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시험을 마무리 지었다. 기념으로 뻘글 하나 투척한다.

요즘 트위터나 여성시대 관련 글 보고 있으면 정말 기분이 착잡하다.

'평등'을 주장하는 사람들 입에서 나오는 말이 지극히 차별적이고 공격적이기 때문이다.

이게 가장 심화된 상태가 최근 메르스 갤러리와 그걸 받아들인 여성시대인 것 같은데..

과감히 말한다, 공격성은 아무것도 낳지 못한다.

만약 무언가를 낳을 수 있다면, 그것은 같은 공격성 뿐이다.

메르스 갤러리의 '여혐혐(물론 그들만의 주장)'을 주장하는 자들의 논리는 이렇다.

"그동안 여성은 여성혐오에 좋은 말로 대해왔지만, 전혀 먹히지 않았다. 우리도 이제 싸워야 한다."

아주 재미있는 말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함무라비 법전의 근간이 되는 발상과 동일하다.

하지만 이 가련한 논리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걸 증명해주는 것이 무엇인가?

바로 그들 자신의 논리다.

'여성 혐오'라는 공격성에 대한 반응으로 태어난 것이 '여성 혐오에 대한 혐오(라고 쓰고 남성 혐오라고 읽는다)'이다.

이미 태생부터가 공격성에 의해 태어난 공격성이다. 그리고 이 2세대 공격성의 효과는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많은 커뮤니티로 이러한 '혐오'의 현장들이 퍼져나가 그곳에서 또다른 혐오를 낳고 있다.

이것은 새로운 여성 혐오의 기반이 될 수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최소한 여성시대에 대한 혐오를 생산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메르스 갤러리를 보고 "아, 여성들이 정말 기분 나빴구나.. 여성 혐오를 그만둬야 겠다." 라거나

"나는 여성 혐오를 하지 않았지만, 여성 혐오가 얼마나 나쁜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단언컨대, 없다. 만약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면, 소수라도 생각을 바꿀 수 있었을지도 모르나 이 방식으로는 없다고 단정지을 수 있다.

누구라도 공격을 받거나 혹은 공격을 하는 장면을 목격한다면, 자연스럽게 반발하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메르스 갤러리와 여성시대 측에서는 끊임없이 이러한 의견에 계속해서 반박하고 있다.

남성 혐오의 의도는 없으며, 이건 여성 혐오에 대한 혐오라고. 만약 이것이 기분 나쁘다면, 그건 네가 여성 혐오라는 증거라고.

참으로 어리석은 말이다.

말이라는 것은 매우 불명확한 도구다. 그 의도가 어찌됐건 간에, 선택한 말의 성질이 그 문장의 성질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한번 들어보도록 하자.

그다지 친하지 않은 사람과 스터디를 하는 과정을 생각해보자.

내가 문제를 풀고 있는데 갑자기 그 사람이 내게 이런 말을 한다.

"하.. 병신아, 그거 틀렸어."

그 사람의 의도는 내가 문제를 틀렸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의도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내게는 어떻게 들릴까? 문제가 틀렸다는 것을 알려줘서 감사할까? 아니면 모욕감을 느낄까?

그리고 내가 이 말에 기분이 나빴다면, 그건 내가 병신이라는 증거가 되는 걸까?

아니다. 의도와 관계없이, 선택한 말 자체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충분히 기분 나쁠 수 있고 이는 전적으로 용어의 선택이 부적절했던 화자의 잘못이다.

지금 메르스 갤러리와 여성시대가 하는 행위는 딱 이 꼴이다.

패러디라는 방패는 정말 우습지만, 그 허울 뿐인 방패를 벗겨 놓으면 그곳에는 의도가 어찌 되었건 공격성만 남을 뿐이다.

그리고 그런 공격을 당했을 때, 기분 좋게 반응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반발심을 낳고, 또 다른 공격성이 태어날 뿐이다.

만약 진심으로 여성 혐오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키려면 공격성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택해라.

모두를 공감시키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최소 몇 명의 인식은 개선시킬 수 있을거다.

하지만 공격성을 가진 주장은 그 누구도 설득시킬 수 없다.

코피노의 노라는 말도 안 돼는 소리에 관해서는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