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만에 동해 갔다옴
노량진에는 활어 상태로는 잘 안 들어와서 동해에서만 먹을 수 있는 어종들(청어, 볼락이나 가자미류)이 있는데 그거 한바가지 긁어모아서 궁극의 잡어세트를 먹어보려고
원래 묵호항 가려고 했는데 내가 노리던 어종이 물량이 하도 없어서 1.3kg짜리가 8만원이라길래 주문진항으로 돌림
이 날 강릉 기온 37도였나 38도였나 더워 디지는줄 알았다
산지직송 1 2탄 본 사람들은 예상했겠지만 노리던 메인 어종은 역시 띠볼락(참우럭)임
워낙 귀하기도 하고 깊고 수온 낮은 곳에 살다보니까 살리기도 어려워서 노량진에 활어로 온 거는 딱 한 번밖에 못봤음 이건 무조건 산지 가야만 먹을 수 있는거
암튼 주문진 갔는데 ㅅㅂ 여기도 뭐가 하나도 없다 청어는 개뿔 항상 있던 한치도 없고 걍 양식어종이랑 복어 원툴임
자연산만 파는 어민시장에도 물어보니까 큰 게 안들어왔다 하더라 이러면 묵호항처럼 걍 가격이 미친듯이 올라가는거임
그래도 좀 재밌어보이는 어종들이 몇 개 있어서 싹 긁어모아왔음
살려오는건 거의 불가능해서 그냥 시메하고 신케지메 방혈 싹 해가지고 가져왔음
일단 메인어종 참우럭(띠볼락으로 추정)
이 날 주문진에 있던 것들 중 제일 컸는데 이게 600g따리
겨울에는 1kg급도 4만원인데 여름에는 하도 안 잡혀서 이게 4만원이었음
사실 점심 먹고나서 잡아갈라고 3만원 선입금하고 이걸로 해달라고 예약해놓고 딴 데 갔다왔었는데 냉각수에 큰거 작은거 다 섞어놓고 작은거랑 죽은걸로 가라칠라 하길래 만원 더 내고 지켜냈다 다음부터는 꼬리표라도 달아놓던가 해야지 ㅅㅂ
일단 우럭이랑은 구분이 확실히 쉬운데 문제는 누루시볼락이라는 어종이랑 존나게 닮았다는거임
이게 아마도 누루시볼락
그나마 가장 눈으로 대충 봤을 때 확실한건 체형이랑 몸의 체색임 띠볼락은 몸통 중앙의 검은 가로줄(물고기를 세워놓은 기준임)이 선명하고 나머지 부분은 되게 밝은 갈색임 누루시볼락은 가로줄이 희미하고 몸 체색이 푸른빛 도는 검은색에 가까움
근데 체색도 잘 모르겠는게 죽으면 둘 다 무늬 구분 안되게 시커매짐ㅋㅋㅋ 당장 3 4 짤이 같은 물고기임
띠볼락은 체형이 뭔가 우럭 종류같지가 않고 도미같음 몸이 옆으로 납작하고 짧뚱함
그리고 띠볼락은 이렇게 등지느러미 기저부에 전체적으로 미세한 비늘들이 있는걸로 암 누루시볼락은 뒷부분에만 살짝 있고
문제는 이게 눈으로 거의 안 보인다는거 저 표시도 확실한지를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아래턱에도 띠볼락은 미세한 비늘들이 패치처럼 저렇게 붙어있음
초록색으로 표시된 구멍 3개 중 맨 뒤 3번째꺼 근처
이걸로 띠볼락이라고 판단했던거고 난 전문가가 아니라 이게 맞는지도 잘 모르겠다
왜 이렇게 종 구분에 목숨을 거냐면 둘이 맛 차이가 있는지가 궁금해서ㅋㅋㅋ
암튼 개소리는 그만하고 이제 비늘 치고 내장을 꺼내서 원물 퀄리티를 확인해볼 시간
(내장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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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제철 겨울이라매 왜 지금도 내장지방이 이리 좋냐
