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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스포) 나이트 인 더 우즈의 내용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

얼둑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4.04 19:26:19
조회 9874 추천 80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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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최후반부가 븅딱같은 우리의 갓겜 나인우에서 말하고 싶은 것이 대체 뭔지

최대한 현실적인 범위 내에서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한 결과임.

장문은 원래 안써봐서 폰으로 보긴 좀 안 좋을 수도 있음


게임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추억과 과거인 것 같음.

게임에서 왼쪽이 과거를 뜻하고 오른쪽이 미래를 뜻하는 거라고 치면 좀 맞는 구석이 있음.


이 밑으로 읽을 때 왼쪽과 오른쪽이란 단어를 전부 과거와 미래로 읽어도 좋음.

그리고 게임에서 보이는 숲이라는 공간들을 과거의 깊숙한 곳으로 생각하셈.





브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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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우리가 메이에 대해 아는 것은, 대학에서 끔찍한 일을 겪고 포섬 스프링즈로 돌아왔다는 것.



버스정류장에서 나오고서 메이는 오른쪽으로 가려고 하면 차에 치일거라면서 가지 않겠다고 하는데,

메이가 지금 미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나타내는 것임.

정류장에서 집으로 향하는 방향은 왼쪽. 당연히 메이가 과거로 돌아가고 있음을 말함.



메이가 게임에서 매일 돌아다니는 포섬 스프링즈 그 자체가 메이가 그리워하던 과거의 공간임.

게임을 처음 시작하고 며칠동안 맵 맨 왼쪽과 맨 오른쪽을 갈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음.

이때는 이미 그리워하던 과거(포섬 스프링즈)로 돌아왔고, 아직은 더 깊은 과거로 가고 싶은 마음이나,

미래로 가고 싶은 마음이 없는 시점이기 때문임.



사실 알다시피 메이가 모든 게 모양으로만 보이고 옛날에 줘팼던

애같은 경우를 보면 과거도 그다지 멋진 곳은 아니었는데도, 그저 미래(대학)에서 겪었던 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과거야말로 모든 게 괜찮았던 곳이라고 기억하며 대학에서 포섬 스프링즈로 도망쳐온 것임.

우리가 비참한 현실때문에 옛날을 좋은 추억만 있는 건 아닌데도 그리워하는 것처럼 말임.



메이가 속 파티에 갔을 때 안 좋은 추억이던 콜도 만나고 나가 뒤져 귀염둥이도 생각나버리고

토도하고 하는데, 미래에서 겪은 일 때문에 괜찮았던 과거로 돌아온 메이에게 아무리 과거는 완벽했던 것 같고

거기에 상주하고 싶더라도 과거도 언제나 완벽한 곳은 아니었단 걸 처음 귀띔해주는 장면임.


--


포섬 스프링즈 맨 왼쪽으로 가면 알다시피 철망이 있는데, 평상시엔 그 너머가 보이지 않음.

하지만 수확제 밤에 메이가 이 철망 너머로 납치당한 애를 보게 되는데, 메이가 이 납치범을 유령이라고 부르기 시작함.

유령이라는 표현은 과거의 유령을 말함. 과거의 유령에 홀린듯이 메이는 계속 저 철조망 뒤에 뭐가 있는지 궁금해하기

시작하고 더더욱 왼쪽, 그러니까 더 깊은 과거에 집착하기 시작하는데, 이 날 후부터 카메라가 철망 뒤를 더 비추기 시작함.



철망 너머에 있는 것은 . 이미 메이가 돌아온 포섬 스프링즈 자체가 과거인데, 카메라가 철망 너머의 숲을 넘보기

시작한건 메이가 과거의 평안에 집착하다 못해 더더욱 깊은 과거에 파묻히려하기 시작한다는 의미임.

이날부터 메이가 점점 피폐해지기 시작함. 더 안타깝게도 피폐해져 가면서도 유령을 쫓는 일을 멈추질 못함.

뭐라도 하면 나아진다면서.



