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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약스포) 노사리:순간의 영원 후기

ㅇㅇ(218.155) 2020.07.12 17:31:24
조회 413 추천 10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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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역내에 안내방송이 울려퍼진다. 노인들을 상대로한 보이스 피싱 피해 사례가 이어지고 있고 현재 보이스 피싱하는 사기꾼이 지역에 들어와있을지 모르니 조심하라는 내용이다. 천연덕스럽게 여러 번호를 돌리는 사기꾼에게 한 할머니가 걸려든다. 돈을 받으러 할머니의 가게로 향하는 사기꾼. 할머니를 만난 사기꾼은 돈을 달라 하지만 할머니는 뜬금없이 손자의 이름을 부르며 밥먹고 가라한다.


이번 부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되는 야마모토 타츠야의 신작은 감독이 교수를 맡고 있는 교토예대 영화과 프로젝트 작품이다. 이전에 그의 이름을 해외에 좀 더 알리게 된 '카미하테 스토어' 역시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만들어좋고 호평을 받았었다.


일본 구마모토현내에 위치한 아마쿠사라는 지방의 도시에는 '노사리'라는 일종의 풍습이 있는데 의도치 않은 상황을 만날때 하느님의 뜻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풍습으로 그것이 전해져 내려와 지역내에 친절을 베푸는 경우가 많다 한다. 사기꾼 청년은 할머니의 손자 행세를 하며 할머니의 집에 머물게 되면서 가게 문을 연곳보다 닫은 곳이 더 많은 지역의 상점가를 보게되고 , 지역 부흥을 위해 나서는 또래 친구들도 만나게 된다. 무엇보다 할머니의 행동과 말은 청년의 마음에 파장을 일으켜 할머니의 삶에 잠시 머물게 된다.


영화 속에는 로컬 라디오가 꽤 비중있게 나온다. 이 라디오에선 사연 소개후 신청곡이 나오는 것이 아닌 지역 어딘가에서 채집된 엠비언스가 흘러나온다. 방송국에서 띄우는 울림, 바람은 여러 감정을 만들어내고 내가 사는 곳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지역 부흥을 위한 영상회를 기획하는 청년들은 지방 소도시에 사는 것에 대해 저마다 조금씩 자신의 이야기를 건네고 손님이 가득했던 오래전 상점가의 모습이 기록된 영상물을 찾아 다닌다. 이 청년들의 모습은 이 영화를 제작한 학생들의 모습과도 겹쳐진다. 오래된 상점가의 모습이 담긴 필름이 아직도 영업하는지도 몰랐던 작은 영화관에서 상영된다. 잊고 지내던 기억 속 이미지가 스크린을 통해 다시 나타나고 극장을 찾은 주민들은 저마다의 감상에 빠진다. 이 영화를 감상하는 관객에게도 그런 순간을 가져다주는 아름다운 순간이 담긴 씬이다.


지역 방송국 피디가 가면과 허수아비를 만드는 지역 장인을 인터뷰한 것을 다시 들어보면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 " 허수아비는 이젠 만날 수 없게 된 이들을 향한 마음이 아닐까?" 사기꾼 청년은 할머니에게 뜸을 떠주고, 옥상에 빨래를 널어주고 창고를 정리하며 지낸다. 이 작품은 미츠바시 라디오에서 띄우는 울림, 보내는 바람같은 작품이다.


올해 부천영화제에서 본 4개의 일본 작품중 ('바보 타로', '인생:무제', '미세스:노이지', '노사리: 영원의 순간')중 가장 좋았고, '끝없음에 관하여' 이후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고 올해 본 여러 작품들 중 개인적인 베스트다. 도쿄가 아닌 지방 소도시의 풍경과 이야기, '노사리'를 통해 이어지는 인물간의 관계와 삶의 상실과 기억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간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다.


- 극 중에는 여러 영화 포스터가 나오는데 그 중에는 시라이시 카즈야가 와카마츠 코지 조연출 시절의 경험을 살려 만든 영화 '아무것도 우리를 멈출 수 없다''의 포스터가 몇번이나 스쳐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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