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가 인상적이어서 다른 예매한 호러영화 포기하고 관람했는데 정말 좋았다. 어느날 전세계에서 빛이 번쩍이며 사람들이 사라지고, 그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던 사람들이었다는걸 알게 된 후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 소재가 신선해서 골랐는데 SF스러움은 전혀 없고 매우 사실주의적인 영화.
네 인물들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보여지고 서로 딱히 연관은 없음. 하지만 진정한 사랑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는 점에서는 모두 공통적. 남편이 사라진 후 혼자 남은 여자가 남편의 내연녀들을 찾아다니는 이야기도 있고, 부부인데 둘다 남게 된 사람이 서로를 의심하는 이야기도 있고 그렇다. 초반부에는 엄청 건조하고 묵묵하게 진행되던 영화가 중반 이후로 격정적인 사운드와 함께 감정적인 톤으로 변함. 촬영이 정말 훌륭하고 엔딩의 롱테이크 시퀀스가 인상적이다. 이번 부천에서 가장 인상적인 영화였음. 이거만으로도 이번 영화제에서 하나 건진 것 같네.
정식개봉은 당연히 안할 것 같고 VOD나 시네마테크 기획전에서라도 틀어줬음 좋겠다. 다들 기회되면 꼭 보러 가 봐. 여기 원래 글 안쓰는데 이렇게 추천하러 글도 써봄.

평가: 극호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