알다시피 게임 막바지의 틀딱들은, 철망 너머 게임에서 갈 수 있는 제일 왼쪽에서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하고

계속 그 과거를 되찾겠다면서 거기 짱박혀갖고는 븅신짓을 하고 있음. 미래란 것 없이 과거의 유령이 될 정도로

과거의 영광에 붙잡혀 사는 사람들을 사이비라는 모습으로 나타낸 것임.

게임에서 왼쪽이 과거라는 걸 이어서 생각해보자면 자연스럽게 맞아 떨어짐.



그럼 똑같이 게임 더 왼쪽에, 그것도 모자라 숲에 살던 점은 뭐냐고 할 수도 있지만, 내 생각에 점의 역할은

'과거' 그 자체라기보다는 과거중에서도 '기억' 에 가까운 것 같음. 그 첫번째 이유로, 메이와 친구들이

틀딱들이 집착하는 너무 깊은 과거에서 빠져나오고서 그걸 폭탄으로 덮어주는 건? 그렇게해서 그 일을

기억으로만 남게 하는 건? 점임.



두번째 이유로, 메이가 점에 대해서 '항상 어디선지 모르게 나타난다' 고 하지만, 점에게는 분명히 집이 있음.

그 집은 또 숲에 있고. 분명 기억은 우리의 머릿속에 존재하지만, 그게 떠오르는 건 언제든지 갑자기 떠오르고

그러는걸 말하는 걸지도 모름. 그리고 알다시피 점이 집에 갈때는 항상 갑자기 '근데 나 이제 가야함 ㅃ'하고 가버림.

잠깐 떠오른 기억도 어느순간 다시 가라앉아서 다시 기억될때까지 잠겨있는 그런 거란 느낌을 받았음.

아마 게임 중반 정도 하다보면 다들 케이시를 잊을텐데, 그걸 번뜩 기억나게 하는 것도 점이랑

'떠돌이'엔젤과 대화하던 시점인 것도 있고.



점의 집에 같이 놀러갔을 때, 점이 직접 말하는데 점은 메이가 힘들어하는 것이 보여서 잠시 쉬어가란

뜻으로 집에 초대했던 것임. 가끔 힘들 때 좋았던 옛날 기억에 잠깐 잠겨보는 사람들을 떠올려보면

꽤 맞는 것 같음. 과거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잠깐 '그땐 그랬지' 하면서 잠기는 그런 것.

틀딱들은 부정적인 놈들로 묘사되지만 점은 좋은 친구로 표현된 건, 과거에 집착하는 건 나쁜 일이지만

잠시 기억에 잠겨보는 건 나쁜 일이 아니라는 뜻으로 생각해보면 꽤 재미있음. 메이도 좋은 시간을 보냈고.



또, 우리는 기억을 바탕으로 가끔 미래를 생각해보기도 함. '이러했던 기억이 있으니 그렇게 될 거 같다' 하면서.

그걸 말해주는 게 점네 할머니라고 보는 건 어떨까 함. 점네 할머니는 메이가 뭔 짓을 했는지 모르지만

메이의 내면에 어두움이 있다면서 언젠가 그게 너가 됐든 남이 됐든 누군가의 삶을 삼킬지도 모른다고 하곤

자기말을 기억해두라고 함. 메이는 할머니가 자기에 대해 뭘 아냐는 투로 대답하긴 하지만, 할머니의 대사들로 

보면 할머니는 사실 메이를 아는 투인 것 같기도 하고, 메이가 점네 할머니를 만남으로써 잊고 있던 기억이

떠올라 앞으로 어떻게 될 지 자기가 추측하게 되는 거라고 보이기도 함.



이렇게 [점네 할머니가 하는 예언 = 우리가 기억을 바탕으로 하는 추측]을 의미하는 거라고 생각해보면

꽤 그럴듯 한 것 같음. 사실 점네 집에 가는 이벤트는 Weird Autumn 업데이트 전부터 게임 안에 더미 데이터로 있었음.

다만 그땐 물건 배치같은 건 완성이 안된 상태였음. 그때 점네 할머니 대사를 보면 지금 출시된 버전보다 훨씬 더

자세하게 메이 과거를 알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김. 붉은 모양들을 언급한다던가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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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스토리 얘기로 돌아가서, 아까도 말했듯

틀딱들은 잃어버린 마을의 영광을 찾고싶어서 검은 염소라는 것한테 사람을 먹이로 주는 뻘짓을 했음.

