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줄 간단 요약
: 두조각 먹고 다 버림 ㅅㄱ


후기 남겨준댔으니까 진지하게 써줌.

나는 이 지점에서만 5년간 300판 이상 먹은 단골임
아예 한달에 미리 얼마 긁어두고 금액만큼
피자 가져가기도 하는 그런 정도의 단골이라고 보면 됨.
안 먹어본 메뉴 없고 대부분 여러판 먹어봄.

하지만 이 메뉴를 끝으로 아마 피자마루 자체를 끊을듯.
다시는 피갤에서 피자마루를 추천하지도 않겠음!!
이런걸 팔아??? 피자마루 개념없네~ 정도가 되겠다.


일단 주문하려고 전화하는데,
피자집 사장님의 약간 떨리는 듯한? 목소리에서
\'이거 정말 먹을 거예요?\' 를 느꼈음.
다른 날 같으면 그냥 간단하게
"10~15분 뒤에 오세요~" 이렇게만 했으니까.

그래서 뭔가 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이건 팔면 안 되겠다 싶은데 팔아야 되는 표정 있지?
그런 표정에 어색한 웃음을 지으시면서
"어머! 페퍼로니가 너무 많아서 커팅할때 밀렸네요^^"

이 때 바로 느꼈음. 아 ㅅㅂ 돈 날렸네..
딱 봐도 이 동네에서 내가 처음으로 주문했을듯.
페퍼로니가 85개 들어간다는걸 무척 강조하셨음.


하아......
피자박스를 딱 연 순간,
나는 피자에서 가장 중요한게 뭔지 다시 깨닫게 되었음.

난 여태까지 피자는 도우, 치즈, 토마토소스의 상태
이 3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믿었음.
근데 그게 아니었음.


그건 바로 냄새!!!!!
피자에서 올라오는 역한 냄새가 나를 고통스럽게 했음.
전에도 이런 적이 몇번 있었지, 다른 동네피자집에서.
그 때는 불고기였음.
동네 유명 피자집이었는데, 여름철이라 그런지
불고기 관리가 잘못됐는지 고기 꾸린내?가 너무 심해서
그 때 내 기억으론 세조각도 못 먹고 다 버렸던 것 같아.

그 때와 비슷했음
페퍼로니에서 올라오는 돼지고기 비린내가 엄청났음.
몰라 내가 더 예민한지도 모르지,
다른 페퍼로니치즈폭탄 후기에선 이런 말이 없을거야.
파존 존페에서 치즈 꼬린내 심해서 싫다는 사람
피갤에도 몇 있었음. 그거랑 비슷해
피자 맛을 느끼기도 전에 냄새에서부터 거부감이 듦.


사진에 웬 소스통 뚜껑이 있냐고 생각할 것 같아서.
소스통이 정말 너무너무 많이 심하게 안 열렸음.
내가 요령이 없나 싶다가도 뭐랄까 힘으로 탁! 열면
안의 내용물이 밖으로 다 튈 것 같은 정도?
그래서 저렇게 뚜껑 모서리를 다 뒤집어서 열었음.
그럼에도 손이 좀 까진 것 같아
이거부터도 또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음.

의외로 토마토소스가 묽지 않더라
나는 이 메뉴가 묽은 토마토소스 때문에
치즈가 흘러내릴 염려를 줄이기 위해서
소스를 아예 안 뿌리는 것일 거라고 생각했었음.
예전에 소스 만드는 과정을 본 적이 있었지.
통에 소스 조금 넣고 물 많이 넣어서 묽게 만들었던.
그래서 에이 그래도 소스가 있구나 했지.

하지만 그것은 99%가 케챱이었음.
한조각 먹을땐 난 이 소스맛인 줄 알았음.
그래서 혹시나...? 하고 페퍼로니만 뜯어먹어봄.
앞쪽 페퍼로니 뒷쪽 페퍼로니 할 것 없이.
그랬더니 이 살짝 매콤한 페퍼로니의 정체는
소스도 페퍼로니 자체도 아닌,
그냥 고추가루? 이것 때문이었던 거임..

하아.....
나는 순간 파존 스파이시이탈리안을 떠올리고는
그거 따라하고 싶었나? 싶다가도
잠깐 숨돌리기도 힘들게 계속해서 올라오는
페퍼로니 고기꾸린내와 치즈냄새
그리고 까둔 소스에서 나오는 케쳡 냄새들이 어우러진,
그런 페퍼로니피자에 대한 모독감? 같은 것에
아 이건 진짜 피자가 아니다 라고 느꼈음.


그리고 페퍼로니의 맛이 기본 페퍼로니의 토핑보다도
덜 익혀진? 그런 맛임을 느끼게 된 이후부터
치즈 맛이 어떤지도 더 잘 알게 되었음.
이건 편의점에 파는 스트링치즈 1200~2000원짜리,
전자렌지에 10초 돌려서 녹여먹는 그거랑
완전히 똑같았음
그냥 이 피자는 그런 스트링치즈들 잔뜩 녹여서
그 위에 햄맛 페퍼로니 잔뜩 깔아둔 그런 피자빵인 셈.

피자마루 도우 원래 별로지만, 치즈가 너무 많아서
도우는 존재감도 없음
엣지 끝부분만 조금 남아있는데
이걸 꿀 발라 먹으란 뜻인가? 하고 발라 먹어봄.

참 나~ 피자를 꿀 쳐발라먹으란 피자마루 본사 새끼는
이걸 피자가 아니라 떡으로 본 게 분명하다.
떡에 꿀 찍어 먹어도 이거보단 맛있을 듯



암튼 이렇게 먹고 남은 피자 상태를 사진으로 올려둠.
개념글 간 후기처럼 페퍼로니만 마저 뜯어먹을지,
아니면 그래도 끝까지 후기를 위해서 남겨두고
다음에 다시 데워먹을때는 어떻게 달라지는지까지
두고 보는게 나을지 고민중임.

난 페퍼로니만 뜯어먹는다는 그 자체도 아닌 것 같음.
페퍼로니 많으면 뭐 해,
치즈가 너무 많아서 페퍼로니가 다 익지도 않았음

예전에 불고기 역한 냄새때문에 다 버렸던
그 동네피자껀 음식물쓰레기에 남은 피자 다 버리고
그거 사진 찍어서 "여긴 피자 팔지 말아라." 라고
배민에 후기 쓴 적이 있었는데, 거의 그 수준임.

쓰레기통에 그대로 다 버리기엔 너무 많이 남았고
그리고 거긴 겨우 몇십판 먹었던 곳인데 비해
여긴 몇백판 먹었던 곳이라 실망감이 더 커서
어떻게 결론지을지도 고민이 되는 정도.
내가 피자마루 처음 접했으면
그냥 흔한 컴플레인처럼 본사에 개지랄하고 끝냈을 듯.



그래도 이 피자가 먹고싶은 사람이 있다면
나는 이걸 추천하지.

코스트코에 가서 페퍼로니 피자 2조각+음료= 5,500
+왕복 버스비
+근처 영화관 가서 영화 한편 때리기
하고도 더 싸다.
그리고 그게 훨씬 더 맛있고 기분 좋음. ㅋㅋㅋㅋㅋ

호기심 때문에 피자마루에 돈 주지 말아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