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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탄] 범죄자 네트워크 - 사냥꾼의 추억(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모바일에서 작성

ㅇㅇ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3.02 18:44:33
조회 2471 추천 57 댓글 4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해야할까... 나는 사냥꾼이야.


불법적인 사냥을 하지.



동물의 가죽이나 특별한 부분 혹은 장기, 하다 못해 취향 참 괴상한 높은 분은 여러 짐승의 눈을 원했지.



그렇다고 지금 하는 일에 불만은 없어.



여러 장소를 누비며 때로는 사냥당하지 않도록 잘 숨으면서 사냥감을 찾아야 한다는 점만 빼면 말이지.



이 얘기를 왜 하냐면 이제 곧 시작 할 이야기의 결말 이후의 부분, 다시 말해 에필로그 같은 거라 미리 말해두는게 더 이해하기 편해서 그랬어.



내가 어렸을 때...



어머니나 아버지는 가끔 그런 말을 했지.



'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



사람이라면 어쩌면 한 번쯤은 들었을 그 말 말이야.



내가 아마 10살 때, 그러니까 이제 나이가 두 자릿수가 되어 강과 산이 변할 시간을 맞이한 나의 10살 생일 날.



안타깝지만 그때쯤에 두 분은 항상 싸우셨어.



마치 개와 고양이... 아니 이 두 동물은 서로 대화가 안돼서 그런단 말을 얼핏 들은 것 같아.



적어도 두 분은 말은 통했으니 마치 서로의 영역을 침범한 맹수 같았달까.



내 기억으로는 아버지의 사업이 잘 안돼서 난항을 겪을 와중 어머니가 외도를 하셨던 걸 들키셨던 걸로 기억해.



어머니와 아버지가 싸울 때면 나는 언제나 내 방에 있는 내 옷 장안에 몸을 웅크리고 귀를 막았지.



소리가 더는 나지 않을때까지 말이야.



내 생일날도 그랬었어. 생일축하 노래가 아닌 함성과 분노가 집을 메꾸었지.



그런데 그 날은 조금 달랐어. 마지막에 내가 잘 못 들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비명과도 같은 소리가 조금 들렸거든.

  

그 뒤에는 뭔가 어수선한 소리가 들렸고 시간이 좀 지나자 곧 아버지는 옷장에 숨은 날 발견하셨지.



아버지는 조금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날 보면서 나오라고 하셨고 당시 어렸던 나는 어쩌겠어 다 큰 성인 남성이, 그것도 아버지인데 말을 따랐어야 했어.



집 거실을 지나가면서 무언가 비린내가 났지만 아버지가 내 손을 잡지 않은 한 손으로 내 머리를 자기 몸통으로 폭하고 대는 통에 거실을 제대로 확인 하지는 못 했지.



그 뒤에 아버지와 난 차를 타고 멀리 나로서는 지금까지 벗어나 본 적도 없는 머나먼 산골오지까지 나오셨어.



아버지는 잠깐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라며 나를 차에 두고 내리셨고 그 직후 트렁크를 열고선 안에 있던 무언가를 가지고 가셨어.



아버지는 경황이 없으셨는지 트렁크를 연 채로 가버리셨기에 그게 뭔지 제대로 보지는 못 했지만 말이야.



그 후 돌아온 아버지와 차를 타며 집으로 돌아올 때, 바로 그때 아버지는 나에게 물으셨지.



"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



난 아빠가 좋다고 말했어.



왜일까. 그 어렸던 나는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어.



아버지의 표정은 보지 못했어 아니, 보지 않았지.



슬픈 표정이었을까 화난 표정이었을까 아니면 여러 감정이 합쳐진 그런 표정? 하나 말 할 수 있는건 적어도 무덤덤한 무표정은 아니었을꺼야.



그렇게 내 생일은 끝이 나버렸고 그 날 부터 보이지 않은 어머니에 대해 나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채로 17살이 되었어.



아버지의 사업은 다시 일어나 막대한 재산을 축적하셨고 적어도 난 물질적으로 부족하게 자라지는 않았지.

  

하지만 으레 그렇듯 사고란 건 갑작스레 일어나.



아버지는 퇴근하고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



정말 급작스럽게도 나는 혼자가 되었지만 아버지가 남기신 것들은 내가 충분히 자랄 때까지도 남아있을 정도였기에, 그리고 보험금 덕에 난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었지.



그런데 문득 나는 그리움을 느꼈어.



어머니도, 아버지도 없어서 그런걸까 하며 난 친구들과 진탕 놀기도 하고 여자들을 만나보기도 했지만 모두 소용 없었어.



이내 얼마 지나지 않아 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지.



당시 데이트하던 내 여자친구, 그니까... 미안 그리 오래전은 아닌데도 이름은 이제는 기억나지 않아.



어쨌든 여자친구가 실수로 손에 상처를 입었고 핏방울이 뚝뚝 바닥에 떨어졌지.



나는 매너있게 손을 치료해주기 위해 여자친구의 손을 내 손 위에 올려 놓은 순간 깨달았어.



내 그리움이 누군가를 그리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비린내... 어릴 적 맡았던 비린내.



이제는 이사했지만 지금 이 일을 하기 전까지 어릴적부터 쭉 살아왔던 우리집 거실에서 느껴졌던 그 비린내가 말이야.



난... 바로 집으로 달려와 거실에 코를 박고 그 흔적을 찾아 땅 속에 간식을 숨겨둔 개마냥 그 향을 찾았고.



비로소 마침내 그런 나를 뒤따라 우리집에 온 여자친구를 본 직후 난 그리움을 해소할 수 있었지.



지금도 이따금씩 생각해.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나는 그 질문에 항상 엄마 아빠 둘 다 좋다고 말했고 어머니가 없어진 날은 아빠가 좋다고 말했지만 이제는 아니야.



난 모두가 좋아.



모두의 그 살갗 아래에 그 냄새가 말이야.



...어차피 여기있는 녀석들의 절반은 그런 일을 해봤을거라 생각하는데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그냥 다들 너무 재미없는 이야기만 하길래 해봤어.



이상한 괴물이든, 짐승이든, 무당이든, 아니면 알지 못하는 어떠한 것이든 원점은 사람인데 말이야.



그러니 정말로 주의해야 할 건 그런게 아니야.



언제나 네 옆에 있는 누군가를 주의해.



그 사람도 어쩌면 나처럼 너의 어떤 향기를 좋아할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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