이렇게 납치당한 사람들은 시간을 뜻하고, 검은 염소에게 사람을 바치는 행위는 우리가 과거에 매달리면서

시간을 버리며 사는 모습이 형상화 된 것이라고 봄.



점과 잠깐 노는 것처럼 가끔 젖는 추억이 아니라, 추억에 미쳐서 시간을 계속 거기에 먹이는 것.

"검은 염소한테 먹이를 줘야 과거의 영광이 살아날 거다" 하는 건 "아 이때 나 존나 잘나갔는데

계속 이 생각만 하고 살란다" 하는 거랑 다를 게 없음. 이렇게 해서 틀딱들이 얻는 건 자기들이 젊어진다는

착각 뿐임. 아무리 과거의 영광을 떠올리는데 집착해봤자 그 과거가 정말로 돌아올 수 있는 것도 아닌데도.



틀딱들의 제물 선정기준이 '없어져도 아무도 그리워하지 않을 사람들' 이라는데,

사실 지들 꼴리는대로 갖다 바쳐버린게 확실히 보임. 케이시는 분명히 그리워 할 사람이 있었듯이.

나름 '아 그 시간 뭐 남는 시간이니까 이 때 옛날 생각하는 거 뭐라 하지마' 라고 자기합리화를 시도한 것임.

자기들 입장에서나 쓸모없는 사람인 거였지, 남들 입장은 사실 생각도 안한 것.

누군가는 거기 바쳐진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 사실 관심 없고 말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본인에게 남는 시간이지만 남에겐 소중할 시간을 자기 왕년 자랑하는데 낭비시키는 거임.



메이가 틀딱들 만나고 하는 대사에서 '나 이게 뭔지 알 것 같다' 하는 것을 보면 메이와 틀딱 두쪽 다 입장은 비슷함.

두쪽 다 모든 게 그냥 모양이 아니었던 과거가 그리워서 왼쪽의 끝까지 온 거니까.

메이가 틀딱들의 행동은 역겨워 하면서도 걔네 입장을 이해는 하는 이유가 이거임.



메이가 광산 물 고인데서 추락하면서 검은 염소한테 자기가 애를 줘팬 이유가 자기가 잃어버린 것 때문이라고 함.

이때가 게임에서 마지막으로 왼쪽으로 가던 길임. (물론 포섬 스프링즈 내부에서 돌아다니는 걸 빼고)

아마 이게 메이가 과거란 것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하는 한마디인거라고 생각함. 결국 틀딱들과 메이 둘다

과거에 집착하다 못해 모두 게임의 가장 왼쪽까지 오게 됐지만, 과거의 유령이 되버린 틀딱들과 달리

메이는 친구들과 돌아가게 됨. 하지만 메이를 여기까지 오게한 과거의 유령, 아이드는 메이를 놔주지 않으려고 함.



하지만 메이는 저항하고, 친구들이 도와주어 과거의 유령은 이제 과거에 묻히게 되었음.

그렇게 광산을 탈출해서 가는 방향은 오른쪽. 미래로 가는 것임. 과거에 집착하는 틀딱들은 영원히

지들 좋아하는 과거에 묻혀 살게 됐고. 이제 미래로 가는 메이와 친구들을 위해서, 이 일은 기억이 덮어줌.

아까도 말했듯 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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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 가면 과거고 오른쪽으로 가면 미래라고 칠때 가운데는 현재일 것임.

가운데로 확실하게 보이는 곳으로 난 두 군데를 꼽는데 하나는 차 안, 하나는 병원 안인데 차 얘기를 먼저 하자.

현재가 계속 흘러가듯이 차는 항상 목적지를 향해 달려감. 그래서 운전하다가 차를 세운다는 의미가 되게 중요하다고 봄.



처음 차를 탔을 때 메이는 비의 신경을 우연히 거슬리게 했고, 결국 비는 화나서

도착도 안했는데 세우고는 다왔다며 내리라고 함. 비는 미래란 없이 강제로 과거에 있어야만 하는

안타까운 인물임. 그 이유가 부모님과 가게이고, 그래서 부모님 얘기가 나오자마자 비는 가던 차를 세움.



