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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 망상썰 7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21.190) 2018.10.26 05:51:59
조회 303 추천 3 댓글 4

잘 해내면, 이라는 말을 뱉은 이후로 영우의 눈빛은 180도 달라졌다.
때로 흐트러지는 감정에 삐걱이기도 했지만, 녀석이 보여주는 동작이며 힘의 완급조절은 볼수록 놀라웠다.
그래, 최연소 비보이 월드챔피언이라 했지. 그것도 동양인 최초로.
영우를 믿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다만 끝이 보이지 않을것같은 지옥속을 나 또한 걸었었기에.
부상으로 인한 통증보다 못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너무 커, 스스로를 한없이 갉아먹었던 그 시간을 알기에.  
두번 다신 이 고통을 겪지않기를 바라는 어느 무용수의 작은 바람이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되려 누군가의 마음을 다치게 할수 있다는걸 알아버린 지금, 그 모든것들은 그저 마음에 묻기로 했다.
그저 이 손을 잡고 서로를 바라보며, 함께하는 매 순간에 충실할뿐.  







재하의 시점 - 기회와 위기, 그 어디쯤에서.

해프닝. 흔히 일어나는, 혹은 예기치 못한 어떤 일.
그것은 때론 기회가 되기도, 위기가 되기도 한다. 아님 둘 다의 모습이거나.









[형.]
- 어 주환아. 지금 연습 끝나고 가는길이야. 왜?
[죄송한데, 저 영우랑 방 좀 바꿔도 될까요?]
- 뭐?
[저 이번에 현성이하고 정환이랑 붙었잖아요. 대전이 낼 모렌데 저희 아무것도 못했어요.
걔들 오늘까지 무슨 대회일정 있다고 어제도 단체연습때만 겨우 오고. 저도 뭐 공연준비에 애들 수업에 정신없었구요.]
- 야 씨 그걸 말이라고. 우리중에 그런 스케줄 없는애가 김영우 말고 누가 있는데? 날밤을 새던 지랄을 하던 최소한 컨셉은 잡았어야지!
여지껏 그런거 얘기도 안하고 뭐했냐 대체? 대전 꼴랑 이틀남겨놓고, 제정신이냐?
[얘기야 했죠. 근데 저나 걔네나 장르가 틀리잖아요. 걔들은 스트릿이고 저는 발레.....]
- 그럼, 나랑 김영우는? 호연이랑 진호는? 은미랑 민준이랑 지원이는? 다들 태어날때부터 찰떡호흡이어서 이러고 있다 그지?
[오늘 단체연습끝나고 셋이 모여서 컨셉 정한담에 잠깐 눈붙이고 낼 안에 다 끝내버리려고요.]
- 이 와중에 잘 시간 챙길 마음은 드냐? 그래서 하루안에 끝낼수는 있고?
[아 형... 제발요. 한번만 봐주세요. 네?]
- 지랄하지 말고. 알았으니까, 단체군무 연습전까지 무조건 다 끝내놔. 없는 스케줄도 다 빼. 그리고 나한테 검사맡아.  

통화를 끊자마자 밀려오는 이 두통을 어찌해야 할까.


[들으면 욕할지도 모르겠는데, 난 이번에 우리가 졌음 좋겠어.]

하늘이 도우시려는걸까. 아니면 내 안의 못된 마음을 시험하시려는 걸까.  





어느덧 시간은 자정을 넘어섰고, 이런저런 생각에 걸려 혼자 삐걱거렸던 합동연습까지 모두 마무리 되었다.
숙소로 향하는 이 순간이 또 다른 의미로 두려워질줄 그 누가 알았을까.

- 형.

하. 신이시여. 저 방문앞에 놓인 짐들과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웃고 있는 저 녀석을 어쩌면 좋겠습니까.
저 좀 살려주시옵소서.  

- 나 먼저 씻고 올게.  짐 풀고 있어.

생각을 알 수 없는 저 눈빛은 지금으로선 참으로 위험한 것이라 우선은 피하고 봐야했다.
하지만 뱉은 말과 자연스럽지 못한 행동은 참으로 머저리같은 것이었다.

젠장. 젠장. 젠장.
씻고 올게라니. 씻고 올게라니!!! 거기서 눈은 또 왜 피하고!!

세찬 물줄기와 손이 못난 얼굴을 번갈아 때려도, 수건으로 머리를 세차게 털어도, 이놈의 집나간 제정신은 돌아올 생각이 없는가보다.  
아주 조금 남은 머리끝에 물기를 수건으로 덮어버렸다.  누구의 말처럼, 나도 모르게 숨어있던 못된마음이 얼굴에 드러났을까봐.


다행히 방은 비어있었다. 씻으러 갔나, 길이 엇갈린것이 어쩌면 다행이지 싶었다.
차라리 잘 되었다. 이불 뒤집어쓰고 자는척 하면, 오늘밤은 어찌어찌 지나가겠지.  
하지만, 내일은? 임주환 이 개자식을 진짜!!!

달칵.

문이 열리는 소리에 냅다 이불을 뒤집어써버렸다. 녀석이 들어오는가 보다. 자는척하고 있으면, 어느틈엔가 해는 뜰테지.

- 형. 자요?

그러나 침묵은 오래가지 못했다.

- 많이 피곤했나보네 우리 형. 안 답답한가? 이불 이렇게 뒤집어 쓰고 있으면.

모른척 뒤척이며 벽을 향해 돌아눕자 머리 끝까지 올린 이불이 천천히 목까지 내려왔다.
구겨진 듯한 이불을 갈무리해주고 잔뜩 눌려버린 머리칼을 넘겨주는 손길이 꽤나 어른스럽게 느껴졌다.
나보다 어리다는 이유로 내가 너무 아이 취급을 했던걸까.  


- 며칠전에 형이 그랬죠. 저 이거 잘 하면 소원들어준다고.
그래서 형 없을때 죽어라 연습했어요. 잘하면, 하나는 미리 당겨쓸수 있지 않을까 해서.
근데 그 소원 말하기도 전에 이뤄졌지 뭐야.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더니 영 틀린말은 아닌가봐.
이렇게 되면 하나만 있어도 충분한데. 뭐 암튼 두개 아직 유효하니까.
방송 다 끝나고 나서 말할게요. 형이 꼭 들어준다고 했으니까. 그때까지 참고 기다리려고요.


그 소원 중 하나가 무엇인지 알 것도 같은건 그저 나의 착각인걸까.
부디 내가 생각한 그것이기를.  아니 그것이어야만 해.


- 주환형이랑 방 바꾸고 싶다고 하려고 했었어요.
갈라쇼를 하게 되던 아니던 이 방송 끝나면 숙소생활도 끝인데. 이렇게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나 아까워서.
조금 더 보고싶어서, 조금 더 가까이 있고 싶어서요.  그게, 제 소원중 하나였어요.


알 수 없는 얼굴로 찾아온 이 해프닝은 위기가 아니었다.
앞으로도 순탄치만은 않을 무용수로서의 삶을 함께 걸어가고픈, 어느 용기없는 놈의 간절함이 부른 기회였다.
그걸 놓치는건 정말로 미련한 일이다.
  

- 나도.  나도 그래.
- 형...

들켜버린 독백에 당황해하는 어리고 여린 연인을 품에 안았다.
신께서 주신 이 기회를, 나는 절대 놓치지 않을 작정이다.


- 그러니까 오늘부터 우리, 이렇게 쭉 같이 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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