이번에 물고기들이 전반적으로 산란기가 빨랐었는데 그래서 회복이 빨랐나봄 아니면 산란에 참여를 안 하는 작은 개체라 그랬던거일수도
이건 황점개볼락
말 그대로 닉값하는 개볼락임 보통은 등지느러미쪽에만 노란 점들이 있던데 얜 뭐냐
이게 잡어긴 해도 맛이 기가 막히다길래 사왔음
뭐냐 얘도 내장지방 왜이렇게 좋음
약간 볼락보다는 쏨뱅이 같은 내부 구조였음
비늘도 얘가 제일 두꺼웠음
그 다음은 줄가자미
300g였는데 이게 3만원이나 하네 물량이 없어서 600~700g만 가도 10만원대더라
많이 잡힐때는 이런거 산지에서도 kg당 5만도 쳐주는데ㅋㅋㅋ
물론 노량진은 700~800짜리도 kg당 5만원에 들어온 적 있음 노량진에 들어오는 어종이면 무조건 걍 노량진에서 사는게 맞다
다른건 몰라도 간은 꼭 챙겨야 함 얘 간이 진짜 맛있음
근데 고래회충이 있더라 줄가자미에서는 처음 봄
그 다음은 쏨뱅이
여기부터 라인업 보면 낚시하는 사람들은 "이걸 돈 주고 사먹노 호구ㅅㄲㅋㅋㅋ" 이럴거같긴 한데ㅋㅋㅋ
마지막은 볼락
한 마리는 서비스로 받음 그니까 띠볼락 줄가자미 제외하면 마리당 12500원 꼴
뭐냐 볼락도 추운 계절이 제철 아니었냐
서비스로 받은 제일 작은 볼락이 기름기 낀 정도로는 6마리 중 베스트였음
한 5시간 정도 숙성했음
볼락류는 지느러미 말고도 얼굴에 저 빨간 동그라미 부분이 전부 가시임 좀 귀찮아도 가위로 다 도려내고 손질하는게 좋더라
포 뜬 참우럭
작기도 하고 기름은 완전 제철만큼은 안 올라왔음 그래도 예상보다는 매우 좋음
악명높은 줄가자미 탈피는 젓가락이랑 칼 쓰는게 제일 좋은듯
저게 지느러미 쪽은 시원하게 쫙 벗겨지는데 몸통 중앙부에 섬유질이 존나게 많아서 그거 칼로 끊어가면서 살살 벗겨줘야됨
완전 순살
줄가자미는 보통 세꼬시로 먹는걸로 아는데 난 이거 세꼬시 별로더라 순살이 좋음
소금 뿌려서 수분 뽑는 방식으로 했는데 그냥 소금물에 씻는게 제일 나았음
특이한건 황점개볼락 필렛이 무슨 조개 사시미마냥 때리면 움츠러들던데 그건 좀 소름돋았음
5종 반마리씩 잡어모듬회 완성
맨 위는 띠볼락이고 시계 방향으로 줄가자미 쏨뱅이 황점개볼락
그리고 가운데는 볼락
종류도 많아서 존나 오래 걸렸다 특히 줄가자미 ㅅㅂ
이 날의 베스트는 당연하게도
참우럭이지
이거 기름 맛이 딱 호두 기름 향임 등살에서도 은은하게 느껴지긴 하는데 진짜 최고의 부위는 바로
뱃살이다
이거 식감이 그냥 탱글거림 그 자체임
기름 맛도 진하고 걍 말이 필요 없음
지느러미 이건 굳이 따로 안 빼고 등살에 붙여도 되는데 미관상 따로 뺐음
참우럭 기름 맛이 가장 진함
줄가자미 유안부
식감 1티어인 볼락류랑 같이 먹어서 그런지 얜 오히려 식감이 부드럽게 느껴짐
살에 살짝 고소한 맛이 돌면서 약간 홍어처럼 싸한 뒷맛이 있음 물론 냄새가 나는건 절대 아니고
줄가자미의 베스트는 당연히 지느러미살
황새치 뱃살 비슷한 느낌이라고 해야되나 특유의 고소한 맛이 있음 그 뒷맛 싸한 것도 얘 기름에서 오는 맛인듯
아마 황점개볼락이었던거 같은데 쏨뱅인가 모르겠다
쏨뱅이가 맛이 좀 달달했던거같음 황점개볼락이랑 그 외에는 거의 차이 없었음 그냥 맛있음
길게 썬 볼락
얘는 신케지메 와이어가 다 안 들어가서 제대로 신경말살이 안됐는지 벌써 사후경직이 왔더라