다음 번에 차를 타게 됐을 때 목적지는 속 파티임. 차를 타고서 숲으로 간다는 건 처음으로

현재에서 깊은 과거로 잠겨보는 것. 이땐 비가 차를 세우는 장면이 안나오는데, 비가 현재 갈 수 있는 곳은

좋든 싫든 어차피 과거 뿐이기 때문임.



파티가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에 비가 차를 세우는데, 이때 세우기 직전 대화의 주제는 대학에 관한 얘기였음.

알다시피 비는 갈 수가 없는 곳에 대한 얘기가 나왔기에, 그렇게 또 차를 세우고 이 날이 지나감.



앵거스와 포섬 점프에 유령 조사하러 갈 때는 차를 타고 있는 장면이 안나오지만, 집에 올 때는 타는 장면이 나옴.

차를 세우는 장면은 나오지 않음. 만약 이때 앵거스랑 가기전에 이미 한번 다른 친구랑 유령조사를 했었을 경우엔,

앵거스가 고통스러워하는 메이한테 차를 세울까 묻지만 메이는 세우지 말라고 하고,

바로 그날 게임의 맨 왼쪽으로 틀딱들 만나러 가게 됨. 메이가 과거에 큰 집착을 보이는 게 시작됐다고 보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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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루트와 그렉 & 앵거스 루트의 마지막 친구랑 놀기 이벤트에서는 어딜 택하든 차를 타고 시작하는데,

이때의 차의 의미와 더불어서 각 이벤트가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지 같이 설명하겠음.

일단 들어가기 전에 그렉&앵거스 또는 비와 놀때, 주인공은 메이가 아니라 얘들이라고 말하고 싶음.

또, 메이는 미래에서 과거로 돌아오는걸 택했던 사람이란 걸 반드시 기억해두셈.



먼저, 그렉 & 앵거스 루트의 마지막 이벤트에서 차 타고 가던 길에 펑크가 남. 펑크가 난 건 절대

그냥 넣은 장면이 아님. 미래로 가는 길에, 멈춰서게 된 것을 표현한 거임. 내려서 보면

차의 진행 방향도 오른쪽이었고. 알다시피 그렉과 앵거스는 포섬 스프링즈를 벗어나 브라이트 하버로

가려는 미래를 설계해 뒀음. 그렉이랑 앵거스는 싸우는데, 앵거스가 화난 이유는 메이가 돌아오고서부터

그렉이 과거에 했던 것처럼 깽판을 다시 시작했기 때문임. 이런짓을 하면 함께 가기로한 미래로 갈 수 없을지 모르는데도.



메이와 그렉이 만들어낸 그 로봇 인형이 그렉의 '과거에 대해 남은 미련'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 같음.

메이와 그렉은 그냥 옛날에 깽판치고 놀았으니 악의는 없이 그냥 그때 그랬듯 다시 놀면서 만들어냈지만,

앵거스는 그걸 싫어함. 같이 앞으로 가기로 했는데 그렉이 갑자기 뒤를 쳐다보기 시작했으니 앵거스 입장에서는

화가 날만 하다고 생각함. 하지만 앵거스랑 그렉은 화해하고, 메이와 그렉 앵거스는 다함께 과거의 잔재인

인형을 잘 있어라라는 대사와 함께 전설이 되도록 속에 함께 버림.



그리고서 인물들은 모두 오른쪽으로 떠나고, 과거의 잔재는

아직 움직이기는 하지만 화면은 암전됨. 과거를 이제 추억 속에 접어두고, 미래를 향해 간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상당히 잘 맞음. 내가 그렉과 앵거스 루트에서 전체적으로 느낀 것은, "행복했던 과거를 즐기는 것도 좋다.

하지만 당신이 설계한 미래가 있다면, 아무리 좋았던 과거여도 어렴풋이 추억으로만 남겨두고 이제 앞으로 나아가라".



'과거에 빠져 살지 말라면서?'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점 얘기할 때 말했 듯 추억과 집착은 다르단 걸 기억해 줬으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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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비 루트의 마지막 이벤트를 보면, 비가 차를 세우지 않음. 비가 직접 말하듯 비에게 미래란 건

그저 꿈일 뿐임. 비는 미래로 가고 싶지만 본인이 원하지도 않는 과거에 남아있을 수 밖에 없음.

