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법원이 '위안부'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패소한 일본 정부에게 한국 내 재산목록을 제출하라는 '재산명시 결정서'를 보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51단독 남성우 판사는 일본 정부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강제집행신청은 적법하다며 "채무자(일본정부)는 재산상태를 명시한 재산목록을 재산명시기일에 제출하라"고 결정했다.

재산명시는 실제 압류 가능한 일본 정부의 재산을 확인하는 취지로 승소금액을 받기 위해 진행되는 강제집행 절차다.

재판부는 이번 강제집행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고려해서는 안되며 법리적으로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대한민국 헌법 제40조에서 입법권은 국회에 속함을, 제66조 제4항에서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정부에 속함을, 제101조 제1항에서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함을 각 정하고 있다"며 "확정판결에 따라 채무자에 대한 강제집행 실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대일 관계의 악화, 경제 보복 등의 국가간 긴장발생 문제는 외교권을 관할하는 행정부의 고유영역이고 사법부의 영역을 벗어난다"고 결정문에 적시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일본 정부의 과거 행위는 국가면제의 예외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국가면제란 국가 평등의 원칙에 따라 한 주권 국가의 행위는 다른 국가 법원의 재판관할권에서 면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판부는 Δ국가에 의해 자행된 인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행위에 국가면제를 인정하면 오히려 국제사회 공동의 이익이 위협받고 국가간 우호관계를 해할 수 있다는 점 Δ 어떤 국가가 강행규범을 위반하는 경우 그 국가는 국제공동체 스스로가 정해놓은 경계를 벗어난 것이므로 그 국가에 주어진 특권은 몰수됨이 마땅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서 승소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손해배상금 추심을 위해 일본 정부가 국내 소유한 재산목록을 확인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부장판사 김양호)는 지난 1월8일 피고인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12명에게 1인당 1억원씩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chm646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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