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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궁상떠는 글) 양천갑 지역구 이야기

ㅇㅇ(59.15) 2024.04.10 18:14:18
조회 146 추천 0 댓글 0
														

양천구에서만 근 30년을 살았고


양천갑 지역구에서 햇수로 근 20년 가까이 살았다



타 지역 사람들에게 양천갑이라는 지역구는 사실상 목동 신시가지와 동의어로 취급될만한 지역이고


상대적으로 많이 낙후되어 있는 양천을과 대비되어 나름 보수세를 자랑하는 준 텃밭으로 여겨져왔다



앞서 첫 문장에서 눈치챘겠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본인은


아주 어렸을 시절엔 화곡동에서 그리고 다시 양천을(신월동) 지역을 거쳐 양천갑(ㅇㅇ동) 지역에 살게 되었고


소위 얘기하는 양천갑 토박이, 목동토박이들과는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양천갑을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을 스스로 한다



양천을에 살았던 시절, 그러니까 장마라도 한 차례 오면 온 동네가 물에 잠겨 반바지를 입고 등하교를 해야했던


그런 시절에 양천갑, 정확히는 목동이라는 동네는 무언가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목동역에서 신정역으로 넘어가는, 혹은 신정역에서 목동역으로 넘어가는 그 고개 하나 때문에


양천을과 양천갑은 지형적인 경계선이 뚜렷했으며 그 지형 덕분에(빗물펌프장이 생기기전 양천갑도 마찬가지였지만)


비가 오면 모든 물들은 지대가 낮은 신월동으로 밀려내려오기 일쑤였다



본디 양천을이란 교통의 사각지대에 다세대 주택이 즐비한 동네로


욕심 많은 모 운수회사 사장의 농간으로 신정역이 언덕 중턱에 위치한 덕에


지하철을 이용하기 위해선 버스를 꼭 탔어야했고, 그 버스비라도 아끼고 싶었던 사람들은 그 언덕길을 올라가야만


비로소 5호선을 탑승할 수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신정지선으로 답답한 신정네거리역을 이용하거나, 저 멀리 까치산역까지 가야하던지



그렇게 신정역으로 넘어가는 언덕에서 목동역으로 이어지는 내리막길에서 보여진 대규모 목동 신시가지 단지와


그 언덕을 넘자마자 바뀌는 차량의 종류들은 어린 눈에는 나랑은 전혀 상관없는, 부자들의 동네였다


(하지만 더 오래 전, 현대 하이페리온1의 경우 정작 분양 당시에는 미분양 물량이 나와 사내 직원들에게 홍보를 할 정도로 인기가 없었다는 사실을

 요새 사는 친구들은 잘 모를 것이다)



그러고 조금 더 내가 성장하고 그와 동시에 가정 형편도 개선되어 양천갑으로 이사가 학교를 나가던 시절의 첫 장면을 잊지 못 한다


학교 앞을 지나는 두꺼운 일방통행길, 그 위에 즐비한 외제차들, 아직 미처 크지 못한 내가 바라보기엔 너무나 높았던 주상복합과 아파트들..


나는 이 지역에 살게 되었음에도 이방인이라는 생각을 내내 지우지 못했다


나에겐 찾아볼 수 없던 동창들의 어떠한 구김없음과 윤택함은 그런 생각을 더 견고히 할 뿐이었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살면서 발견했던 것은 목동 신시가지라는 거대한 장벽이 감추고 있었던 화합불가능한 양극이었다


높은 교육열, 자수성가한 전문직들이 모여든 떠오르는 도시 이 목동에선 그와 대비되는 짙은 그림자도 존재했다



대학에 올라와 목동에 산다는 선배를 만났을 때에 일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목동하면 목동 신시가지만을 떠올릴 일이지만

당장 양천구의 지도를 펼쳐 행정구역상의 "목동"을 확인하면 염창역 이남, 목동역 북쪽에

목2,3,4동이라는 거대한 다세대 및 빌라 주거촌이 펼쳐진다


그는 염창역 주변에 살고 있던 사람이었다


당연하게도 그는 "목동"에 거주하고 있지만 목동에 거주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목동이라는 이름은 목동 신시가지라는 견고한 성벽 내에 사는 사람들만이


그리고 그 지역만을 기억하는 타인들에게 말할 수 있을 이름이었고


그 벽 외곽에 사는 사람들은 등촌역, 염창역 등의 이름을 꺼내야만 했고


돌아오는 대답은 거의 대부분 - 거기도 목동이야? 라는 소리를 들을 뿐이었다



그럼 나조차도 그런 얄팍한 편견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였다고 힐난한다면 기꺼이 듣고 싶다