그래서인지 탱글탱글하다는 느낌보다는 약간 찰떡같았음
기름기는 작은 놈이 진짜 좋았는데 활어 식감을 기대했기 때문에 살짝 아쉬웠음
결론 : 띠볼락>줄가자미 지느러미>황점개볼락>=쏨뱅이>=볼락=줄가자미 몸통살
근데 띠볼락 줄가자미 지느러미 말고는 다 비슷비슷하게 맛있었음
다음 날
나머지 반 쪽 싹 다 손질해서 이번엔 숙성회로 랭킹 매겨봄
띠볼락이 좀 납작하다고 들었는데 진짜인듯
다른거는 우럭이랑 다 똑같은데 유독 특이한 점이 하나 있음
뱃살 뜰때 갈비뼈랑 혈합육 뼈가 디지게 단단하게 붙어있음
갈비뼈도 되게 두꺼워서 조심해서 떠야 함
다른 볼락 종류들은 별로 안 어려웠는데 유독 띠볼락만 그랬음
순살은 얼음 소금물에 한 번 헹구고 물기 쫙 빼서 종이호일 감고 냉장고에 좀 넣어놓는게 최고더라 작은 어종들은 굳이 시오지메 할 필요 없음
엄청 조심스럽게 잡았는데 제일 기름진 등지느러미에 상처가 났네 아까운거
이게 그 서비스로 받은 볼락
기름기는 이게 베스트였음ㅋㅋㅋ
또 한 접시 완성
숙성돼서 그런가 썰기도 편해서 모양도 잘 나왔음
맨 위는 띠볼락이고 시계 방향으로 줄가자미, 볼락, 황점개볼락, 쏨뱅이임
하루 숙성 띠볼락
식감은 쫄깃 탱글한 식감은 아니고 이제 찰떡같은 느낌이 더 강하게 치고 들어옴 근데 이런 식감도 좋음
전날보다 호두향의 고소한 맛도 강하게 느껴지는 느낌
쏨뱅이였나 그럴거임
전날이랑 딱히 다를건 없었음
이게 아마 황점개볼락
이게 숙성하니까 단맛이 올라오더라
줄가자미 무안부
사이즈가 작은거라 속껍질은 안 벗기는게 식감이 더 좋았음
숙성되서 그런지 식감은 더 약해졌는데 뒷맛이 고소해짐
지느러미쪽 뼈 다짐
아니 이거 맛은 있는데 만드는게 씹 노가다네 칼도 갈았고 뼈도 연해서 쉬울줄 알았는데 잘 안 끊어짐
그냥 믹서기 같은걸로 갈아버리고싶었음
볼락
숙성했을때 기준으로 이게 띠볼락급으로 맛있었음
일단 얘도 호두맛 기름이 치고 들어오는데 띠볼락보다 진했음
결론 : 숙성회는 볼락=띠볼락>=황점개볼락>쏨뱅이>줄가자미
간이랑 껍질 그리고 위 모아놓은거
간은 다 꺼내썼는데 위는 띠볼락 황점개볼락 쏨뱅이 3종류만 뺐음
간 맛은 줄가자미랑 볼락 그리고 띠볼락 순으로 3개가 원탑
줄가자미는 그냥 입에서 녹고 볼락이랑 띠볼락은 호두맛 기름이 간에서도 느껴짐
위 식감은 쏨뱅이가 원탑 그 다음이 황점개볼락이랑 띠볼락
볼락류 서더리 버리는 흑우 없제?
소금 쳐서 1차로 물기랑 비린내 제거하고 2차로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서 점액질 제거함 이 방법이 맑은탕 끓일때 베스트인듯
이거 진짜 존나게 맛있다 쏨뱅이 들어갔을때부터 이미 맑은탕은 끝난 게임이긴 했지만서도
민어처럼 진한 곰탕 느낌은 아닌데 걍 감칠맛 하나로 처음부터 끝까지 깔끔하게 어필함
남은 껍질은 데쳐서 미나리랑 초고추장 참기름 뿌리고 무쳐먹음
껍질 식감은 황점개볼락이 원탑이었음
남은건 볼락 2개 중에 큰 거 반 쪽
이건 랩핑 안해서 냉장고에서 살짝 반건조시켰음
이거랑 줄가자미 뼈로 뭐 해먹었는지는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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