비 루트에서 우린 클럽에 감. 게임상에서 오른쪽으로. 비는 과거를 부정하면서 미래로 가고싶어한 것.

그래서 차를 안세운 것임.



하지만 결국 클럽에서 비는 메이가 말하는 것들, 비의 과거 때문에 쪽팔림을 못 이기고 클럽을 나가

왼쪽으로 도망쳐버림. 과거가 미래로 못가도록 계속 붙잡고 있는 걸 뜻함. 우리의 메이는 비를 찾아서

옥상타고 미끄러지며 달려가 결국 미래로 가지 못하고 과거에 남아있는 비를 왼쪽의 끝에서 찾음.



아까 틀딱들과 비를 비교할 수는 없는 게, 비는 아까도 말했듯 싫은 과거에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틀딱들은 지들이 과거에 집착하다 파멸하고 만 놈들임. 공통점이라고는 과거에 있다는 점 뿐, 이유는 다름.

비가 메이를 마음 한구석에서 미워할 수 밖에 없었던 건, 비 본인이 직접 얘기하듯이 자신이 가질 수 없던 걸 메이는

포기해버렸기 때문임. 하지만 비는 과거의 아픔 때문에 미래로 나아갈 수 없는 사람이라 왼쪽으로 와있고,

메이는 미래가 아파서 왼쪽으로 돌아온 사람으로써, 결국 둘은 이 왼쪽에서 다시 만나게 됨.



이때 비와 함께 메이가 앉아서 하는 말. 우린 같이 갇혀있다. 최선의 친구이다. 결국 둘은 화해함.

이 이벤트가 끝나고서, 그렉 & 앵거스 이벤트와는 다르게 오른쪽으로 인물들이 움직이고서 화면이 암전되는 게 아닌,

그냥 왼쪽에 계속 앉은 상태로 화면이 암전됨. 비는 지금은 미래로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걸 다시금 보여주는 것임.



비 엔딩의 에필로그에서 메이는 우리가 난로 고친 것처럼 세상을 고치자고 함. 세상에서

제일 큰 피에로기를 찾아 모험도 떠나보자고도 하고. 내가 비 루트에서 느낀 것은, "당신의 아픈 과거가  당신을

괴롭혀서 앞으로 나아갈 힘이 없다면, 아직은 무리하지 말아라. 당신이 그토록 가고싶던 미래를

이미 겪고 돌아온 누군가가 부럽고 한편으로 밉더라도, 당신이 과거에서 상처를 입었듯 그는 미래에서

상처를 입었을 수 있다.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도록 함께 해라. 그렇게 준비가 되었을 때, 미래를 향해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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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게임에서 제일 미스테리한 관리인 아저씨의 정체가 뭔지 얘기해보자.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관리인 아저씨는 시간의 신 같음. 관리인 아저씨는 총 네번 등장함. 게임 시작할 때, 수확제 연극에서,

메이가 병원에 있을 때, 게임 끝나는 날에. 관리인 아저씨는 퇴장할 때 왼쪽으로만 퇴장하는데,

딱 하나 예외는 병원임. 이때만 오른쪽으로 퇴장함. 이 행동과 대사의 의미를 살펴보자.



첫 만남 때 아저씨는 포섬 스프링즈 쪽으로 향하는 문을 고치고 있음. 메이가 오른쪽의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다 관리인에게 주면 문 다 고쳤다면서 왼쪽으로 나가며 메이 갈 길을 비켜줌. 이게 의미하는 건 과거의

문을 열게 되는 계기는 미래 때문이라는 것임. 아까도 말했지만 메이는 대학이란 미래에서 끔찍한 일을 겪었고,

이 때문에 모든 게 괜찮았던 포섬 스프링즈란 과거에서 쉬고싶어서 돌아왔으니까. 



두번째 만남인 수확제 연극에서 관리인 아저씨의 배역은 의 신인데, 숲은 아까 말했듯 깊은 과거.