온갖 정치적인 문구와 관심사가 집중되는 시절에 양천갑은 늘 이 지역에 살지 않았던 이들에게


보수적인 텃밭이라는 은근한 기대감을 막연하게 심어주는 그런 동네였기 때문이다


모두가 그런건 아니지만 - 감히 장담컨대, 실제로 목동 신시가지 성벽 내에 사는 사람들은 실제로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심지어는 목운중,초의 몇몇 교사들은, 그걸 뛰어넘어 소위 "단지껏들"이라는 천박한 표현으로


고급 주복의 아이들과 신시가지 거주 아이들의 장벽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었을 정도니까



소위 얘기하는 앞단지쪽만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철도에 환장하는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는 신정지선, 신정차량기지 주변에는

수많은 새터민들과 기초수급자들이 살고 있다

당연하게도 이들의 거주지역 역시 견고한 외벽 밖의 사람들이며

이 지역을 관할하는 신정7동 동사무소에 있노라면, 이토록 부유해보이는 도시에

이리 수많은 복지 정책의 대상자들이 찾아오는지 생경하게 느낄지도 모른다

어느 날인가 편의점을 갔을 때, 나는 한 아이가 복지카드를 조심스레 매만지면서

편의점의 삼각김밥조차 가격표를 보며 고심해가며 쉽사리 손을 뻗지 못하는 장면을 보았고

나는 그 장면을 여전히 잊지 못 한다

그러나 대다수 양천갑 주민들에겐 이러한 부류의 사람들은 이 지역에 없는 것처럼 취급되는

배제된 그런 유령같은 존재들 뿐일 것이다



양천갑 내에서도 이런 목동 신시가지 바깥의 사람들, 그리고 신시가지 내에서도 곳곳에 존재하는

낙후된 재래식 시장과 다세대 주택, 저층 빌라 사람들에 대한 어떠한 이런 감정들은

이름과 마찬가지로 을의 도시였던 양천을 주민이었던, 그리고 지금은 양천갑에 살고 있는 나에게

조금 더 치명적인 양심의 가책으로 다가오곤 했다


망원동과 연남동을 거닐면서, 저런 빨간벽돌로 지어진 주택들이 바로 우리가 어렸을 때 살고 있었던

그런 주택들이였구나, 단순한 감상에 빠지면서도 -

정작 내가 실제로 살아왔던, 그리고 함께 살고 있던 이들에게는 얼마나 무심했던지

빈곤 포르노그래피를 보며 기부금을 내는 자의 모습과 별반 다를 바 없어보였다


그래서 이번 총선 때도 가장 유심히 봤던 것은 이러한 소외된 주민들에 대한 관심이었다

이번 선거 때도, 그리고 지난 선거 때도, 그리고 또 지지난 선거 때도

양천갑의 이슈는 목동 신시가지의 재건축 문제, 목동선 착공이었을 따름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겠지만

누군가는 이 거대한 회벽 밖의 사람들에게도 정치적인 효능감과 함께

그들에게 양천구 주민으로서의 소속감을 느끼게 해줄, 그런 후보가 과연 있을 것인가


이러한 생각들을 하고나서 투표장을 나설 때 조금은 기준이 명확해졌다

물론 이와 함께 나의 정치적 효능감은 더 떨어졌다

전 정부의 모 관료가 부동산의 유무로 정치 지형을 분석했듯이

전 정부와 그 관료의 열렬한 반대자들 조차도 이 양천갑의 지역구를 목동이라는 단어로 단편적으로 바라볼 것이고

위정자들 또한 그런 식으로 정치를 지속해오리라는 확신 밖에 남지 않았으니까


때때로 보수의 가치에 대해서 떠올린다

내가 왜 지지했었는지에 대한 기억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국민들 모두를 대변할 수 있는 보수 정치인의 조건

사회에 가장 낮은 계층에서 태어나 그 삶의 무게를 경험해본 사람

그리고 그러한 계층들에게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다리와 안전망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는 사람

이 때문에 개인의 노력 외에도 주어진 환경과 시스템의 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알고 있는 그런 사람

이런 정치인만이 더 많은 사회적 약자들을 끌어안으며 자신이 살아온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할 수 있고,

그리고 자신이 걸어온 성공의 길을 다른 이들에게도 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럴 수 있는 유권자인가?

내 지역구의 정치인은 과연 그런 사람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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