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파존에서 가장 완벽한 조합이라고 여기는 식스치즈 / 존페버 + 바싹

많이 처먹고 졸리면 오후 일정이 힘드니 적당한 사이즈로 주문

이 조합의 경우, 꼭, 반드시, 아니 절대라고 강조해도 좋을 정도로 식스치즈를 먼저 먹는 걸 강력히 권장한다.

아직 입안에 짜고 기름진 맛이 제대로 맴돌기 전의 공복인 상태에서는,

존페버보다 '상대적으로' 간이 약한 식스치즈를 먼저 먹으면서 본연의 맛을 더 선명히 느끼고, 입과 위장에 시동을 걸어주는 게 좋기 때문이다.

요컨대, 치즈 본연의 맛을 입 안에 채워넣으면서 다가올 존페버의 강한 향이 퍼질 판을 깔아주는 이니시라고 볼 수 있겠다.

그렇게 식스치즈를 두어 조각 먹다가 존페버를 한 조각 집으면, 마침내 다음 라운드가 온다.

기본적으로 느껴지는 치즈 식감 속에 존페버의 가장 큰 특징인 허브 향이 훅 들어오기 때문이다.

조금 전까지 부드러운 치즈만 씹다가 갑자기 들어오는 '육'의 풍부한 식감은 덤.

만약 존페버를 먼저 먹다가 식스치즈를 먹었다면 절대 느끼지 못했을 쾌감이다. 오히려 허브와 소시지의 상실감만 느꼈을 것.

그렇게 식스치즈와 존페버의 순서와 비율을 조절해가며 먹되, 가능하면 마지막 한 조각은 식스치즈로 장식하는 것이 좋다.

존페버같이 강한 향을 식사의 마침표로 삼아버린다면, 마치 고음역대에서 목청껏 소리지르다 갑자기 끝나버리는 노래같은 느낌이랄까?

그러므로 정확히는 존페버 쪽의 마지막 한 조각을 먹으면서 클라이막스를 찍고, 남은 피클 등을 정리하면서 입을 어느정도 리프레쉬한 뒤,

마지막 한 조각으로 "상대적으로 좀더 중후한 맛의" 식스치즈를 넣음으로써 식사의 끝에 페이드아웃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볼 수 있겠다.

노래도 식사도 여운이 있어야지.

ps.

맛있게 먹고 박스 접어 버리려다 보니 뭔 여자애들 그림이 그려져있던데 제에에발 이런 짓거리좀 그만 했으면 좋겠다

저런 거 그려넣는다고 피자 맛이 더 좋아지기라도 하나?

마케팅의 본질은 결-국 프로덕트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케팅놈들아.

오늘의 점심피자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