아저씨가 과거'만'의 신은 아니지만, 여기서 과거에 집착하면 어떻게 될지 메이에게 미리 귀띔해 주는 타이밍이니

여기선 과거의 신인 것. 아저씨가 맡은 대사, '우리는 밤의 숲에서 시작과 끝을 맺지만, 그것이 이야기의 전부는 아니다.'

근데 이제 다들 알듯이 깊은 과거는 적당히 추억에 젖는 정도로 즐기면 문제없지만 거기에 너무 집착하면 파멸로 이어짐.

대사에서 시작과 끝은 각각 적당히 과거를 즐겼을때의 행복, 과거에 심취하다못해 삼켜지는 걸 말함.



그럼 아까 대사의 의미는 '우린 깊은 과거를 추억하며 행복을 시작하지만, 너무 깊은 추억의 끝에는

파멸이 기다린다. 네가 있을 곳은 과거만이 아니다.' 하지만 메이는 바로 이날 연극이 끝나고부터 본격적으로

깊은 과거에 집착을 시작하게 되는 걸 보면 참 아이러니 함.

이 두번째 만남에서 관리인은 오른쪽에서 등장해서 왼쪽으로 퇴장하는데, 메이가 밟을 길을 암시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음.



세번째 만남, 병원. 갑자기 오른쪽에서 나와서는 가운데에 있는 메이에게 얘는 괜찮아 질거라고 말하고는

문을 고치러 간다면서 다시 오른쪽으로 퇴장함. 현재에서 미래의 문으로 들어갈 기회를 다시 준다는 걸

의미하는 장면임. 메이가 과거로 돌아올 때 관리인 아저씨가 고친 과거의 문을 통해 들어오게 되었듯이

지금은 미래로 가는 오른쪽의 문을 고쳐놓겠다는 뜻. 유일하게 오른쪽으로 퇴장한 장면인 이유임. 관리인 아저씨가

이렇게 말하고 떠나자마자 메이가 깨어난 것도 이를 뒷받침해줌.



마지막 에필로그에서는, 오른쪽을 바라보고 가만히 서있다가 메이와 대화가 끝나고 왼쪽으로 퇴장함.

오른쪽을 가만히 바라보던 의미는 과연 뭘까? 미래로 가는 문은 다 고쳐뒀다는 뜻임.

대화가 끝나고 이제 쉬러간다면서 왼쪽으로 돌아서서 걸어가 퇴장하는 의미는 메이가 다시 과거의 문을

열려고 할때를 대비하러 간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해 봄. 다시 그럴지 아닐지는 메이에게 달렸지만.


--


이제 꿈들 관해서 이야기를 하고싶음.



꿈들은 메이가 과거랑 미래, 현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음. 물론 꿈이니까

전부 현실이 아니고 순수히 메이의 생각 자체임. 일단 맨 처음 꾸는 대학 설립자 동상 때려 부수는 꿈.

왼쪽 아래에서 시작해서 오른쪽 위에서 끝남. 대학이란 미래에서 메이가 느낀 심정을 꿈으로 꾼 것일 거임.

메이에게 미래는 끔찍한 곳이었으니까.



그런데 그 다음부터 꾸는 꿈들, 아스트랄 시리즈 음악 나오는 꿈들은 공통적으로 가운데서 시작해서

왼쪽 위, 왼쪽 아래, 오른쪽 위, 오른쪽 아래를 다 갔다가 원점으로 돌아와야 함. 과거와 미래 한군데씩 들를수록

음악은 점점 완성되어가고, 마침내 원점으로 돌아오면 정체모를 커다란 동물이 나와서는 메이가 두통을

호소하는 듯하다가 분해되고 꿈이 끝남. 이런 꿈은 무려 네개임. 현재에 있는 메이가 과거를 향해 가는 것과

미래를 향해 가는 것 사이에서 마음을 못정하고 계속 원점으로 회귀하는 것을 나타내려고 네번이나 보여준 것 같았음.



그런데 마지막에 사막에 거대한 고양이가 앉아있는 꿈은 오른쪽에서 시작해 왼쪽으로 감.

