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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바쁘다..."
줄지 않는 서류, 계속 일어나는 문제, 늘어나는 의뢰 메일. 아무것도 없는 날에도 업무량은 많지만 최근에는 특히 많다.
오늘로 철야 3일째, 즉...3일 밤을 못 잤다는 얘기다. 즉, 그런 것이다.
"고생하십니다, 선생님. 졸리신 것 같고, 커피도 탔으니 잠시 쉬시지 않으실래요?"
등 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잠깐 휴식... 그래, 쉬자.
"그럴까, 고마워 '유우카'."
"......네?"
"응? 무슨 일이야 유우카?"
뒤돌아본 곳에 있었던 건 유우카가 아니라 노아였다.
...그랬다, 오늘 당번은 노아였다. 저질러버렸다~.
불타버리면서 그 기능을 잃어버리던 뇌에서도 자신의 실수를 이해할 수 있었다.
멍하니 서 있는 노아의 표정은 뭐랄까. 이건...지금까지 본 적 없는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아, 미안 노아!"
"아...아니에요..."
황급히 사과하며 머그컵을 받았다.
"진짜 미안."
"...후후, 신경쓰지 마세요. 선생님도 피곤하셨으니까요?"
노아는 곧 평소의 미소를 되찾았지만, 그 미소에는 희미한 그늘이 보였다. 확실히 우울해.
"진짜 미안해."
"정말...그러니까, 신경쓰지 마세요."
노아는 난처한 듯 웃더니, 옆 책상의 의자를 당겨 내 쪽으로 회전시켜 앉았다.
"커피, 모처럼 끓였는데 식어버리겠는데요?"
"아...그렇지, 잘 먹을게."
머그컵을 입가에 대고 미소 짓는 노아를 한 번 쳐다보고 그대로 입에 흘려 넣는다.
뽀송뽀송한 혀의 촉감, 코까지 단숨에 뚫고 들어오는 커피의 향, 살짝 느껴지는 신맛과 깊이 있는 쓴맛, 완벽한 온도. 무엇보다 대단한 건 이 퀄리티의 커피를 매번 타준다는 것이다.
...솔직히, 노아가 타주는 커피가 제일 맛있다.
"역시...오늘도 맛있어, 고마워."
"천만에요."
그제서야 노아의 미소가 평소처럼 돌아온 것 같다. 정말 다행이다.
...그렇지만, 학생의 이름을 잘못 부른 첫 실수, 최악이다...기꺼이 커피를 타준 학생의 이름을 잘못 부르다니...
노아에 대한 죄책감이 다시 강하게 올라온다. 단지, 더 이상은 사과해도 노아를 곤란하게만 할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후훗."
노아가 갑자기 웃었다. 무슨 웃음이지...?
"선생님, 지금 엄청난 표정이 보이는데요?"
"어!? 무슨 표정?"
머그컵을 놓고는 얼굴을 양손으로 찰싹 만진다.
...안 된다. 스스로는 모르겠다.
"노아... 나, 지금 무슨 표정 짓고 있어?"
"음, 그렇네요...죄책감과 자기혐오를 느끼면서도 더 이상 제게 사과하더라도 저를 곤란하게 할 뿐이니까...라고 생각하는 듯한 얼굴을 하고 계세요."
"하하하..."
다 들켰다.
"선생님의 표정은 평소에 확실히 관찰하고 있어서, 대부분의 감정 패턴은 읽을 수 있습니다."
"이건...다 들켰네."
"그거 항복하는 거 맞죠? 후훗, 오늘도 선생님을 이기고 말았네요."
아, 오늘도 졌다. 아니, 뭐 한 번도 이긴 적은 없지만.
노아의 시선을 느끼며 커피를 마신다. 기분 좋게 몸이 따뜻해져서 조금 졸리기 시작했다.
커피 마시면서 졸린다는 건 좀 이상한데.
"근데 선생님."
"응? 왜 그래?"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오늘?"
...오늘 며칠이지? 날짜 감각이 날아가버려서 잘 모르겠네.
달력은...어? 아직도 3월인 채다...
"...어, 무슨 날이었지?"
"............"
노아의 얼굴에서 표정이 스르르 빠져나간다. 아까 이름 잘못 불렀을 때보다 더.
"...어, 농담이죠?"
"어, 오늘이 그렇게 중요한 날이었나?"
"아, 아뇨, 그렇지는 않지만...그렇네요,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노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빠른 걸음으로 방을 나갔다.
마지막으로 흘끗 본 옆모습은 너무 쓸쓸해 보이고 슬퍼 보였다. 쫓아가려고 무의식적으로 허리가 들뜬다.
"어, 왜 그래?"
부-웅, 부-웅
책상 위에 올려놓은 스마트폰이 진동한다. 순간 망설였지만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스마트폰을 만지는 건 3일만인 것 같다. 요즘 계속 컴퓨터로만 일을 하고 있었고...아니, 그럴 때가 아니다.
메시지의 주인은 유우카였다.
[오늘은 노아의 생일이니까, 저도 세미나 일 끝나면 케이크를 사갈게요!]
"아..."
뼛속까지 스르르 차가워졌다. 스마트폰이 손에서 미끄러져 내려와 발 밑에서 달카닥거리는 불쾌한 소리가 났다.
하지만, 그런 걸 신경 쓸 필요는 없었고, 정신 차려보니 나는 소리치며 달리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아!!!!!!노아----!!!미아---------안!!!!!"
"우으, 너무해요 선생님... 저, 진짜 슬펐다구요! 유우카짱이라고 잘못 부르시고, 생일도 잊으시고, 생일이니까 축하받을 수 있을까 하고, 오늘 당번 진짜 기대하고 있었는데!"
"미안! 진짜 미안해!"
샬레 밖에서 쭈굴해진 노아를 발견하고 데려오면서 계속 사과한다.
역시 노아는 상당히 충격받았던 듯, 연보라 눈동자의 가장자리에 눈물을 맺고 항의해 온다.
"진짜 미안해, 오늘 건 언젠가 꼭 갚을게."
"흥...약속이에요? 무조건!"
"응, 무조건, 약속."
"그러면, 만약 약속을 어기시면 선생님이랑 샬레에서 하룻밤을 보냈다고 다 떠벌리고 다닐 테니까요."
",....응, 알았어."
그건 진짜 위험해서 그만뒀으면 좋겠지만, 지금의 내게는 안된다고 말할 권리는 없다.
"그러면 오늘 일은 용서해 드릴게요. 하지만, 오늘 일은 나중에 유우카짱에게 말해 버릴 테니까...각오해 주세요?"
"...가능하다면 그것도 용서해 주신다면..."
"안-돼요, 유우카짱에게 호되게 혼나주세요."
"으..."
노아가 심술궂게 선언하고는 혀를 빼꼼 내밀었다.
"......"
"왜 그러시나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흐-음, 그런가요?"
...뭐랄까, 이런 표정도 짓는구나.
오늘은 여러가지 저지르고 말았지만, 드물게 어린아이같은 노아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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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빠가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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