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모티브는 당연히 마스무라 야스조의 <아내는 고백한다>에서 따왔는데

역시 박찬욱 영화답게 소재는 가져왔지만 새롭게 창조해내기 보단

이것 저것 일만 벌려놓다가 수습이 안되서 결국엔 주인공이 자,살적 선택을 한다는 점에서

<박쥐>를 떠올리면서도 너무 박찬욱스럽긴 한데, 그래도 개인적으로 <박쥐>보다는 훨씬 좋다.

영화 초반 사건의 별다른 설명없이 괜한 트릭숏들의 콜라주는 영화를 보는데 좀 짜증(오히려 동일시의 방해가 된다고 해야하나)이 났으며

특히 사물과 죽은 자의 시점숏(혹은 리버스 숏)이 보는 이로 하여금 어떤 메타포를 읽어내게 만들지만

(특히 오프닝 타이틀 숏에서 알수없는 무늬는 나중에 가서 서래의 할아버지와 어머니의 유골함을 덮고있는 보자기의 무늬)

역시 박찬욱 영화답게 온갖 메타포만 늘어놓고 의도적으로 해석을 열어놓지만 이제껏 박찬욱 영화답게 사실 서사적으로 수습을 못해 방기한 수준에 가깝다.

야스조의 원작 영화보다 좀더 처절한 느낌의 영화를 만들기를 원했겠지만, 그걸 새로운 시나리오로 써낼 능력이 없으니

고작 1년 사이에 서로 다른 두명의 남편을 두번 다 죽게 한다는 황당무계를 펼치다가 결국 수습못하고 자,살적 제스처로 영화의 테마를 퉁치자는 전형적인 박찬욱식 결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