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와' '바꿔' 등의 히트곡을 발표하며 '테크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던 이정현이 3년 만에 가수로 컴백했다.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클럽에서 스페셜 싱글 <브이>(V)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연 이정현은 "1~2년에 한 번은 앨범을 꼬박꼬박 내고 싶었는데, 좋은 곡을 받기가 어려웠다"며 "하지만 팬들이 원해서 오랜만에 나오게 됐다"며 가수로서 다시 밟은 무대에 반가움을 드러냈다. 

"일반적인 뮤직비디오 대신, 극적인 이야기 담으려 했다"

신곡 '브이'(V)는 영화감독 박찬욱·박찬경이 함께 뮤직비디오 연출을 맡았다는 소식으로 발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두 감독은 2011년 이들에게 베를린 국제 영화제 단편 영화 경쟁 부문 황금곰상을 안긴 작품 <파란만장>에서의 인연으로 이정현의 신곡 뮤직비디오 연출을 맡게 됐다. 여기에 영화 <26년>의 진구가 남자 주인공으로 힘을 보탰다. 

이정현의 신곡 '브이'는 도도하면서도 당당하게 연인을 차 버리고 '브이' 자를 그리며 다니는 여성이, 알고 보면 이별을 후회하며 헤어진 연인의 연락을 기다린다는 내용을 담았다. 직접 노래의 가삿말을 쓰고 프로듀싱까지 맡았다는 이정현은 "1집 때부터 작사는 꾸준히 했지만, 타이틀 곡을 작사한 것은 처음"이라며 "일단 곡은 받았는데 시간이 없어서, 내가 빨리 (가사를) 써서 녹음하면서 나온 곡"이라고 소개했다. 

콘셉트도 독특하다. 뮤직비디오의 내용처럼 발랄한 느낌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이정현이 중심에 서고, 그 주위를 좀비 분장을 한 무용수가 에워싸는 형식이다. 이 콘셉트는 박찬욱·박찬경 감독이 제안한 것. 이를 두고 박찬경 감독은 "무용수들이 (안무) 연습하는 걸 봤는데 그걸 약간 변형해 좀비처럼 하면 재밌을 것 같아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예쁜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좋다"고 말한 이정현 또한 이번 콘셉트에 누구보다 즐거워 하는 모습이다. 이정현은 다른 아이돌 그룹이 선보인 좀비 콘셉트와의 차별점을 두고 "같은 좀비 콘셉트지만 좀 더 리얼하다"며 "영화 분장 팀에서 미세한 힘줄까지 그리느라 분장 시간만 4시간이 걸렸다. 제대로 된 좀비의 모습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