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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보] (스포) 왜 비평인가? (非문학 시리즈)

탐정B문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0.21 23:02:16
조회 222 추천 11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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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사항

: 본 글은 원문 전체에 대한 완역본이 아니라 주요 논점을 한국어로 초록(abstract)화 시키고 글쓴이가 다시 정리한 ‘컨텐츠’임. 즉 원본으로 생각하고 읽으면 큰일 남. 본 웹 특성상(또한 내 시간상) 애초에 긴 글은 불리하다고 판단해서이기도 함. 짧게 가져가는 만큼 의도와는 상관없이, 번역의 과정에서 모호하거나 무딘 의미가 생성될 수 있음. 그래서 일부 원문 문장, 단어, 표현 등은 그대로 괄호에 넣어둠. 또한 추리장르 비평의 특성상 스포일러를 피할 수 없는 부분도 많기에 애초에 글 분류를 리뷰/스포 태그로 가져가겠음.


취미로 올리는 글들임, 추리소설을 함께 즐기고 읽어가는 연대로써 봐주길 바람.


오늘도 추리소설을 즐기는 독자의 회색 뇌세포가 활발히 자극 받길 빌며.



원문: Talking about Detective Fiction(탐정소설을 이야기한다는 것/2009)

저자: P. D. James


Abstract

도로시 세이어즈(Dorothy L. Sayers/영국의 귀족 탐정 피터 윔지 시리즈의 작가)는 “앵글로-색슨이란 종(race)에 있어 특히나 ‘죽음’ 이상으로 순수한 재미를 보장하는 주제는 없을 것이다”란 말을 남겼다. 영국인들이 미스터리 문학에 있어 가장 진보한, 완성된 존재라는 주장이 아니다. 이건 질문이다. 어떻게 사람 하나 죽이는 것으로 이리 오랜 시간 인기를 유지하고 문학에서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것일까?


E, M. Forster는 자신의 책 Aspects of the Novel(소설의 양상들)에서 소설에 미스터리가 깃드는 과정을 명료하게 설명해낸다.

1. ‘왕과 왕비가 죽었다’(The king died and the queen died)=이야기(story)다. 

2. ‘왕이 죽고 여왕 또한 비탄에 빠져 죽었다’(The king died and then the queen died of grief)=플롯(plot)이다.

3. ‘여왕이 죽었다. 그 이유가 왕의 죽음으로 인한 비탄이라는 것을 알기 전까진 모두들 원인을 대지 못했다’(The queen died, no one knew why until it was discovered that it was through grief at the death of the king’. 여기서부턴 플롯이 미스터리가 된다. 


이에 P.D. James는 센스 넘치게 하나를 추가한다.


4. ‘모두들 여왕이 비탄에 빠져 죽었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목에 난 작은 구멍을 발견하기 전까진 말이다’(Everyone thought that the queen died of grief until they discovered the puncture mark on her throat). 이제 미스터리는 살인으로 확장될 여지를 갖는다.


추리소설의 태동기엔 장르 자체가 순수문학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 위치를 많이 부정당했지만 사실 많은 소설은 작품에서 특정 요소를 숨김으로써 이야기의 전개 방향을 결정할 때가 많다. 이를테면 고전 중의 고전으로 인정받는 ‘햄릿’의 주요 동기는 덴마크의 왕자가 국왕이자 자신의 아버지가 숙부에게 살해당하는 과정을 인지하는 데에서 나온다. 그만큼 ‘죽음’의 배치는 간결하게, 근본적으로 스토리에 당위를 부여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너무나 단순한 구조의 극대화로 인해 '추리 비평’은 무의미하다고 여겨질 때도 많다. 즉 W. H. 오든(W. H. Auden)의 말처럼 “그저 읽고 다시 펼쳐보지 않을 유희”를 원한다면 우리는 책장을 펼치고 덮는 순간까지만 가져가면 된다. 하지만 추리소설을 ‘이야기하는 것’은 항상 책을 덮고 나서다. 그래서 질문의 전략을 다시 이용하게 된다. “우리는 어떤 지점에서 탐정소설을 향유 하는가?”. 이 질문을 경유할 때 탐정소설이란 장르는 스스로 고난을 통과해 융성해진다(flourishes in the most difficult of times). G. K. 체스터튼(G. K. Chesterton)의 인간의 원죄에 대한 접근, 세이어즈가 자기 작품을 정당하기 위해 끌고 온 아리스토텔레스와 그리스 비극, 미국과 독일에서 유행한 프로이트적(Freudian) 해석까지, 때론 이기적일 정도로 자기중심적이라 접근하기 힘든 ‘개인의 만족’(곧 작품의 해석)을 알리는 여러 지점이 장르를 재구성하고 결론적으로 새로운 ‘전성기’(a new Golden Age)의 여지를 남긴다.


비평은 작품의 위계화, 인본주의의 재확인이 아니다. 확장이다.



참고자료

-Talking about Detective Fiction (P. D. James, 2009), pp. 11-28, 13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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