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2주가 지났다.
모담 방파의 생활은 평온하기 짝이 없다. 방파 주둔지는 너도나도 땀 뻘뻘 흘리며 묘목苗木을 심고 아이들은 고사리같은 손으로 삽을 잡고 피안화를 캤다. 보기엔 나름 한가닥하던 무림인 듯 하지만 피바람 부는 강호를 피해 여기서 평온하게 농사를 짓는 것이 신기하였다. 외지인인 나에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이따금 한두명씩 인사사를 해오면 받아주는게 일상. 나는 느긋히 주둔지를 걸어다며 구경하다가 커다란 장독에 술을 들이 붓고 있는 방주를 보았다.

"방주 뭐하고 있소?"

"술을 담고 있네. 오늘 밤 연회가 있거든 참가하겠나?"

"좋소 방주. 내 오늘 얼큰하게 취하리다"

"천하의 항부대협이 얼마나 주당인지 지켜보겠소. 껄껄껄"

모담방주와 즐겁게 얘기하던 중 저 멀리서 무언가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며 한 인영이 눈에 띄었다. 그 인영은 이쪽으로 걸어오다가 우릴 보더니 뛰어오며 외쳤다.

"방주님 아! 모담 방주님 여기 계셨군요"

모담방주는 부르는 소리에 뒤로 홱 돌았다. 모담방주는 얼굴을 자세히 보더니 생각난듯 말했다.

"아! 자네는 주구미主九美의 문고독文九毒 아닌가?"

"예 방주님 그간 만수무강萬水無江 하셨습니까"

"껄껄 이 늙은이야 너무 건강해서 탈이지. 그런데 여긴 무슨일이고?"

"모레 연맹회의가 있다하여 알려드리려 왔습니다."

"연맹회의? "

"아 그게.."

문고독은 주위를 살펴보다가 나와 눈이 맞주친다. 알쏭달쏭한 표정을 짓다가 기억이 났다는 듯 크게 놀라 외친다.

"헙! 당신은 항부대협..!"

나는 눈쌀을 찌푸렸다. 성가신 일이다. 아무래도 수배령이 내려오고 푸 연맹에 쫓기는 신세라 여기있는게 알려져선 안되었다. 말을 꺼낼까하다 모담 방주가 먼저 문고독의 어깨를 짚고 말했다.

"이보게 여기 있었던 일은 비밀로 해주게"

"헙 방주님 하지만.."

"어허 내가 다 알아서 하겠네"

모담방주의 단호한 표정에 문고독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숙이고 다시 되돌아갔다. 나는 떠나는 그의 뒷모습에 나는 괜스레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괜찮겠소?"

"괜찮네 이래뵈도 같이 한솥밥 먹는 연맹일세. 별일있겠나? 껄껄"







ps. 방파는 천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