그렇게 왼쪽의 끝에서 만난 큰 고양이에게 메이는 당신은 신이냐고 묻지만, 큰 고양이는 자기는 신이 아니고,

우리같은 생물이 자길 신이라고 하고 난리부르스를 떠는데 지쳤다고 함. 왼쪽의 끝에 있는 존재가 자기는

신이 아니라고 한다?



과거가 신이라도 되는 마냥 사람들이 집착하더라도, 과거 '자체'는 뭐든지 할 수 있는 전능한 신이 아니란 의미임.

메이가 이 꿈을 꾸고서 케이트 목사님한테 말하는 '우리가 신이라고 믿던 게 신이 아니라 그냥

그런 거일지 모른다'는 투의 말이 이걸 은연중에 깨달은 거라 생각함.



근데 그럼 마지막 꿈의 고양이를 포함한 꿈의 동물들은 무슨 의미일까? 우선 원점으로

돌아와야 하는 네개의 꿈에서 원점은 현재, 그 뒤에 나타나는 동물들은 미래의 모습을 뜻한다고 생각함.

메이가 마지막 꿈의 고양이한테 말고는 말 붙여볼 생각을 못했다고 직접 말하는데, 현재에서 미래를

두려워하며 말을 붙일 생각을 못한 것임. 굳이 미래가 현재의 위치에서 보이는 건 현재에서

실제로 갈 수 있는 건 미래뿐이고, 미래가 무슨 모습일지는 우리는 아무도 모르니까 그럼.

마지막 꿈의 고양이는 과거의 메이를 의미하니 메이처럼 고양이인 것이고 말 걸 용기가 난 것.



메이가 꿨던 빨간색 배경에 왼쪽으로만 가야하는 꿈 기억남? 도착하는 우물에서는 이상한 비명같은 소리

들리는 그 꿈. 그 꿈을 꾼 건 메이가 이미 그 시점에서부터 깊은 과거로 돌아가려 하는 게 무슨 파멸을

갖고 올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음. 이 꿈의 장소가 실제 존재하던 곳인게 밝혀지고 나서는

그 현실에선 오른쪽으로 걸어가는 것도 상당히 의미심장함.



게임 최후반에 메이가 총맞고 꾼 하얀 꿈에선?

메이가 오른쪽, 그러니까 미래로 감. 여기선 메이가 두려워한걸 보여줌. 미래로 나아갔더니

집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는 것. 그런데 메이가 에필로그에서 이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선택지를 고르면,

메이는 이렇게 말함. 그 꿈을 꿀땐 희망이고 뭐고 없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새 집을 지으면 될 것 같다는 것.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었다고 보면 될 것 같음. 이제 더 이상

철망 너머로 카메라가 넘어가지 않고, 에필로그에서 맵 맨 오른쪽 다리에 걸터앉으면 광견이에게

자기가 어릴 때 설계했던 미래 얘기를 함. 아직도 그러고 싶다고도 하고. 맵의 맨 오른쪽에서 미래얘기를

하는 걸 보니 뭔가 되게 뭉클하기도 했음. 이제 메이가 미래를 진짜로 생각하기 시작했구나 하고.



내가 생각하기엔 게임이 전체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는

"과거는 당신을 상처입힐 수도, 치유할 수도 있다. 미래로 가는 길이던, 미래에서 상처를 입었건,

아직 갈 길을 시작하지 못했건 간에 추억은 좋은 휴식공간이다. 그러나 그 곳에 삼켜져서는 안된다.

당신은 언제가 됐든 가게 될 곳은 미래이다. 설령 지금은 상처가 깊어 나아갈 수 없을 것 같더라도, 언젠가는 가야한다."

이 정도 였음.



뜬금없는 초자연 현상의 등장과 급전개의 개연성을 억지로 찾고 싶었던 내 뇌내망상임

--



다섯 줄 요약


1. 게임에서 왼쪽은 과거고 오른쪽은 미래다

2. 점은 기억이고 관리인은 시간의 신이다

3. 틀딱들은 과거에 집착하다 못해 파멸한 사람들을 나타낸다

4. 미래를 무서워 하던 메이는 과거에 집착했었지만 결국 다시 미래로 가는 걸 택했다

5. 게임의 교훈은 '과거는 추억으로 잠시 즐기되 거기 잡아먹히지 말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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