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본 애들이 구속 잘 뽑냐 이거 진짜 단골 질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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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3

[프로야구] 왜 일본 애들이 구속 잘 뽑냐 이거 진짜 단골 질문인데앱에서 작성

MONA

2023.03.09 22:56:47

조회 912 추천 10 댓글 13

한국의 라이트한 스포츠팬들 사이에서는 피지컬 = 신장과 체격으로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데, 물론 체구가 크면 힘이 세고 각종 운동능력이 좋을 수 있겠지만 이게 항상 일치하는 게 아님. 동일한 신장, 체중이더라도 사람마다 체형과 골격이 다르고, 유연성과 가동범위가 다르고, 근중량과 근력이 다르고 뭐 그런 거. 그니까 덩치 크다고 다 운동 잘하는 건 아닌 건데 한국이 평균신장이 일본보다 크니까 운동 잘하는 재능도 많다고 생각해버리는 거지.

근데 일본 인구가 한국 인구의 두 배가 넘어가는데다 청소년기에 부활동으로 스포츠를 하는 인원이 원체 많거든. 내가 키가 190인데 일본인들한테 운동 뭐 했냐는 얘기 정말 많이 들어. 당연히 학교에서 체격 살려서 운동 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일본에선 매년 고교 야구부 인원이 폭락해서 야구계에서 심각한 문제로 여겨지고 있는데, 그 줄었다는 인원이 작년기준 전국 13만명이거든. 일본이 야구만 따져서 13만인데 한국에서 체육활동 꾸준하게 하는 고등학생이 얼마나 될까? 그러면 나오는 얘기가 어차피 일본도 대부분 동아리 수준 아니냐 이건데, 워낙에 물량 자체가 많다보니 동아리 레벨에서도 성실하게 운동하는 원석이 있고, 로또픽 터지듯이 유망주들이 나올 수 있다는 거야. 거기에 고졸로 프로 못되면 끝 이게 아니라 대학, 사회인(실업), 독립리그를 거쳐서 스텝업을 해서 프로로 가기도 하고.

육성선수의 신화를 쓴 센가는 아이치의 무명 공립 출신이었고, 작년 시즌 중반부터 출세가도를 달리고 있는 우다가와 역시 사이타마현 3회전이 한계였던 공립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거쳐서 프로가 됐음. 아까 등판한 유아사는 사립명문교를 나오긴 했지만 성장통을 심하게 앓아서 고교 생활 대부분을 보결선수로 보냈다가 독립리그를 거쳐서 프로가 됐고. 올해 드래프트의 다크호스로 여겨지는 아오야마가쿠인대학의 츠네히로는 최고구속 153을 기록했지만 고교 입학 당시엔 130에도 미치지 못했음. 물론 일본도 엘리트코스 밟은 스타플레이어들이 많지만, 꼭 그런 루트를 밟지 않더라도 프로가 되고 스타가 되는 길이 있기는 하다는 거지.

그리고 단지 야구를 하는 선수만 많은 게 아니라 초등/중학/고교/대학에서 체계적인 지도법으로 훈련시켜줄 수 있는 아마추어 지도자들도 엄청 많고, 완전 깡촌이 아니라면 동네마다 소년야구팀 포스터가 붙어있어서 초딩부터 야구를 처음 접하는 게 그리 어렵지도 않음. 나 사는 동네에도 한 서너개 본 거 같은데, 여기 고교야구 강하긴 커녕 제일 잘하는 학교가 고시엔 딱 한 번 나가봤고 매년 카나가와현 16강에서 8강 언저리 가니 마니 하는 수준. 그럼 오사카, 나고야, 요코하마, 도쿄 같은 곳의 야구환경은 어떻겠냐고 ㅋㅋㅋ

결국 야구를 하는 인원이 많고, 지도자도 많고, 어릴 때부터 장기간 야구를 할 수 있는 환경도 잘 조성되어있고,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내지 않더라도 뒤늦게 개화하는 재능이 프로로 가는 것도 가능함. 여기에 프로 레벨에서의 환경 차이도 있고. 그러니까 키가 작더라도 빠른 공 던질 수 있는 재능이 일본에서 더 많이 보이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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