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보면 정통재즈에 대해 찬양하면서

존 레전드가 하는 음악이나

케니G니 엘리베이터뮤직이니

이런 것들은 까내리는게

감독의 스탠스인듯 한데..

이 영화에서 가장 공들여 연출된 장면에 사용된 곡들이 뭔지,

가장 기억에 남는 곡들이 뭔지를 생각해보면

오프닝곡이나 썸원인더크라우드 러블리나잇 이런 곡들임

그리고 감독이 그렇게 애정한다는

정통재즈곡들은

저 화려한 뮤지컬곡들에 밀려

초라하게만 느껴짐

정말로 정통재즈 음악에

애정이 있는 감독이라면

정통재즈 음악을 인상적으로 보여주려고 할텐데

그런 곡들은 별 의미 없는 장면에서

배경음악으로 의미없이 지나갈 뿐임

내가 재즈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오프닝의 어나더데이오브썬 같은 곡들을

재즈곡으로 볼 수 있나는 모르겠지만

볼 수 있다 하더라도

분명 저게 정통재즈음악은 아닐건데

그렇다면 감독이 그렇게 까내리는

케니G니 엘리베이터뮤직

이런거랑 다를바 없는거 아닌가?

솔직히 어나더데이썬 같은거야말로

진짜로 딱

엘리베이터뮤직의 예시로서 적합한 곡 같은데..

재즈음악 소재로 한 영화들 보면

(사실 너무 당연한 거지만)

재즈곡들을 영화의 중요한 순간에

인상적으로 연출한 장면들이 존재하고

재즈음악이 소재가 아니라 하더라도

우디 앨런 영화 같은거 보면

적재적소에 재즈음악을 잘 활용해서

기억에 확 남게 하는데

이 영화에서 그 정통재즈곡이

중요하게 사용된 장면이 단 한장면이라도 있나?

당장 감독의 전작인 위플래쉬만 보더라도

영화의 가장 클라이막스인

엔딩의 그 장면에서

재즈곡을 서사와 결합해 인상적인 방식으로 들려줬음

오히려 위플래쉬는 감독이 그냥 대충 만들었던 영화고

라라랜드야말로

진짜로 감독이 만들고 싶었던

숙원 같은 영화였다고 하는데

결과물을 보면

정말 이게 같은 감독이 만든 영화가 맞나?

정말로 이게 감독의 숙원사업이었다고?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임

이 영화를 봤을 때 느낀 감정은

내가 블랙팬서라는 영화를 봤을 때와 비슷함

그 한심한 테마파크 영화는

표면적으론

흑인 차별에 대해 얘기하고 있지만,

지구에서 가장 진보한 문명을 갖고 있다는

흑인 나라의 지도자가

주먹질로 정해지는 설정 꼬라지를 보면

오히려 '흑인새끼들은 이렇게 미개하다!'

라는 얘기를 하려고

만든 영화가 아닌가 싶었음

마찬가지로 이 라라랜드라는 영화 역시

존 레전드를 까고 세바스찬을 두둔하려 하지만

정작 사용된 곡 구성을 보면

존 레전드의 스탠스와 다를 바가 없고

감독의 의도와는 달리

정통재즈가 왜 노잼인지를

설파하려고 만든 영화가 아닌가 싶게 느껴질 정도로

그 진정성이 의심됨

이외에도 라라랜드가 텅빈 영화로 느껴진 이유가 여럿 있지만

정말 이 영화야말로

껍데기만 화려하게 포장해놓은

거품 그 자체같은 영화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