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11월 1일.

우리 러시아 친구들이 우리들에게 예상밖의 깜짝 이벤트를 선물했다. 엄밀히 말하면 우리뿐만 아니라 전체 바르샤바 진영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

일희일경보다는 경악에 가까웠다.

그래서 밀크가 나에게 미리 정보를 얻지 못했냐고 물었을 때 나는 이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건 몰랐습니다. 소련 사람들은 이런 정보를 입에 담지 않아요. 우리가 겉으로는 형제같은 동반자 관계지만 서로 대화하기는 꺼려합니다. 적진에 '우리 사람'이 있다. 그 뿐인걸요."

그는 물론 이것에 대해 크게 화를 냈지만, 당시 나는 우리들의 유적 개발 프로젝트가 이렇게나 빨리 진행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밀크가 이 임무를 내게 인계했을 때, 솔직히 말하면 나는 좀 갈등이 있었다. 대외 정보국의 책임자로써 정보 업무를 병행하면서 유적의 탐사를 관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내가 이 임무까지 인계받았으며, 이건 꽤나 괴로운 일감이다.

실제로, 나는 유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며 몇 안 되는 유언비어 정도만 들어봤을 뿐이다. 소련인들이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북하우젠 동굴의 유적을 대대적으로 발굴해 이 구멍을 남겼다는 것.

나는 임무를 인계받은 후 그 첫 시작으로 제 1유적(Urkunde 01)을 방문했다. 이것은 산 속에 있는 거대한 동굴이고, 입구에는 두 개의 무거운 강철로 주조된 문이 있다.

동굴은 매우 커서 대략 7층 높이 정도의 건물이 들어갈 정도이고, 벽은 금속으로 주조된 것처럼 보이며 표면에는 어떤 규칙적인 부분이 있었으며 대략 끼인각이 120도 정도인 오목하게 패인 문양이었다.

내가 보기에 이건 천연적인게 아니고 인공적인 것이 분명했지만,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는 당시의 러시아 친구들만 정확히 알고 있을 것이다.

마르쿠스 울프.

63년 3월.

----------------------------------------------------------------

02/05/2041 라이프치히

일지:

이 글에 쓰인 것은 모두 무슨 수상한 것들이다.

[자료 삭제]

비고: 원고를 독촉할 것.

------------------------------------------------------------------

02/21/2041 라이프치히

일지:

[자료 삭제]

안 돼, 조금도 실마리가 없다!

비고: 원고를 독촉할 것!

-------------------------------------------------------------------

03/10/2041 라이프치히

일지:

아니, 이건 허튼소리가 아니라 논리가 있는 내용들이다.

[자료 삭제]

비고: 젠장, 내 친애하는 여사님의 원고가 늦어질 거 같다.

--------------------------------------------------------------------

라이프치히 칼 마르크스 대학 2041년 겨울학기 시간표

학생: 라이코

과정: 선택과목

[정보론]

[암호화 이론]

[복소 해석학 개론]

[수리 통계]

[디지털 신호 처리]