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생각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인류가 사라져 버리는 이 곳을.  고통도 없습니다. 사랑도 없습니다. 전쟁도 없습니다. 너무나 평온합니다. 너무나 깨끗합니다. 모든 게 無입니다. 살아야 한다는데 의미를 부여할 필요도 없습니다. 도대체 산다는 게 뭐죠? 왜 사는 거죠? 공부를 하고, 술을 마시고, 돈을 벌고, 애인을 만나고,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고, 집을 사고, 손자손녀를 보고, 땅에 묻히고. 계속 반복됩니다. 이 모든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거죠? 도로를 건설하고, 아파트를 세우고, 생명연장을 연구하고, 비행기를 만들고, 컴퓨터를 만들고, 로봇을 만들고. 우주선을 만들고, 순간이동을 하고. 이 모든게 무슨 의미가 있죠? 후에는 영화나 만화처럼 우주로 나가서 인류번식과 과학발전을 계속해 나가겠죠. 이렇게 끊임없이 번식을 하고, 발전을 한다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건가요? 그런데 이 딴 생각해 봤자 아무 소용없습니다. 이미 전 여기에 살고 있고, 현실은 매섭게 돌아가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