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 봤는데,
실제로 독일은 전력에서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큼.
그리고 탈원전 계획에 따라,
저 천연가스 비중은 더 늘어날 거임.
독일이 만약 탈원전하지 않고 프랑스처럼 원자력 몰빵테크를 탔었다면,
이렇게 에너지 안보 문제로 러시아에 쩔쩔매는 게 덜 했을텐데...
사실 독일과 프랑스는 둘 다 원자력 기술이 엇비슷한 나라였음. 기술면에서 독일이 조금 더 우위인 면도 있었고.
독일과 프랑스 둘 다 70년대 오일 쇼크를 겪고 원자력을 늘여나가기 시작했음.
독일 프랑스 뿐 아니라 전 세계가 그랬지. 근데 독일은, 70년대에 원전 건설할 때부터 난관이었음.
Wyhl(윌)이라는 지역이 있는데 이쪽에 원전 건설한다고 하니까 엄청 난리가 남.
Wyhl occupation이라고 하는 사건임.
이때가 1975년. 원전 공사 시작할 때 주민들이 해당 부지 강제 점령해서 막은 사건이었음.
이만큼 독일의 반핵운동은 뿌리가 깊음.
"그래도 오일쇼크 나면 우짤거냐. 원전이 답이다."
...라면서, 독일 사민당(SPD)은 1979년까지도 원전 건설을 계속 승인했음. 근데...
이후 86년도 체르노빌에서 사고가 터지자, 독일 정부도 더 이상 쉴드를 못 쳤고 원전 포기안을 통과시킴.
결국 독일 정부가 말하기를,
"신규 원전 건설 더 이상 안 하고 10년 뒤부터 원전을 계속 줄여나가겠다."
이거 완전...
..."점진적 감원전(자칭)"을 실시한다는
어느 나라 닮았지?
물론 저런 선언 자체가,
산업 자체에 대한 시한부 선고인거라, 실무 현장에서는 전혀 점진적이지 않다는 거.
당장 고속증식로 연구, 고온가스로 등 미래형 원자로 연구도 싹다 중단되어버림.
어느 나라랑 똑같네.
얘가 그렇게 개발 중단된,
비운의 고속증식로 SNR-300임.
이 때부터 신규 원전 건설도 안 되니까 관련 기술자들도 하나 둘 빠져나가고 특히 이웃 프랑스로 가기 시작함.
왜 프랑스로 갔냐고?
Viva! 당시 프랑스는 오일쇼크를 겪자,
드골주의자 피에르 메스메르 수상이 나서서 1973년에 메스메르 플랜(Messmer Plan)이라는 걸 만들었음.
"위대한 프랑스의 원자력 기술로 오일쇼크를 극복하고 에너지 자주독립을 이룩하자"
...라는 취지의 야심찬 계획이었음.
1973년에 짠 계획인데,
"1985년까지 원전 80개 건설!"
"2000년까지 원전 170개 건설!"
이런 야심찬 계획이었음. 그때 나온 유명한 슬로건이 있었지.
"프랑스에 석유는 없지만 아이디어는 있다."(En France, on n’a pas de pétrole, mais on a des idées)
아무튼 정부의 야심차고 확실한 지원이 있으면 그 산업은 뭐라도 성과를 내기 마련이지.
좀 지나칠 정도로 많이 원자력을 키우긴 했지만(경제성 고려 안 하고 지은 원전도 좀 있음.)
어찌되었든 메스메르 플랜으로 인해 프랑스의 원자력 비중이 70%를 달성했다고 봐야지.
이후 올랑드, 마크롱이 원전 감축 했다가 다시 마크롱이 원전 신규건설로 돌아가고 싱글벙글...
...이건 프랑스 얘기고
다시 독일로 돌아가서...
"신규 원전 건설 더 이상 안 하고 10년 뒤부터 원전을 계속 줄여나가겠다."
...라는 1986년 폭탄 선언을 정부가 해 버리고, 빠져나가는 기술자들.
기민당(CDU)이 연립정부 세우고 1998년까지는 원전 폐쇄 안 하고 붙잡고 있었지만,
그 1998년에 다시 사민당(SPD)ㅡ녹색당(!) 연립정부로 정권이 넘어가버렸지.
그렇게 사민당(SPD)과 녹색당,
이 둘이서 결국 사고를 치지.
"원전 단계적 폐지"를 선언해버린 거.
그 이후에 티격태격은 2000~2010까지...
ㅡ 사민당: 원전 폐지는 좀 그렇다, 중재안 낸다.
ㅡ 녹색당: 싹다 폐지시켜버려라.
ㅡ 자민당&기민당: 폐지를 왜 하냐, 원전 살려라.
이 시기의 총리는 2005년부터 2020년대 초까지 해먹은 장기집권 메르켈 아줌마였음.
물리화학 박사 출신에다가 원자력부 장관 출신이야. 원래 친원전이었지.
그런데 이 아줌마가 2011년 지방선거에서 위기에 몰렸음. 근데 후쿠시마 원전까지 터진거야.
친원전이었던 메르켈은 더 공격을 당했음.
그러자 메르켈이 꺼내든 비장의 무기는...
...정확히는 원전 모라토리엄 선언이었음. 저걸로 지방선거 여론 뒤집고 선방했음.
"1980년 이전에 건설한 원전 모두 폐기"
"독일 원전 안전성 전수조사"
그래도 반발이 계속되자,
이걸로도 부족해?! 더 밀어붙였음...
"2022년까지 독일의 모든 원전 폐기"
...아, 이로써 독일 원자력 산업은
사실상 끝장나버렸음.
탄소배출, 지구온난화 문제에서 친환경이라 자부하던 독일은,
원자력 올인한 프랑스, 수력과 원자력 반반 섞은 스웨덴보다 1인당 탄소배출량이 많아졌고,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 때도 그렇고, 에너지 문제 때문에 그 국력에도 강대국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신세가 되었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독일을 반면교사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함.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