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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는 아주 사소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우연히 그 때 부실로 돌아와서.
우연히 임무가 밤늦게 끝나서.
우연히 그곳에 선생님과 치히로 선배가 있었다.
문을 열었을 때 선생님과 치히로 선배가 서로 껴안고 있었다.
문에 들어서는 순간 눈에 들어온 것은 치히로 선배의 뒷모습과 선생님의 어색한 표정이었다.
선생님은 당황해서 변명했지만 상황 증거로는 충분했다.
선생님이 한참을 일방적으로 변명하고 내가 방을 나가며 끝났다.
치히로 선배는 계속 입을 다물고 있었다. 선배와 달리 선생님은 계속 변명만 하고 있었다.
그래, 운이 나빴던 것이다.
...선배에게 좋아하는 사람을 빼앗겼다.
운이 나빴을 뿐이다.
흐린 날씨, 빗소리가 멈추지 않는 밤의 일이었다.
"...레."
"음..."
"...하레."
"...응?"
"하레 선배!"
"응?"
졸린 눈을 비비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들여다보는 코타마 선배와 마키가 있었다.
내 눈을 보니 안도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부실로 돌아오질 않아서 놀랐습니다."
"걱정했다고!"
그래, 그 후로 내 방으로 도망치듯 달려갔었지...
피로에 지친 고개를 들어 사용했던 이불을 갠다.
"다행입니다. 방에서 쓰러져 있는 건 아니었으니까요."
"다들 걱정 끼쳐서 미안해..."
"선배가 하레 선배가 안 오니까 확인해 달라고 했어."
"잠깐만, 지금 몇시야?"
"지금이..."
충격이었다. 그때부터 거의 하루가 지나고 있었다. 그 때 봤을 때가 밤 10시가 넘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오후 4시였다.
"아까는 일 때문에 외박이라도 하는 줄 알았는데, 연락이 안 돼서 부부장이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구나...치히로 선배한테 나중에 고맙다고 말해야겠네..."
"두 사람 역시 모두 고마워."
하루 종일 잠을 자느라 흐트러진 옷을 정돈하며 두 사람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하레..."
"코타마 선배?"
"무슨 고민이 있나요?"
"어?"
이럴 때 선배는 왜 이렇게 예리한 걸까.
"별거 아니야."
"...알겠습니다. 얘기할 수 있을 때 얘기하세요."
"혹시 어려울 것 같으면 모모톡으로도 괜찮아!"
마키도 손을 내밀었다.
둘 다 선생님을 좋아하니까 어제 일 따위는 얘기할 수 없지 않겠지...
...
...
...
입었던 옷을 세탁소에 맡기고, 옷차림을 정돈했다. 그 후 동아리방으로 향했다.
"치히로 선배 있어?"
"있어."
오늘 저녁에 있을 유지보수 작업은 취소된 것으로 알고 있다.
"미안해, 괜히 걱정 끼쳐서."
"괜찮아, 아무일 없어서 다행이야."
치히로 선배는 쑥스러운 듯이 웃는다.
지금은 부실에 둘만 남았다. 코타마 선배의 도청장치는 전의 치히로 선배의 지적에 의해 없어졌을 것이다.
"...치히로 선배는 말이야."
"선생님을...좋아해?"
"어?"
말했다.
말했어.
결과 따위는 뻔히 보이는데.
"아, 우정으로 좋아하는 그런건가."
"그~ 뭐랄까..."
얼굴이 조금 붉어지고 있다.
역시나.
"어제 선생님이랑...그, 포옹하고 있길래..."
"...어? 잠깐만. 나는 전혀 모르는데."
"?"
"그럼, 어제 일은..."
"...아, 혹시."
-어제의 일-
"치히로, 피곤해 보이는데 괜찮아?"
선생님이 다른 일로 부실을 찾아왔었다.
당시엔 다음날의 일이 취소되고 대신 새로운 일이 잡혀서 서둘러 일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쪽 좀 봐봐."
고개를 살짝 돌리자 이마에 손이 닿았다.
"어!!!?"
"역시. 열이 있네."
잠깐만. 역시 이마에 손을 대는 것은 부끄럽고, 얼굴에 가깝다.
게다가 열? 아 머리가...납기일이 언제였더라...
"으음..."
"치히로!"
털썩
"치히로 선배...? 선생님...?"
.
.
.
"...그랬구나. 이제 몸은 괜찮아?"
"하룻밤 잤으니까 괜찮아. 납기일도 맞출 수 있겠지."
아~아. 그토록 고민했는데 결론은 이거였구나.
바보 같아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후훗."
"갑자기 웃으면서 왜 그래?"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더 이상 볼이 풀린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가벼운 발걸음으로 밖으로 나간다.
나는 아직 지지 않았고, 승산이 있는 것 같다.
바깥 공기를 마시려고 밖으로 나가니 아름다운 노을이 보인다.
더 이상 우산은 필요 없을거 같다
일반탭에 써서 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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