차이가 있을 이유는 파크 팩터 한 가지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wOBA 0.002 차이가 나는 문상철과 최정의 wRC+는 17.7이나 차이가 나고,
wOBA가 0.001 차이인 김혜성의 wRC+ 차이는 무려 29.7 차이입니다.
파크 팩터 조정을 통해 만들어진 차이라기에는 너무 극적입니다. 구장별 파크 팩터는 기껏해야 +- 10% 내에서 움직이거든요.
아무튼, 그래서 저는 wRC+를 직접 계산해 봤습니다.
그 대상은 최정과 스탯티즈 wRC+ 1위 김혜성, 그리고 대조군으로 최정과 같은 구장을 쓰는 에레디아입니다
리그 wOBA, wOBA 스케일, 리그 타석당 득점, 파크 펙터 등은 모두 스탯티즈에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숫자만 가져다 식에 넣으면 됩니다.
여기서 회색 칸은 스탯티즈에서 가져와 그대로 입력한 스탯,
파란 칸은 계산으로 구한 스탯(소수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해 표시),
빨간 칸은 스탯티즈의 wRC+입니다
파크팩터는 스탯티즈의 최종보정 구장 파크팩터를 가져왔습니다.
스탯티즈에서 제공하는 자료로 직접 계산한 wRC+는 스탯티즈에 표시된 wRC+와 큰 차이가 났습니다.
최정의 wRC+는 계산된 값보다 7.7 낮게, 김혜성은 무려 13.8이나 높게 표시되고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계산을 해보면.. 최정의 파크 팩터가 1.108, 김혜성의 파크 팩터가 0.804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말이 안 되는 수치입니다. 올해 팩터 기준 가장 타자구장인 수원의 팩터가 1.094, 가장 투수구장인 잠실은 0.925였습니다.
더 이상한 점은, 최정과 에레디아는 분명 같은 홈구장을 씀에도 둘의 기록이 일관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파크 팩터만이 문제가 아니라, 기록 계산이 어딘가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계산을 통해 얻은 wRC와 스탯티즈에 표시되는 wRC를 비교해 봤습니다.
wRC 계산에도 차이가 크게 나고 있으며, 그 차이가 일관적이지 않습니다.
wRC에는 파크팩터 조정 등의 과정이 없기 떄문 이런 차이가 날 이유가 없는데 말입니다.
그렇다면 스탯티즈 기록실에 표시되는 wRC로는 제대로 된 wRC+를 계산할 수 있을까요?
스탯티즈 wRC로 wRAA를 다시 구하고(위 세 번쨰 칸), wRC+를 계산해 봤습니다(아래 첫 번째 칸).
이번에도 스탯티즈에 표시되는 wRC+와 크게 다릅니다.
그리고 그 차이는 이번에도 일관성이 없네요.
이 정도면 어디부터 어떻게 잘못된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도 이상해서 몇명 더 계산을 해 봤는데 역시나 일관성이 전혀 없는 결과가 나옵니다.
계산법이 틀렸나 해서 팬그래프 기반으로 MLB 선수들 스탯도 계산해 봤는데,
NL, AL 차이와 소숫점 생략에서 비롯된 납득 가능한 오차범위 내에서 결과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계산 문제는 아닌 것 같고요.
제가 너드스탯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계산 방법을 도무지 알 수 없는 현 스탯티즈의 가공 스탯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설마 조작을 했을 리는 없겠고,
기본 공식에서 나름대로 보정을 거친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계산법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근거로 나온 스탯인지 납득할 수가 없지요.
최소한 지금 스탯티즈에서 저 숫자를 wRC+라고 불러서는 안 될 것 같네요.
차라리 OPS나 wOBA로 줄세워서 보는 것이 더 나아 보일 정도에요.
세줄요약
1. 뉴탯티즈 타격스탯이 이상해서 계산해 봄
2. 계산해 보니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도 모를 정도로 이상함
3. 스탯티즈의 가공 타격 스탯은 아무런 가치가 없거나, wRAA, wRC+가 아님
결론: 스탯티즈 타격 스탯은 그냥 완전히 망했다고 보면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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